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ulous Genius Musician RAW novel - Chapter 89
89화 공연 날짜
“허허. 그렇게 마음대로 일을 벌이시면…….”
“그럼,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장담했는데, 말을 바꿉니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곽채군의 말에 상대방이 피식 웃었다.
“뭐,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저희가 언제 말 바꾸는 것을 두려워했습니까?”
“음… 그건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무리하시는 이유가…….”
“저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뭐죠?”
“그야…….”
“여론이지요?”
“그렇죠. 하지만 항상 반대 여론은 존재하고, 그 반대 여론에 힘을 실어 더 커지게 하면 되지 않습니까?”
곽채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반대가 없다면요?”
“네?”
“무조건적 찬양 일색인 여론도 무시할 수 있습니까?”
“허허. 그런 여론이 존재할 리가…….”
곽채군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 무대 위에서 바라본 관객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펼쳐졌다.
그 열광하는 모습들.
맨 앞줄의 몇은 오열까지 했었다.
후에 관제실장에게 듣기론, 약 만오천 명이 넘게 모였다고 했다.
그들 모두가 모이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두 시간이 되지 않았다.
저번 총선 때 이천 명 정도를 모아 놓고 유세해 본 적이 있었다.
당에 소속된 이들의 일사불란한 구호와 중앙에서 동원된 열성 지지자들 외에는 심드렁한 표정이 대부분이었다.
목이 터질 듯 소리치면 맨 앞의 지지자들이 박수를 유도했지만, 관중들의 채 십분의 일도 호응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날 그 무대에서 느꼈던 감정은 실로 엄청났었다.
세종 청사가 떠나갈 듯한 함성과 박수.
그가 뛰면 그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뛰어올랐다.
그가 하는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사람들이 자지러졌다.
그 모든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직접 보았으니…….
“천 백만 명.”
“네?”
“그를 보기 위해 유료로 사이트에 가입한 이천만 명 중, 외국인을 제외한 한국인들의 숫자입니다.”
“아…….”
“우리 당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 확답은 받으셨습니까?”
“물론입니다. 아주 시원시원하게 대답하더군요.”
“아. 정말입니까?”
“저도 깜짝 놀랄 정도로 긍정적이었습니다.”
“설마 말을 바꾸지는…….”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 역시 팬들 앞에서 재차 우릴 돕겠다고 다짐했으니까요.”
곽채군이 그의 표정을 기억해 내며 방긋 웃었다.
대중적 스타를 정치권에 영입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있었다.
다만, 대부분 본인의 정치 성향이 확고해야 했고, 그마저도 직접적인 개입은 회피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자신을 무대 위에까지 올리지 않았던가.
그때 그 대답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너무나도 명료했다.
“다음 총선은 압도적일 겁니다.”
“허허. 장관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믿어야겠군요.”
둘 다 3선 이상의 능구렁이들.
책임을 져야 하는 확답은 교묘하게 피할 줄 아는 이들이었다.
정치인의 대화법을 완벽히 체득한 곽채군이었기에, 그가 직설적으로 내뱉은 말은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믿음을 주었다.
“확실히 서포트해야 합니다.”
“그래야지요.”
“이제 우리 편입니다.”
“허허. 대표님이 정말 좋아하시겠군요.”
“그럼, 다른 장관들도…….”
“물론, 대표님이 직접 연락 돌리실 겁니다.”
곽채군은 그가 모아 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게 될 광경을 꿈꾸며 흐뭇하게 웃었다.
당사자의 머릿속이 실제로 어떤지는 꿈도 꾸지 못한 채.
* * *
[동대문 상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명동파가 물러나게 된 것이, 인간 밴드 베이시스트 유장하의 노력이었음이 밝혀졌으며. 당시 상대 조직원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폭행죄를 뒤집어썼으나 이는 정당방위 판결을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음이 드러났다. 당시 경찰 몇이 명동파와 내통한 흔적을 찾았고, 동대문 경찰서는 내사를 통해…….] [인간 밴드의 김충기가 C2K로 활동하던 당시 일어났던 마약 수사 무마 청탁과 관련되어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검찰은 음성 판정이 나왔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창천 그룹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발표를 미뤘던 정황이 포착되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하던 부장 검사가 퇴임 후 창천 그룹 법무 팀으로 들어갔던 것도, 그 사건의 연장선이 아닐까 하는…….] [은평구의 최고 맛집이었던 안가네 치킨은 그 독특한 튀김 반죽이 일품이었고, 그 지역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었다. 현재 그 치킨집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주인에 따르면, 실직 후 방황하던 자신을 도와준 인간 밴드의 안상정을 구세주로 여기고 있다. 동네에서도 친절하기로 평판이 자자했고…….] [조진혁, 그는 한국을 세계에 우뚝 세우는 대중 음악계의 전설이 될 것인가? 봄에 있을 대규모 공연을 예고한 이후 인천공항 해외 입국자 수가 폭증했으며. 이는 인간 회사의 공연과 무관하지 않음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작년 태각시에서 펼쳐졌던 하늘 아래 음악 축제 때도 급증했던 입국자 수와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의 증가 추세이며, 하루하루 그 기록이 깨지는 중이다. 기록적인 규모의 외국인 관광객들은 그간 얼어붙었던 국내 경제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유통업계와 숙박업계 또는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크게는 다섯 배 이상 뛰었다는 통계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평소와는 다르게 외국인들은 전국 여기저기로 퍼져 나갔으며, 이 역시 인간 회사의 공연이 여러 장소에서 시작되는 데 따른 분산 효과이며, 무너져 가던 지방 경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이며…….]언론사들은 일제히 특집 기사들을 쏟아 냈고, 인간 밴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더 뜨거워지고 있었다.
대중음악 역사상 이렇게까지 나라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스타가 없었기에, 사람들은 더욱 열광하게 되었다.
세대를 불문하고 퍼진 신드롬은 가히 종교적인 느낌이었다.
붉은 점이 찍힌 지방 근처에는 미리 입국한 외국인들로 가득했고, 얼어붙었던 지방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그리고 눈이 녹기 시작할 즈음 날짜가 공개됐다.
* * *
“아니, 국가에서 주최하는 공식적인 행사도 아니고, 그냥 일반 기획사에서 올린 지도도 저희가 관리해야 하는 겁니까?”
“저희 일본 정부에서 판단하기엔 너무 큰 이슈가 되었으니…….”
“글쎄요. 서로 교과서에도 자기네 땅이라 적시하지 않았습니까?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서 공식적으로 언급하지만 않았다 뿐이지, 지금 독도에는 누가 있습니까?”
“그건 한국에서 무단으로 점거하여…….”
“아. 매번 듣던 말이니, 거기까지만 하시고, 저희는 그런 걸로 민간 기업에 압력을 넣지는 못합니다. 일본은 가능하십니까?”
“물론! 상대국에 무례를 일으킨 상황이라면…….”
“어… 그럼 저희가 일본 기업들의 무례를 좀 정리해서 보내 드릴까요? 모르긴 몰라도 책 한 권 이상은 나올 것 같은데요?”
“그… 그런 억지가…….”
“억지는 항상 일본에서 먼저 쓰지 않았던가요?”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아무튼 우리는 그 지도에 대해 뭐라 언급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세계 여러 국가에서 주시하는 상태인데, 만일 거기에 손을 댔다가는 우리 정부도 뭇매를 맞게 될 테니까요.”
“으…….”
외교부 장관 임태석이 자꾸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진정시키며 눈에 힘을 줬다.
독도에 관한 한, 매번 일본이 도발했고, 우리 정부가 열을 식혀야만 했다.
그때, 그 비웃음 가득했던 상대의 얼굴이 떠오르자 당장 함박웃음을 지어 주고 싶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도 강경하게 대처하지 못했던 이유는, 어차피 한국이 실효 지배를 하고 있는 이상, 괜히 국제적 도마 위에 올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국제적으로 이슈를 만드는 것, 그것이 일본이 원하는 것이었으니까.
그래서 언제나 억지를 써 댄 일본에 정신적 승리를 안겨 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여유만만하던 일본 외교관 나카무라가 저리도 흥분한 모습이라니.
임태석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기 위해 허벅지를 꼬집을 수밖에 없었다.
“장관님.”
조용하게 다가온 차관이 조심스럽게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기… 날짜가 나왔습니다.”
“응?”
“그게…….”
차관이 일본 외교관의 얼굴을 힐끗 바라봤다.
장관의 귀에 속삭였고.
결국, 임태석 장관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 * *
“회장님, 일본 측에서 투어 일정 조정을 요청했습니다.”
“응?”
스테빈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간 월드 투어에 꼭 끼어 있던 일본이었지만, 단 한 번도 일정에 관여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하 직원이 서류를 올려놨고, 스테빈의 미간이 좁아졌다.
“이러면, 미국 일정을 하나 빼야 하는데?”
“네. 그런데, 일본 정부에서 준다는 비공식적인 보상이 꽤…….”
“응? 정부?”
서류의 하단부에 적힌 부분을 바라보던 스테빈의 눈이 동그래졌다.
[앞으로 카폰 레코드의 뮤지션에게는 귀빈급 대접을 지속적 유지할 것이며, 이번 공연에 대한 모든 경비를 책임짐과 함께, 세금의 부분에서도…….]“이… 이게 대체…….”
일반적인 공연 기획사가 아닌, 정부에서 주는 혜택이라는 것은 정말로 굉장한 부분이었다.
국가적 행사도 아닌 일개 공연이지 않은가.
그런데 일본 정부에서 직접 이런 공문까지?
“대체… 왜?”
“아… 그게 한국의 그 공연이 그때 열린다고 합니다.”
“그 공연?”
“왜, 그 인간 회사라는 곳에서 크리스마스부터 열었던 공연 말입니다.”
“근데 왜?”
“그날이 한국의 국경일이라고…….”
스테빈이 미간을 좁혔다.
‘아…….’
언젠가 그들의 아이돌 문화를 접하며, 한국의 역사에 대해 훑었던 적이 있었다.
‘그날이로군.’
스테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이 세계적 관심을 받아서는 안 될 날이기는 했다.
그러기 위해선, 훨씬 더 거대한 무언가가 필요했을 터.
“미국 일정 조정하고, 공연 공지 다시 해.”
“그럼 이렇게 진행하시는 겁니까?”
“조건이 환상적이잖아?”
“네. 알겠습니다.”
어차피, 한 번쯤 그 건방진 회사를 밟아 주기는 해야 했다.
최근 커뮤니티들을 통해 자신들과 비교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감히, 인구 오천만의 나라에서 열리는 공연 따위를 세계와 상대하는 자신들과 비교하다니.
그 자체로도 모욕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공들여 키운 제니스까지 엇나가게 하지 않았던가.
뭐가 되었건, 최선을 다해 밟아 주리라.
‘아, 이런 사안이라면 더 벗겨 먹을 수도 있겠군.’
일본 정부에 더 받아 낼 무언가를 떠올리며, 스테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 * *
“뭐?”
“내가 말했잖아. 그 무대에 서려면 그의 곡을 불러야 한다고.”
“싫어. 내 신곡 부를 거야.”
통역하던 제니스가 어깨를 으쓱하며 진혁을 바라봤다.
“뭐… 그렇다는데?”
“그럼 안 되지.”
유레이시가 눈을 치켜뜨며 진혁을 노려봤다.
“제니스, 저 사람 나 모르는 거 아냐? 내가 무대에 서 주겠다는데, 거절한다고?”
“설명 다 했어. 네 노래도 다 들어 봤대. 그리고 영국 왕실 계승 서열 7위라는 것도 말했어.”
“그런데, 저런다고?”
“하… 내가 이럴 줄 알았지. 그냥 다시 돌아가, 영국에.”
“이번 곡 진짜 느낌 좋단 말이야. 한번 들어 보면…….”
“진혁이 안 된다면 안 돼.”
유레이시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물론, 자신이 졸라서 따라오기는 했지만, 설마 자신의 곡을 부르지 못하게 될 줄은 예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자신의 인기와 지위를 이용하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여겼었는데…….
그 대단하다는 스테빈조차 함부로 하지 못했으니까.
“그날 공연만큼은 무조건 한국어로 된 노래만 가능해. 미안해.”
진혁이 말했고, 제니스가 유레이시에게 전달했으나 그녀의 표정은 전혀 펴지지 않았다.
“내 노래도 안 들어 봤으면서!”
제니스가 낮게 한숨을 내쉬며 통역하자, 진혁이 방긋 웃으며 악기들이 있는 방향으로 손을 뻗었다.
“불러 보라는데?”
“어?”
“기타?”
“어!”
유레이시가 후다닥 달려가 비스듬하게 세워진 통기타를 들었다.
조율을 마친 그녀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듣기만 하면, 거절할 마음이 싹 사라질걸?’
곧, 청량한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통기타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 * *
“와. 진짜 유레이시네?”
“완전 인형이다.”
“야, 저 정도 급이면, 나라에서 대접해야 하는 거 아냐?”
“근데… 우리 회사 대장님 진짜 대단하네…….”
“그러게, 감히 유레이시를 퇴짜 놓겠다니…….”
“더 대단한 건, 그런데도 굳이 하겠다고 오디션까지 보는 거잖아?”
“오디션은 좀…….”
“저게 오디션이지.”
“아무튼 이쁘긴 진짜 이쁘네요.”
“꿈 깨라. 영국 공주님이시다. 어디 평민 따위가…….”
“그냥 이쁘다고요.”
제이의 핀잔에 박재경이 입을 쭉 내밀었다.
유레이시의 등장에 아티스트들이 모두 모여들었고, 창문을 통해 지켜보는 중이었다.
영국 젊은이들 최고의 우상.
그녀의 등장은 이곳에 모인 모두에게 정말로 충격적이었다.
* * *
마지막 선율까지 최선을 다한 유레이시가 기타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방긋 웃으며 그의 표정을 살폈다.
그도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박수를 보내왔다.
그리곤 제니스와 뭐라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제니스, 뭐래?”
“기다려 봐.”
들뜬 얼굴의 유레이시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둘의 대화를 가만히 바라봤다.
“유리.”
“응.”
“네 곡 손대도 되냐고 그러는데?”
“뭐?”
“곡이 엄청나게 좋대.”
“당연하지!”
“그래서 그 곡을 쓰고 싶은데,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하네?”
“아쉬워? 어디가!”
유레이시가 발작하듯 소리쳤고, 제니스가 고개를 저었다.
“잠깐. 진정해.”
유레이시의 어깨를 잡아 눈을 맞춰 그녀를 진정시킨 제니스가 그에게 다가갔다.
대화를 끝내더니.
“직접 들려 준대.”
“뭐? 방금 처음 들은 곡을?”
그녀가 내려놓은 통기타를 손에 든 그가 의자에 앉았다.
설마, 지금 들은 곡을 바로 편곡하겠다는 말은 아니겠지?
유레이시는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무대 위의 그는 엄청났었다. 분명히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하는 행동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었다.
자신이 몇 달 동안 다듬은 곡을 더 망가뜨리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가 기타를 튕기기 시작했고.
유레이시의 눈도 동시에 동그랗게 변했다.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흐르자.
그녀의 입이 벌어졌다.
곧.
인형 같은 그 동그란 눈이 촉촉해졌다.
힐끗 그녀를 훔쳐본 제니스가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한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 * *
자신이 만들었으되 완전히 뒤바뀐 엄청난 노래가 끝을 맺었다.
“어… 어떻게…….”
유레이시가 떨리는 목소리로 진혁에게 물었고.
“괜찮았어?”
제니스가 통역하지 않았는데도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 지렸어요.”
“응?”
“킹왕짱!”
“아…….”
“킹정!”
그녀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 * *
[대박. 이번 공연 드레스 코드까지 있네?]└난 이미 준비했음.
└외국인 애들도 지금 옷 구하러 다닌다던데?
└와, 진짜 역대급이다.
└일본 애들도 많이 온다던데…….
└뭔 상관임?
└우리 진혁느님은 자신의 품에 들어온 이들은 모두 품어 주실 거임.
└당연하지. 모두 다 괜히 오버는 하지 마라.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공연이야.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서는 안 됨.
└당연하지.
└야. 근데, 카폰 레코드 월드 투어 일정 봤냐?
└그 듣보잡은 뭐임? 매년 한국은 패스 하는 쓰레기 같은 놈들 얘기는 왜 꺼냄?
└일본도 똥줄 탔나 본데? 원래 잡혀 있던 공연 일정까지 조정해 버리네.
└야. 지금 우리나라에 외국인이 얼마나 들어와 있는 줄 알아? 어제 기사 보니까 삼백만 명 넘었다더라.
└와, 그중에 공연 보러 온 사람이 절반만 돼도…….
└진짜 이런 게 국위 선양이지.
└이게 진혁느님 클라스다.
└이번에 기사 난 거 봤냐? 인간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4조나 된대.
└에이, 국뽕이 좀 심했네.
└미국에서 조사했다는데?
└뭐?
└작년부터 이어진 활동을 토대로 관광 수입이나 그밖에 한국의 경제적 상승분까지 분석했던데?
└오.
└근데, 이번 공연으로 전 세계가 그날의 의미를 알게 되겠다.
└와, 그건 진짜 지렸다.
└왠지 숙연해진다.
└일본이 발작할 만하네.
└진짜 피똥 싸겠다.
└이번에 제니스랑 칼리도 왔다면서?
└무대가 두 개나 더 늘었던데?
└아무튼, 매번 역대급이다.
└이미 하늘 아래 음악 축제부터 기네스에 등재되기 시작했음.
└한국이 세계에서 밴드 공연의 성지가 되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봄맞이 전국 공연]이라는 글자 아래에는 드레스 코드와 준비물이 적혀 있었고,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그날을 준비했다.이미 각종 미디어와 언론에서 대서특필 중이었기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파릇한 새싹이 고개를 내밀던 어느 날.
전국 각지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