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122
122화 : [제40장] 수도자 1
[제40장] 수도자중원표국 총단.
무림맹 총단 무사 삼천여 명이 이곳으로 거주를 옮긴 지도 벌써 이틀째.
총단 주위에 달마진을 쳐두긴 했지만, 무사들의 표정은 긴장 그 자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이 바로 무극반선이 제시한 마지막 날짜였다.
무극반선이 조건을 건 것은 바로 공식적인 무림맹 해체였다.
비록 거처를 이곳 중원표국 총단으로 옮기긴 했으나 아직 맹을 해체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오늘 어떤 식으로든 무극반선이 나타날 가능성이 컸다.
그는 무림맹이 해체되지 않으면 무사들을 몰살시키겠다고 했기 때문에 긴장은 극도에 달했다.
하지만 아침이 지나고 정오 무렵이 되어서도 아무 변화가 없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연무장에 모여 있던 무림맹 무사들의 표정도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
하지만 총군사 천기선생, 십이장로, 이번에 맹의 총순찰이 된 만능공자 등 지휘부 고수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어떤 식으로든 무극반선이 나타날 것으로 그들은 생각하는 것 같았다.
만능공자가 말했다.
“무극반선 그놈이 과연 달마진을 깨트릴 수 있겠습니까? 혼자 올까요? 놈이 과연 우리를 몰살시키려 할까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행동하면 될 겁니다.”
천기선생이 담담히 말했다.
집법장로 상관의 역시 눈을 빛내며 말했다.
“총군사의 말씀이 옳습니다. 차분하게 기다려보시지요. 만에 하나 무극반선이 실제 나타난다면 즉시 처치해 돌아가신 맹주님의 복수를 하면 될 겁니다.”
“제게 그럴 능력이 있겠습니까?”
“돌아가신 맹주님께서 남긴 공청석유를 복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만능공자께서 이번에 선친의 복수를 하고 새로운 무림맹주로 등극하시리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저 또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군요. 하지만 절대 내공만으로 제거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차라리 황금공자와 힘을 합쳤다면 좋았으련만.”
“황금공자는 경계해야 할 인물입니다. 놈의 목표는 처음부터 무림맹주 자리였으며, 출신과 사문도 불명확해 믿을 수 없는 자입니다. 언제든 우리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자라 장로 회의를 핑계로 그자를 맹에서 축출했지요. 제가 믿는 것은 사실 달마진이 아니라 바로 만능공자님입니다. 공청석유를 복용한 후 공자님의 무공은 돌아가신 맹주님보다 강해졌습니다. 무극반선 그자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능히 제거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를 그렇게 높이 평가해주니 감사합니다. 저 역시 오늘 아버님의 복수를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만능공자가 눈을 빛냈다.
천기선생은 묵묵히 말이 없었다. 나머지 지휘부 고수들은 걱정 반 기대 반의 표정이었다.
한편 연무장 한 곁에 있는 나무 위에는 새벽부터 한 사람이 은신해 있었다.
너무나도 완벽한 은잠술이라 그가 있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사람은 바로 백리사초였다.
예정대로 이곳에 잠입하여 숨어있었던 것이었다.
중원표국 총단 주위에 쳐져 있던 달마진이 조금 애를 먹였지만 금세 돌파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 경계 무사들의 이목을 끌지도 않았다.
‘지금쯤 무극반선이 나타날 때가 된 것 같군. 다만 아무래도 혼자 오지는 않을 것 같구나.’
백리사초가 담담한 표정으로 끈기 있게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연무장으로 대문 경계를 맡고 있던 무림맹 무사 한 명이 달려왔다.
참고로 현재 중원표국 총단에는 무림맹 무사들뿐이었다.
오늘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 중원표국주 차한과 그의 딸 차미려를 비롯한 중원표국 사람들 모두 다른 장소로 피신해 있었다.
다행히 중원표국은 낙양성 안에도 지부 격인 장원을 여러 군데 보유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큰 장원에 표국 관련 사람들이 가 있었다.
그들은 아마도 오늘 일이 잘 마무리된 이후에나 복귀하게 될 것이었다.
“무슨 일이냐?”
천기선생이 신중한 표정으로 물었다.
경계 무사가 말했다.
“무극반선이 도착했습니다.”
“뭐라? 그가 정말로 왔다는 말이냐? 혼자 왔느냐?”
“아닙니다. 무극반선을 포함해 열 명의 흑반선이 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들이 아직 달마진을 건드리지 않았지?”
“네. 본맹 지휘부와 일단 대화를 나누어보겠다고 했습니다.”
경계 무사의 말이 끝났을 바로 그때.
스스슷 하는 소리와 함께 연무장 쪽으로 노인 열 명이 다가왔다.
총단 주위에 쳐놓은 달마진을 그대로 통과해 이곳까지 온 것이었다.
그들 중에는 무극반선도 보였다.
그의 얼굴은 오 년 전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오 년 만이군. 이전보다 도력이 높아진 것 같구나.’
백리사초가 눈을 빛냈다.
하지만 아직 흑반선들이 자신이 은신해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아 내심 안도했다.
그리고 원래 계획대로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네놈들이 달마진을 뚫고 온 것이냐?”
상관의가 소리쳤다.
무극반선이 말했다.
“그렇소. 아, 그리고 내가 바로 무극반선이오.”
“네놈이 정말 내 아버님을 시해했느냐?”
만능공자가 분노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소. 하지만 정당한 대결이었소. 기습은 아니었고 나는 그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었소. 그가 나보다 실력이 모자라 죽은 것이니 복수를 하고 싶으면 해도 좋소.”
“네놈이!”
만능공자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섣불리 공격을 가하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일단 흑반선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극반선 혼자가 아니라 무려 열 명의 흑반선이 왔다.
비록 삼천여 무사들이 있긴 하나 상대의 전력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다만 한가지 긍정적인 요소는 혈우를 내리게 한 고수는 이들 흑반선이 아니라 마계의 혈우마제라는 사실이었다.
무림맹 무사 중에는 지휘부 고수들도 상당히 많아 아무리 흑반선 열 명이라고 해도 붙어볼 만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였다.
여전히 은신해 있는 백리사초 또한 아직은 유보적이었다.
“좋소. 무극반선. 귀하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오?”
천기선생이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무극반선이 말했다.
“내 분명 무림맹 해체를 하라고 했지만, 그대들은 내 말을 듣지 않았고 들을 의사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소. 그래서 부득이 그대들을 제거하고자 하오.”
“그게 하고 싶은 말이란 말이오?”
“그렇소. 사실 그대들의 병력이 아무리 많아도 우리 반선들의 상대는 되지 못하오.”
무극반선이 말을 한 후 손을 높이 들었다.
나머지 흑반선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림맹 무사들이 영문을 모르고 있다가 곧바로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혈도를 모두 찍힌 것이었다.
그대로 서 있는 사람은 만능공자와 천기선생, 그리고 십이장로뿐이었다.
“이놈들!”
상관의가 분노하며 일장을 날렸다.
하지만 그의 장력은 무극반선의 몸까지 닿지 못하고 사라졌다.
오히려 무극반선이 우수를 내밀어 지풍을 날리자, 상관의를 비롯한 장로들이 모두 혈도를 찍힌 채 쓰러졌다.
천기선생과 만능공자 두 사람이 매우 놀란 것은 물론이었다.
천기선생과 만능공자가 합공을 가해 무극반선을 제거하려 할 바로 그때.
무극반선이 우수를 다시 한번 휘저었다.
순간 만능공자와 천기선생이 혈도를 찍혀 쓰러졌다.
“으윽!”
“으윽!”
천기선생과 만능공자가 쓰러진 채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는 상관의를 비롯한 장로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무극반선의 무공이 높다고 해도 이 정도까지 차이가 날줄은 몰랐던 것 같았다.
“무극반선. 수고했소. 생각보다 무림맹 무사들의 무공이 너무 형편없는 것 같소. 혈우강시로 만들어질 구만 무사보다 무공이 뛰어나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건만. 저래서야 신선강시로 제조해도 위력을 발휘하겠소?”
“선배님.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오. 며칠 전 마계에 끌려가 혈우강시로 제조되고 있는 구만 무림맹 무사는 천계를 상대할 것이지만, 이들 삼천 무사는 신선강시로 제조되어 은둔반선들을 상대하게 될 겁니다. 이만 신선계로 돌아가시지요. 서약의 돌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야 할 것 같소. 이제야 완전히 제약이 풀리나 했는데 마지막 불씨가 살아날 줄이야. 만에 하나라도 전설의 서약사자(誓約使者)들이 부활이라도 한다면 정말 큰일이오. 일단 이자들을 신선밧줄로 묶어 한 번에 신선계로 이동시키시오.”
“네. 선배님.”
“네. 선배님.”
무극반선을 비롯한 아홉 명의 흑반선들이 조금 전 말을 한 홍포노인을 향해 공손히 대답했다.
아무래도 홍포노인이 무극반선을 비롯해 이번에 온 흑반선들의 우두머리 같았다.
아홉 명의 흑반선들이 일제히 무림맹 무사들을 향해 우수를 내밀었다.
순간 붉은색 광선 같은 것이 길게 뻗어나 나와 삼천여 무림맹 무사들을 묶어버렸다.
다만 당연히 실제 밧줄은 아니고 무형의 기운으로 포박을 했다고 봐야 옳았다.
삼천여 무사들이 일제히 정신을 잃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이동대법을 가동하라!”
홍포노인의 명에 무극반선을 비롯한 아홉 명의 흑반선들이 이동대법을 펼치려는 찰나.
연무장 한쪽에서 금빛 광채가 뻗어 나와 무림맹 무사들을 묶은 붉은 빛 광선을 모두 잘라버렸다.
“아니!”
“이럴 수가!”
흑반선들이 매우 놀랐다.
그때 연무장 안으로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바로 백리사초였다.
나무 위에서 은신하며 상황을 지켜보던 백리사초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호신강기를 극도로 끌어올렸는지 그의 전신은 마치 금빛의 갑옷을 입은 것 같았다.
“네놈은 누구냐?”
무극반선이 앞으로 나와 그를 막아섰다.
마치 행동대장처럼 먼저 나서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속사정이 따로 있었는데, 흑반선들 같은 경우도 서약의 돌의 영향을 받는 강도가 체질상 다 다르기 때문이었다.
최근 서약의 돌의 위력이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그 불씨가 아직 남아있었다.
그래서 무극반선 외의 흑반선들은 아직 몸조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신선계 안에서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무림에서는 아직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그런 의미에서 무극반선은 특수한 경우였다. 오 년 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욱더 그 활동이 자유로워 보였다.
게다가 오 년 전과 비교해 도력도 매우 높아진 것 같았다.
그 점을 백리사초도 느끼고 있어 그 역시 매우 신중한 표정이었다.
“나는 황금공자라고 하오.”
“황금공자라면 네 녀석이 바로 황금장원의 주인이냐?”
“그렇소. 나를 알고 있다니 영광이오. 한 가지만 묻겠소. 무극반선 그대가 맹주님을 시해한 게 사실이오?”
“그렇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조금 전 어떻게 우리의 신선밧줄을 끊었느냐? 혹시 네놈도 수도자냐?”
“사람은 누구나 수도자인 것이오. 무극반선 그대는 맹주님을 시해해 세상을 어지럽게 했으니 그대부터 단죄하고자 하오. 나와 일대일 대결을 벌일 용기가 있소?”
“후후후! 좋다. 어차피 네놈 역시 살생부에 올라가 있었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저 녀석부터 제거했어야 했는데, 일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아니오. 회주께서도 무극반선 그대에게 거는 기대가 무척 크오. 다만 신선계로 돌아갈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으니 바로 저자를 제거하시오. 아까도 말했지만, 자칫 서약의 돌 불씨가 타올라 서약사자들이 나타나면 우리는 끝장이오.”
“알겠습니다.”
무극반선이 고개를 숙인 후 다시 백리사초를 쳐다봤다.
“오 년 전 구천마녀님께 죽은 백리사초 그놈 이후 오랜만에 정식으로 상대해볼 만한 녀석이군. 나의 무극반선장(無極半仙掌)은 산도 허물 수 있으니 너 역시 최선을 다하도록 해라.”
“알겠소. 귀하 말대로 최선을 다하리다.”
백리사초가 말을 한 바로 그 순간, 그의 전신에서 금빛 기운이 장엄하게 일어났다.
이를 본 홍포노인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최상급 수도자다! 모두 합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