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125
125화 : [제40장] 수도자 4
“모두 모였습니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도록 해야겠군. 황금장주. 우리를 안내해주겠소?”
조화노인이 말을 한 후 백리사초를 쳐다봤다.
비밀 장원 연무장에 모인 낙양 중도문파 연합 무사들의 수는 모두 천여 명.
만능공자, 천기선생, 상관의 세 사람이 돌아간 후로 중도연합 무사들의 황금장원 행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황금장원까지 가는 것이 걱정이라면 걱정이었다.
황금장원까지 무사들이 걸어가면 대략 한시진 정도의 거리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야 했다.
흑도들의 정보망이 생각보다 강력한 것을 생각하면 더 지체할 수 없었다.
다만 황금장원이 곧 공격받을 거라는 상관의의 말도 있었기에 아직 갈팡질팡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백리사초가 별 대답 없이 장원 밖을 한번 쳐다봤다.
“왜 그러시오? 장주?”
황금노인의 물음에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임 소저 말대로 이미 정보가 샌 것 같습니다. 지금 흑도들이 이곳을 향해 몰려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투가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아!”
“앗!”
조화노인 등 중도문파 연합 무사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상관의 그자가 그럼 거짓말을 했단 말인가? 황금장원부터 놈들이 공격할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조화노인이 분노했다.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고정하십시오. 제 생각에 아무래도 동시 공격을 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황금장원은 주위에 보호진이 쳐져 있어 당장 걱정할 필요는 없고, 문제는 이곳인데 일단 제가 막아보겠습니다. 그 전에 이곳에도 보호진을 쳐두겠습니다.”
백리사초가 우수를 내밀자 금빛이 길게 뻗어 나오며 일천여 무사들을 감쌌다.
바로 황금진이었다.
“급히 펼치느라 위력은 좀 약하지만 황금장원 주위에 쳐둔 진과 같은 황금진입니다. 일단 제 선에서 놈들을 처리할 동안 함부로 진 밖으로 나오시면 안 됩니다.”
“알겠소. 우리는 황금장주만 믿겠소. 사실 다들 크고 작은 부상이 있어서 전력을 다하기 힘든 상황이오.”
조화노인이 얼굴을 조금 붉혔다.
중도문파 연합 무사들의 부상 이야기는 아직 꺼내지 않았던 것으로, 몸값을 올려 보호를 받으려 했기 때문이었다.
백리사초가 미소를 지었다.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놈들이 거의 도착했군요.”
꽈앙.
폭발음과 함께 장원 대문 쪽에서 수천 명의 무사가 들이닥쳤다.
바로 낙양 흑도연합 무사들이었다.
낙양 흑도연합은 흑도십방을 주축으로 결성된 연맹체로 낙양성의 거의 모든 흑도방파들이 그 소속 문파로 있었다.
한데 그 수가 생각보다 많았다.
대략 봐도 삼천여 명은 되지 않은가.
소속 무사 전부가 온 것은 아니지만 핵심 무사들은 거의 다 온 것 같았다.
그들을 데려온 총지휘자는 바로 대살방주였다.
“하하하! 쥐새끼 같은 놈들! 네놈들이 이곳에 숨어 있다는 정보를 듣고 곧장 달려왔다. 한 놈도 빠짐없이 죽여주겠다.”
와아아.
삼천여 흑도 무사들이 함성을 질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상대할 중도문파 연합 무사들의 수는 천여 명에 불과했고, 대부분 다친 상태였다.
흑도들의 우세가 너무나 확연했다.
조화노인이 소리쳤다.
“대살방주! 큰소리치는데 네놈들이야말로 잘못 찾아왔다. 여기 앞에 계신 분이 누군지 아느냐? 바로 황금장주이시다. 황금장주께서 네놈들을 상대해주실 것이다. 장주님. 부탁드립니다.”
조화노인이 말투까지 바꿔가며 백리사초를 공손하게 대했다.
백리사초가 다섯 걸음 앞으로 나왔다.
“혈천방 무사들은 황금장원으로 갔겠구려.”
“아니!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느냐? 네놈이 군림방을 초토화했다고 해서 믿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보통내기가 아니구나. 하지만 정말 우리가 황금공자 네놈이 여기 있는 것을 모르고 왔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알고 있었을 것이오. 황금선자께서 아직 복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 정도면 충분히 우리를 상대할 수 있겠다고 판단을 내린 게 아니오?”
“하하하! 곧 죽을 놈이 점쟁이처럼 잘도 알아맞히는구나. 하지만 너는 이곳에서 죽는다. 아무렴 우리가 네놈을 상대할 고수를 모셔오지 않고 왔을 것 같으냐?”
대살방주가 뒤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무사들 속에서 세 명의 노인이 나타났다.
세 명 모두 나이를 추측할 수 없는 인물로 그 무공 역시 매우 높을 것 같았다.
“놀라지 마라. 이분은 신교 장로분들이시다. 장로들께서는 친히 낙양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오셨으며, 네놈 이야기를 듣고 직접 제거해주신다고 약속하셨다. 그래도 계속 건방을 떨 생각이냐?”
“건방을 떤 적이 없소. 모든 것은 실력대로 판가름 날 것이오.”
백리사초가 무명검을 빼 들었다.
마교 장로 세 명 역시 말도 없이 품자 형으로 백리사초를 포위했다.
장로들 손에도 어느새 병장기가 들려있었다. 각각 검과 도, 창을 들고 있었다.
그들 중 검을 든 노인이 말했다.
“우리는 우주삼마(宇宙三魔)라고 한다. 최근 네놈의 명성이 올라간 것을 잘 알고 있다. 영웅대회에서 만능공자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흑천방 장로들을 죽였다지? 하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정도 실력으로 우리 세 명의 합공을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불가능은 없소. 하지만 승부는 늘 변수가 있으니 그대들을 경시하지는 않겠소. 아, 그리고 그대들은 장로가 아니라 혹시 원로원 고수들이 아니오?”
“후후후! 그래도 우리 명성을 듣긴 했구나. 전대 고수라 아는 이가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그렇다. 우리는 신교 원로원 고수들이다. 하지만 이전에 장로직을 모두 거쳤지. 지금 우리 소속이 중요한 게 아니라 네 목숨부터 걱정할 때일 텐데 아직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있구나. 애송이 놈! 황금선자라는 수도자 계집이 없다면 네놈들은 우리 세 사람만으로 모두 죽일 수 있다.”
검을 든 노인이 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다른 우주삼마 역시 각자의 병장기로 백리사초를 겨눴다.
말은 그렇게 해도 세 사람 모두 신중한 표정이었다.
백리사초는 무명검을 비스듬히 든 채 미동도 없었다.
대살방주가 급히 말했다.
“저놈의 특기가 상대의 무공을 되돌려주는 겁니다. 참고해주십시오.”
“알고 있네. 우리 세 명이 각자 다른 병기로 합공을 가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네.”
검을 든 노인이 말을 한 후 빠르게 검초를 뿌렸다.
나머지 우주삼마 역시 각각 도와 창으로 백리사초를 공격했다.
쐐애액.
무시무시한 파공성과 함께 강력한 검기, 도기, 창기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며 백리사초를 덮쳐왔다.
동시에 우주삼마는 각각 호신강기를 끌어올려 혹시 모를 공격에 대비했다.
공격과 수비가 서로 조화를 이룬 이번 합공에 다들 놀라워하며 그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하지만 백리사초는 여전히 무명검을 든 채 꿈쩍도 없었다.
곧이어 검기와 도기, 창기가 그의 몸에 격중한 바로 그 순간.
처참한 비명과 함께 우주삼마의 신형이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
무사들이 매우 놀라며 보니 그들의 시체는 수백 조각으로 찢겨 나가 즉사해있었다.
와아아.
중도문파 연합 무사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대살방주가 안색을 굳히며 소리쳤다.
“총공격하라! 놈이 잠력을 폭발시켜 이제는 내공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한 놈도 빠짐없이 죽여라!”
그의 명에 다른 흑도방파의 수장들 역시 수하들을 독려했다.
지금 이 자리에는 죽은 군림방주를 제외한 흑도십방의 방주들이 모두 와 있었다.
와아아.
삼천 흑도들이 마치 해일처럼 밀려오는 기세는 참으로 놀라웠다.
비록 황금진의 보호를 받고는 있으나 중도문파 연합 무사 대부분이 그 기세에 놀라 몸을 움츠렸다.
과연 백리사초 혼자서 대군을 막아낼 수 있을지 다들 확신이 없는 표정이었다.
그 때문일까.
지켜보고 있던 임설 역시 진 밖으로 나와 백리사초를 도울 준비를 했다.
백리사초가 좌수를 들자 그의 장심에서 작은 공 모양의 화구(火球) 하나가 생겨났다.
그 화구는 신선호리병 속에 있던 것으로, 백리사초가 신선계 불회옥 신비 동굴에서 발견한 암기 중 하나였다.
암기 중에서도 일종의 벽력탄이었는데, 그 이름은 신선벽력탄(神仙霹靂彈)이라 했다.
일정 공간에 있는 모든 것을 아예 재로 만들어 버리는 강력한 위력이 있는 것으로, 백리사초 또한 아직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곧바로 황금장원으로 가야 할 상황이라 내력 소모를 아끼기 위해 선택한 공격수단이었다.
게다가 이 신선벽력탄은 그 폭발이 미치는 범위를 조절할 수 있었다.
휘이이이익.
기이한 파공음과 함께 신선벽력탄이 흑도 무사들 쪽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주먹만 한 크기라 금세 그 모습이 사라졌다.
실제 흑도 무사 몇 명이 피하는 모습이 보였으나, 자그마한 불덩이 하나가 날아가는 것에 불과해 나머지 흑도 무사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꽝 하는 폭음과 함께 거대한 화염이 삼천여 무사들을 휘감았다.
신선벽력탄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흑도 무사들을 태워버린 것이었다.
화르르.
거대한 화염이 치솟으며 불구덩이에 빠진 흑도무사들의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의 몸이 한 줌 재가 되어 버렸다.
화염 역시 빠른 속도로 사라지자, 장원 바닥에는 거대한 재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것도 바람이 불자 장원 밖으로 모두 날아가 버렸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본 중도연합 무사들이 입을 떡 벌리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라면 승리의 기쁨에 함성을 질러야 하나 압도적인 파괴력에 잠시 얼이 빠졌다고나 할까.
임설이 미소를 지으며 손뼉을 치자, 그제야 무사들이 함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와아아.
짝짝짝.
백리사초가 말했다.
“나는 먼저 황금장원으로 가볼 테니, 무사들은 임 소저가 데리고 오시오. 천천히 와도 좋소.”
“알겠습니다. 장주님.”
“그럼.”
백리사초가 말을 한 후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스스슷.
놀라운 신법에 다시 한번 무사들이 놀란 것은 물론이었다.
* * *
백리풍은 지금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백리사초와 임설이 낙양 중도문파 무사들을 만나러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무려 천여 명이나 되는 흑천방 고수들이었다.
하나같이 일류고수인 그들은 최근 흑천방이 고용한 낭인무사들로 백리사초가 없는 틈을 타 일제히 기습 공격을 가한 것이었다.
백리풍은 장원 대문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경계 무사들을 모두 안으로 들인 후 황금진을 최대로 발동시켰다.
그나마 진의 운용방법을 백리사초에게 배워 숙지하고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지금 황금장원 연무장에 모여 있는 무사들은 대략 오십여 명.
그들과 함께 전투 대세를 갖추고 있던 백리혜가 물었다.
“아버님. 진이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어요. 장주님께 어서 이 소식을 알려야 할 텐데······.”
“걱정하지 마라. 장주님께서는 곧 돌아오실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진이 놈들을 잘 막아주고 있다. 천 명이 넘는 놈들이 공격을 가하고 있는데 소리만 시끄러울 뿐 안으로 진입한 자는 아무도 없지 않으냐?”
“그래도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요.”
백리혜가 말을 한 바로 그 순간.
시끄럽던 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백리풍와 백리혜를 비롯한 황금장원 사람들이 놀란 것은 물론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렸다.
한데 그는 바로 백리사초가 아닌가.
“장주님.”
“장주님.”
백리풍과 백리혜 등이 반가움에 소리쳤다.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고생이 많았습니다. 놈들은 깨끗이 처리되었으니 안심해도 좋습니다. 다만 조금 있다가 낙양 중도문파 연합 무사 천여 명이 우리 장원으로 올 테니 그분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주십시오.”
“네. 한데 장원을 공격하던 흑천방 놈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갑자기 조용해져서. 모두 달아난 겁니까?”
“아닙니다. 제가 처리했습니다. 그들은 이미 죽었고 그 처리를 간편히 하기 위해 재로 만들었습니다. 대문 밖에 나가서 한번 보시지요.”
“네.”
백리풍과 백리혜가 대표로 대문 밖으로 나가 주위를 살폈으나 백리사초 말대로 아무도 없었다.
그야말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떠하든 좋았다.
백리사초가 적시에 나타나 적을 퇴치한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백리사초가 미소를 지었다.
‘조금 무리했지만, 신선삼매진화(神仙三昧眞火)의 위력이 엄청나구나. 신선벽력탄보다 오히려 더 강력했다. 아무튼 일단 낙양 흑도들은 어느 정도 정리되었으니, 내일 아침 화산으로 가봐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