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rim Login RAW novel - Chapter 1119
로그인 무림-1119화(1119/1141)
콰아아앙!
굉음이 울려 퍼지고, 지면이 뒤흔들린다.
적아(敵我)를 가리지 않고 미쳐 날뛰기 시작한 일천의 괴물과 결사항전을 각오한 삼천의 수비군.
거기에 더해 섬광처럼 공간을 가로지르며 쉴 새 없이 뒤얽히는 네 명의 초절정 고수까지.
동문을 중심으로 펼쳐진 난전(亂戰)의 시작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고, 또한 잔혹했다.
지금의 이 사태를 설계하고 완성시킨 장본인조차 온 힘을 다해 간신히 두려움을 억누를 만큼.
– 캬우우우우!
혁무진은 떨리는 눈빛으로 흉포한 괴성을 내지르며 들이닥치는 괴물들을 바라보았다.
무려 일장이 넘는 키와 아름드리나무처럼 두꺼운 팔다리.
게다가 인간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은 괴력과 속도를 갖춘 놈들의 돌격은, 그 어떤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파도처럼 느껴졌다.
‘도대체 어떻게, 조장님은 이런 놈들을 수도 없이 상대해 오신 거지?’
혁무진은 본능처럼 떠올렸다.
언제나 모두의 선두이자 중심에서 목숨 걸고 싸웠던 그, 진태경을.
그와 동시에, 다시 한번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그 수많은 위기의 순간 속에서도 자신이 매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그리고 진태경이 홀로 감당하고 있던 그 거대한 공백과 책임의 무게를.
‘이런 기분이었습니까.’
닿지 않을 물음과 함께, 혁무진은 거친 숨을 내뱉었다.
두려웠다.
지금이라도 당장 검을 내던지고 저 멀리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예전이었다면, 분명 그랬겠지.’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어느 유서 깊은 포목점의 후계자는 태원진가의 무인이 되었고, 도망치기에는 이미 너무 먼 길을 와 버렸으니까.
재능도, 실력도 부족한 그를 기꺼이 길동무로 삼아 준 고마운 이들에게.
바로 그, 진태경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보고 배웠으니까.
“절대, 물러서지 마라.”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온 나직한 음성은, 주위의 아군이 아닌 혁무진 자신을 향한 다짐에 가까웠다.
또한 그것은, 이제는 과거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망나니 삼공자가 언젠가 그에게 해 주었던 말이기도 했다.
“한 번 물러서는 순간…… 두 번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혁무진은 물러서지 않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 치밀어오르는 두려움을 억누르고, 흔들리는 검 끝을 다잡으며, 거대한 함성을 터트리며 온 힘을 다해 괴물들을 향해 쏘아졌다.
진태경이 그러했듯이 언제나 자신을 믿어 주었던, 또 다른 동료들이 그러하듯이.
쐐애애애액!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람이, 그의 전신을 휘감았다.
* * *
한 번이라도 전란(戰亂)을 경험한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전투란 광기(狂氣)의 다른 표현이며, 전쟁은 바로 그 광기의 집합체라고.
그저 눈앞의 적을 계속해서 쓰러트리고, 쉴 새 없이 날아드는 공격을 피하다 보면 어느샌가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잊게 된다고.
어릴 적 나이 지긋한 노인에게서 들었던 그 말을, 혁무진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무림인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그에게 노인이 건넸던 한 마디도.
‘희망은 눈부시지만, 현실은 잔인한 법이지.’
그래, 분명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노인의 그 말들이 모두 옳았다는 사실을, 혁무진은 다시금 뼈저리게 깨달았다.
뻐억!
둔탁한 소음과 함께 전신을 뒤흔드는 강렬한 충격.
그에 대응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아니, 설령 대응할 만한 시간이 있었다 하더라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럴 기력 따위, 이미 바닥 나버린 지 오래였으니까.
콰드드득!
새하얗게 물든 시야 속에서 하늘과 땅이 몇 번이나 뒤집혔을까, 저 멀리 튕겨 나간 혁무진이 가장 처음 느낀 것은 전신을 휩쓰는 크고 작은 고통이었다.
쿨럭.
기침과 함께 튀어나온 핏물이 입가를 타고 흐른다.
욱신거리는 뼈마디와 뒤틀린 오장육부는 그의 몸이 결코 성치 않다는 진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빌어……먹을.’
혁무진은 이를 악물며 울컥 솟구치는 핏물을 삼켰다.
이제는 얼굴조차 기억도 나지 않는 노인이 했던 말처럼, 현실은 잔인했다.
적어도 그에게는 그랬다.
‘불과 일각 만에 이런 꼴이라니.’
좀처럼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뚱어리를 느끼며, 그는 힘없이 자조했다.
통제를 잃고 미쳐 날뛴다고 그 힘이 사라지지는 않는 법.
암천에 의해 탄생한 저 괴물들은 그 끔찍한 외관만큼이나 강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손에 쥐고 있는 이 명검(名劍)이 아니었다면, 그 홀로 스무 마리나 되는 괴물들을 쓰러트리진 못했으리라 생각될 만큼.
‘따지고 보면, 나 같은 놈이 이 정도로 싸울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조장님 덕분이겠지.’
혁무진은 자신의 손에 들린 검을 바라보았다.
단단하기 그지없는 괴물들의 뼈와 살을 베어냈음에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예기(銳氣).
그의 검은 성라대연이 열리기 직전, 마침내 철구를 끊어 낸 진태경에게서 받은 쇠사슬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열화문이 사문의 죄인들을 속박하기 위해 만든, 바로 그 쇠사슬.
물론 그중에서도 일부만을 사용했으나, 만년한철이 무려 넉 냥이나 들어갔으니 그 강도와 예리함은 과히 명검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종종 혁무진에게 과분한 검이라며 놀려 대고는 했지만, 매번 발끈하던 그 역시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다.
일류의 경지에서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자신이 이토록 귀한 검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수하를 위한 진태경의 마음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하여간…… 말만 틱틱거리지 챙겨 줄 건 다 챙겨 주신다니까.”
실소 섞인 뇌까림과 함께, 혁무진은 비명을 내지르는 몸뚱이를 서서히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남은 힘을 쥐어 짜내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적의 등 뒤를 향해 달려들었다.
서걱!
이미 한계에 다다른 육체의 피로 때문일까.
마지막 순간 검 끝이 흔들렸지만, 그럼에도 본래의 목표대로 적의 목을 베어 내기에는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
더군다나 이번 상대는 그와 같은 피륙으로 이루어진 인간이었으니.
철퍽.
머리를 잃고 비틀거리던 육신이 피 웅덩이 위로 고꾸라졌지만, 죽음을 맞이한 광신도의 시신을 내려다보는 혁무진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우리에게 여력이 있었더라면…….’
포로로 잡았던 강시술사를 이용한 전략은 분명 주효했다.
일천의 괴물 중 대다수가 혼란에 휩싸였고, 그 혼란을 틈타 돌격한 삼천의 수비군은 목숨을 도외시한 공격으로 적들을 몰아붙였으니까.
하지만 그들이 상대해야 할 적은 성 내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동문의 수비군들이 괴물들과의 전투에 총력을 기울이는 사이, 갈고리와 사다리를 이용하여 성벽을 타 넘은 암천의 광신도들은 난입함과 동시에 수비군 향해 기울던 힘의 저울추를 단숨에 뒤집었다.
지금 이 순간조차도.
“……!”
“……!”
이제는 질릴 만큼 익숙한, 광기에 사무친 여덟 글자의 교언(敎言)이 먹먹하게 울려 퍼진다.
성벽 위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내려오는 광신도들과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아군이. 그리고 어느새 하나둘씩 제정신을 차리기 시작하는 괴물들의 모습이 차례대로 혁무진의 눈동자에 비쳤다.
어느덧 수백여 장 앞까지 성큼 다가온 힘찬 나팔 소리와,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음을 되찾은 누군가의 얼굴도 함께.
– 네놈들의 발악도 여기까지다.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보였다.
저 멀리, 굳게 닫힌 성문 앞에서 벙긋거리는 흑의인의 입술이.
전투가 시작됨과 동시에 자신이 부리던 괴물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동료와는 달리, 약간의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그는 아직도 수십 마리의 괴물을 방패 삼아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잠깐의 위기를 지나, 이제 확실시된 것이나 다름없는 승리를 만끽하며.
‘그래, 정말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도망친다면, 어디에서 승리할 수 있단 말인가.
혁무진은 내심 중얼거리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옮겼다.
뒤가 아닌, 앞으로.
후우웅!
무뎌진 감각 속, 맹렬한 풍압이 불어닥친다.
족히 수백 근의 힘이 실린 괴물의 주먹이, 혁무진은 단숨에 짓이기고도 남을 일격이 그의 정수리로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서걱.
어디선가 휘둘려진 한 줄기의 예리한 검기(劍氣)가, 두꺼운 뼈와 살을 갈라 냈다.
“이미 늦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물러서, 지금 당장!”
익숙한 얼굴과 음성.
하지만 그러한 송일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혁무진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정확히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귓가에는, 오직 한 사람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울려 퍼지고 있었으니까.
– 무진아.
진태경.
혁무진이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이자, 결코 닮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사람.
마치 그 음성의 주인이 눈앞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는 핏물이 덕지덕지 말라붙은 입술을 달싹였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 진태경과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며.
“예. 말씀하십시오.”
쉬이익!
사각에서 울려 퍼진 파공성이 대답 대신 돌아왔지만, 혁무진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 것은 송일섬 한 사람뿐만이 아니었다.
푹!
혁무진의 측면에서 달려들던 광신도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힘없이 허물어지는 시체에 등에 박힌 검을 뽑아내는 주화란의 모습에, 혁무진을 막아서려던 십여 명의 적들이 방향을 바꾸어 달려들었다.
카가가가각!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비명과 함성 사이로 섞여드는 강철읨 소음 속, 혁무진은 더욱 넓어진 길을 향해 홀린 듯이 걸었다.
주위의 모든 것을 뒤로한 채, 계속해서 귓가를 울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 만약에, 그러니까 아주 만에 하나라도 일이 잘못된다면…….
달랐다.
그때의 진태경은, 분명 평소와는 달랐다.
한 줌의 웃음도, 장난기도 없이 이렇게 말했었다.
– 최소한, 내가 보는 앞에서 죽어라.
그리고 우뚝 굳어 버린 수하를 향해, 애써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
– 물론 그런 일이야 없겠지만, 그래야 내가 복수는 해 줄 거 아니냐. 안 그래?
처음이었다.
진태경이 저런 식의 말을 한 것은.
지금껏 함께 수많은 위기를 헤쳐 나오며, 그가 해 왔던 말은 두 종류밖에 없었다.
도망쳐라.
혹은, 반드시 살아남아라.
어떤 위험이 닥쳐오더라도 진태경은 늘 그랬다.
언제나 모두의 중심이자 선두였고, 목숨을 판돈으로 건 이 빌어먹을 도박판에서 주저 없이 앞장서 왔다.
수하를, 동료를, 스승을.
또는 아무런 일면식조차 없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그랬기에 존경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그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 당연히 이번에도 우리가 이기겠지만, 예. 반드시 그러겠습니다.
아마도 그 순간부터였을 것이다.
혁무진이 홀로 조용히 마음 한구석에서 죽음이라는 단어를 매만지고 있었던 것은.
진정으로 죽기를 각오했던 것은.
하지만…….
‘죽더라도, 의미 없는 개죽음 따위를 당할 수는 없지.’
피딱지가 말라붙은 입꼬리를 억지로 말아 올리며, 혁무진은 굳게 말아쥔 검을 내리그었다.
서걱!
앞길을 가로막았던 두 명의 광신도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동시에 쓰러진다.
너무나도 손쉽게. 한 편의 연극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리고 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눈을 크게 뜬 채 멈춰선 광신도들을 향해, 거칠기 짝이 없는 도기(道氣)가 휘몰아쳤다.
콰드드득!
솟구치는 피 분수 아래, 광포한 기운과는 어울리지 않는 차가운 음성이 울려 퍼졌다.
“가라. 그게 네 선택이라면…… 길을 열어 주마.”
그것이 끝이었다.
사마표는 망설임 없이 적들의 사이를 파고들었고, 누군가의 단단한 손이 일순간 비틀거리는 혁무진의 어깨를 붙잡았다.
“혁무…….”
말꼬리를 흐리는 태산을 향해, 혁무진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안다.
어느덧 이십여 장 앞까지 가까워진 저 흑의인을, 강시술사를 해치워도 승패는 달라지지 않는다 말하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진태경이라면 분명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설령 죽는다 하더라도, 이건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어……서.”
간신히 쥐어 짜낸 음성.
그런 혁무진의 모습을 말없이 응시하던 태산은 힘주어 그를 붙잡았다.
그리고, 짤막한 한 마디와 함께 온 힘을 다해 혁무진의 몸뚱어리를 저 멀리 날려 보냈다.
“나중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부각주.”
쐐애애액!
전신을 스치는 거센 바람을 느끼며, 혁무진은 마음속으로 대답했다.
반드시 그러겠노라고. 배가 터지도록 먹자고.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어느덧 허공을 가로질러 코앞까지 성큼 다가온 흑의인의 부릅뜬 눈동자를 보았다.
서걱!
마지막 힘이 실린 섬광이, 강시술사의 목을 스치듯 가로질렀다.
* * *
수천, 수만이 뒤얽힌 전투에서 어느 한 사람의 죽음은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두둥실 떠오르는 단 하나의 목은, 동문을 둘러싼 난전에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투둑. 쩔그럭.
목이 떨어지고, 힘이 풀린 시체의 손아귀에 들려있던 요령도 떨어졌다.
그리고 동시에, 끔찍한 혼전 속에서 살아남아 날뛰던 삼백여 마리의 괴물들 역시 움직임을 멈췄다.
“……!”
“……!”
시간을 쪼개고 쪼갠, 찰나에 내려앉은 침묵.
누군가는 눈을 부릅떴고, 누군가는 희미하게 웃었으며.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낸, 또 다른 누군가는 등골을 타고 흐르는 전율을 느끼며 자신의 발치에 떨어진 목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강시술사의 목에 남아 있는 예리한 단면(斷面)을.
천하인들이 검기(劍氣)라 불리는 그것의 흔적을.
‘검 때문이…… 아니었어.’
단 한 순간이었다.
어쩌면, 이미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맞이한 환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 해냈으니까.
스무 마리나 되는 괴물을 쓰러트릴 수 있었던 이유도, 분에 넘치는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자격도 조금이나마 증명해 냈으니까.
그리고 혁무진의 입가에 힘없는 미소가 맺힌 그 순간.
콰아아앙!
하늘이 쪼개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천지를 떨어 울리는 강대한 기파가 굳게 닫혀 있던 성문을 열어젖혔다.
우우우우웅.
부르르 떨리는 공기.
흐릿한 어둠 속, 태산과도 같은 기운으로 뒤덮은 그림자가 성문 앞에 홀로 우뚝 서 있던 혁무진을 향해 기울어졌다.
“이름이 무엇인가.”
그 순간, 혁무진은 깨달았다.
바로 이곳이, 그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전투가 시작되기 전, 진태경과 했던 약속은 지킬 수 없으리라는 것을.
“화룡각…… 아니, 쾌풍검(快風劍) 혁무진.”
혁무진은 대답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평온하고, 담담하게.
그리고 나직한 한 마디와 함께, 가슴을 파고드는 거대한 힘을 느꼈다.
“기억해 두지.”
퍼엉!
혁무진의 시야가, 어둠 속으로 곤두박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