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201
201화 : [제65장] 천심곡 1
[제65장] 천심곡천계 천심곡.
천계 방어의 일차 관문이자 군사적 요충지.
이곳이 함락되면 천계 총단 또한 위험해질 수 있었다.
이는 이차, 삼차 방어선을 구축해야 할 천계 무사들이 대부분 이곳 천심곡 전투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때문일까.
천심곡에는 매일 엄청난 사상자가 나오고 있었다.
특히 백팔천신이 특수 혈우강시 부대와 동귀어진한 후 마계 백팔마신과 구만 혈우강시 부대가 가세하자, 전세는 급격하게 마계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천계 총단에서 파견된 특수 부대가 가세하자 전황은 어느 정도 균형을 잡았다.
다만 그것은 일시적인 균형이었고, 천계 특수 부대 역시 시간이 갈수록 와해되고 있었다.
마계 지휘 막사.
마계 지휘부 고수 삼백여 명이 자리해 있었다.
그들 중에는 전투를 총지휘하고 있는 마계 총군사 마뇌서생(魔腦書生)과 일호 마신, 구천마녀 등의 모습이 보였다.
작전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마뇌서생이었다.
그의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조금 굳어있었다.
“조금 전 보고에 따르면 본계의 백팔장로가 방랑객 그놈에 의해 몰살당했다고 합니다.”
“천겁마신조차 놈에게 당했다는 겁니까?”
마계 태상호법 호천마신(護天魔神)의 질문이었다.
“네. 안타깝게도 태상장로께서도 전사하셨습니다.”
“방랑객 그놈의 무공이 그렇게 강합니까?”
“네. 원래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각성을 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악소소와 임설 두 계집도 놈이 구출해 함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만리마독으로도 추적이 안 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놈이 추적향을 제거한 것 같습니다.”
마뇌서생이 담담히 말했다.
그는 원래 흥분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다만 백리사초 때문에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짜증이 섞인 표정이었다.
구천마녀가 말했다.
“악소소와 임설 두 계집의 몸에 제가 구천마기를 넣어두었는데, 아마도 그 역시 방랑객 그놈이 제거한 것 같아요. 문제는 놈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저 역시 그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놈의 행적을 전혀 알 수 없어 자칫하면 화근이 될 수 있습니다. 일단 놈의 진정한 신분을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은데, 구천마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부분에 있어서 저 역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결과 방랑객 그놈과 무위가 비슷한 여러 명이 의심스럽더군요.”
“그들이 누굽니까?”
“백리사초, 청옥자, 황금공자, 신비공자 이렇게 네 명입니다.”
“설마 그들과 방랑객이 같은 사람이란 말씀입니까?”
“네. 정확하게 말하면 백리사초가 나머지 신분들로 위장을 했었다고 해야겠지요. 다들 아시겠지만 백리사초 그놈은 제가 제거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정보에 의하면 놈이 살아있는 것 같아요.”
“으음, 그럴 가능성이 클 것 같군요. 저 역시 의심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신비공자의 경우 놈이 낙양 인근에서 활동할 때 영웅맹 임시맹주 방랑객은 소림사에 있을 때라 의심을 할 수 없었지요.”
“당시 소림사에서 방랑객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폐관 중이라고만 알려졌지요. 결국 영웅맹 놈들을 혈우강시로 만들 때도 방랑객 그놈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말씀은 백리사초 그놈이 방랑객으로 행세하다가 폐관 중이라고 속이고 낙양으로 가서 신비공자 행세를 했다는 겁니까?”
“네. 다만 정보에 의하면 신비공자가 기억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니까 놈 역시 자신의 진정한 신분을 일정 기간 몰랐을 가능성이 커요.”
“아무튼 그 모든 신분이 실은 백리사초라는 것이 아닙니까?”
“네. 맞아요.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백리사초 그놈이라고 단정하고 놈과 연계된 놈들부터 색출한다면 놈을 잡을 수 있을 거예요.”
“으음, 백리사초의 가족이 특수 혈우강시 부대로 편입되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부대 전체가 백팔천신과 동귀어진했으니 인질로 잡을 사람이 거의 없어진 것 같군요.”
“네. 그렇긴 하네요. 다만 놈은 여러 신분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곧 꼬리가 밟힐 거에요.”
“가장 유력한 가능성은?”
“놈은 황금공자라는 신분으로 백반선회 부회주까지 역임 중이에요. 백반선들이 지금 은둔봉에 포위되어 있으니, 아마도 백리사초 그놈 역시 은둔봉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커요.”
“일리가 있구려. 다만 놈이 본계에서 곧바로 신선계나 천계로 이동할 수는 없을 것이오.”
“그건 저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 놈이 이곳 천심곡까지 잠입했을 가능성도 배제 못 한다고 생각해요.”
구천마녀의 말에 좌중의 고수들이 술렁였다.
일호 마신이 말했다.
“구천마녀의 말이 맞는 것 같소. 마계간 지부에서 보내는 신입무사들의 신분을 더욱더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 같소.”
“일호 마신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마침 잠시 후 지원무사와 함께 신입무사들이 도착할 예정이니 다시 한번 철저히 신원을 확인해보도록 하지요.”
“본계 무사임을 확인할 수 있는 법보를 총군사께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소. 법보를 쓰면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오. 혹시 모르니 우리 백팔마신도 옆에서 지켜보겠소.”
“저도 가보겠어요.”
구천마녀가 말을 한 바로 그때였다.
무사 한 명이 지휘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마계간 지부에서 지원무사 만 명과 신입무사 천 명을 보내왔습니다.”
“마침 잘되었군. 차라리 전부 다 가보시지요. 혹시라도 백리사초 그놈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마뇌서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휘 막사 밖으로 나갔다.
백팔마신과 구천마녀, 호천마신 등 삼백여 마계 지휘부 고수들이 일제히 그를 따라갔다.
* * *
‘예감이 좋지 못하구나. 이곳 천심곡 마계 진영까지 도착했지만, 정보를 얻어낸 후 곧바로 천계 진영으로 가야겠다.’
무적마인으로 행세하고 있는 백리사초가 주위를 둘러봤다.
마계간 지부에서 단체 이동진으로 이곳 천심곡까지 함께 온 지원무사와 신입무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백리사초를 비롯한 그들은 지금 총지휘자인 마뇌서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뇌서생이 무사들을 직접 본 후 적재적소로 배치하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었다.
한편 백리사초가 직접 본 마계 진영의 병력은 예상대로 대단했다.
그 병력만 백만 명이 넘어 보였다.
‘마계 총단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이 백만이니, 이곳 병력까지 합치면 역시 총 이백만 병력이 맞는구나. 기세 역시 매우 뛰어나 아무래도 천계와의 싸움에서 승기를 완전히 잡은 것 같다. 은둔봉 소식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곳 상황까지 너무 불리하니 어디서부터 반전을 꾀해야 할지 모르겠군.’
백리사초가 안색을 굳혔다.
원래는 천심곡에 도착한 후 영웅맹 무사들이 정말 동귀어진했는지 살피고 곧바로 은둔봉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천계 역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게 아닌가.
‘천심곡이 무너지면 천계 총단 역시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구나. 최소한 무림맹 무사들로 이루어진 구만 혈우강시 부대라도 회복을 시킨다면 놈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련만.’
백리사초가 눈을 빛냈다.
사실 그가 이곳에서 알아내고 싶어 하는 정보는 다름 아니라 구만 혈우강시 부대였다.
그들 역시 무림의 자원들로, 이번에 구출하게 되면 그들 대부분이 영웅맹에 가입할 가능성이 컸다.
무림맹이 해체되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이번이 그들을 구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몰랐다.
‘혈우강시가 구만 구라 하더라도 일단 신선호리병에 담아두면 나중에 그들을 회복시킬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담화 열매 덕분에 다행히 공력이 급증해 그들 모두 들어간 호리병을 들고 다니는 것도 그렇게 무리가 가지 않을 것이다. 정보만 얻지 말고 직접 구출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겠군. 그나저나 마뇌서생은 왜 오직 않는 것이지?’
백리사초가 지휘 막사 쪽을 쳐다봤다.
천겁마신의 기억을 흡수한 덕분에 마계 지휘부 고수들의 신상에 대해서 비교적 소상히 알게 된 그였다.
하지만 천겁마신의 기억에 의하더라도 마뇌서생은 신비한 자였다.
‘자칫 잘못하면 정체가 탄로 날 수 있다. 최대한 그와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겠군.’
백리사초가 담담한 마음으로 기다릴 때.
지휘 막사 안에서 삼백여 명의 마계 지휘부 고수들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백팔마신과 구천마녀 등 그들의 면면을 본 백리사초가 안색을 굳혔다.
비록 백팔장로를 제거한 그였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깨달음으로 인한 것이었다. 지금 상태에서 백팔마신과 싸우는 것은 승산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여러모로 껄끄러운 상대인 구천마녀도 있지 않은가.
백리사초는 마뇌서생과 호천마신 등 지휘부 고수들을 한 차례 본 후 고개를 조금 돌렸다.
무적마인의 얼굴로 역용하고 있지만, 혹시나 눈빛 등으로 자신을 알아볼 자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 후 마계 지휘부 고수들이 마계 진영에 조성된 연무장에 도착하자, 지휘부 고수들이 단상 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원래 이곳 연무장은 마계 무사들의 출정식이 열리는 곳으로, 한 번에 몇만의 병력이 출동하기 때문에 단상 위의 자리도 무척 많았다.
참고로 천심곡은 매우 넓은 곳이었다.
현재는 북쪽에 천계 무사들이 남쪽에 마계 무사들이 각각 진영을 꾸리고 대치해 있었다.
전투는 주로 양측 진영의 중간지대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중간지대는 원래 거대한 공터였는데, 그 이름은 천심광장이라 했다.
천심광장에서는 지금도 전투가 계속 중이었다.
다만 지금은 소강 상태이긴 하나 이는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숨 고르기 측면이 강했다.
지원무사들과 신입무사들을 이끌고 온 마계 장로 한 명이 말했다.
“총군사님이시다. 모두 예를 표해라!”
그의 말이 있자 백리사초를 비롯한 만천 명 정도의 무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마뇌서생이 단상 앞으로 나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의 손에는 어린아이 머리만 한 거울 하나가 들려있다. 거울은 섬뜩한 느낌을 주는 붉은 기운을 연신 뿜어내고 있었다.
“마뇌서생이라고 하오. 여러분의 도착을 기쁘게 생각하오. 다만 우리 진영에 적의 간자가 침입했다는 첩보가 있어 부득이 여러분의 신원을 확인하고자 하오.”
마뇌서생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지만 부드럽게 말했다.
하지만 신원 검사를 받게 된 무사들의 표정이 밝을 리가 없었다.
애당초 마계 역시 병력 증강을 위해 철저한 신원 검증은 하지 않았던 탓에 문제 소지가 있는 무사들도 상당했다.
마뇌선생이 무사들을 둘러본 후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지금 하려는 검사는 본계 무사이기만 하면 아무 문제 없이 통과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천계나 무림 인물이라면 절대 통과하지 못할 것이오. 지금부터 내가 들고 있는 통마경(通魔鏡)으로 여러분을 보도록 하겠소. 마계 무사가 아닌 경우 통마경에서 나온 붉은 기운이 그자의 몸을 포박할 것이니, 다들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말고 있으시오. 조금이라도 움직이거나 도주를 하려는 자는 간자로 간주하고 척살하겠소. 여러분도 보다시피 지금 이곳에는 백팔마신들께서 계시오. 도주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오. 참고로 내가 찾고자 하는 간자는 바로 백리사초라는 자요. 놈은 여러 신분을 갖고 있는데 청옥자, 황금공자, 방랑객, 신비공자 등이오.”
마뇌서생의 말에 마계 무사들이 술렁였다.
하지만 마뇌서생이 백리사초를 특정하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다만 백리사초는 애써 자제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여러 신분이 드러난 것이 충격적이었다.
‘아무래도 구천마녀 저 계집이 내 정체를 알아낸 것 같구나. 하지만 나 역시 부모님과 혜아를 구출한 후 밝힐 생각이었으니 큰 문제는 없다. 문제는 통마경이라는 저 법보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