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180
180화 : [제58장] 요괴연합 2
“맹주님 혼자서 낙양에 가보시겠다는 건가요?”
“그렇소. 임 소저는 나 대신 무사들을 잘 지휘해주시오.”
백리사초의 말에 임설이 염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놈들이 낙양성을 벗어날 생각을 안 한다고 해도 맹주님 혼자서 가시는 것은 너무 위험해요. 차라리 무사들과 함께 낙양으로 진격하는 것은 어떨까요?”
“사흘 전 암흑 두더지들과 요괴들이 이곳에서 전멸한 이후 놈들이 출정을 유보하고 성 안팎에 기관과 함정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소. 이런 상황에서 오만 병력을 이끌고 가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오. 기관과 함정을 더 만들기 전에 놈들의 수장들을 제거한다면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해질 것이오.”
“아, 그럼 북해빙궁주와 마교 부교주를 암살하시려는 건가요?”
“그렇소. 이미 북해빙궁의 경우 부궁주는 제거했으니 이번에 궁주까지 제거하면 놈들이 궁주 자리 승계 문제로 내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오. 마교 역시 이번에도 마교 부교주가 수장으로 왔다고 하니, 마교주보다는 상대하기 쉬울 것이오. 두 사람을 제거한 이후 무사들을 이끌고 낙양으로 진격해도 늦지 않을 것이오.”
“그런 이유라면 저도 찬성이에요. 지금이라도 작전 회의를 개최할까요?”
“아니오. 임 소저를 일부러 내 방까지 부른 것은 이번 작전을 비밀리에 수행하기 위해서요. 다시 말해 내가 낙양에 갔다는 것을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오.”
“하기야 그렇겠네요. 맹주님께서 낙양에 간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든 놈들에게 첩보가 전달될 가능성이 클 테니까요. 그럼 어떤 방법으로?”
“내일부터 사흘간 모처에서 비밀리에 내가 폐관 수련을 한다고 무사들에게 알리시오. 아시겠소?”
“네. 맹주님.”
“고맙소. 그럼 임 소저를 믿고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
“네.”
임설이 대답한 바로 그때 백리사초의 신형이 사라졌다.
스스슷.
바로 이동대법이었다.
“아!”
임설이 탄성을 터뜨렸다.
그녀는 백리사초가 앉아 있던 곳을 쳐다보며 눈을 빛냈다.
‘아무래도 맹주님께서 무사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혼자서 놈들을 상대하실 모양이구나. 말씀은 북해빙궁주와 마교 부교주 두 사람만 암살하겠다고 하시지만, 상황만 된다면 혼자서 삼십만 연합 병력을 모두 제거하려 하실 것이다. 아무쪼록 무사하셔야 할 텐데······.’
* * *
이동대법으로 낙양성 안으로 들어온 백리사초는 일단 역용부터 했다.
흑도 계열 낭인무사로 행세하면서 북해빙궁주와 마교 부교주의 정확한 소재를 알기 위해서였다.
사실 사전에 그 정보를 입수하려고 했으나, 정탐 무사들이 얻을 수 있는 첩보라는 게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놈들의 출정 여부 정도만 겨우 알아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었다.
물론 다른 첩보도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낙양 무림인들의 처형 소식이었다.
아무래도 북해빙궁에 이어 마교 병력까지 낙양성 안으로 진입하자, 낙양 무림인들이 설 자리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최대한 은신처에 숨어 있는 게 최상책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놈들의 수색이 심해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하기야 지금까지 놈들에 의해 처형된 낙양 무림인의 수만 만 명이 넘었다.
이는 워낙 낙양에 무림인들이 많기도 했지만, 정파의 성지답게 쉽게 투항하지 않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그래서일까.
낙양 저잣거리 공터에서는 매일 낙양 무림인들의 공개 처형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이는 무림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저항 의지를 꺾으려는 것으로 실제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었다.
게다가 가끔 처형장에 나타나 포로들을 구출하려는 시도도 있어서 유인 작전의 의미도 있었다.
백리사초가 저잣거리 인근 객잔에 들어간 것은 정오 무렵이었다.
북해빙궁과 마교 무사들이 낙양 무림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어, 정파 무림인들은 객잔 출입마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객잔 손님 중 무림인들은 대부분 흑도거나 흑도 계열 낭인무사들이었다.
참고로 낭인무사들은 각각 흑도와 백도, 그리고 중도 등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낙양성 같은 경우는 현재 흑도 계열 무사들만이 비교적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대협.”
점소이가 백리사초를 반기자, 흑의를 입은 백리사초가 물었다.
“간단히 먹을 음식을 내오게. 그 전에 몇 가지 물어볼 게 있네.”
“말씀만 하십시오.”
“아까 길거리에서 들었는데 북해빙궁과 신교에서 신입 무사들을 모집한다고 들었네. 백도 계열만 아니면 누구든 환영한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가?”
“신입 무사 모집 말씀입니까?”
점소이가 안색을 굳히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마침 객잔 안에는 손님이 많이 없었다.
십여 명 정도 있었는데, 그들 모두 상인 복장을 하고 있었다.
하기야 아무리 흑도 계열 무사들의 경우 자유롭게 성안에서 활보할 수 있다고는 하나, 정파 무사들이 신분을 속이기 위해 흑도 무사인 척하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위험했다.
게다가 하루에도 서너 번씩 북해빙궁과 마교 무사들이 간자 색출을 위해 객잔을 뒤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간자로 오인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흑도 무사들 또한 활동에 실질적인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정사를 막론하고 무림인들이 외부 활동을 극도로 줄이자, 이는 곧바로 객잔 수입의 감소를 가져왔다.
특히 점소이들의 경우 처음 낙양에 오는 무림인들에게 정보를 가르쳐주고 수고료를 받는 때가 많은데 최근에는 그마저도 시원찮았다.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었던 걸까.
점소이가 우물거리며 대답을 시원하게 하지 않자, 백리사초가 은자 한 냥을 그에게 주었다.
“대답만 잘해주면 은자 한 냥을 더 주겠네.”
“감사합니다. 말씀만 하십시오. 헤헤.”
점소이의 입이 오랜만에 양옆으로 찢어졌다.
“다시 묻겠네. 신입 무사 모집이 사실인가?”
“네. 하지만 모집이 아니라 반강제적이라 할 수 있지요.”
“반강제적?”
“네. 신입 무사 모집을 핑계로 낙양 무림인들에게 신고를 명한 것인데, 신고를 통해 신분패를 받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간자로 간주한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신분패를 지니고 있지 않아 잡혀가거나 즉결 처형되는 무림인들도 많이 봤습니다.”
“으음, 그런 일이 있었군. 그래 북해빙궁과 신교 지휘부 고수들은 지금 어디에 있다고 하던가?”
“중원표국 총단 자리를 완전히 차지해 그곳에 삼십만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해빙궁주와 신교 부교주도 그곳에 있는가?”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 병력이 그곳에 있는데 수장들도 당연히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 그건 그렇고 아까 객잔에 들어올 때 보니까 저잣거리에서 처형식이 있다고 하던데 처형이 자주 있는가?”
“말도 마십시오. 어떤 때는 하루에 세 번도 있습니다. 거의 매일 처형이 이루어지는데 최소 열 명이 처형을 당하고 있지요. 오늘은 그동안 뇌옥에 가둬놓은 포로 천여 명을 한꺼번에 처형한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습니다. 한시진 후라고 하는데 아마 사람들도 많이 모일 겁니다.”
“뇌옥에 가둬놓은 포로들이 천여 명이나 되는가?”
“네. 대부분 즉결 처형시켰으나, 일부는 정보를 캐내기 위해 뇌옥에 가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필요 없는지 오늘 포로들을 모두 죽인다고 들었습니다. 식사하시고 가보시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점소이가 말을 한 후 다시 여러 가지 낙양 무림 상황을 들려주었다.
중간에 요리도 가져왔는데, 백리사초는 음식을 들면서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점소이가 기어코 백리사초로부터 은자 한 냥을 더 받아내고 계산대 쪽으로 돌아가자, 백리사초가 창밖을 통해 바깥을 쳐다봤다.
처형 시간이 다 되어가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공터 쪽으로 많이 몰리고 있었다.
‘암살도 중요하지만 일단 포로들부터 구출해야겠구나.’
* * *
둥둥둥.
북소리와 함께 흑의노인 한 명이 소리쳤다.
“지금부터 처형식을 시작하겠다!”
그의 말에 저잣거리 공터에 모인 만여 명에 달하는 군중들이 술렁였다.
군중 속에는 조금 전 객잔에서 나온 백리사초도 있었다.
그는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 빠르게 처형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먼저 공터 중앙에 천여 명의 포로들이 목을 내민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포로들 모두 혈도를 제압당해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포로들 뒤에는 각각 한 명씩의 북해빙궁 무사들이 벌써 검을 뽑아 높이 들고 있었다.
조금 전 처형식 개최를 알린 흑의노인, 즉 북해빙궁의 장로가 명을 내리면 곧바로 목을 벨 기세였다.
‘마교 병력은 오지 않은 것 같군. 하기야 낙양 무림을 먼저 장악한 곳은 북해빙궁이니 마교 역시 이곳에서는 주도권을 쥐기 힘들 것이다. 그나저나 포로들을 어떤 식으로 구출하느냐가 고민이군. 구출을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이후가 문제다. 대체 어디로 저들을 데리고 간단 말인가?’
백리사초가 마지막까지 궁리에 들어갔다.
처형장에 온 북해빙궁 무사들은 포로들의 수와 비슷한 천여 명 정도.
처형할 포로가 천여 명이나 된다고 해서 무사들도 많이 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일단 구출하면 어디서든 은신처를 알고 있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포로들은 그곳에 데려다 놓고 주위에 보호진을 쳐둔다면 당분간은 안전할 것이다.’
백리사초가 계획을 세운 후 앞으로 나왔다.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그사이 엄청나게 불어나 앞쪽으로 가지 않으면 포로들을 구출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처형식을 주관하고 있는 북해빙궁 장로는 군중들을 향해 일장연설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사람들이 계속 몰려오고 있어 최대한 많이 모인 후 처형할 생각으로 보였다.
“모두 알다시피 낙양 무림은 본궁과 신교가 완전히 장악한 상태다. 그러니 더 이상의 무모한 저항은 용납하지 않는다. 앞으로 저항하다가 붙잡히면 뇌옥에 가두는 것 없이 모두 즉결 처형하라는 것이 궁주님의 명이니, 그렇게 알고 다들 소란을 피우지 않도록 하라. 오늘 처형이 그 본보기가 될 것이다. 모두 알겠느냐?”
“네.”
“네.”
두려움에 휩싸인 군중들이 혹시나 해를 당할까 봐 대답했다.
백리사초가 주위를 둘러보니 군중 속에 애써 분노를 자제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이는 느낌으로 알 수 있었는데, 그 기도가 그렇게 강하지 않아 처형장에 있는 북해빙궁 무사들의 상대는 되지 못할 것 같았다.
‘일단 내가 북해빙궁 놈들을 제거하면 나서줄 사람들이 제법 있겠군.’
백리사초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북해빙궁 장로가 들고 있던 집행패를 그대로 던져버렸다.
“처형하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일반 사형 집행 망나니와 달리 북해빙궁 무사들이 절도있게 일제히 고개를 숙인 후 대답했다.
그런 후 지체없이 각자 포로들의 목을 베려는 찰나.
백리사초가 앞으로 나와 소리쳤다.
“멈춰라.”
내공이 실린 목소리이긴 했으나 그렇게 큰 소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북해빙궁 무사들의 귓전에 천둥보다 더 큰 소리로 들렸다.
그래서일까.
단 한 명도 포로들의 목을 향해 검을 내리치지 못했다.
바로 그때였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백리사초가 무형지기를 뻗어 북해빙궁 무사들의 심맥을 그대로 끊어버렸다.
“으윽!”
“크윽!”
천여 명의 북해빙궁 무사들이 그대로 절명하자, 군중들의 놀라움은 극에 달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북해빙궁 장로가 백리사초를 향해 소리쳤다.
“웬 놈이냐?”
“나는 영웅맹 무사다. 네놈들이 감히 영웅들을 처형하려 해서 나선 것이다.”
“네놈이!”
북해빙궁 장로가 백리사초를 향해 장력을 날리려 했으나 갑자기 쓰러져 절명하고 말았다.
백리사초가 포로들의 혈도를 풀어준 것은 바로 그 직후였다.
포로들이 어리둥절해하며 일어나자, 백리사초가 소리쳤다.
“은신처를 알고 있는 분이 혹시 계십니까? 이분들을 안전한 곳으로 모시려 하는데 마땅한 장소가 없군요.”
“저희가 알고 있습니다.”
군중 속에서 십여 명의 무사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낙양 무림 저항 세력으로 포로들을 구출할 기회를 엿보던 자들이었다.
하지만 중과부적이라 실행을 포기하려던 찰나 백리사초가 놈들을 제거한 것이었다.
“좋습니다. 안내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모두 저를 따라오십시오.”
그제야 군중들이 함성을 지르며 길을 비켜주었다.
와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