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rim Login RAW novel - Chapter 141
#140화
종남삼수(終南三手) 공일혁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눈앞의 청년을 바라봤다.
‘뭐지, 이놈은?’
산서잠룡 진태경. 불과 몇 달 만에 섬서성까지 슬금슬금 이름을 알리고 있는 돌풍의 주역이다.
공일혁은 속으로 진태경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군림…… 뭐라고?’
분명히 무슨 말을 하려다 말았던 것 같은데.
처음 종남파의 이름을 들었을 때 보여 줬던 열광적인 반응과 달리, 놈은 지금 김이 팍 샌 얼굴로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다.
“휴우.”
“……웬 한숨인가?”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닌가? 그러지 말고 마저 말해 보게.”
공일혁은 슬슬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사문이 어떤 곳인가, 바로 그 유명한 종남파(終南派)다.
수백 년의 역사와 뿌리 깊은 무맥을 바탕으로 당당히 구파일방(九派一幇)에 이름을 올린 무림의 거목 중 하나란 말이다.
그런데…….
‘알아봐 주는 것에 감사하지는 못할망정 한숨을 내쉬어?’
태원진가가 아무리 잘나가 봐야 아직은 변방의 일개 가문에 불과하다.
구파일방인 종남파와 비교하면 태양 앞의 반딧불 같은 존재. 출신 배경으로나, 개인의 명성으로나 까마득한 애송이 녀석이다.
‘시건방진 놈.’
종남파의 제자라는 자부심으로 평생을 살아 온 그다. 기분이 나쁜 것도 당연했다.
공일혁과 함께 종남삼수로 불리는 다른 두 사람 역시 진태경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크흠.”
“젊은 친구가 말을 하다가 마는 버릇이 있군.”
분위기가 영 텁텁해지자 진태경이 손을 내저었다.
“아뇨, 그런 게 아니고요. 그냥 혼자 착각했던 것뿐입니다.”
공일혁이 애써 너그러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무슨 착각? 말해 보게. 내 다 대답해 줄 터이니.”
“진짜 별거 아닌데…….”
“아, 말해 보라고!”
“엥, 왜 소리를 지르고 그러세요?”
공일혁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내일모레면 그의 나이 불혹이다. 그런데 이제 겨우 약관밖에 안 된 어린놈에게 이렇게 흥분하다니.
이상하게 저놈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 있으면 약이 오르는 기분이다.
“그게 아니고…… 후우, 어쨌든 말해 보게.”
“으음.”
진태경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럼 하나만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뭐든지.”
“지금 종남파 회장님, 아니 장문인 존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응? 장문인의 존함 말인가?”
“네.”
이게 무슨 뜬금없는 질문이란 말인가? 공일혁은 의아함을 느끼며 대답했다.
“공씨 성에 일 자, 중 자 쓰시네.”
“아아, 네.”
마치 그게 누구냐는 듯 심드렁한 대답이다. 공일혁을 포함한 세 사람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장문인의 존함을 들어 본 적 없나?”
진태경이 뒤통수를 긁적였다.
“글쎄요, 들어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 그럼 풍운검군(風雲劍君)이라는 별호는?”
“풍운검군 공일중, 풍운검군 공일중…… 쓰읍, 잘 모르겠는데요.”
기가 찰 노릇이다. 구파일방, 오대세가의 장문인과 가주들은 모두 천하에 이름이 쟁쟁한 고수들. 무림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존재다.
하물며 얼뜨기 무인도 아니고 태원진가의 자제라는 놈이 종남파 장문인을 모르다니.
심지어 제 친구라도 되는 마냥 이름을 불러 댄다.
‘이놈이 지금 종남파를 우롱하는 건가?’
공일혁이 충격으로 머리가 띵해 있는데, 문득 진태경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어? 그러고 보니 이름이 비슷하시네요. 공일중, 공일혁.”
그나마 최소한의 눈치는 있는 놈이군. 공일혁의 심기가 살짝 누그러졌다.
“집안 어른이시네.”
“오, 집안 어른! 그럼 혹시 관계가…….”
“오촌 당숙 되시지.”
“오촌 당숙!”
눈이 휘둥그레진 진태경을 보자 공일혁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풍운검군이다. 종남파의 장문인과 한집안 사람이라는 건 엄청난 영광 아닌가.
“크흠, 너무 소문내지는 말아 주게. 아무래도 이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사람들이 날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테니 말일세.”
실제론 이 사실이 누구보다 알려지길 원하는 건 공일혁 본인이다.
그는 지금까지 풍운검군의 이름을 앞세워 온갖 혜택을 누려 왔다. 뛰어난 무공과 영약, 그리고 종남삼수라는 별호까지.
이대로만 승승장구를 거듭한다면 종남파의 요직을 꿰차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내 말, 잘 알아들었지? 정 말하고 싶다면 가까운 벗 몇 명한테만…….”
진태경이 손을 내저었다.
“에이, 절대 말 안 합니다. 공 대협 평판에 누가 될 게 뻔한데. 연줄 믿고 여기까지 올라온 놈, 어이쿠. 죄송합니다. 어쨌든 그런 식으로 소문나면 곤란하잖아요.”
공일혁은 헛기침을 내뱉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크흠. 딱히 누가 될 것까지야 있겠나. 내 말은, 혹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궁금해하는 사람이요? 저 친구 한 명도 없어서 딱히 말해 줄 사람이 없는데.”
“……자네 큰형님인 진 소가주나, 아니면 진천검 소협이 궁금해할 수도 있지 않겠나?”
“아, 저희 가문 사정 잘 모르시는구나. 큰형님 지금 엄청 바빠요. 둘째 형은 무공 아니면 별 관심도 없고.”
“……그래?”
“예.”
그렇다는데 더 할 말도 없다. 언짢은 헛기침만 연발하는 그를 보며 진태경이 해맑게 웃었다.
“그리고 그거 말해 봤자 뭐해요. 오촌 당숙이면 거의 남이나 다름없는데. 저는 또 무슨 부자지간이라도 되시는 줄.”
“……!”
* * *
역시 웃는 얼굴로 엿 먹이는 게 세상에서 제일 짜릿하다.
특히 거만 떠는 놈들한테는 제대로 먹이기만 하면 쾌감은 두 배가 된다.
‘아, 중독될 것 같아.’
종남삼수라고 했나?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던 놈들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눈빛도, 대문파랍시고 거들먹거리는 태도도.
‘역시 소설이랑은 다르네.’
고등학교 다닐 때는 종남파 제자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역시 현실은 시궁창이다.
나는 주먹을 부르르 떠는 공일혁을 보며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귀여운 자식, 놀리는 맛이 쏠쏠하네.’
더 놀려 주고 싶지만 이쯤 해 둬야 한다. 태원진가가 지역구라면 저쪽은 전국구. 시비 붙어서 좋을 게 없으니까.
다행히 불쑥 끼어든 목소리가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너무 그쪽 분들만 대화하시는 거 아니에요? 다른 분들 외로우시겠다. 아직 소개도 다 못 했는데.”
콧소리가 듬뿍 들어간 간드러진 목소리에 한 번.
나를 보며 찡긋 웃는 미중년의 모습에 두 번 소름이 돋는다.
“아직 내 소개를 못 했죠? 산서성 도지휘동지, 홍진이라고 해요.”
“도지휘……뭐요?”
“도지휘동지요. 아, 무림인이시라 이런 직책은 처음 들어 보시는구나?”
“네.”
위원장 동지는 들어 봤어도 도지휘동지는 처음 들어 보네.
눈만 껌뻑이는 나를 보며 홍진이 까르르 웃었다. 세상에, 중년 남성이 까르르 웃다니.
“표정이 왜 그래요?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아뇨. 너무 행복해서.”
“행복? 호호호, 너무 귀여우시다. 안 그래요, 이 첨사?”
귀엽대 시발, 저 새끼가 나한테 귀엽대.
간신히 구역질을 참고 있는데 앞서 스치듯이 본 이풍이라는 사내가 무뚝뚝하게 인사를 건넸다.
“산서성 도지휘첨사 이풍이오. 산서성부 소속 군사들의 훈련을 맡고 있지.”
“그리고 내 직속 부하죠. 그렇지 않나요, 이 첨사?”
순간 이풍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만난 지 5분도 안 됐지만 하나는 알겠다.
이풍이 홍진을 싫어한다는 것.
그거 하나만으로도 예의를 갖출 만한 상대다. 나는 공손히 포권을 취했다.
“태원진가의 진태경이라고 합니다.”
“위명은 익히 들었소. 산서 무림에 큰 신성이 떠올랐다고.”
“신성이라뇨,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이풍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오. 소문이라는 것이 왕왕 과장되기 마련인데, 내 오늘 진 소협을 보니 모두 사실임을 알겠소.”
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도 고운 법.
나도 오는 길에 봤던 군사들 이야기를 꺼냈다.
“저야말로 군사들 수준이 상당히 뛰어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분이 훈련시켰는지 궁금했는데…… 역시는 역시네요.”
엄지를 척 치켜세워 주자 이풍의 입가에 웃음이 스친다.
이런 정상적이고 훈훈한 대화가 얼마 만인지, 감개가 무량할 지경이다.
“결례가 안 된다면 다른 분들도 소개해 주시겠소?”
“어이구, 그럼요. 이쪽은…….”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무림의 선배님들과 불철주야 나라를 위해 힘쓰시는…….”
“…….”
대기업 면접이야, 뭐야.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던 산서오문의 후기지수들이 앞다투어 과장된 자기소개와 아부를 한바탕 쏟아 내자 남은 한 사람에게 시선이 쏠렸다.
“그래, 거기 계신 후배님은 어디에서 온 누구신가?”
한껏 선배뽕에 취한 공일혁의 질문에 청풍이 눈을 깜빡였다.
“저요?”
“그럼 자네 말고 누가 있나?”
“하나, 둘, 셋, 넷…… 저 말고도 많은데요.”
공일혁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그거 말고! 아직 소개 안 한 건 자네뿐이잖아!”
“아하, 그렇군요. 후배라고 하시기에 제가 아닌 줄 알았어요.”
“어허, 원래 무림은 동도! 다 선후배지간인 걸 왜 모르는가!”
나 같았으면 잔뜩 비꼬았겠지만, 청풍은 역시 청풍.
일반인과는 클라스가 다르다.
“우와, 저 후배 처음 해 봐요! 잘 부탁드립니다!”
“……아니, 뭐 이런 놈이.”
가끔은 적당히 때 묻은 어른들보다 순수한 어린아이가 훨씬 대하기 어렵다. 청풍이 해맑은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저는 산서에 살고 있는 청풍이라고 합니다.”
말문이 막혔던 공일혁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더듬더듬 물었다.
“커, 커험. 그럼 자네도 산서오문의 후기지수겠군.”
“어? 아닌데요?”
“아니라고?”
“네. 전 하남에서 왔는데.”
“방금은 산서 사람이라며?”
“산서에 살고 있으니 산서 사람이지요. 헤헤.”
“그…… 후우우.”
공일혁의 이마에 골이 패었다. 당장이라도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데, 자리가 자리인 만큼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
“좋아, 그럼 하남 어느 문파 출신인가? 철혈문? 오호검문?”
“거기가 어디예요?”
“하남 출신이라면서 철혈문과 오호검문을 모르는 게 말이 되나? 응? 그럼 자네가 소림사 출신이라도 돼?”
“아, 하남에서는 보름 정도 머무르다가 산서로 넘어와서 잘 모릅니다.”
“하남 출신이라며?”
“하남에서 온 건 맞는데, 그전에는 섬서에…….”
“야, 이 새끼야! 차라리 그냥 천하가 네 고향이라고 해라!”
결국 폭발한 공일혁이 고함과 함께 청풍의 멱살을 붙잡았다. 아니, 붙잡으려던 찰나였다.
덥석.
너무나 간단하게 잡혀 버린 손목. 공일혁이 헛웃음을 흘렸다.
“허, 이놈 봐라. 한 수 재간은 있다, 이거지?”
“어어, 본능적으로 그만. 죄송합니다, 선배님.”
“본능적으로? 죄송해?”
울상이 된 얼굴로 사과하는 청풍을 보며 공일혁이 피식 웃었다.
“아니다. 놓을 것 없다. 사과할 것도 없고.”
“정말요?”
“그래, 그 대신 만용의 대가는 톡톡히 치러야겠지?”
“예? 그게 무슨.”
“이제부터 알게 될 거다.”
내가 끼어든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몸을 날려 청풍의 앞을 막아선 나를, 공일혁이 건조한 눈빛으로 응시했다.
“비키시게, 후배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선배님.”
“실례라…… 본문의 행사에 태원진가가 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나?”
나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천만에요. 그저 문제가 커지는 걸 막고 싶을 뿐입니다.”
“문제? 무슨 문제?”
“곧 전하께서 오시지 않습니까? 여긴 보는 눈도 많고요.”
“보는 눈이라. 도지휘동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일혁의 등 뒤로 빙긋 웃는 홍진의 얼굴이 보였다. 간드러진 목소리가 뒤를 잇는다.
“글쎄요, 제 생각엔 별문제 없을 것 같은데요?”
이풍이 즉시 반발했다.
“이곳은 대전입니다. 작은 소동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 첨사, 용납이라는 말은 듣기 거북하네? 누가 들으면 내 상관이라도 되는 줄 알겠어.”
“도지휘동지!”
“왜요, 도지휘첨사?”
홍진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종남삼수에 속한 다른 두 명이 슬그머니 이풍의 앞을 막아선다.
종남파라는 이름답게 각각 최소 초일류의 고수들. 이풍은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나를 보며 중얼거렸다.
“미안하오.”
공일혁이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자, 이제 어쩔 텐가?”
어쩌긴 뭘 어째.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물러나자 공일혁의 웃음이 진해졌다.
“현명한 선택이야.”
“저는 문제가 커지는 걸 막고 싶었을 뿐입니다. 아시죠?”
“알다마다. 여기 있는 모두가 똑똑히 기억할 걸세.”
“그랬으면 좋겠네요.”
청풍은 멀뚱멀뚱 나를 쳐다봤다.
“은인, 혹시 제가 뭘 잘못했나요?”
내 대답보다 공일혁이 한발 빨랐다.
“뭐라? 잘못?”
찢어 죽일 듯한 눈빛이 청풍을 향했다.
“네가 지금 나와 종남파를 능멸하는 것이냐?”
“그게 아니고요. 저는 그저…….”
“그 입 닥치지 못할까!”
청풍의 얼굴 위로 복잡 미묘한 감정이 떠올랐다. 그리고 공혁일의 이성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한 한마디가 이어졌다.
“와, 저 누구한테 욕먹는 거 처음이에요. 신기하다.”
“이런 쳐 죽일……!”
후웅!
묵직한 파공성. 공혁일의 일권(一拳)이 눈부신 속도로 청풍의 옆구리를 향해 쏘아진 다음 순간이었다.
퍽, 우두둑.
“……!”
“……!”
소리 없는 경악 속, 한 사람이 고통으로 입을 딱 벌렸다.
으스러진 주먹과 팔뚝 살을 찢고 뛰어나온 뼈, 피투성이가 된 공혁일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이, 이게 무슨. 도대체 어떤 권법…….”
그가 아니었다면 내가 물어봤을 거다. 이미 예상한 결과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청풍은 단 한 번 맞받아치는 것만으로 70레벨이 넘는 공일혁을 저항 불능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권법이 아니었어.”
내 중얼거림에 청풍이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은 얼굴로 대답했다.
“은인 말씀이 맞아요. 권법이 아니라 태을미리장(太乙迷離掌)이라는 장법이에요. 그런데 선배님, 피가 너무 나요. 피 냄새 때문에 속 울렁거려요. 우욱!”
이런 미친놈.
공일혁을 내팽개치고 헛구역질을 시작하는 녀석을 보며 헛웃음을 흘리던 그때였다.
“태, 태을미리장!”
이풍이 부릅뜬 눈으로 물었다.
“지금 태을미리장이라고 했소? 정말 틀림없소?”
“우욱, 네. 저희 할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셨어요.”
“호, 혹시 그분의 존함을 여쭤봐도 되겠소?”
“우욱, 매종학, 우웨에에엑!”
촤아아악!
나는 청풍이 곧 왕이 도착할 자리에 토를 했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이풍은 아닌 듯했다.
벼락을 맞은 것처럼 부들부들 떨던 그가 목소리를 쥐어짜 냈다.
“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