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ster Hunter of Destroyed Seoul RAW novel - Chapter 6
아무도 서울을 나갈 수 없다 (2)
경찰의 안내를 받아 바리케이드 너머에 도착한 사람들은 짙어진 안개를 보며 숨을 죽였다. 그들과 안개의 장벽 사이에는 펜스가 널찍하게 설치되어있었다. 그리고 펜스의 한 편에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정신질환자들이 있었고, 그들을 어디론가 데려가는 군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시 한 번 주의사항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찰은 그렇게 말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저 안개 장벽 안쪽에서는 환각, 환청, 이명 등의 정신질환 증상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증세가 느껴지시면 바로 이 불빛을 따라 돌아와 주십시오. 저희가 조치를 취한 뒤 대피소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안개의 장벽 앞에 선 사람들은 경찰의 주의사항을 들으며 긴장하고 있었다. 벽처럼 느껴질 정도로 짙은 안개 지대. 이 안개 지대에 ‘안개의 장벽’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모르는 사람은 이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설령 있었다 하더라도 경찰의 설명을 듣고 나면 알 수밖에 없었으니까.
“이 안개의 장벽을 넘어가면, 경기도로 갈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 모두가 무사히 도착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안개의 장벽 밖으로 나가려는 백여 명의 사람 중에 경찰은 없었다. 경찰이야말로 이 안개의 장벽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밖으로 나가려는 자들은 모두 미쳐서 돌아온다.
경찰 역시 고작 일주일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을 잃고 난 뒤에야 수긍할 수밖에 없었던 사실이다. 경찰은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숫자를 기밀로 지정한 뒤 지금까지 숨겨왔다. 그리고 조금 전 이 기밀을 전해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 밖으로 나가는 것을 포기했다.
이 자리에 남은 소수의 사람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탈출은 로또보다도 확률이 낮은 도박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서울 밖으로 나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간결했다.
“어차피 여기 있어 봤자 죽기밖에 더합니까!”
군중 속에서 덩치 큰 중년 남자가 호기롭게 말했다. 그리고 그 말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다.
“맞아요! 어차피 나가야 하는 거, 우리끼리라도 나가봐야죠!”
“지금까지 안 됐다고, 이번에도 안 되란 법 있어요? 화이팅 합시다!”
“화이팅!”
“화이팅!”
저마다 애써 밝은 척을 했지만, 그들 사이에 섞여 있던 재환은 안내를 맡은 경찰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진 것을 놓치지 않았다.
‘이미 이런 장면을 여러 번 본 표정이네.’
서울 밖으로 나가려 한 백만 명의 사람들 역시 이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안 됐다고 이번에도 안 되란 법은 없다.
오늘은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최초가 되면 된다.
어차피 여기서 나가야 한다.
여기서 죽느니 차라리 미치는 게 낫다.
모두 이렇게 자기 자신을 납득시키며 불가능에 가까운 확률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미쳐서 돌아왔다.
사람들이 저마다 준비를 마치자, 경찰이 그들을 배웅했다.
“여러분 모두 행운을 빕니다. 준비가 끝나신 분들은 출발하셔도 좋고, 지금이라도 그만두실 분들은 제가 대피소로 안내하겠습니다.”
경찰은 그들에게 이미 수차례 경고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남은 백여 명의 사람들은 이미 결심을 끝냈다. 아무도 돌아가지 않는 것을 확인한 경찰은 펜스의 문을 개방했다. 재환은 문 너머에 펼쳐진 안개의 장벽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마치 괴물의 아가리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그는 ‘속삭임’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사냥 대상: 불가해(不可解)] [분류: 관리자]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괴물 중 하나.] [사냥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어쨌든 이제 뭐가 뭔지 좀 알 수 있겠지.’
그는 사람들이 하나둘 펜스 너머로 들어가는 것을 바라봤다. 고작 몇 미터 걸어갔을 뿐인데도 그들의 모습은 어느새 보이지 않았다. 재환은 그들의 모습이 안개에 집어삼켜 지는 것을 바라본 뒤 발걸음을 옮겼다.
‘혹시 저 안에 있는 괴물을 죽이면, 안개가 없어질지도 모르는 거고.’
속삭임은 ‘불가해’라는 존재를 사냥해야 할 대상이라고 명명했다.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될 괴물일지라도, 사냥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재환은 배낭에 쑤셔 넣었던 소방도끼를 꺼내 들었다. 고작 도끼 하나로 거대 괴수를 이길 순 없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냥 죽는 것과 발악이라도 하고 죽는 것에는 차이가 있는 법이었으니까.
재환은 각오를 다지며 안개의 깊은 곳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몸은 안갯속으로 사라졌다.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 * *
길을 따라 걷던 재환은 시야가 점점 흐릿해지자 걷는 속도를 늦췄다.
‘하나도 안 보인다더니. 진짜였군.’
안개가 너무 짙었다. 마치 창문에 김이 서린 것처럼, 모든 것이 흐릿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보기 힘든 상황 속에서 재환은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움직였다.
‘하다못해 밤만 아니었어도 좀 나았을 텐데.’
이 안갯속에서는 달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재환은 핸드폰의 플래시 기능에 의지해야 하는 처지였다.
‘자동차 차선을 따라서 가면 된다고 했지?’
사람들이 이곳에 모이고, 경찰들이 이곳을 지킨 이유는 간단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속에서 도로만큼 믿음직한 이정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서울 밖으로 나갈 수 있다니. 달콤하기 짝이 없는 유혹이었다.
‘마냥 쉬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시야가 너무 좁은 만큼,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대응하기 힘들었다. 이 차도에는 고장 난 자동차, 추락한 드론, 깨진 유리조각과 잡동사니가 가득했다. 그러니 자칫 잘못해서 발을 헛디디기라도 하면 넘어지거나 다치기 쉬운 환경이었다.
‘이미 다친 사람도 있는 모양이고.’
재환은 안개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했다. 젊은 여자가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였다.
“저기요! 거기 사람 있어요? 아무도 없어요? 안경이 깨져서 아무것도 안 보여요!”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이동하던 재환은 한숨을 내쉬었다. 시력이 좋은 사람도 움직이기 힘든 이 안갯속에서 시력이 낮은 사람은 장님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저 여자와 함께 이동하는 것은 짐 덩어리를 끌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인 일이었고, 다른 사람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아무도 그녀를 돕지 않았다.
‘그래…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
그는 여자가 있는 방향을 향해 말했다.
“거기 그대로 계세요! 금방 갈게요!”
재환은 저편에서 고맙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들으며 이동했다. 남을 돕는 일은 찝찝한 일이다. 호의로 베푼 친절이 항상 보답 받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좋은 뜻으로 나선 사람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것쯤은 이제 와선 흔해빠진 뉴스였다. 이는 그가 소방관이 되길 그만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그냥 무시하는 것도 찝찝하니까. 내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빌려 쓸 수도 있을 테고.’
도울 수 있는 것과 도울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 이는 그의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가르쳤던 내용이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소방관이 어떤 식으로 순직하는지 너무 잘 알던 사람 중 하나였다.
‘이제 거의 다 온 건가?’
길을 가로막던 자동차 하나를 넘어서자 한 소녀가 보였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청소년이었다.
“괜찮으세요? 어디 다친 덴 없고요?”
재환이 말을 걸자 소녀가 대답했다.
“네, 좀 까지긴 했는데, 걸을 순 있어요.”
소녀의 초점이 살짝 어긋나있었다. 시력이 상당히 나쁜 모양이었다.
‘그래도 업고 갈 필요는 없어서 다행이네.’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했던 재환은 안도하며 말했다.
“그러면 제 어깨에 손 올려놓고 따라오세요. 급하게 가면 넘어질 수 있으니까 천천히 갈게요.”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진짜 무서웠거든요.”
그 말에 재환은 씁쓸하게 웃었다. 사실 무서운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였다. 공포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현실이 된 상황이었으니까.
“고맙긴요. 서로 도우면서 사는 거지.”
그렇게 말하며 소녀를 부축하던 순간, 재환은 위화감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까 너무 조용하지 않나?’
주변이 너무 조용했다. 10분 전까지만 해도 간간이 들리던 대화 소리는 사라졌고, 주변에는 적막이 흐를 뿐이었다. 백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지나가던 길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괜찮으세요?”
재환이 머뭇거리는 것을 눈치챈 소녀가 말을 걸었다. 재환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조용하니까요.”
그 말에 담긴 불안을 읽어낸 소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악명에 비해 이곳은 너무 조용했다. 괴물마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고요가 평화를 의미하란 법은 없다는 사실 정도는 두 사람 모두 알고 있었다.
“저기… 여차하면 그냥 저 버리고 가세요. 저는 알아서 숨어있을게요.”
“…알겠어요.”
재환은 착잡한 심정으로 소녀의 말에 대답한 뒤 그녀를 부축했다. 소녀의 무릎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걷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빠른 것 같으면 말하세요. 천천히 갈 테니까.”
소녀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재환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재환은 안개 앞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면, 다들 어디로 갔을까요?”
소녀 역시 이 고요함이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지금 그들의 근처에는 앞서 걷던 사람들의 핸드폰 불빛마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아서 잘 가고 있길 바라야겠죠.”
그렇게 한참을 걷던 재환은, 순간 눈앞이 한층 더 뿌옇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한 줌의 시야마저 순식간에 사라졌다.
‘뭐지?’
그는 눈이 잘못된 건가 생각하며 눈을 비볐다. 그리고 곧이어 그의 머릿속으로 낯선 생각이 파고들었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그렇게 생각하던 그는 위화감을 느꼈다.
‘내가 방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속삭임’과는 달랐다. 그의 머릿속에 들려오던 ‘속삭임’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환청에 가까웠다. 하지만 조금 전에 떠올랐던 ‘생각’은 달랐다. 이 ‘생각’은 그의 머릿속에서 피어올라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또다시 ‘생각’이 떠오르자 재환은 소름이 끼쳤다. 본능적으로 이 상황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저기요.”
그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렸던 소녀를 바라봤다. 그녀에게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어느새 안개가 한결 옅어진 덕에 시야는 조금 전보다 한결 나아졌고, 이대로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되돌아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봤을 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넋이 나간 소녀의 얼굴이었다.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괜찮아요?”
재환은 조심스럽게 말했고, 들려온 대답에 심장이 멎는 기분이 들었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그녀는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재환은 그녀가 어째서 이런 말을 중얼거렸는지 알고 있었다. 경찰은 사람들에게 경고했다. 서울 밖으로 나가려던 사람들은 모두 백치가 된다고.
‘이렇게 빨리?’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순식간에 백치가 된 모습에 재환은 아연해졌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그런 와중에도 ‘생각’은 머릿속에 피어올랐다. 그렇게 재환이 머뭇거리고 있을 무렵, 그는 근처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느꼈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제각기 다른 목소리의 사람들이 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재환은 저 사람들이 앞서 가던 사람들이란 것을 깨닫자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씨발…”
그는 사람들을 향해 도끼를 겨눴다.
“꺼져! 꺼지라고!”
하지만 사람들은 재환의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재환의 주변을 천천히 둘러싸며 말했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
그들은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 않았다. 단지 같은 말을 반복해서 말할 뿐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재환은 미쳐버릴 지경이었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익숙한 ‘속삭임’이 그에게 경고한 것이다.
[사냥 대상: 불가해(不可解)] [분류: 관리자]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괴물 중 하나.] [사냥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돌겠네, 진짜…!’
그는 주변에 도끼를 겨누며 다가올 위협에 대비했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안개를 닮은 실이 날아와 휘감기기 그의 몸에 휘감기기 시작한 것이다. 거미줄처럼 끈적거리는 느낌에 그는 질색을 하며 몸부림쳤다. 하지만 거미줄에 걸린 이상 몸부림치는 것에 의미가 없는 것처럼, 안개의 실은 천천히 그의 움직임을 제한했다.
결국 그가 안개로 된 실에 꽁꽁 묶이기까지는 불과 수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는 이 불가항력에 가까운 현상에 울분을 터트렸다.
‘젠장!’
이제는 입을 여는 것도 불가능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예 불가능해지자 그는 이 현상을 일으킨 원흉에 대해 생각했다.
‘불가해.’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괴물. 사냥하려면 ‘지혜’가 필요한 존재. 그것이 사람들을 백치로 만들고, 자신을 옭아맨 거라고 생각하자 그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낯짝이라도 보고 죽자.’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안개의 저편에서는 ‘무언가’가 그를 향해 다가오는 중이었고, 그는 머지않아 이 ‘무언가’의 모습을 두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그런 예감이 들자 그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서울 밖으로 나가면 안 돼…긴. 누구 마음대로?’
그는 두 눈을 부릅뜬 뒤 안개의 저편을 응시했다. 수차례 떠오르는 ‘생각’에 당장이라도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죽을 땐 죽더라도 아무 소득도 없이 죽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덕분에 그는 괴물의 실루엣이 다가오는 것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온다.’
주변의 안개가 옅어지기 시작했다, 저편에서 다가오는 거대한 ‘무언가’ 가가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재환은 그 ‘무언가’의 모습을 두 눈에 새기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아…!’
하지만 그는 그 괴물의 모습을 보는 것조차 할 수 없었다. 괴물의 모습을 뇌가 인식한 순간, 그의 뇌는 괴물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리고 한계 이상으로 과열된 컴퓨터의 부품이 타버리는 것처럼, 그의 뇌는 기능을 정지했다.
펑!
과부하에 걸린 뇌가 폭죽처럼 터지는 소리와 함께, 그는 또다시 죽음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