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ulous Genius Musician RAW novel - Chapter 55
55화. 반란
관객들이 어떤 멘트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미처 깨닫기도 전에 ‘하얀 봄날’은 시작되었다.
그만큼, JH가 부른 ‘홀로 떠난.’은 너무나도 강렬한 한방이었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이들은, 말할 것도 없이 박재경의 팬들이었다.
몇몇은,
아니 대부분은, 저 엄청난 신인이 박재경의 곡을 ‘완창’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클라이맥스는, 나머지 부분은 훨씬 더 잘 불러 줄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몇몇은, 핸드폰으로 저 신인의 신곡을 검색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기립박수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마이크를 들었었다.
“테일 선배님의 ‘하얀 봄날’ 들려드리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들리자, 그제야 정신 차린 사람들이 환호하며, 그의 무대가 이어짐을 반겼다.
방금, 박재경의 팬들이 충격에 빠졌고, 지금은 테일의 팬들이 숨을 죽였다.
겁도 났지만,
‘JH가 부른 하얀 봄날은 어떤 느낌일까?’
기대가 먼저였다.
분명, 오늘 음원이 나왔고, 데뷔도 오늘이었지만, 그 누구도 더 이상 그를 ‘신인’이라는 단어로 연상하지 않았다.
그렇게, 관객들의 머릿속에는 알파벳 두 개가 깊게 각인되었다.
소복소복,
하얗게 내린 눈 사이로,
봄날을 알리는 새싹이 머리를 내밀기 시작했다.
테일의 봄날과는 또 다른,
눈이 녹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목소리가 객석을 꽉 채우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지금 반주가 없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그 감미로운 목소리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시원하게 치고 올라간 고음은,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버린 후였다.
‘어떻게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맑을 수 있지?’
마치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청량한 소리가, 아직 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소복한 눈을 녹이고 있었다.
눈이 녹아,
숲에 스며드는 그 소리.
그 사이를 올라오는 새로운 생명의 시작.
사람들의 마음 곳곳에서, 파릇한 새싹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완벽한,
‘하얀 봄날’이었다.
1절이 끝났고, 반주가 없었기에 비어있었어야 할 그 공간을 부드러운 허밍이 감쌌다.
‘2절도 하겠다고?’
사람들의 기대 속에 시작된 후렴구,
갑자기 테일의 목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무대 뒤에서 천천히 등장한 그가 JH와 후렴구의 호흡을 맞췄다.
사람들이 깜짝 놀랐지만, 그 누구도 웅성거리지 않았다.
그들의 목소리는 단 하나의 잡음도 용납할 수 없이 완벽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무대를 그대로 가슴에 담기 위해, 숨소리마저 죽였다.
***
진혁이 무대의 중앙에서 한 발짝 옆으로 움직였다.
테일은 자연스럽게 걸어와, 눈인사한 뒤 그 중앙을 차지하며, ‘하얀 봄날’의 2절을 부르기 시작했다.
다른 그 어떤 때보다,
더 감미롭게,
더 애절하게,
더 큰 감정을 실어서,
자신의 최고 히트곡을 뺏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발버둥 쳤다.
자신이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무대가 있었던가?
테일은 문득,
지금껏, 자신의 자리에 취해, 딱 그 정도의 ‘최선’을 유지해 왔음을 알게 되었다.
괜히 무리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자신을 발라드의 왕자라며, 칭송했었으니까.
가장 높은 곳에 있었던 그는, 더 위를 바라볼 필요가 없었었다.
그래서, 고개를 드는 것을 잊어먹었던 것 같았다.
그 높이에서 한동안 계속되었던 수평선.
그랬기에,
적당히 만족하는 무대,
적당히 만족하는 삶이었지 않았을까?
벼랑 끝에 내몰려, 자신을 밀어낼 듯 몰아치는 토네이도를 코앞에서 마주하고야,
자신이 얼마나 안이한 자세로 음악을 대해왔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노래하는 동안 떠오른,
그 부끄러움에 애써 피했던,
그의 시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재밌죠?’
그가 방긋 웃었다.
지금껏 부른 어떤 ‘하얀 봄날’도,
오늘 만난 봄날보다는 못할 것이었다.
지금, 테일은 지금까지 중 최고로 하얗고, 최고로 따스한 ‘봄날’을 부르고 있었다.
서른여덟.
테일의 또 다른 전성기가 열린 순간이었다.
그의 오랜 팬들은,
오늘의 ‘하얀 봄날’이 역대급이란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이유가,
JH 때문임을,
완전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의 ‘캔버스’는 정말로 모든 것이 역대급이었다.
***
“국장님?”
“후···. 야. 너 예능 판에서만 10년 구르다가 여기 왔지?”
“네.”
“거기서 의도되지 않은, 대박이 터졌을 때 어땠어?”
“음···. 똥줄 탔죠.”
방송이란 그랬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무대 연출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대박을 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초짜 프로듀서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흥분하여, 그걸 그대로 편집해서 빵 터뜨리고는 했다.
하지만, 연륜이 조금 있는 베테랑이라면, 과감히 가위를 들었다.
그 이유는,
‘돌발 상황’이란 말 그대로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연출자의 능력이 가진 영역을 벗어났다는 말도 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그 ‘의도치 않은 대박’을 그대로 내보낼 경우, 그 한 편에 열광한 시청자들은 더 재밌는 장면을 바라게 될 테고, 연출자의 역량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기대는 그대로 훨씬 더한 실망을 불러오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너, 최소 한 달 안에, 이런 장면 만들어 낼 수 있어?”
“어···. 무리죠?”
“내가 봐도 이건 대박이야.”
국장이 모니터를 노려봤다.
“이건 절대 연출로 나올 장면이 아니지. 맞아? 아니야?”
“맞죠.”
“뭐, 지선이랑 저 신인이, 작당했건 안 했건, 이 15분은 작가들 대본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지? 저 리얼한 표정들, 저거 연기로 절대 커버 안 돼. 그렇지?”
“뭐···.”
“다 잘라. 신인 신곡만 남기고.”
“네? 다요?”
“너 이거 내보내면, 다음 주부터 제대로 똥줄 탄다. 이만한 장면 만들어내려고.”
“그건 제 사정이고요.”
“자르라면 잘라.”
“저 지선이한테 죽을 텐데요?”
“그것도 니사정이고.”
“혹시···.”
“응, 내가 TOD 사장하고 각별하다던가 그런 거 때문이 아니고, 다 너 걱정해서 하는 말이야.”
‘황지선의 캔버스’ 총괄 PD의 입이 툭 튀어나왔다.
“박재경 때문이 아니라고.”
“뭐, 제가 뭐라고 했나요?”
“주둥이 새끼야.”
“국장님이 가위 든 겁니다. 전 빠져요.”
“뭐?”
“저는, 이 장면 제 연출자 생명 걸고서라도 쓰고 싶거든요. 똥줄도 제 똥줄이 타는 거고.”
“맘대로 해. 새끼야. 내가 빠꾸 시키면 되지.”
“에이 진짜.”
“뭐, 사표? 쓸라면 써!”
“내가 더럽고 억울해서 그냥 버틴다. 진짜.”
“뭐 새끼야?”
“아무튼, 지선이는 국장님이 책임지세요.”
“아, 몰라. 출장 갈 거야.”
“에이 씨.”
국장이 고개를 홱 돌려버렸고, 총연출은 이를 부드득 갈며 그의 번쩍이는 정수리를 노려봤다.
***
“뭐···.”
잔뜩 움츠린 총연출이 눈을 살짝 뜨고, 황지선을 바라봤다.
“그, 지금 올라가면 아직 있으니까. 어···, 성질부릴 거면···.”
만일 이대로 국장이 도망이라도 쳐버린다면, 그 화살은 온전히 자신이 받아야 할 터.
얼른 화살의 방향을 돌려야만 했다.
“쫄기는···. 나라도 그런 영상 못 내보내지. 테일은 몰라도, 박재경한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데?”
“너 박재경 싫어하지 않았나?”
“싫어하는 건 별개고.”
황지선이 입꼬리를 올렸다.
진혁과 테일의 무대가 끝나고 난 뒤, 자투리 멘트를 다시 녹화해야 했다.
그리고, 박재경의 무대가 시작됐는데,
평소 그렇게 꼴 보기 싫었던 꼬맹이가, 너무나도 애처로워 보였었다.
그래도 자신이 맡은 무대를 큰 실수 없이 마무리했고, 황지선은 진심이 담긴 엄지를 세워줬었다.
그 나이에, 제대로 서 있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물론, 잔뜩 얼어서 평소와 같은 열기를 뿜어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 상황에서 그 정도면, 꽤 선방했다고 볼 수 있었다.
박재경의 팬들도 많았고, 그들의 응원이 공개홀을 가득 채웠지만, 왠지 그 환호들도 축 처진 박재경을 위로하는 것만 같았다.
그만큼, 신인의 무대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으니까.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표정 관리도 미숙했는데,
토크를 할 때도, 대본 이외의 에드립은 나오질 못했다.
박재경은 원래부터 황지선을 어려워하기도 했었고, 자신이 펼친 무대가 얼마나 초라했었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감이 사라졌으니, 여유가 없어졌고, 목소리도 가라앉았었다.
토크에서도 아마 꽤 많은 부분이 편집될 것이었다.
총연출이 머리를 벅벅 긁어대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박재경의 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멘탈을 잡은 건지, 테일은 자신의 첫 록 발라드 무대를 제대로 뽐냈다.
그래도, 연륜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 감미로운 목소리로 뿜어내는 록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고, 관객들은 열광했다.
다만, 그렇게 객석을 뜨겁게 달궜는데도, ‘기립박수’까지는 무리였다.
총연출의 지시가 내려와, 토크 중 그 ‘신인’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기로 했지만, 테일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를 칭찬했다.
뭐, 그대로 날아갈 장면들이었지만.
박재경과 달리, 테일은 그냥 모든 걸 내려놓은 느낌이었다.
아마도, 진훈이 미리 언급을 해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어쩌면, 미리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치 계승식 같았던,
그 듀엣 무대는,
방송을 타지는 못하겠지만,
그날 관객들과 테일의 머릿속에는, 지울 수 없는 각인으로 남았을 것이었다.
감히 맞서기를 포기한,
10년 가까이 대한민국 대표 꿀성대 자리를 지켜왔던 발라드의 왕자는, 씁쓸하게 미소 지으며 퇴장했었다.
그 표정이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지선도 울컥할 정도였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방송으로 나가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그날, 관객석에 자리했던 열성 팬들의 마음만 사로잡을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다.
그들은, 꽤 괜찮은 ‘스피커’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직접 본 것보다, 믿을만한 소식통으로 전해 들은 것에, 더 큰 환상을 품기 마련이니까.
황지선이 방긋 웃었다.
대한민국 음악계, 아니, 어쩌면 전 세계의 음악계를 덮치게 될, ‘기상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 같았다.
***
“은서야···. 물론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일이야. 때로는 공부가 필요 없을 수도 있지. 하지만, 왜 사람들이 학교에 다니겠어? 공부 말고도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야.”
상담실에서 은서의 손을 꼭 잡은 선생님이, 아이의 눈을 살폈다.
흔들리는 동공과 살짝 마른 듯한 입술.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분명히 말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다.
“그래도, 고등학교까지는 다녀야 하지 않겠니? 사회적 통념이라는 것이···.”
“선생님.”
“응. 그래.”
“저희 아빠가 말씀하시길, 진짜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무조건 모든 걸 쏟아부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그 말씀도 맞지. 하지만···.”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경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미, 친구들을 통해 은서가 밴드음악에 빠져있다는 얘기를 들은 터였다.
이맘때는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아이들은 무대 위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했고, 화려한 조명을 꿈꾸기 마련이었으니까.
그런, 아직 미숙한 아이를, 부모가 부채질하다니···.
“저희 아빠도 최근에 음악을 다시 시작하셨거든요. 앨범도 내시고요.”
“그래? 대단하시구나, 그 나이에···.”
경혜의 아버지 친구분도, 자비를 들여 트로트 음반을 내지 않았던가.
요새는 누구나 음원을 낼 수 있는 시대였다.
“저기, 혹시 뭔가 환경에 변화라도···.”
언제나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던 아이가, 갑작스럽게 이러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었다.
“최근에···. 이사를 했고요.”
“어···.”
가세가 기운 것일까? 지금 상황에서 ‘이사’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로만 들려왔다.
그랬기에 아이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연예계’를 꿈꾸는 것일까?
“아빠는 직장을 그만두셨어요.”
“아···.”
경혜는 저도 모르게 은서의 손을 꼭 잡았다.
충분히 아이의 세계가 흔들릴 만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지금 어쩌고 계시니?”
“다시 음악을 시작하셨죠.”
“아···.”
아무래도 보호자 상담을 해야만 할 것만 같았다.
은서의 어머니는 3년째 의식이 없다고 했다. 법적 보호자는 아버지 하나뿐인데, 그 보호자의 현재 상태가 조금 의심되기도 했다.
15세, 몸은 많이 커졌을지라도, 정신은 아직 아이에 머물러있는 나이였다.
‘제대로 된 가정환경이 아니라면?’
충분히 지금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저기, 은서야. 선생님이 아버지를 좀 만나 뵈었으면 싶은데···.”
“어···.”
“선생님이 찾아뵐까?”
“한번 여쭤볼게요.”
“응. 이건 아버지랑 상담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아.”
“네. 선생님.”
아이가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나갔다.
‘저렇게 예의 바르고, 밝은 아이인데···.’
다행이었다.
가정 방문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으니.
어차피, 출석을 빼고 다른 활동 하는 것을 허락하려면, 부모 상담이 필요하기는 했다.
방문 상담의 이유도 충분했다.
은서의 이사했다는 주소를 살폈다.
사는 곳으로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었지만, 이사했다는 동네는 허름한 빌라들이 밀집되어있는 주거지였다.
그 근방은 모두 재개발되어 신축 아파트들이 올라갔고, 경혜네 부모님도 분양을 알아봤었기에 잘 아는 동네였다.
낮게 한숨 쉰 경혜가, 핸드폰으로 주소지를 입력했다.
‘어?’
친구에게 까톡이 와있었다.
-토끼님 죄송합니다 : 야! 박재경 이번 주 음방 출연 미뤘다던데? 니네 팬클럽에 소식 떴어?
‘아···. 결국.’
그날 ‘황지선의 캔버스’의 충격은 엄청났었다.
상황이 진정되고 박재경의 무대가 시작됐지만, 머릿속에서는 그 ‘신인’이 떠나질 않았었으니.
당시 무대 위의 박재경도 뭔가 모르게 불안해 보이긴 했었다.
결국, 무너진 것인가?
박재경의 광팬이‘었’던 그녀가,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JH로 갈아탑니다 : 몰라. 나, 거기 나왔어.
-토끼님 죄송합니다 : 망할 년. 얼마나 됐다고 고새 갈아탔냐?
-JH로 갈아탑니다 : 지는? 토끼님 죄송합니다?
-토끼님 죄송합니다 : 뭐, 어쩔 수 없지 않나? 눈에서 멀어지게 되면 잠시 외도도 하고, 뭐···.
-JH로 갈아탑니다 : 아무튼 나 학교니까. 나중에 통화해.
-토끼님 죄송합니다 : 오키.
경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까톡 화면을 닫았다.
***
아직, ‘황지선의 캔버스’는 방송을 타지도 않았는데, 진혁의 음원은 수직상승 중이었다.
밴드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중위권을 그대로 뚫고 상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며, 3일이 지난 지금은 18위에 올라 있었다.
이는, 조직적 팬덤의 영향이 꽤 컸는데, 이미 많은 신인 가수들을 스타로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덕후’들이 뭉쳤기 때문이었다.
그날, 관객석에 온 사람들은, ‘덕질’에 있어서는 ‘고급 인력’들이었다.
거기에,
과거 ‘연필 사랑’의 멤버들도 힘을 더하기 시작했다.
[니들이 열아홉 살 JH를 알아?]당시의 목격담을 무기 삼아서 순식간에 ‘덕후’들을 무력화시켰다.
아직, 제대로 된 활동조차 하지 않은 신인의 음원이, 이렇게 빠르게 입소문을 탄 적이 없었기 때문에,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곧,
JH 의 당당한 ‘짝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대 밴드’ 시대에, 걸출한 발라드 가수가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