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ulous Genius Musician RAW novel - Chapter 71
71화 헌정곡
한국의 아이돌이라는 장르는 상당히 특이했다. 한국에서만 자리 잡은 연습생 양성 시스템이 특히 그러한데, 이는 외국에서 바라봤을 때 부정적인 모습으로 보이곤 했다.
기획사는 일단 음악적 재능 외에도 외모나 그 밖에 어떤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면 우선 뽑아서 계약부터 하곤 했다.
그렇게 모인 연습생들을 팔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탈락자가 생겨났다.
춤이나 노래, 외모, 퍼포먼스에서 두각을 드러내야 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이곳저곳에 얼굴을 비추며 어떻게든 자신들을 대중에게 알려야만 했다.
뭔가 하나 먹힌다고 하면, 너도나도 똑같은 콘셉트에 어디선가 들어 본 멜로디를 섞어 내다 보니 ‘양산형 아이돌’이라는 말이 붙기 시작했고, 실제로도 그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어때? 할 수 있겠어?”
“날이 좀 춥기는 하네요?”
“정 안 되면 Live AR(라이브같이 녹음한 립싱크)로 대체해도 된대.”
매니저의 말에 AXIS의 민결이 뒤에 멤버들을 바라봤다.
“그러시다는데?”
“그냥 라이브로 할게요!”
“우리가 연습을 얼마나 했는데.”
“뭐, 끽해야 삑사리 정도밖에 더 나겠어요?”
민결이 방긋 웃으며 매니저를 바라봤다.
“우리 삑사리나면 잘리나요?”
매니저가 피식 웃었다.
“잘리면 형이 회사 차릴 테니까 거기로 와.”
멤버들이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쳤고, 매니저가 그들의 등을 두드렸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긴장감으로 바짝 얼어 있곤 했었는데, 최근 그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라이브로 하는 방송이 늘어날수록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고, ‘틀린’다는 것에 겁먹지 않게 되었다.
정말로 재밌게 즐기다 보면 그 ‘틀렸’다고 생각한 무대에서 굉장한 퍼포먼스가 튀어나오기도 했으니까.
그렇게, 한국의 ‘아이돌’은 진화하는 중이었다.
만들어진 콘셉트는 있었으되, 그 역할을 표현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자신들의 감정을 춤과 노래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된 아이돌은.
더 이상.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형’이 아니었다.
“가자!”
똑같은 것을, 똑같이 보여야만 하는 무대가 아닌.
자신들이 직접 만들어 가는 무대로 향했다.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무대.
오늘은 또 어떤 일이 벌어 질까?
그날 ‘뮤직 스테이션’ 이후로 아이돌들에게 생겨난 기대감이었다.
무대에 오르는 멤버들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심장이 거세게 뛰었고.
더 이상 춥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AXIS입니다!”
‘댄스 보컬 그룹’이 양팔을 흔들며 등장했다.
* * *
“와, 생각했던 거랑은 정말 다른데?”
사람들이 아이돌에게 갖는 편견은 어쩔 수 없었다.
수년 동안 쌓여 온 이미지였으니까.
다만, 아이돌의 무대를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아슬아슬하면서도 칼같은 군무와 딱딱 맞아떨어지는 동선, 그 와중에 라이브까지 소화하고 있었다.
저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했을까.
배우자, 또는 친구에게 이끌려 이 무대 앞에 섰지만, 그동안 ‘양산형’이라며 외면해 온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너야 오늘 처음 봐서 그렇지, 요새 쟤네 막 일부러 다르게 움직이고 그런다? 그게 또 매번 다른 매력이 있어. 어? 오늘은 민결이가 훅으로 치네?”
더 이상 아이돌은 ‘같은’ 무대를 보여 주지 않았다.
그들의 무대를 계속해서 봐 온 사람들은, 최근 ‘우상’의 표정이 달라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좀 더 여유로워졌고, 좀 더 자신을 표현할 줄 알게 되었다.
그 여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돌발 상황들은 ‘틀려’서 망한 것이 아니라, ‘다름’으로서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냈다.
이들은 더 이상 만들어진 ‘우상’이 아니었다.
자신만의 무대를 꾸며 낼 수 있는 진짜 ‘아티스트’가 되어 가는 중이었다.
* * *
“생각보다 잘 노는구나, 한국은.”
“그러게? 전에 봤던 아이돌들은 저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척이 고개를 갸웃했다.
차일드 애플과 친분이 있었던 그는, 간혹 아이돌들의 무대를 접하게 되는 일이 있었는데, 당시의 그 칼같던 예리함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뭔가 정해진 공식에서 벗어난 느낌이었다.
그때 그들의 무대는, ‘정답’이라는 것이 정해진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오늘 바라본 이들은 너무나도 자유로웠고 굳이 ‘정답’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듯,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분명 동작이 틀린 것 같았고, 동선이 꼬인 것도 같았다.
서로를 바라보며 여유롭게 웃었고, 그 꼬인 동선으로 새롭게 만들어 낸 동작은 제법 그럴싸했다.
“아이돌이라는 장르를 다시 봐야겠어. 그들은 몸이 악기고, 저 표정과 저 몸짓의 어우러짐이 연주였어. 대단해. 모든 것이 음악이고, 감정이구나.”
칼리의 말에 척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렇게 투덜거리던 놈이었는데, 광장에서 그 동요를 듣고 난 후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저건 그냥 쇼야! 음악도 뭣도 아니야!’라고 소리쳤을 수도 있었다.
그만큼 칼리가 지닌 ‘음악적 편견’이란 꽤 견고한 것이었으니까.
“저쪽으로 가 보자. 저기서 나오는 음악도 듣고 싶어.”
척의 소매를 잡은 칼리가 움직였다.
걷는 그 시간도 아까운지, 거의 달리는 수준이었다.
* * *
그들이 도착한 곳은 의자가 가득한 무대였다.
무대 앞쪽은 의자들이 마구 흩어진 상태였고, 노인들이 한데 모여 구성진 느낌으로 몸을 흔들어 대고 있었다.
“한국의 블루스? 재즈? 아닌가? 엔카 느낌도 있는데? 이 뚜렷한 듀플미터는 뭐지? 굉장히 촌스러우면서도 직관적인데?”
쿵짝 쿵짝, 단순한 리듬이 반복되는 와중에 들려오는 목소리는 굉장히 특이한 창법을 구사했다.
“트로트야. 전에 몇 곡 들어 봤지.”
“트로트?”
“왜, 얼마 전에 제니스랑 컬래버했던…….”
“아. 그 종탁이라는 친구?”
“맞아. 그 친구가 한국 트로트의 왕자라더군.”
“흠.”
언어는 알 수 없었지만.
박자와 멜로디가 단순해서 그런지, 가수가 내뿜는 소리에 담긴 진득한 감정 덩어리들을 완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목소리 자체를 메인 악기로 사용하는 것만 같았다.
분위기는 굉장히 달랐지만, 언젠가 참여했던 재즈 페스티벌에서 느꼈던 그 끈적끈적한 눅눅함이 기억났다.
이렇게 뚜렷한 감정들이라니.
저 목소리에는 분명 무언가 그리워하는 한과 애수가 담겼음에도.
저 앞에서 웃고, 떠들고, 몸을 흐느적거리는 노인들에게서는 그런 감정들을 초월한 경쾌한 열정이 뿜어져 나왔다.
트로트란, 참 신기하면서도 독특했다.
무대 위 노래를 마친 가수가 그대로 뛰어내려 노인들과 함께 어우러졌다.
손을 잡고, 인사를 하고, 함께 몸을 흔들었다.
그 어우러짐이 너무 즐거워 보여서 칼리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주변을 보니, 그 무리에 끼고 싶은 외국인은 칼리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노인들 사이,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이 섞이기 시작했다.
무대가 세팅되는 동안 스피커를 타고 나오는 쿵짝 쿵짝에 그 어우러짐은 계속되었고.
-삐이이이.
“안녕하세요! 종탁이 왔어요!”
노인들에게 다가가던 칼리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입이 쩍 벌어졌다.
* * *
광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천막 속 놀이기구들이 있었고, 여러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는 중이었다.
초급 슬로프에 만들어진 눈썰매장은 이미 바글바글했다.
아이들에게는 각자 부모님의 인적 사항이 적힌 팔찌가 지급되었기에, 어른들은 안심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
곳곳에 자리한 안전 요원들의 움직임은 꽤나 믿음직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광장에서 슬로프 방향을 바라보게 되면, 양 갈래 길이 보였다.
오후부터 개방되기 시작할 중급 슬로프 무대로 가는 길목이었는데, 양쪽으로 극과 극의 장르가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바로 트로트와 아이돌의 무대였다.
광장의 ‘조은서 밴드’가 포문을 열었다면, 오전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는 바로 트로트 무대였다.
트로트의 왕자 ‘종탁’의 무대가 점심 바로 전에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급 슬로프로 가기 위해선 어차피 거쳐야 할 무대였고, 노인들의 어우러짐이 너무 재밌었기에 멈춰 선 젊은이들이 많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무대가 끝난 후 이동한 이들도 꽤 있었고, 점심 때를 맞춰 도착한 사람들까지.
노인을 위한 무대였지만, 젊은이들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었다.
“와! 할아버지 할머니들 잘 노시네!”
“우리도 놀다 가자!”
“대박! 외국인도 겁나 많아!”
“이게 바로 코리아 뽕삘이지!”
두 세대, 또는 인종을 건너뛴 어울림이 이루어지고 있던 차였다.
“안녕하세요! 종탁이 왔어요!”
스피커에서 흐르던 쿵짝이 끊기자, 사람들이 무대를 바라봤고.
“어? 종탁이 이번 세션은 외국인인데?”
“그래? 근데, 저 기타……?”
젊은이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서… 설마?”
“대박! 제니스다!”
“우와아아아아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아이돌 무대에 비해 조용했던 트로트 무대가 함성으로 들썩였다.
안전 요원들이 깜짝 놀라 달리기 시작했고, 아직 무대 쪽으로 진입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나마 가장 정적이고, 가장 나이 든 구역에 젊음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 * *
“야! 제니스래!”
“우리 다음 무대 언제지?”
“오후야.”
“뛰자!”
무대를 마치고, 광장을 구경하던 아이돌들도 달리기 시작했다.
광장에는 동물 인형들이 꽤 많았다.
토끼도 여러 마리였고, 사자도 많았고, 곰도 여기저기 보였다. 표범이나 사슴, 오리도 있었고, 악어나 개구리도 있었다.
그중 신나게 깡총 대던 토끼 인형이 방금 달리기 시작한 아이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 왔구나. 재밌겠다!’
트로트 무대를 향해 겅중겅중 움직였다.
* * *
종탁의 구성진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젊음과 늙음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지금 흐르는 노래는 제니스와 컬래버를 했던 곡이었고, 노인들은 지금 종탁의 목소리에 아련한 옛 고향을 떠올렸으며, 젊은이들은 곧 이어질 2절에서 나올 새로운 터전에 대한 설렘을 기다렸다.
1절이 끝났고.
제니스가 앞으로 나섰다.
지금껏 조용하게 뒤를 받치던 기타 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그리고 공간 전체를 긁는 제니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따! 저 코쟁이 놈 한국말 잘하네.”
“그르게. 들어는 봤지만, 얼굴 보면서 들으니까 또 다르구먼.”
젊은이들이 열광했고.
노인들도 그 열기에 동참했다.
예전에 모 특집 기사에서 다뤄졌듯.
세대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노래라는 말이 실감 되는 현장이었다.
앨범은 컬래버로 나왔지만, 단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던 라이브 무대가 바로 이곳에서 펼쳐진 것이었다.
여기저기 소문을 듣고 몰려든 사람들로, 가장 관객 수가 적을 줄 알았던 ‘트로트 스테이지’가 불타올랐다.
마지막 소절을 부른 제니스가 팔을 들어 올렸고, 세대를 초월한 관객들 모두가 그를 따라했다.
그리고 제니스가 기타를 고쳐 잡았다.
“오늘, 제 신곡을 세계 최초로 공개합니다.”
또박또박 너무나도 정확한 한국어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종탁이 스탠딩 마이크를 세팅해 주고 조용히 무대 가장자리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조얀과 주먹을 맞대기도 했다.
“여러분 운 좋으신 겁니다.”
제니스가 방긋 웃었다.
객석이 술렁였다.
그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도 감탄했지만, 무엇보다 놀란 것은.
발매가 연기됐다는 그 새 앨범의 노래를 여기서 듣게 된다고?
왜? 어째서?
사람들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고.
“나의 신에게 들려 드리는 헌정곡입니다.”
제니스의 시선이 천천히 객석을 훑었다.
그가 지금 이 자리에 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주 천천히.
‘하…….’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지 않은가.
저렇게 큰 토끼 머리라니.
수많은 사람 속 하얀 덩어리가 귀를 까딱이고 있었다.
입꼬리가 올라간 제니스가 마이크를 고쳐 잡았고.
자신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 준 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시작했다.
* * *
토끼 인형 속 진혁은 정가운데서 무대를 바라봤다.
‘행님! 제니스 불렀십니더. 가가 행님 들리 드리고 싶다는 곡이 있어가…….’
알고 있었던 무대였는데, 아이들과 어울려 노는 재미에 푹 빠져 깜빡했었다.
살짝 뜨끔했지만, 다행히 늦지는 않았다.
제니스의 노래가 시작되었고.
진혁은 살짝 놀랐다.
그 제니스가 이런 따뜻한 음악을 만들어 왔을 줄이야.
그것도, 한국어로 된 노래였다.
발음도 그렇고, 은유적 표현들도 그렇고.
굉장히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존경을 받는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던가?
진혁은 자꾸만 간질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방긋 웃었다.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천천히 앞으로 이동했다.
사실, 이 큰 토끼 인형 머리는 존재 자체로 충분히 방해되고도 남았지만.
그의 감사에 답해야지.
무대 앞에 도착해 손을 흔들었다.
나, 왔어. 제니스!
무대 위 제니스가 손을 뻗었다.
시야를 가득 가린 토끼 인형 머리에 인상을 쓰던 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나의 신이여.”
제니스가 환하게 웃으며 토끼 인형을 맞이했다.
* * *
[한국에서 열린 뮤직 페스티벌에 제니스 떴다.]└뭐? 걔가 거길 왜가?
└앨범이나 낼 것이지!
└실시간이냐?
└지금 종탁이랑 노래 중.
└오. 종탁 때문에 간 건가?
└아무튼 난 아까부터 보고 있는데, 축제 퀄리티가 미쳤다.
└어디서 봐? 유투부?
└아니, 한국의 SJ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에 링크 있어.
└유료네?
└돈 내고 볼만함. 아직 제대로 된 무대는 시작도 안 했는데, 재밌어.
└와, 채널이 스무 개가 넘어.
└사이트 잘 만들었는데?
└일단 거기 다섯 번째, 사람 제일 많은 영상이 제니스가 있는 무대야.
└오. 진짜 제니스다.
└미리 알았으면 나도 한국으로 가는 건데.
└난 티켓팅 실패했음.
└저거 뭐라는 거야? 제니스 원래 저 나라 말 잘했나?
└음, 대충 들어 보니 신곡이라는데?
└뭐? 젠장! 왜 신곡을 저기서?
└뭐야! 저거 제니스 맞아? 노래가 왜 이렇게 따뜻하지?
└목소리도 엄청 온화해졌다.
└아! 렉 걸린다! 그만 좀 들어와 미친놈들아.
* * *
‘하늘 아래 음악 축제’ 서버 담당 회사에 갑작스럽게 비상이 걸린 순간이었다.
다행히 넉넉한 트래픽 용량을 미리 주문했던 윤석준 대표였기에 대응은 빨랐지만.
은연중에 ‘이 정도까지 용량이 필요한가?’라고 생각했던 직원들은 눈이 동그래질 수밖에 없었다.
유료 영상 스트리밍 페이지 동시 접속자가 천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해외 아이피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중이었다.
서둘러 추가 서버를 확보해야만 할 상황이었다.
* * *
[언더 스카이 영상 보는 사람들! 저 토끼는 뭐지?]└설마 그 응수동 토끼?
└제니스가 지금 부른 노래 해석 가능한 사람!
└있어 봐. 한국인 친구한테 부탁해 놨어.
└잠깐, 토끼가 무대 위로 올라가는데?
└야. 연출 장난 아니다.
└아! 이번에 웃돈을 주더라도 갔어야 했어. Hb도 보고 싶었는데.
└문제는 아직 테일도, JH도, 임도유도, 차일드 애플도, Hb도 등장하지 않은 상태란 거지.
└오. 그런데 벌써 저렇게 불타오른 거야?
└난 지금 공항으로 달린다. 1박권 구했어!
└와 얼마?
└900달러. 지금 한국의 ‘말밥 마켓’ 뒤져 보면 하나씩 올라옴. 번역기 잘 돌려. 사기꾼 많으니까.
└‘중고 세상’에도 올라오네. 1,000달러 넘어간다.
└근데 지금 출발하면 갈 수 있나?
└난 브리즈번이라 얼른 움직이면 내일은 아침부터 볼 수 있어.
└난 홍콩!
└나는 일본이야. 금방 갈 듯.
└세상에, 내가 일본을 부러워하는 날이 다 올 줄이야.
└말이 심하네.
└난 베이징이야. 두 시간 걸리지.
└세상에, 내가 중국을…….
뭣보다 가장 부러운 곳은.
한국이었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바빠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