Miraculous Genius Musician RAW novel - Chapter 52
52화. 데뷔 일정
“오랜만이네요.”
“노래는 잘 들었다. 어때? 준비됐어?”
“전 항상 준비돼 있어요.”
진혁이 방긋 웃었다.
윤석준으로서는 처음 보는 진혁의 표정이었다.
사실, 석준에게는 25년 전 그날, 본 라이브가 진혁과의 첫 만남이었다.
그 이후로 진혁의 음악은 사라졌었다.
그랬기에, 그날의 강렬한 라이브는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었지만, 내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25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가면을 쓰고 서울을 뒤집어 놓은 상태였고, 완벽한 목소리로 앨범을 완성해 놓았다.
‘음악’에 있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다만, 석준은 자신감 넘치는 진혁을 만나본 적이 없었다.
뇌에 각인된, 그날 라이브무대에서의 그 오만한 듯한 당당함.
그것만이 전부였다.
그랬기에, 앞으로 대중매체를 대함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여야 할지 갈피를 잡아야만 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돌아와 줘서 너무나도 고맙다.”
“제가 가장 힘들 때 도와주셔서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저 여유롭게 웃는 얼굴을 보니,
어떤 상황에 던져놔도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저 나이에,
저렇게 아이같이 해맑은 표정이라니.
석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아니! 무슨 계약서도 안 쓰고, 녹음부터 했어?”
“그···. 녹음하면서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녹음이 너무 빨리 끝나버려서···.”
동구가 머리를 긁적였다.
“얼른 가져와.”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진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문득, 예전에 자신을 도왔던 때에도, 어떤 계약서를 썼던 기억이 났다.
어떤 상황에도 계약서만큼은 철저한 사람이었다.
서동구가 가져온 계약서를 꼼꼼히 살피던 윤석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진혁에게 내밀었다.
“계약서는 잘 썼네. 그 맨 아래 스톡옵션에 관한 건은···.”
“알아서 잘해주셨겠죠.”
“야. 사람 그렇게 막 믿으면 안 돼.”
“뭐, 그냥 믿을게요.”
진혁이 방긋 웃자, 옆에 앉은 동구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 이 해맑은 새끼들.”
석준이 애써 미간을 찌푸렸지만, 결국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25년.
한참을 돌고 돌아서,
결국 마주한 계약서에,
진혁의 싸인이 더해졌다.
***
테일이 핸드폰을 노려보다가 소파에 던졌다.
“야. 너네 회사 정리하냐?”
“몰라 나도.”
“그 신인 말인데···.”
“나 모른다.”
“하··· 새끼. 어디 가서 얘기 안 할게.”
“아, 모른다니까?”
“웃지나 말고 잡아떼던가!”
“지는? 전에 내가 동물 가면 밴드 물어봤을 때 어쨌는지 기억 안 나?”
“아···. 뒤끝 참 쩌네.”
“나도 ‘일단은’ 모르는 걸로 하자.”
진훈이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고개를 저었다.
“토끼지?”
“뭐? 아··· 아닌데?”
진훈의 반응에 테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라니까?”
“어, 알았어.”
강한 부정이라···.
테일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주가가 바닥을 치던데?”
“어···. 그렇지.”
“던질까 했는데···.”
진훈이 시선을 돌려, 테일의 눈을 피했다.
“더 사야겠다.”
“마··· 망해도 모른다.”
“어떻디?”
“뭐가?”
“토끼 아저씨 노래.”
“장난 아니···. 가 아니고, 못 들어 봤는데? 그리고 토끼 아니라니까?”
“흠···.”
“에이씨! 나, 간다.”
테일이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흔들었다.
“나 앨범 나온다. 다음 달에.”
현관으로 향하던 진훈이 멈칫했다.
“너도···. 밴드냐?”
“회사에서 세션 붙여주는데, 내가 힘이 있나.”
“니네 회사 주식 사면 돼?”
“글쎄다. 난 우리 회사 거 팔고, SJ에 몰빵 할 건데?”
둘의 눈이 마주치자, 서로 고개를 저으며 피식 웃었다.
“아마, 우리 신인도 그맘때쯤 발표할 거야.”
“쫄리게, 왜 하필 발라드냐?”
“감 왔냐? 국민 꿀 성대 자리나 반납할 준비 해라.”
“혹시, 물어볼 수 있으면, 우리 회사 ‘전 이사’님 어디 계신지 좀 물어봐 주라.”
“흠···. 공짜로?”
“맞네! 토끼!”
“에이 씨!”
진훈이 현관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
때아닌 록밴드 붐에,
가장 바빠진 곳은, 바로 각 방송사였다.
보통 뮤직프로그램들은 하나의 무대를 꾸며놓고, 여러 뮤지션이 한 곡을 부르고 퇴장하면, 사회자가 멘트를 하는 중에 간단한 무대 교체가 이루어졌다.
대부분 라이브방송인 경우가 많았고, 변수가 너무나도 많은 악기 연주는 MR로 대체하기도 했다.
한때, 임도유 밴드가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핸드싱크’에 반발해서 드럼은 스틱을 입에 물고 손짓만 했고, 베이스는 기타로 말을 탔으며, 키보디스트는 허공에 손가락을 놀렸었다.
임도유만은 노래하기는 했는데, 그 역시 기타에는 손도 대지 않았었다.
라이브 방송에서 일어난,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그 이후, 임도유는 공중파 음악방송과의 연을 끊어버렸었다.
방송국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기는 했는데,
먼저, 그 짧은 사회자의 멘트 시간 안에, 악기와 각종 장비를 제대로 세팅하기도 어려웠고, 간단한 튜닝을 할 시간도 부족했다.
아이돌이나, 솔로 또는 보컬 밴드인 경우에는, MR과 가수의 음향만 정확하게 잡아주면 됐었기에, 기본적인 기술력이 달리는 부분도 있었다.
록밴드의 경우는 각자 쓰는 악기가 달랐고, 때때로 그 악기에 맞춰 모두 다른 세팅을 해야만 했기에,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방송에 있어서는 엄청나게 까다로운 일이었다.
결국 TV를 통해 송출되게 되면, 현장의 느낌을 온전히 보내기 어려웠고, 깔끔한 MR보다 정돈되지 않은 음질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게 되기 마련이었다.
그랬기에, 방송국들은 록밴드, 또는 악기를 구성하여 출연하려는 가수들에게,
‘MR이 싫으면 말고.’라는 배짱 장사를 해왔고, 결국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악기’방송은 심야 시간의 음악 토크쇼가 유일했다.
그랬던 방송국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져 버렸다.
대중은 이미, 악기가 주는 ‘날 것’의 소리를 알아버렸고, MR로는 절대 접할 수 없는 각각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대중들의 입맛에 가장 민감한 각 기획사는, 저마다 밴드들의 앨범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악기’가 없는 음악 프로그램은 철저히 외면당할 위기에 처했다.
“하···. 미치겠다. 어차피 결국은 보컬만 조명을 받는 거 아냐?”
“뭐, 까라면 까야지.”
“음향팀 애들은 뭐래?”
“걔네는 뭐 답이 있나? 공연 전문가들 찾아다니고 있다더라.”
“늦어도 한 달 안에는 준비해야, 그때 앨범 나오는 애들 맞춘다.”
“아무튼 기획 애들하고 좀 짜보자고.”
음악 관련 프로듀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이곳, KSB 방송국도 마찬가지였다.
“저기, 할아버지가 ‘응수동’음향을 맡고 계신데···.”
“어? 누구더라?”
“촬영팀 공민필입니다.”
“할아버지?”
“네.”
“뭐 하시던 분이시지?”
“그···. 동네서 전파사를···.”
“후···.”
총괄 프로듀서가 파릇한 촬영팀 막내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고개를 저었다.
방송 설비라는 것은, 상당히 고난도의 기술력을 요구했고, 전문지식도 없는 사람이 다룰 수 있는 영역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말은 고맙지만···.”
“PD님. 저번 주에 저희가 가봤는데, 음향 수준이 상당하던데요? 야외에다가 옥상인데도 소리가 딱 모여서···. 거기다 건물마다 다른 공연을 하는데도, 서로 간섭도 없고···.”
간단히 묵살하고 지나치려는 PD가 음향팀장의 말에, 미간을 좁혔다.
“그래? 뭐, 의견 정도야···.”
“저희가 알아보겠습니다.”
“응. 알았어.”
별 기대는 되지 않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야만 했다.
“공···.”
“공민필 입니다.”
“어. 민필이! 할아버지 시간 괜찮으시면 부탁 좀 할게.”
“네. 알겠습니다.”
최근 매일같이 모였지만, 소득은 없는 아이디어 회의가 끝났고, 역시나 모두의 표정은 무거웠다.
이곳뿐 아니라, 모든 방송국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의 예상대로,
악기를 연주하는 밴드들의 음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역시 ‘드림캐쳐’ 였다.
그들은 인디 밴드들이 함께 모여서 만든 레이블이었고, 싱어송라이터 몇을 제외하면 소속된 모두가 록밴드였다.
그 밴드의 큰형님 격의 ‘레몬티 차일드’가 신곡을 냈고, 그 외에도 굵직굵직한 밴드들이 싱글앨범을 발표했다.
이들은 응수동을 필두로, 전국 거리공연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기에, 갑자기 터진 밴드붐의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평소 같았으면, 고정 팬 이상의 대중들에게는 관심을 끌기 어려웠겠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메이저 음원사이트에서도 상위권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TOD 기획사의 박재경이 신곡을 발표했다.
솔로로 낸 첫 번째 앨범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었고, 본래 홍대 라이브 밴드 출신이라는 과거가 또다시 조명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했다.
무엇보다, 세션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워낙 쟁쟁한 인물들인데다, 대형 기획사의 프로듀싱이 더해지자, ‘인디’가 만들어낸 ‘날 것’에 가까운 음악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만 열여덟이라는 나이도, 앞으로의 성장에 기대감을 일으켰고, 순식간에 최상위로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기다렸던, ‘나비계곡’의 새 앨범이 나왔다.
이미,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록밴드’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던 그들이었고, 최근 응수동에 자주 나타나며, 대중들과 훨씬 더 가까워져 있었다.
다른 밴드들이 서둘러 ‘싱글’을 발표할 때, 그들은 마치 준비되어 있었다는 듯, ‘정규 앨범’을 들고나왔다.
10위권 안에는 아직 아이돌과 발라드 가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는데, 박재경만이 8위로 올라서 있었다.
그랬던 최상위 차트가 그들의 앨범 발표로 출렁였다. 무려 두 곡이나, 그 견고한 페이지에 올려놓으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밴드 자리를 굳혔다.
두 곡 중, 한 곡은 차트에 진입함과 동시에 2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임도유 밴드는, 딱히 신곡을 내지는 않았다. 새 정규 앨범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도 했고, 전국 투어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발표한 지 조금 된, 그들의 타이틀곡이 역주행하더니, 따끈따끈한 신곡들을 바짝 추격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록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 ‘대 록밴드’의 시대가 열린 것이었다.
사람들은 모두가, ‘악기’와 함께하는 밴드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그런 그들의 머릿속에는 이 열기의 시작인, ‘응수동 축제’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도,
그 축제의 주인공이었던 ‘동물 가면 밴드’의 음악은, 음원으로 나오지만 않았을 뿐이지, 모든 차트의 0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서로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이 열기를 이끌어가는 모든 밴드는, 내심 그들이 이룩했던 그 기적적인 공연을 따라잡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새로운 곡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아직도 그들의 유투부 조회 수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태였고, 이미 밴드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중음악에 있어서는 ‘전설’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렇게,
밴드의 열기가 더해가면 더해갈수록, 그들의 업적과 인기는 더욱 견고해져만 갔다.
이미 몇 달째 소식이 없는 상태였고, 그랬기에 대중들은 더욱 그들에게 목말라했다.
지금 폭발하는 ‘밴드붐’은,
그 목마름을, 조금이라도 달래려는 ‘낙수’효과의 덕을 본 것이기도 했다.
그렇게, 다른 밴드들의 음악을 들으며,
사람들은,
마지막엔 토끼를 떠올렸다.
***
“야. SJ 신인은 포기했나?”
“나이고, 직장이고 다 털렸는데, 나올 수 있겠어? 앨범 내기도 전에 식었는데?”
“와···. SJ가 이렇게 무너지네···.”
“거기 윤석준도 지분 던진 거 보면, 끝났어. 그래도 황지선이나 비투스 애들 있으니까, 헐값에 어디 넘어가거나 하겠지.”
“서동구가 공시하고 그 주식 사지 않았나?”
“발악하는 거지. 거기 사이트 올라온 공지 봤어?”
“아니?”
“한번 봐봐. 투자자 빠질까 봐 별 소릴 다 적어놨으니까.”
“그래도··· 버텨보는 게···.”
“버티긴 뭘 버텨. 얼른 던져야지. TOD 괜찮던데? 넘어가 얼른.”
“후···.”
엔터테인먼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SJ의 몰락을 의심하는 이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이라도 나올 듯했던 신인이었는데, 정보가 털리더니 앨범 발매 소식이 쏙 들어가 버린 것이었다.
누가 봐도, 데뷔가 엎어진 상황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도박에 빠졌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돌았던 윤석준 대표가, 결국 지분을 던졌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졌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사람들도 서둘러 손을 털기 시작했다.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저희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를 끝까지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께는 그만큼의 보답을 약속드립니다. 이번에 저희가 준비한 신인은 ’토끼‘급 초대형입니다. -대표 이사 서동구.’
라는 공지가 팝업으로 떴지만,
사람들은 ‘마지막 발악’이라며 믿지 않았다.
SJ 엔터테인먼트 서동구 대표 이사의 ‘죄책감’을 덜기 위한, 진심이 담긴 메시지였음에도.
***
“야!”
“‘야’라고 하지 말랬다.”
“후···. 그래 ‘지선씨’야.”
“아! 어차피 녹화잖아. 도저히 안 되면 잘라내면 될 거 아냐?”
“그게 말처럼 쉽나!”
“진훈이 불러서 분량 채워 준다니까?”
“야! 아니 황지선씨야! 여기가 무슨 니네 기획사 사랑방이냐?”
“오빠 후회한다.”
“니네 윤석준이도 지분 던졌다면서? 회사 넘어가는 거 기정사실 아니야?”
“음···. 오빠 지금 ‘윤석준’이랬다?”
“뭐! 왜!”
“오빠 예전에 빌빌댈 때, 그 프로그램에 비투스 꽂아준 사람이 누구야?”
“뭐?”
“지금 이거 ‘캔버스’ 내가 하기 싫다는 거, 억지로 끌고 와준 사람이 누구야?”
“아! 그건 그거고!”
“기다려.”
황지선이 핸드폰을 들어 귀에 가져갔다.
“네. 대표님. 제 선에서 안 되는데요? 네. 바꿔 드릴까요?”
팔짱을 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황지선의 캔버스’ 총괄 PD가 한숨을 내쉬었다.
“서동구 대표 선에서는 될 거 같아?”
“아. 일단 받아봐.”
“후···. 네, 대표··· 님?”
황지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 그···. 발 빼신 것 아니셨습니까? 아··· 네. 그게···. 아, 뭐 두 세곡이야···.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래도, 앨범은 발표하고···. 아. 그렇죠. 맞죠. 그럴 수 있죠. 그···. 업계 복귀하신 겁니까? 네. 네 알겠습니다. 아닙니다! 네! 네!”
눈이 동그래진 총괄 PD가 끊어진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봤다.
“오빠 ‘윤석준’이라고 한 거, 다 이를 거야.”
“어···. 그···. 지선씨?”
“왜요? 피디님?”
“나 던진 거 다시 사야 하나?”
“글쎄다?”
총괄 PD가 서둘러 핸드폰을 들고 달려갔다.
업계 최고의 전략가가 돌아왔고,
그 까다로운 인간이 확신하며, 직접 밀어주는 신인이라니.
지금의 SJ는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 재도약을 위해 웅크린 것이 틀림없었다.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황지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나저나, 방송 감은 있나 모르겠네.”
밴드들의 범람으로 떠들썩한 가요계에, SJ 엔터테인먼트 대형 신인의 데뷔 일정이 잡힌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