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27
27화 : [제9장] 살수 2
“변장.”
“아, 그 생각을 못 했네. 하지만 변장을 하려 해도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역용술은 절정고수급 이상이어야 가능하고 말이에요.”
“변장 기술은 내가 알고 있어. 으음, 소소는 남장을 하면 될 것 같군. 나중에 일 마치고 내가 만들어줄게.”
“호호. 재밌겠다. 고마워요.”
“미리부터 고마워할 필요는 없지. 이제 본래 용건을 말해봐. 내게 전할 말이 있지?”
“네. 역시 눈치 하나는 빠르단 말이야. 다른 게 아니고 어젯밤 말씀드린 혼인 건 말이에요.”
“그래, 무슨 문제가 있어? 내가 해결해준다고 했잖아?”
“그게 아니라 저 때문에 일부러 영웅대회에 출전하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만능공자와 혼인하기로 결심한 거야?”
“그건 아니에요. 혼인 여부는 직접 만나보고 제가 결정할 거예요. 만약 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는 절대 혼인하지 않을 거예요. 저 성격 아시죠? 한번 아니면 아니라는 것을. 억지로 혼인시키려 한다면 도망하든지 할 생각이니까, 사형은 무리하지 말고 사형 자신의 길을 가세요.”
“자신의 길?”
“네. 가만히 생각해보니 사형은 만년 꼴찌라는 오명을 묵묵히 견뎌내고 묵묵히 자신의 실력을 쌓아오셨던 것 같아요. 그 결과물이 이제 조금씩 드러나고 있고요.”
“무슨 결과물이 있다고 그래? 지금 점소이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도 하는 말이야?”
“지금 일시적으로 벌칙 수행을 하는 것뿐이잖아요? 그리고 결과물이 왜 없어요? 사형은 부조장 마충을 보기 좋게 쓰러뜨렸고, 정식무사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금전삼웅마저 제압했어요. 사형은 그저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이건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당시 놈들의 몸 상태가 안 좋았겠지. 너무 큰 의미는 두지 마. 한때 잘나간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무공이 강한 자들이었다면 금전방 수하로 수금 일을 하지도 않았을 거야. 분명 내상 같은 것을 아직 회복 못 했을 거야.”
“그런가요?”
악소소가 고개를 갸웃했다.
백리사초의 말을 들어보니 그럴 듯했기 때문이었다.
하기야 백리사초의 진정한 무공 실력은 한두 번의 싸움으로 알 수 없었다.
“물론이지. 그래서 나는 경험도 쌓고 내 한계를 알기 위해 출전을 결심한 거야. 소소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면이 가장 컸지만,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이번 출전을 포기할 수 없어.”
“사형 부모님 생각을 못 했네요. 하기야 본파의 특별 평가대회에서 어느 정도 성적만 거둬도 사형을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질 거예요. 공정한 평가가 될 것이니 더는 운이 좋았느니 하는 말이 안 나오겠지요.”
“그렇겠지. 이제 됐어?”
“네. 출전은 말리지 않겠어요. 하지만 본파의 남자 부문 대표제자는 되지 못할 거예요.”
“그건 왜지?”
“그건 바로 대사형께서 출전하기로 결정이 났기 때문이에요. 본파의 젊은 무사 중에 대사형의 적수가 될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물며 연습제자 중에는 말할 필요도 없지요.”
악소소가 말을 한 후 남자 연습제자 출전 나이를 확장한다는 정보를 알려줬다.
“으음······.”
백리사초가 안색을 굳혔다.
우천위는 바로 전생에서 자신을 죽인 사람이었다.
그 일만으로 먼저 복수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나 언제든 넘어서야 할 벽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마주치게 되는구나. 오히려 잘된 일이다. 내 실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백리사초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대사형과 돌아가신 추 교관의 무공을 비교하면 누가 더 높지?”
“당연히 대사형이지요. 대사형의 무공은 아마도 사대교두와 비슷할 거예요.”
“교두님들과?”
백리사초가 안색을 조금 더 굳혔다.
아무리 자신의 무공에 자신감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금전삼웅과의 대결을 통해서였다.
다시 말해 금전삼웅보다 무공이 높은 고수와의 정상적인 대결에서 무조건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세요? 아무래도 출전은 어렵겠지요?”
“아니. 오히려 더욱더 확고해졌어. 출전 결심은 변함없어. 유일한 걱정은 벌칙 수행을 마치기 전에 특별 평가대회가 열리는 거야. 그러니 내 걱정은 하지 마. 오히려 나는 소소 네가 걱정이야. 여자는 여전히 이십 세 미만이라고 해도 본파 연습제자 중 몇 명은 쉽게 꺾을 수 없을 거야.”
“네. 사실 저도 걱정이에요. 이번에 사형 검을 빼앗기는 도중 복면인에게 혈도를 찍힌 이후 자신감이 조금 떨어졌어요.”
악소소가 풀이 죽은 표정을 지었다.
백리사초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 걱정하지마. 늦지 않은 시기에 정말 좋은 무공을 익히게 될 거야.”
“좋은 무공?”
“그래. 소소 체질에 알맞은 무공이지. 그냥 내 예감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말고.”
“호호. 전 정말인 줄 알았잖아요? 언제부터인가 백리 사형 말은 왠지 실현될 것 같은 기분이 느껴져요. 아, 손님 또 들어오셨다. 어서 가보세요.”
“알았어.”
* * *
사위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화산객잔에서 두 사람이 나왔다.
바로 백리사초와 악소소였다.
일을 마친 두 사람이 객잔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참고로 두 사람의 숙소는 객잔 후원에 마련되어 있었다.
모두 두 개의 방이 배정되었는데, 한 방은 백리사초와 초웅이 함께 사용하고 나머지는 악소소가 사용하기로 되어 있었다.
남자아이로 변장한 악소소의 모습은 정말 감쪽같았다.
이는 백리사초가 단순히 남장에 그치지 않고 얼굴까지 특수 분장을 해준 덕분이었다.
백리사초가 옆에서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있는 악소소를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천마대장경 상의 역용술이 이때 사용될지 몰랐군. 천변술(千變術)이라고 했던가. 내공이 이갑자 이상이 되면 스스로 용모와 몸을 바꿀 수 있는 역용술을 펼칠 수 있지만, 기초 과정으로 변장술이 적혀 있었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역용술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백리사초가 천변술을 사용한 것은 백팔 마공 중 가장 관심이 갔던 무공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 천변술은 마공이라고 할 것도 없어 정파의 다른 무공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시 말해 마공 특유의 마기 같은 것이 전혀 없었다.
역설적으로 마기가 느껴지는 것이라면 역용술로 그 효용 가치가 떨어질 것이었다.
객잔에서 조금 멀리 떨어지자 악소소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된 것 같아요. 백리 사형은 정말 대단해요. 객잔 주위에 은신해 있던 순찰 무사 네 분의 무공은 최소 일류 수준인데, 어떻게 그분들을 속일 정도로 이렇게 감쪽같이 변장을 시켜주실 수 있지요?”
“우연한 기회에 배운 거야. 잡기술이라 할 수 있으니 너무 놀랄 필요 없어.”
“아니에요. 비록 제가 내공이 부족해 익힐 수 없었지만, 역용술 같은 것은 얼마나 유용한대요? 백리 사형도 나중에 내공을 많이 쌓게 되면 역용술 같은 것을 한번 배워보세요.”
“내공도 거의 없는 내게 그럴 기회가 있을까?”
“죄송해요. 잠시 백리 사형을 일류고수 정도로 착각했어요. 하기야 이번에 겨우 운기토납법에 성공적으로 입문하셨지요?”
“그래. 하지만 그렇다고 내게 내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야.”
“운기토납지기 말인가요? 하지만 실제 내공심법을 익히게 되면 그러한 기운은 대부분 소용이 없게 된다고 알고 있어요. 내공으로 변환된다고 해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요.”
“소소도 운기토납법을 배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이야기해?”
“배우긴 했지만 전 바로 내공심법으로 넘어갔어요.”
“으음, 몸속에 있다는 절대음기 때문이군.”
“네. 사실 지금 연마하고 있는 심법도 제게 맞는 것은 아니에요. 그저 몸속 음기의 폭발을 억제해준다고나 할까. 이러다가 정말 중상이라도 입게 되면 전 정말······.”
악소소가 안색을 굳혔다.
“역시 내 추측대로였군.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마.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으니까.”
“고마워요. 원래는 저의 약점이라 비밀이었는데, 백리 사형 앞에서는 순순히 말하게 되네요. 왜 그럴까요?”
“······.”
백리사초가 대답 대신 안색을 굳히며 주위를 둘러봤다.
백리사초와 악소소 두 사람이 지금 있는 곳은 인적이 없는 한적한 골목이었다.
일부러 순찰 무사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관도가 아닌 골목길을 선택했다. 한데 어떻게 하다 아무도 없는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왜 그러세요?”
악소소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백리사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운이 수상해. 누군가 우리를 쫓아오고 있어.”
“아! 지부 무사분들에게 들킨 건가요? 아, 그런데 왜 저는 못 느꼈죠? 무공은 사형보다 제가 훨씬 강할 텐데······.”
“그냥 느낌이야. 지부 무사들의 기운은 절대 아냐. 살기가 짙어. 아무래도 나를 노리는 것 같아. 소소 너는 상관없으니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 놈들이 너를 쫓지는 않을 거야.”
“싫어요. 안 그래도 요즘 실력 발휘를 못 해 심심했는데 몸 좀 풀죠.”
악소소가 눈을 빛냈다.
조금도 긴장하지 않는 게 역시 화산파 장문인의 여식다웠다.
백리사초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며 언성을 높였다.
“어서 모습을 드러내라. 웬 놈들이냐?”
“후후후! 조그만 녀석이 대단하군. 우리의 은신술은 절정고수라고 해도 눈치채지 못하는데 말이야. 어떻게 알았느냐?”
무심한 음성과 함께 복면을 한 사내 두 명이 나타났다.
“살수냐? 나를 죽이려고 온 것이냐?”
백리사초의 물음에 복면인 중 한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의뢰를 받았다.”
“의뢰를 한 사람이 누구냐?”
“그건 알려줄 수 없지. 우리의 철칙이니까.”
“마씨 집안이군. 마충 그놈이 내게 당했다고 살수까지 고용할 줄이야. 죽은 방 조장 말이 맞았어.”
“······.”
복면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사실이었군. 좋다. 다만 여기 있는 동생은 그 일과 아무 관련이 없으니 그냥 보내라.”
“후후후! 그럴 수는 없다. 우리는 표적과 같이 있는 자도 같은 표적으로 생각한다. 그 표적이 어린아이든 여자든 늙은이든 상관없다. 이제 시작하지. 사실 암습으로 죽이기에는 네놈들이 너무 어려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일초에 숨통을 끊을 생각이니 최선을 다하도록 해라.”
“그나마 양심은 있군. 하지만 그게 과연 진정한 양심일까? 동생은 내 뒤에 서. 보통 놈들이 아니니까.”
“무슨 말이에요. 오히려 백리 사형이 제 뒤로 몸을 숨기세요. 최소한 일류를 넘은 놈들 같으니까.”
악소소가 검을 뽑았다.
바로 화산파 대대로 내려오는 보검인 옥녀검(玉女劍)이었다.
칠백 년 전 화산옥녀가 사용하던 검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실제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악소소가 어린 나이에도 옥녀검을 가지게 된 것은 허리에 차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대음기의 폭주를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역시 보안 사항으로 아직 백리사초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시작하지! 애송이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