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214
214화 : [제69장] 사천무림연합 2
백리사초와 사천검객.
두 사람이 비무대 위에 서서 마주 보고 있었다.
이미 시합은 개시된 상황.
여기서 사천검객이 승리하면 곧바로 사천무림연합의 수장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중 누구도 선공을 가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사전 기세 대결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사천검객의 경우 점차 안색이 굳어지고 있었다.
반면 백리사초는 처음부터 시종일관 태연했다.
백리사초가 담담히 말했다.
“귀하는 중원 무림인이 아닌 것 같소. 혹시 서장무맹 소속이오?”
“무슨 말씀을 하는 것이오? 아무 증거도 없이 모함하다니. 이래도 되는 것이오?”
사천검객이 발끈했다.
백리사초가 다시 담담히 말했다.
“증거를 보여주겠소. 귀하의 역용이 풀리게 되면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 것 같구려.”
“생사람을 잡다니. 이런 식으로 상대의 심기를 흔드는 것이 그대의 수법인 것 같구려.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오.”
사천검객이 검을 앞으로 뻗으며 빠르게 다가왔다.
휙휙.
아미사태와 겨룰 때보다 두 배는 더 빠른 쾌검식이었다.
이는 그만큼 사천검객이 백리사초의 무공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로, 그는 과감하게 첫 초식에 잠력까지 발동했다.
정말 눈 깜박할 사이에 사천검객의 검이 백리사초의 가슴 앞까지 다가왔다.
백리사초가 몸을 비틀어 검을 피하자, 사천검객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검의 방향을 틀었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백리사초가 피할 사이도 없이 검이 백리사초의 복부에 닿았다.
푹 하는 소리와 함께 배에 검이 박혔다.
“으윽!”
신음과 함께 비틀거리는 사람.
한데 그 사람은 백리사초가 아니라 사천검객 본인이 아닌가.
분명 백리사초의 배를 찔렀는데 정작 복부에 검이 박힌 사람은 자신이었다.
“으으······ 네놈이!”
사천검객이 비틀거리며 앞으로 천천히 넘어졌다.
이대로 비무대 위에 쓰러지면 백리사초의 승리가 확정될 것이었다.
한데 바로 그 직전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사천검객의 몸이 지면에 닿기 직전 그의 양 소매에서 비수 두 자루가 발출되었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사천검객의 몸이 다시 떠올라 똑바로 섰다.
관전하던 천여 지휘부 무사들이 놀랄 사이도 없이 비수 두 자루가 백리사초의 목과 가슴에 박히려는 순간.
또다시 실로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사천검객의 목과 가슴에 그가 날렸던 비수가 박힌 것이었다.
푸푹.
“으윽!”
이번에는 버티지 못했던 걸까.
사천검객이 그대로 뒤로 넘어가 대자로 뻗었다.
그때였다.
백리사초가 무심히 우수를 한번 흔들자, 사천검객의 얼굴이 변하기 시작했다.
우락부락한 얼굴로 변했는데, 그 얼굴을 본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앗! 서장무맹주의 둘째 제자 서장검객(西藏劍客)이다!”
“서장검객이었다니!”
지휘부 무사들이 놀란 목소리로 술렁이는 가운데, 백리사초 역시 그의 얼굴을 알아봤다.
당리를 구해주면서 서장무맹 무사 두 명의 기억을 흡수했을 때 습득된 서장검객의 얼굴이었다.
백리사초가 이미 숨이 끊어진 서장검객을 보며 말했다.
“보시는 대로 저자는 서장무맹주의 둘째 제자 서장검객이었습니다. 놈은 대담하게도 이곳에 간자로 잠입해 사천무림연합의 수장이 되려 했습니다. 놈이 수장이 되었다면 필시 흉계를 꾸며 우리 무사들을 함정으로 몰았을 터. 이에 제가 놈을 제거했습니다.”
와아아.
백리사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 함성으로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백리사초 또한 세 명의 도전자를 받아 정식 수장이 되는 것이었는데, 놀랍게도 도전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미파 총관이 말했다.
“도전자가 한 명도 없어 무아검객께서 우리 사천무림연합의 수장이 되셨음을 선포합니다.”
와아아.
지휘부 무사들의 함성이 다시 터져 나왔다.
백리사초는 내친김에 연무장으로 가서 이만여 무림인들 앞에서 정식으로 수장 취임을 했다.
공식적인 명칭은 사천무림연합의 맹주였다.
이만여 무림인들이 함성과 함께 그의 맹주 취임을 축하했다.
아미파 총관이 말했다.
“그럼 맹주님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짝짝짝.
박수와 함께 단상에 오른 백리사초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 사천무림연합의 맹주가 된 무아검객입니다. 인사 말씀을 드리기에 앞서 확실히 해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사천무림연합은 영웅맹 휘하의 단체라는 겁니다. 제가 아는 바로 영웅맹주께서는 건재하시며 적당한 때에 나타나 도움을 주실 겁니다. 다들 동의하십니까?”
함성이 다시 울려 퍼지며 무사들이 환호했다.
하기야 안 그래도 지원 세력이 필요했는데 영웅맹주가 도움을 준다는 데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단결하면 승리는 반드시 우리의 것이 될 겁니다. 다들 신념을 갖고 저의 지휘를 따라주십시오.”
백리사초가 무명검을 높이 들어 휘둘렀다.
그러자 허공에 금빛이 나는 거대한 글자가 나타났다.
와아아.
무사들의 함성이 극에 달했다.
이전까지 백리사초의 무공에 의문을 표시하던 무사들도 거대한 검기로 만들어진 글자를 보고 놀란 표정이었다.
“사천무림의 혼은 죽지 않는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
무사들의 함성이 아미산에 가득했다.
* * *
“맹주님. 서장무맹 병력 이십만이 아미산을 완전히 포위했습니다.”
임설의 보고에 백리사초를 비롯한 백여 명의 지휘부 고수들이 안색을 굳혔다.
백리사초가 사천무림연합의 맹주가 되고 사흘이 지난 후 열리는 작전 회의 도중이었다.
지난 사흘간 서장무맹 측은 아미산으로 가는 길을 막은 후 병력을 증강했다.
반면 사천무림연합은 백리사초를 중심으로 총단 주위에 황금진을 설치하고 아미북두진을 연습하는 등 방어 준비에 매진했다.
하지만 아미산에 있는 병력은 이만여 명에 불과했다.
그마저 서장무맹의 포위로 더는 늘어나지 않고 있었다.
다만 백리사초의 절대적인 무위로 인해 무사들의 사기는 한층 더 높아져 있었다.
지휘 체계도 어느 정도 확립되었다.
그중 중요한 변화는 임설을 이번에도 총군사로 임명했다는 사실이었다.
또한 악소소를 총순찰로 임명해 임설과 힘을 합쳐 백리사초를 보좌하게 했다.
그 외 백리사초의 치료로 상당 부분 내상을 회복한 아미사태와 청성진인, 당강 세 사람을 사천무림연합의 장로로 임명해 균형을 맞췄다.
백리사초가 말했다.
“총군사의 의견은 어떠하오? 놈들이 공격을 가해올 것 같소?”
“네. 이십만 병력이면 십분지 일에 불과한 우리를 충분히 초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게다가 맹주께서 서장검객을 제거한 일로 놈들의 분노가 매우 크다고 들었습니다. 공격 시기는 내일 아침이 유력합니다.”
“알겠소. 이제 남은 것은 우리 대책인데, 이대로 방어에 치중하느냐 아니면 오히려 우리가 선공을 가하느냐를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의견 있으신 분은 말씀해 주십시오.”
백리사초가 취의청에 모인 지휘부 고수들을 둘러봤다.
대부분 백리사초의 무공을 믿는 표정이었으나, 개중에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고수들도 상당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적의 병력은 자그마치 이십만 병력이었다.
게다가 그 병력이 전부가 아니었다.
서장무맹 병력이 총 백만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어 나머지 팔십만 병력도 언제든 아미산으로 올수 있었다.
당강이 말했다.
“사실 놈들이 전 병력을 이끌고 오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물론 이십만 병력도 우리보다 열 배나 많은 것이지만, 맹주님의 무공을 생각한다면 한번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겁니다. 선공할 것인가의 문제 역시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천 명 정도 병력으로 별동대를 꾸려 기습 공격을 가하면 놈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겁니다.”
“그 시기는 언제가 좋겠습니까?”
“내일 새벽입니다. 놈들은 내일 총공격을 앞두고 아마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려 할 터. 그 점을 노려 기습 공격을 가해 놈들의 진영을 불태운다면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겁니다.”
“새벽에 기습 공격이라. 한번 생각해 볼 문제 같군요. 다른 의견은 없으십니까?”
“아미사태입니다. 제 생각은 방어에 치중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총단 주위에 맹주님께서 설치한 보호진도 있고, 무엇보다 우리에겐 지난 사흘간 지휘부 무사들이 연마한 아미북두진이 있습니다. 이 아미북두진은 기습 공격 때 활용하기 어려우니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공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둘러 공격하다가 오히려 놈들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으니까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일리가 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군요.”
‘애초 놈들이 백만 병력 모두를 이끌고 오기를 기다렸건만 뜻대로 되지 않는구나.’
백리사초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물었다.
“총군사. 서장무맹의 나머지 팔십만 병력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소?”
“네. 조금만 있으면 소식이 올 겁니다.”
“으음, 그 소식이 온 후에 최종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도록 하지요.”
“네.”
“네.”
* * *
서장무맹 팔십만 병력에 대한 정보가 도달한 것은 작전 회의가 거의 끝나가던 때였다.
해 질 무렵이라 어떤 식으로든 기습 공격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던 때라 백리사초를 비롯한 지휘부 고수들이 반겼다.
임설이 전서구에 매달려 있었던 서신을 먼저 읽은 후 말했다.
“첩보에 의하면 아미산 주위를 포위하고 있는 이십만 병력 외에 나머지 팔십만 병력의 움직임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이전 정보대로 청성산에 서장무맹주를 비롯한 놈들의 본대 삼십만이 여전히 주둔하고 있습니다. 본대를 상대적으로 서장과 가까운 청성산에 주둔시킴으로써 필요시 물품이나 병력의 지원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그다음 역시 이미 알고 있는 대로 사천성 성도에 놈들의 삼십만 병력이 계속 주둔 중입니다.”
“그럼 아미산을 포위하고 있는 이십만 병력은 사천성 일대에 퍼져 각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사십만 병력 중 절반이란 말이오?”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서장무맹주가 우리를 공격하기 위해 사천성 각 지역에 있던 병력을 소환한 것 같습니다.”
“으음,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오. 그 병력은 처음부터 유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곳 아미산에 파견된 병력은 이십만에 불과하오. 나머지 이십만 병력의 행방은 어떠하오?”
“그게······ 예상 밖의 첩보가 입수되었습니다.”
“무엇이오?”
“서장무맹 병력 이십만이 십만대산으로 출발했다고 합니다.”
“십만대산이라면 마교 총단이 있는 곳인데 무슨 일로?”
“확실하지는 않지만 마교주가 내부 반란을 제압하기 위해 서장무맹 측에 지원 요청을 한 것 같습니다.”
임설의 말에 지휘부 고수들이 술렁였다.
청성진인이 물었다.
“내분이라니 대체 어떤 세력이 마교주에게 반기를 들었단 말입니까?”
“마교 성녀전 고수들인 것 같습니다. 성녀전 고수들이 서장무맹을 외세로 규정하고 공격을 주장하자, 마교주가 이에 반대하고 성녀전 세력을 제압하기 위해 서장무맹 무사들의 지원을 요청한 것 같습니다.”
“으음, 굳이 서장무맹 측의 지원을 요청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성녀전 세력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정확한 사정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기습 공격 결정은 맹주님께서 내려주십시오.”
“오늘 밤 기습 공격 계획은 유보하도록 하겠습니다. 당분간 보호진을 강화해 방어에 치중하도록 하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