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rim Login RAW novel - Chapter 273
#272화
–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낯설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중학교 시절의 박지훈은 변성기가 끝나기 전이었고, 그 뒤로는 불과 몇 달 전 스치듯이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였으니까.
그 녀석이 맞나. 잠시 머뭇거리던 그때였다.
– 진태경 씨 번호 아닌가요?
“아, 나 맞아. 혹시나 다른 사람인가 해서.”
– 뭐야, 너, 지난번에 내 번호 저장 안 해 놨냐?
“해 놓긴 했는데, 순간 잘못 걸렸나 싶었다. 목소리가 익숙하지가 않아서.”
– 하긴, 중딩 때 이후로 처음 본 거였으니까.
“그렇긴 해. 나 그때도 너 못 알아봤잖아.”
– 당연히 그래야지. 얼굴에 쏟아부은 돈이 얼만데.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어색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친근한 분위기다.
나는 따라 웃으며 게이트 관리청 측에서 제공해 준 VIP용 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룸미러로 눈인사를 건넨 기사가 부드럽게 차를 출발시켰다.
“그런데 무슨 일이냐?”
– 별일은 아니고. 술이나 한잔하자고 전화했지.
“술? 갑자기?”
– 어, 그때 동창회 하니까 연락 준다고 해 놓고 못 줬잖아.
그런 일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 후에도 워낙 바쁘게 살아서 깜빡 잊고 있었지.
– 하필 그때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해외 출장 다녀왔거든. 덕분에 동창회도 참석 못 했고.
“해외 출장?”
– 유럽 지사에 문제 생겨서. 나도 귀국한 지 얼마 안 됐어.
난 무림으로 갔는데, 이놈은 유럽으로 갔네.
거기서 뭘 했는지는 몰라도 왠지 모르게 억울해진다. 나는 한껏 부러움을 담아 말했다.
“부러운 놈. 해외 구경도 하고 좋겠다, 인마.”
– 부러워해? 네가 나를?
수화기 너머, 박지훈이 소리 내어 웃었다.
– 너한테 들으니까 되게 기분 묘하네. 방금 그거 나 상대로 기만한 거냐?
“아, 그게 아니고.”
– 농담이야. 그래서 오늘 시간 괜찮아?
힐끗 시간을 확인해 보니 어느새 오후 여덟 시다.
사흘 전부터 본가를 나와 부천 오피스텔로 옮긴 터라, 귀가해 봤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어차피 진호 형뿐이다.
시간은 괜찮은데, 문제는…….
‘다른 의도가 있다든가, 그런 건 아니겠지.’
그러나 망설임은 잠깐이었다.
헌터 일을 시작한 지 7년. 학창시절에는 죽고 못 살았던 절친한 친구들도 하나둘씩 연락이 끊긴 지 오래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은 연인 관계에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아무런 사심 없이 연락해 준 친구를 의심하다니.
‘인간 불신에 걸렸나.’
원명훈 사건에 이어 일부 기레기들에게 시달렸던 후유증이 남은 모양이다. 입맛이 쓰다.
– 많이 바쁜가 보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그럼 다음에…….
“아냐, 지금 괜찮아. 어디에서 볼 거냐?”
잠시 후, 시원하게 도로를 가로지르던 리무진이 방향을 틀었다.
* * *
“생각보다 빨리 왔네.”
박지훈은 미리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덧 슬슬 겨울로 접어드는 날씨. 빳빳한 흰색 셔츠 위에 캐시미어 코트를 걸친 녀석의 모습은 나와 대조적이었다.
“뭐야, 왜 이렇게 차려입었어?”
“오늘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그리고 말은 똑바로 하자. 내가 차려입은 게 아니라 네가 대충 입은 거야.”
“야, 내가 어때서! 청바지에 맨투맨이면 됐지.”
이것도 그나마 차려입은 거다. 하연이가 보는 눈이 몇 갠데 츄리닝 좀 그만 입으라고 하도 떽떽거려서.
“돈 벌어 놓은 건 죄다 어디에…… 아, 너 기부했지.”
“그 얘기 꺼내지 마라. 속 쓰리니까.”
“그래서 부른 거야. 속 쓰릴 땐 술이 최고니까.”
씩 웃은 박지훈이 턱짓했다. 그러고는 앞서 걷기 시작했다.
정복을 차려입은 경비원과 곳곳에 설치된 수많은 감시 카메라를 지나친 후에야 입구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펼쳐진 광경에 나는 입을 딱 벌렸다.
‘뭐야, 이게.’
바닥에 깔린 대리석이 빛을 받아 반짝이고, 복도 벽면에는 17세기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림들이 액자에 걸려 있었다.
‘저거 미술 교과서에서 한 번 본 것 같은데. 설마 진품은 아니겠지. 그래, 아닐 거야.’
촌놈처럼 두리번거리며 따라 걸었다.
발걸음이 멈춘 곳에는 엘리베이터 다섯 대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었다.
버튼도 없어서 이걸 뭐 어쩌라는 건지 싶었는데, 지훈이 녀석이 검은 판에 손을 올리자 기계음과 함께 엘리베이터가 눈 깜짝할 사이에 내려왔다.
지이잉.
“뭐 해, 안 타고.”
“……우와.”
“뭘 그렇게 놀라?”
“아니, 그냥 오피스텔이라면서?”
“맞잖아. 오피스텔.”
“…….”
그, 네가 아는 오피스텔이랑 내가 아는 오피스텔이 많이 다른 것 같은데. 튀어나오려는 말을 꿀꺽 삼켰다.
청담동이라 그런가, 입구부터 부촌(富村) 느낌이 풀풀 풍기더라.
“너 진짜 성공했구나. 이런 곳에 집도 사고.”
“얼마 전에 매물 나왔길래 샀어. 가끔 들러서 머리나 식힐 겸.”
누가 들으면 신발 한 켤레 산 줄 알겠다.
혀를 내두르는 사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다. 싸늘하고 어두운 복도 대신 그레이 톤으로 꾸며진 거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확한 평수는 모르겠지만 거실 크기로만 우리 집 본가랑 맞먹을 정도다.
“들어와.”
머리 식힐 겸 샀다는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껏 와 본 적 없는 곳인 건 확실했다.
거실에 설치된 커다란 응접세트와 와인셀러는 고급 바(Bar)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코트를 벗은 박지훈이 내게 물었다.
“뭐 마실래?”
“뭐 있는데?”
“샤또 슈발 블랑, 스크리밍 이글 카버네 소비뇽, 로열 드 마리아…….”
저게 무슨 소리야.
줄줄이 쏟아지는 외계어에 눈을 깜빡이다 물었다.
“사또 시발, 뭐?”
“샤또 슈발 블랑.”
샤또인지 사또인지 몰라도 죄다 이름이 난해하기 짝이 없다.
나는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소맥 없냐?”
박지훈이 피식 웃었다.
* * *
우리는 소주와 맥주를 한 궤짝씩 쌓아 놓고 쉴새 없이 퍼마셨다.
중학교 3학년 때 연락이 끊기고 11년 만이니 얘깃거리는 산더미처럼 많았다.
“기억나냐? 옆 반에 노재헌이라고 있었잖아.”
“노재헌이 누구였지?”
“키 크고 자기 헬스 한다고 까불던 놈. 여하튼 걔랑 우리 반 선웅제랑 싸웠을 때 태경이 네가…….”
“잠깐만. 선웅제는 또 누구야?”
“……너 무슨 기억상실증 걸렸냐?”
중학교 시절의 시시콜콜한 추억부터 연락이 끊긴 이후의 이야기까지.
서로 입이 쉴 때는 술을 마실 때뿐이었다.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 가는 와중에 문득 아까부터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밌네.’
뭐랄까, 편안한 사람과의 술자리는 언제나 즐겁지만 나와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는 조금 더 특별하다고 해야 하나.
오기 전 통화를 하며 잠깐이나마 혹시나, 하는 의심을 했던 스스로가 멍청하게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대화를 통해 미처 몰랐던 몇 가지 사실도 알게 되었고.
“너 금수저였어?”
“무슨 금수저씩이나. 그냥 아버지가 조그마한 사업 하나 하고 계신 거지.”
“그게 헌터 관련 사업이고? 30년 넘게 하고 계시는.”
“응.”
“그게 금수저야, 이 기만자 새끼야. 꼭 너처럼 말하는 놈들이 진짜 부자더라.”
나는 녀석을 바라봤다.
갑자기 금수저라고 하니까 달라 보이는 건 아니고, 그냥 좀 신기해서다.
당시 우리가 살던 동네는 평범한 곳이었다. 아니었다면 샤프 굴리기로 내신 등급이 결정되는 나 같은 놈은 입학할 수도 없었겠지.
반면 헌터 관련 사업은 금광이나 다름없다.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한 그곳에서 30년을 버텼다면 집에 금덩이가 굴러다녀도 이상하지 않다.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희한해서. 보통 금수저들은 강남 8학군, 뭐 그런 곳으로 가지 않나?”
“금수저가 아닌가 보지. 그리고 나 전학 왔었잖아.”
“전학? 처음 듣는데.”
“어, 중학교 2학년 때. 전학했다는 말은 굳이 할 필요 없었고.”
“그런가?”
“그렇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술잔을 기울였다.
하긴, 중학교 시절 전학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어차피 10년도 더 지난 일인데.
“우리야 뭐,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났으니까. 그전까지는 서로 마주친 적도 없어서 모를 만도 하다.”
“많았는데.”
“응?”
“나 전학 온 지 일주일 째 되던 날, 교무실 앞에서 처음 봤지. 그다음은 복도였고, 화장실에서도 마주쳤었고.”
이미 흐릿하게 모자이크된 십여 년 전의 기억들이 박지훈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이야…… 넌 어떻게 그걸 다 기억하냐?”
거스러미 하나 없이 매끈한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내가 보기보다 기억력이 좋은 편이거든. 누구와는 다르게.”
나는 녀석의 빈 잔을 채워 주며 킬킬 웃었다.
“야, 내가 아무리 기억력이 안 좋아도 하나는 기억한다.”
“뭘?”
“너 나랑 맨날 숙제 안 하고 시험 볼 때마다 찍고 엎드려서 잤던 거.”
“아, 그거.”
“그렇게 기억력도 좋은 놈이 암기 과목 성적이 왜 그 모양이었어? 대학교는 갔…… 아, 이런 거 물어보면 실례인가?”
“실례는 무슨. 신경 안 써.”
“그럼 다행이고.”
“그리고 대학교도 갔어. 한국대 경영학과. 갑자기 각성하는 바람에 아직 졸업은 못 했지만.”
“뭐, 어디? 한국대?”
“부모님이 원하셔서.”
“……미친놈. 자식이 한국대 안 들어가길 바라는 부모도 있냐?”
국내 최고의 명문대가 바로 한국대학교다. 전국의 수재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
내 어이없다는 눈빛에 박지훈이 가볍게 웃었다.
“하니까 되더라고.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았고.”
“허.”
뭐랄까, 녀석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수록 뻥 뚫린 고속도로가 생각난다.
빵빵한 집안에 좋은 머리, 누구나 꿈꾸는 대학교에 들어가 단번에 A급 각성자가 되었으니까.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나와는 달리 녀석에게 있어 헌터는 수많은 선택지 중 하나였을 뿐이다.
“왜?”
“응?”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길래.”
“티 났냐?”
“많이. 태경아. 혹시 너…….”
박지훈이 비스듬히 턱을 괴었다.
취기에 젖은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이어진다.
“나 상대로 질투하냐?”
질투?
생각지도 못한 말이라 잠깐 멍해졌다. 그리고 이내 너털웃음이 터져 나왔다.
“맞네. 그건가 보다.”
“……솔직하네.”
“사실이니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 부러움이라고 해야 하나, 뭐 그런 거지. 물론 후회는 안 해. 그만큼 열심히 살았거든.”
뜻밖이라는 듯, 살짝 커진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던 박지훈이 작게 중얼거렸다.
“너도 누굴 부러워하긴 하는구나.”
“야, 내가 뭐라도 되냐?”
“되지. 지금의 네 모습을 봐.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도 주목하는 헌터, 머지않아 국내에 다섯 명밖에 없는 S급 헌터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어.”
“그거 대단하네. 기부하고 아까워서 벌벌 떠는 놈이라는 것만 빼면.”
피식 웃으며 술잔을 비웠다. 그런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녀석이 뭔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인 그 순간이었다.
우우웅.
테이블 위에 올려 둔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박지훈이 입술을 핥았다.
“누구야?”
“우리 길드 팀장.”
“이 새벽에? 명동 길드는 24시간 대기조, 뭐 그런 거 있냐?”
“그건 아니고. 중요한 일 때문에.”
“그럼…….”
“미안하다.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야 할 것 같아.”
“미안하긴 뭘. 서로 사정 모르는 것도 아니고.”
잔을 내려놓고 일어났다. 그리고 미안함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박지훈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오랜만에 즐거웠다.”
진심이다. 이미 현대에서 유명 인사가 되어 버린 지금, 오늘처럼 사심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는 몇 없었으니까.
나는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려는 녀석을 만류했다.
“간다. 괜히 배웅한답시고 나오지 말고 일 잘 해결해.”
박지훈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서렸다.
“그래, 다음에 또 보자. 꼭.”
그 한마디를 끝으로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다.
* * *
박지훈은 유리창 앞에 선 채 아래를 굽어봤다.
검게 물든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오피스텔 입구를 나서고 있었다.
– 여보세요? 지훈 씨. 지훈 씨?
“말씀하세요.”
– 아, 이제야 연결됐네. 듣고 있었으면서 왜 아무 말도…….
“팀장님께서 뭘 착각하시나 본데.”
건조한 목소리에 상대의 숨이 흐트러졌다.
박지훈은 크리스털 잔을 들어 목을 축였다. 조금 전까지 마시던 소맥 대신 호박색 위스키가 출렁였다.
“다음부터는 제가 말할 때까지 기다리세요. 어설프게 직장 상사 흉내 내지 마시고.”
명동 길드 1팀 박지훈 헌터.
그게 명함에 적한 박지훈의 소속이다.
하지만 전화 상대인 명동 길드의 1팀장은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 모두 알고 있다. 그건 어디까지나 허울뿐인 직함이라는 것을.
“대답이 없으시네요.”
– ……알겠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입니까? 그 중요한 보고라는 게.”
1팀장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 정현우 팀장 아시죠? 8팀을 맡고 있는.
“알죠. 실력 좋고, 융통성은 실력의 절반도 못 따라가서 문제지만.”
– 그 친구가 냄새를 맡은 모양입니다.
“그래요?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네.”
– 예에.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뭘 고민합니까? 가장 가까운 날짜에 레이드 잡으세요. A급으로.”
– 그 말씀은…….
“팀장님. 게이트 사고가 일 년에 몇 번 일어나는지 알아요? 나는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아무도 관심 없어요.”
– …….
박지훈이 혀를 찼다.
“또 대답 안 하시네.”
– 아, 알겠습니다.
“그리고 평화 길드, 아니 진태경 건 관련해서 말인데…….”
박지훈이 말꼬리를 흐렸다.
웃으며 자신의 어깨를 두드리던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즐거웠다.’
진심이 느껴지는 한 마디였다. 그래서 더더욱 멈추기 싫게 만드는.
– 지훈 씨?
박지훈은 남은 위스키를 쭉 들이켰다.
크리스털 잔이 손아귀에서 종잇장처럼 찌그러졌다.
“오늘 상부와 이야기 끝냈습니다. 거슬리신다더군요.”
그게 전부다. ‘그분’과의 저녁 식사에서 스치듯이 지나간 한마디. 그것으로 이야기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 예? 하, 하지만 지금은 그럴 만한 시기가…….
화들짝 놀라서 꺼내든 1팀장의 말을, 박지훈의 서늘한 목소리가 잘라 냈다.
“정원사가 잔디밭에 자란 잡초 뽑는 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쪽 길드장님한테도 이미 소식 전해졌을 겁니다. 이만 끊어요.”
뚝. 전화가 끊겼다.
고요한 정적 속에서 박지훈은 말끔한 유리창 밖의 광경을 응시했다.
진태경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