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191
191화 : [제62장] 마계 1
[제62장] 마계덜컹.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감방 안으로 내팽개쳤다.
한데 그들은 바로 백리사초와 임설이 아닌가.
백리사초는 여전히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임설 역시 혈도를 찍혀 움직일 수 없었다.
“으윽!”
임설이 신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간수들은 그녀를 한번 쳐다볼 뿐 치료할 생각은 없는지 그냥 두고 나가버렸다.
쿵.
감방문이 닫히며 적막감이 흘렀다.
임설이 절망 어린 눈빛을 보였다.
소림사에서 마신들의 공격을 받고 이곳 마계 뇌옥으로 끌려올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마계 뇌옥으로 그녀와 백리사초를 데려온 마신들은 뇌옥의 옥장에게 두 사람을 인계했다.
그러면서 대표 혈우강시로 만들 재원이니 강시로 만들기 전에 죽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옥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했다.
이후 벌어진 과정은 탈옥을 방지하는 조치들이었다.
먼저 임설의 경우 혈도를 찍힌 데 이어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특수 군자산까지 복용해야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무공이 강한 죄수에게 특별히 채우는 특수 수갑도 두 손목에 차야 했다.
이 특수 수갑은 조금만 내공을 사용해도 즉시 심맥이 끊어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점혈과 독에 이은 치명적인 형구라 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임설과 백리사초의 양 손목에 수갑 형태의 붉은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다음으로 백리사초의 경우 마계로 오면서 임설과 마찬가지로 혈도를 찍혔다.
조금 전 말한 대로 특수 수갑도 차고 있었으며, 특수 군자산 역시 억지로 복용시켰다.
하지만 가장 치명적인 것은 바로 머리의 상처였다.
마신이 날린 장력에 뒷머리가 격중되었는데, 이후 정신을 잃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임설이 여전히 정신을 잃고 있는 백리사초를 보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나름 영웅맹 총군사로서 모든 일을 신중히 처리해왔고 어떤 경우에도 침착성을 잃지 않았던 그녀였다. 하지만 압도적인 무공 실력 차 앞에 그런 것들이 무용지물이 된 느낌이었다.
‘마계의 백팔마신이라고 했던가. 소림사에서 그 많은 마교와 북해빙궁 무사들을 마계로 이동시킬 때부터 그 능력이 심상치 않았는데, 고작 그들 중 세 명에게 이렇게 어이없게 당하다니. 나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분 신비공자까지 당할 줄은 몰랐구나. 그나저나 내일 아침까지 여기서 빠져나가지 않으면 영락없이 혈우강시가 되고 말 것이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임설이 성력을 끌어올려 봤으나 특수 군자산 때문에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하기야 성력이 가동된다고 해도 특수 수갑 때문에 즉시 심맥이 끊어질 우려가 커 계속 시도하는 것도 위험부담이 컸다.
‘큰일 났구나. 도저히 방법이 없다.’
임설이 다시 한번 절망 어린 표정을 지었다.
바로 그때였다.
역용을 했던 그녀의 얼굴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통통한 그녀의 몸 역시 원래 날씬한 몸매로 변했다.
임설의 안색이 다시 굳어졌다.
‘조금 전 무리하게 성력을 끌어올리려 하는 바람에 역용까지 풀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내공 사용에 제한이 있어도 역용은 웬만해서는 풀리지 않는 법인데, 자칫 불필요한 위험에 빠질 수 있겠구나.’
임설이 불안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인의 몸으로 뇌옥에 갇히게 되면 아무래도 본능적으로 걱정되는 게 있기 마련이었다.
특히 지금 이곳은 마계의 뇌옥이었다.
감방에 들어오면서 본 마계 뇌옥의 간수들은 하나같이 험악하게 생겼다.
게다가 눈빛에 음심이 가득했다.
임설이 그나마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역용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통통한 몸매와 평범한 얼굴.
피부도 일부러 좋지 못하게 만들어 놓아 남자의 눈길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원래의 고운 피부까지 드러나고 있어 혹여 간수들이 감방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하지만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갔고 그녀의 역용 역시 완전히 풀리고 말았다.
바로 그때였다.
감방문이 열리며 간수 한 명이 들어왔다.
그는 덩치가 보통 사람 두 배 정도 되는 노인으로, 간수를 맡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어 보였지만 그 신체는 젊은 사람보다 건장했다.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 와봤더니 네년의 역용이 풀어졌구나. 임설! 네년이 이토록 미인이었을 줄이야. 어차피 내일이면 강시가 될 텐데, 처녀 귀신으로 죽는 것은 면하게 해주마.”
간수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임설에게 다가왔다.
꼼짝도 못하고 있는 임설이 소리를 질렀다.
“색마! 한 발짝만 더 다가오면 혀를 깨물고 죽겠다.”
“후후후! 그러면 안 되지. 귀여운 것.”
간수가 지풍을 날려 임설의 아혈까지 찍고 말았다.
그런 후 임설의 옷을 벗기려 할 찰나.
그의 신형이 갑자기 옆으로 쓰러졌다. 임설이 놀라서 보니 어느새 그의 머리에 구멍이 하나 뚫려 있는 게 아닌가.
“이 무슨!”
임설이 매우 놀라며 쓰러져 있는 백리사초를 쳐다봤다.
자신의 정절을 지킬 수 있게 되어 기뻤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당황한 표정이었다.
백리사초가 눈을 뜨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은 것은 바로 그때였다.
“임 소저. 저놈은 내가 해치웠으니 아무 걱정하지 마시오.”
“아! 제 원래 얼굴을 아시다니! 설마 백리 공자님이신가요?”
“그렇소. 내가 바로 백리사초이자 청옥자이며, 황금공자, 방랑객, 신비공자이기도 하오.”
“아! 신비공자 역시 백리 공자님이셨군요. 기억을 되찾으신 건가요?”
“그렇소. 백육 호 마신 그자에게 뒷머리를 맞은 게 전화위복이 되었소. 원래는 일부러 당한 척해서 이곳 마계로 오려고 했는데, 놈들의 무공이 예상보다 강해 계획에 차질이 생겼소. 하지만 임 소저의 목소리를 듣고 깨어나 저놈을 처치할 수 있었소.”
“아, 다행이네요. 한데 혈도를 푸신 건가요? 놈들이 특수 군자산도 먹이고, 특수 수갑도 채웠는데······.”
임설이 백리사초의 손목을 보니 어느새 붉은 기운이 사라져 있었다.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조금 전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음을 얻어 경지가 좀 더 높아졌소. 덕분에 해혈과 해독도 하고 특수 수갑도 제거할 수 있었소. 잠시 기다려보시오.”
백리사초가 허리춤에 손을 대자 호리병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신선호리병이었다.
백리사초가 손을 호리병 쪽에 갖다 대자 호리병 속에서 반지 하나가 나와 그의 손가락에 들어갔다.
은은한 금빛 기운이 흐르는 반지.
바로 백리사초가 늘 차고 있던 것이었다.
백리사초가 반지를 임설을 향해 내밀자, 반지의 기운이 그녀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아!”
임설이 탄성과 함께 표정이 밝아졌다.
금빛 기운이 몸속에 들어오자마자 특수 군자산이 사라지고 혈도까지 풀렸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어느새 특수 수갑 또한 사라져 있었다.
“공자님, 아니 맹주님.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영웅맹 무사들을 구출하는 것이오.”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그가 말한 영웅맹 무사들 안에는 낙양거사를 비롯한 낙양 무림인들과 선비촌 사람들까지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었다.
“제 생각도 마찬가지예요. 일단 혈우강시가 되고 난 후에는 회복시키기가 거의 불가능할 거예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서두르려는 것이오.”
백리사초가 말을 한 후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죽은 간수의 머리에 손을 대서 그의 기억을 흡수했다.
바로 초혼술이었다.
초혼술을 마친 후 백리사초가 우수를 한번 흔들자 놈의 시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어떻게 된 건가요?”
“초혼술이라고 놈의 기억을 흡수했소.”
“성과가 있었나요?”
“그렇소. 놈은 보통 간수가 아니라 조장 간수였소. 일단 놈으로 역용한 후 이곳을 빠져나가야겠소.”
“영웅맹 무사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냈나요?”
“거기까지는 모르고 있었소. 일단 이 뇌옥 안에 영웅맹 소속 무사는 우리 두 사람뿐이오. 다른 분들은 우리와 달리 혈우에 당했고 그 수가 많아 아무래도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소. 일단 이곳을 나갑시다. 아, 소저를 이 신선호리병 안에 잠시 넣어둘 생각이니 조금 답답하더라도 참으시오.”
“네.”
임설이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묻지 않고 대답했다.
바로 그때.
백리사초의 얼굴이 바뀌며 조금 전 죽은 간수의 얼굴이 되었다.
백리사초가 임설을 향해 손을 뻗자, 그녀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신선호리병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이후 감방에서 나와 간수들이 있는 초소를 향해 소리쳤다.
“탈옥이다! 탈옥!”
그의 목소리를 들은 간수들 백여 명이 뛰어왔다.
“조장님. 연놈들이 사라진 겁니까?”
“그렇다. 아무래도 천상옥녀가 죄수들을 빼간 것 같다. 나는 뇌옥 바깥쪽을 살펴볼 테니, 너희들은 다른 감방들을 살펴보도록 해라.”
“네. 조장님.”
* * *
스스슷.
마계 뇌옥을 빠져나온 백리사초는 최대한 뇌옥에서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그가 뇌옥 간수로부터 얻어낸 기억에 의할 때 뇌옥 근처에 영웅맹 무사들이 있을 가능성이 극히 작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무 멀리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니라 한시진 정도 날아간 후 마침내 경공을 멈췄다.
참고로 그가 익힌 이동대법은 마계 내에서는 작동이 되지 않았다.
다만 마계의 전체적인 모습은 신선계와 큰 차이가 없었다.
끝없이 펼쳐진 숲과 봉우리들.
다만 하늘이 잿빛이었다.
게다가 마계 특유의 마기가 안개처럼 잔뜩 깔려 마인들이 아니면 계속 살기 힘들 것 같았다.
‘아무래도 천계의 침공을 대비해 마계 측에서 일부러 마기를 깔아둔 것 같군. 하지만 이는 천계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천계와 마계의 전면전은 두 곳의 접경지나 중립지대에서 벌어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백리사초가 은신처를 찾으면서 눈을 빛냈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계곡 한 곳이 보였다. 그곳에 두 사람이 숨어 있을 만한 동굴 하나가 있었다.
백리사초가 동굴 입구에 은폐진을 설치한 후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신선호리병 안에서 임설을 끄집어냈다.
“어떻소? 호리병 안에서 답답하지 않았소?”
“나쁘지 않았어요. 한데 잠이 와서 졸았던 것 같아요.”
“확실치는 않지만 원래 그 안에서 수도를 하기 위해 신선호리병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소. 일단 운공요상부터 하면서 영웅맹 무사들의 구출 계획을 세워봅시다.”
“네. 하지만 내일 아침까지 구출해야 하니 너무 지체할 수는 없을 거예요.”
“알고 있소. 하지만 무작정 움직이는 것보다 확실한 계획을 세운 후 움직이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를 것이오.”
“혹시 대강이라도 생각해둔 바가 있나요?”
“으음, 마계 고수 중 좀 더 지위가 높은 자를 찾아가 초혼술로 그의 기억을 흡수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오.”
“대상을 누구로 생각하시나요? 혹시 뇌옥의 옥장?”
“그렇소. 꼭 옥장이 아니라도 간수장 정도면 정보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오.”
“하기야 맹주님 손에 죽은 그자가 조장 간수라고 하셨지요? 제 생각에도 그게 가장 빠를 것 같아요. 다만 옥장은 그 무공이 마신급일 가능성이 크니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계 뇌옥의 병력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간수만 만 명 정도고, 총책임자는 옥장이오. 옥장 밑에 실무책임자인 간수장이 있는데 그 수가 열 명 정도요. 다시 한 명의 간수장 밑에 열 명의 조장이 있으며, 아까 내 손에 죽은 자가 바로 그중 한 명이었소.”
“으음, 그러니까 조장 한 명이 백 명 정도의 간수를 거느리고 있군요.”
“그런 셈이오. 말이 나온 김에 다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다른 방안을 떠올리기 힘들 것 같소. 그래서 지금 바로 다시 뇌옥으로 가봐야 할 것 같소. 임 소저는 여기서 운공요상을 하면서 나를 기다리도록 하시오.”
“저도 함께 갈게요. 신선호리병 안에 들어가 있으면 되잖아요?”
“그건 그렇지 않소. 평상시라면 상관이 없지만, 전투가 벌어지면 호리병 역시 그 충격을 온전히 받을 수 있소. 동굴 입구에 은폐진을 쳐두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오. 그럼 지금 바로 가보겠소.”
“네. 조심하세요. 기다리고 있겠어요.”
“알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