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101
101화 : [제33장] 관문돌파 1
[제33장] 관문돌파와아아.
짝짝짝.
함성과 박수가 쏟아지고 있는 화산파 임시 총단 연무장에는 지금 수백 명이 넘는 군중들이 모여 있었다.
바로 화산파 연습제자들의 영웅대회 출전 대표 선출 시합을 보기 위해서였다.
비록 화산파가 본산을 잃고 몰락했다고는 하나 아직 여전히 구대문파 중 한 곳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절대 마교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정파 무림인들의 의지로, 여전히 화산파 연습제자들은 무림인들 사이에서 화젯거리였다.
물론 이는 백리사초 덕분으로 다들 말은 안 하지만 제2의 백리사초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참고로 연습제자 영웅대회는 한 달 후 무림맹 총단에서 열리기로 확정되었다. 그리고 그때 무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무림평의회(武林評議會)도 예정되어 있었다.
무림평의회에서 어떤 사항이 논의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많은 이들은 화산파 본산 수복이 그중 하나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마교의 재발호가 예상되는 지금 낙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화산에서 마교 무리를 쫓아내야 한시름 놓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악양 무림 수복은 그다음 문제로 일단 화산 수복이 무림인들 마음속에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본산 수복을 가장 바라는 사람은 바로 화산파 무사들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들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다른 무림인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다만 도움을 받더라도 화산파에서 걸출한 인재가 다시 출현한다면 훌륭한 구심점이 될 게 분명했다.
“조금 늦었구나. 무슨 일이 있었느냐?”
화산파 연습제자 제4조 연습교관을 맡고 있는 이완의 물음에 백리사초와 백리혜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무적방과 흑천방 무리가 장원에 무단침입을 하여 놈들을 격퇴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백리사초가 말을 한 후 간단한 설명을 해주었다.
이완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백리혜는 논외로 하고 백리사초가 첫날부터 지각하자 내심 따끔한 훈계를 하려 했으나, 사정을 들어보니 그런 말이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상황을 겪고도 늦게나마 온 것이 대견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무림맹에 보고를 했느냐?”
“네. 총관에게 지시를 내렸습니다.”
“좋다. 황금공자는 장문인께서도 인정하신 특별 연습제자이니 앞으로도 알아서 처신하도록 해라. 매일 연습을 하러 나올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다만 약속을 한 경우 오늘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꼭 지켜야만 한다. 알겠느냐?”
“네. 명심하겠습니다.”
“좋다. 백리혜 너도 같은 사정이니 이번은 넘어가도록 하겠다. 보다시피 지금 연습제자 평가가 진행 중이니 너도 일 단계 관문부터 시작하도록 해라.”
“네. 교관님, 한데 어떤 식으로 대표 연습제자를 뽑나요?”
“총 세 개의 관문이 있다. 그 관문들을 모두 돌파한 사람끼리 비무를 벌이게 될 것이다. 남녀 별로 최종 승자 각각 한 명씩 영웅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삼 단계 관문 돌파는 내일까지 진행되며, 모레 모든 관문 통과자들끼리 비무를 벌여 남녀 각각 한 명씩 본파의 대표 연습제자를 배출하게 될 것이다.”
“네. 잘 알겠어요. 한데 연습제자가 된 지 얼마 되지 않는 황금공자는 어떻게 되나요?”
“황금공자는 자격이 없다. 본파 연습제자라면 누구나 출전할 수 있지만, 최소 한 달 이상 연습제자 신분을 지니고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 규칙이 있었나요?”
“그렇다. 사실 첫 한 달간은 수습 시간이라 할 수 있기에 진정한 연습제자라고는 볼 수 없지. 다만 이것은 본파 자체에서 정한 기준이라 정 출전하고 싶으면 무림맹 총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반 예선전에 출전하면 된다.”
“일반 예선전은 뭔가요?”
“특별한 소속이 없는 개인 연습제자들이나, 황금공자처럼 소속 문파의 자체 기준에 미달한 경우 등을 위해 무림맹 총단에서 특별히 마련한 구제절차이지. 다만 이 일반 예선전은 비무를 벌이는 대신 총 다섯 개의 관문을 모두 돌파해야만 본선에 진출할 자격을 준다. 그 때문에 하늘의 별 따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 연습제자들로서는 차별 대우를 받는다고 할 수 있겠군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연습제자 제도 자체가 소속 문파를 전제로 한 것이라, 큰 불만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아무나 개인 연습제자 신분을 주장할 수 있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는 단점이 있지.”
“얼마나 몰리는데요?”
“벌써 사전 신청을 한 사람만 천 명이 넘는다고 알고 있다. 그 기준이 높아질 게 분명하다. 일반 예선전 역시 모레까지 열리니 황금공자 같은 경우 생각이 있으면 무림맹 총단으로 가보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일반 예선전에서 화산파 연습제자 신분을 밝혀도 되겠지요?”
“물론이다. 그럼 나는 바빠서 이만 가보겠다. 혜아는 지금 당장 시합에 참여하고, 황금공자는 알아서 구경하든지 아니면 조금 전 말한 대로 무림맹 총단에 가서 일반 예선전에 출전하도록 해라.”
“네.”
“네.”
* * *
백리혜가 일차 관문장으로 향하자, 백리사초는 천천히 연무장 전체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일단 연무장 옆에 전각이 하나 있었다.
아무래도 화산파 연습제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잠룡각 같았다.
잠룡각 앞 연무장에서 연습제자 대표 선발이 이루어진다고 했으니 거의 확실했다.
생각보다 넓은 연무장은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이는 관문 돌파를 위해 임시로 구역을 지정해 놓은 것으로 보였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첫째 관문으로, 조금 전 백리혜가 관문 돌파를 위해 향한 곳이기도 했다.
참고로 화산파 연습제자들이 기본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삼대관문은 순서대로 내공과 경공, 그리고 자신 있는 무공 시전으로 관문마다 심사위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오 년 전 백리사초 역시 오늘 이와 같은 시험에 응시하고자 했기 때문에 그의 관심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
그래서 여기 오면서 한번 참여해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는 악소소와 만능공자 역시 오 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연습제자 영웅대회에 참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한데 뜻밖에도 이완의 말대로 그는 참가 자격 자체가 없었다.
다소 허탈했지만 그나마 무림맹 총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반 예선전이 있다고 하니 그곳으로 가볼까 고민 중이었다.
‘굳이 내가 연습제자 영웅대회까지 나갈 필요가 있을까? 화산파 연습제자로 복귀한 것은 본산 수복 전투에 참여할 명분을 획득하기 위해서였는데,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겠구나.’
백리사초가 눈을 빛내며 발길을 돌려 이번에는 삼차 관문장으로 향했다.
일이차 관문은 일정 수준 이상의 내공과 경공을 평가하는 것이라 솔직히 볼 것은 없었다.
다만 삼차 관문은 가장 자신 있는 무공을 선보이는 것으로, 심사위원들뿐만 아니라 일반 군중들도 그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로 이렇게 공개 평가를 하면 뒷말이 나오는 것을 줄일 수 있었다.
백리사초가 삼차 관문장에 도착하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관람석에 앉아 있었다.
아직 연습제자들 대부분이 이전 관문들을 돌파 중이라 관중들의 수는 그곳이 많았으나, 열기만큼은 이곳이 가장 뜨거웠다.
백리사초가 삼차 관문장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첫 도전자가 준비하고 있었다.
한데 그는 바로 초웅이 아닌가.
그랬다.
초웅이 가장 먼저 일차와 이차 관문을 돌파하고 삼차 관문 돌파를 시도하려는 것이었다.
‘그동안 웅이 저 녀석이 정말 열심히 무공을 연마한 모양이구나. 타고난 신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몸 전체에서 힘이 넘친다. 다만 신력을 내공으로 변환시키는 기술이 부족해 한계가 있는 게 아쉽구나. 그래도 화산파 연습제자 남자 대표로 나갈 자격은 충분한 것 같군.’
아직 초웅이 자신의 무공을 사람들 앞에서 펼치기 전인데도 백리사초는 그의 무공 수준을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백리사초가 관중석에서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백여 명의 사람들이 초웅이 나타나자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초웅은 백리사초 이후로 가장 유명한 화산파 연습제자였다.
신력이 뛰어나 내공이 강한 고수조차도 그에게 힘에서 밀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초웅의 장기는 바로 권법이었다.
삼재권을 기본으로 하되 그만의 신력을 가미한 것으로 그 위력이 대단했다.
백리사초가 관중석에 앉아 가장 큰 목소리로 함성을 지르는 한 가족을 발견했다.
바로 초웅의 가족이었다.
내일이면 황금장원으로 거처를 옮길 가능성이 큰 데다가 반가운 사람들이라 백리사초가 그들을 유심히 봤다.
초덕, 소씨부인, 초화영 세 명과 통통한 체구의 소녀 한 명.
총 네 명이었다.
초웅의 부모인 초덕과 소씨부인은 안색이 좋아 보였다. 초화영 역시 몰라보게 예뻐졌다.
특히 초화영은 처음부터 사초 오라버니라 부르며 자신에게 친근감을 드러내던 소녀가 아니었던가.
백리사초는 다시 한번 세월의 빠름을 실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 통통한 소녀는 바로 임설이었다.
그녀는 오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용을 하고 있었다.
체구 역시 역용술을 한 상태였는데, 백리사초가 깜짝 놀랄 정도로 뛰어났다.
‘역용술이 이전보다 훨씬 완벽해졌다. 아무래도 임 소저 역시 지난 오 년간 엄청난 성취를 이룬 것 같구나. 성녀비록을 찾아서 연마한 것인가. 백화선자를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백리사초가 임설을 쳐다볼 때.
비무대 위에 오른 초웅이 자기소개를 했다.
“화산파 연습제자 초웅입니다. 저는 권법을 펼쳐보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앉아 있는 잠룡각주 장강이 고개를 끄덕였다.
악소소의 말대로 아직 내상이 회복되지 않은 듯 다소 창백한 안색이었다.
한편 그의 양옆에는 두 명의 고수가 앉아 있었다. 바로 이대교두였다.
심사방식은 간단했다.
삼차 관문에 응시하는 자가 가장 자신 있는 무공을 펼치고, 심사위원 세 명 중 두 명 이상의 합격 판정을 끌어내야 했다.
“시작하시오!”
둥둥둥.
북소리와 함께 초웅의 권법이 펼쳐졌다.
비무대 위에는 바위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초웅의 큰 주먹이 닿을 때마다 파편이 일어나며 쩍쩍 금이 갔다.
파파파팍.
초웅이 연속으로 주먹을 내지르자 바위가 결국 이기지 못하고 쩍 하는 소리와 함께 둘로 갈라졌다.
와아아.
짝짝짝.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장강을 비롯한 심사위원 세 명의 손이 위로 올라간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손이 올려지면 통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미 공표가 되었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삼차 관문을 통과한 셈이었다.
백리사초가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박수를 보낸 사람들은 초웅의 부모와 여동생이었다.
그들의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음은 물론이었다.
백리사초가 그 모습을 보고 자기 일인 듯 기뻐하다가 문득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부모님과 혜아도 저렇게 기뻐할 자리를 어서 마련해야 할 텐데······ 아무래도 일단 나도 연습제자 영웅대회에 나가야겠다. 그때까지 무림이 조용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내 명성을 높여야 전 무림의 힘을 하나로 모을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는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한다.’
백리사초가 신형을 돌려 화산파 임시 총단에서 나왔다.
이후 그는 갑자기 사라졌다.
바로 매화초상비의 극치였다.
그가 향한 곳은 바로 연습제자 영웅대회 일반 예선전이 벌어지고 있는 무림맹 총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