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 hua Practice Disciple RAW novel - Chapter 72
72화 : [제24장] 옥녀절대음 1
[제24장] 옥녀절대음“으으······ 네놈이 바로 청옥자였구나. 하지만 네놈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모두 들어라. 놈이 나를 죽이면 즉시 포로들의 목을 베어라.”
구진해가 소리쳤다.
백리사초에게 맥문을 제압당해 고통이 막심함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백리사초가 흠칫한 것은 물론이었다.
‘이자가 장로가 아니라 소종사였다면 좋았을 텐데······ 진퇴양난이구나.’
백리사초가 주위를 둘러봤다.
십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교 무사 삼만. 포로 일만, 군중 육만 정도였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포로 구출이었다.
마교 놈들을 처단하는 것은 조금 늦어져도 큰 상관이 없었다.
대치가 이어지자 백리사초가 지풍을 날려 일단 비룡검객의 혈도부터 풀어줬다.
옆에 마교 무사 몇 명이 있었으나 구진해가 붙잡혀 있어 그들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대로 있었다.
“청옥자님. 다시 뵙게 되는군요.”
비룡검객이 백리사초에게 다가와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역시 사태의 긴박함을 알고 있어 곧바로 안색을 굳혔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자신의 제자 묘약란은 물론이고 비룡문주 등 비룡문 무사들이 대거 처형당할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군중 속에 우리 편이 있습니까?”
“네.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들 뿔뿔이 흩어져 확신은 할 수 없습니다.”
비룡검객 역시 난감해했다.
구진해가 버티고 있었고, 마교 무사들도 포로들을 놔주지 않고 있었다.
백리사초가 부득이 구진해에게 분근착골을 시행했다.
“으윽!”
구진해가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백리사초가 고문의 강도를 더욱더 높이자 구진해가 급히 소리쳤다.
“그만!”
백리사초가 분근착골을 중단했다.
“뭐냐? 어서 포로들의 혈도를 풀어주라고 명해라!”
“으으······ 좋다. 그전에 약속해라.”
“무엇이냐?”
“포로들을 풀어주겠다. 다만 그 전에 내 혈도부터 풀어다오.”
“너를 어떻게 믿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겠느냐?”
“좋다. 한 번 믿어보지.”
백리사초가 구진해의 혈도를 풀었다.
이는 놈을 언제든지 다시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심쩍은 게 사실이었지만 실제 놈이 약속을 지킬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게 아니었다.
스스슷!
혈도가 풀린 구진해가 빠르게 백리사초로부터 떨어져 지휘부 고수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들을 방패막이로 사용하려는 것 같았다.
지휘부 고수들 역시 그를 겹겹이 에워싸 보호해주었다.
백리사초는 일단 내버려 두었다.
구진해가 소리쳤다.
“포로들의 혈도를 풀어줘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마교 무사들이 대답 후 일제히 무릎을 꿇린 포로들의 혈도를 풀어줬다.
뇌옥에 갇힐 때 혈도가 찍혀 이곳까지 마교 무사들이 직접 그들을 데려왔었는데, 이제 처형 직전 백리사초 덕분에 혈도가 풀린 것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혈도가 풀린 포로들이 일제히 쓰러져 정신을 잃고 만 것이었다.
쓰러지지 않은 사람은 묘약란 한 사람뿐이었다.
혈도가 풀린 묘약란이 급히 경공을 펼쳐 사부인 비룡검객 옆으로 왔다.
두 사람은 백리사초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세 사람이 삼만여 마교 무사들과 대치하는 형태가 되었다.
백리사초가 물었다.
“어떻게 된 것이냐? 혈도를 푼 게 확실하냐?”
“그렇다. 나는 약속을 지켰다. 네놈도 직접 보지 않았느냐? 포로들의 혈도를 내 수하들이 풀어주는 것을.”
“하지만 다들 정신을 잃지 않았느냐? 혹시 독을 사용한 것이냐?”
“후후후! 그렇다. 포로들에게 혈도 제압과 함께 본교에서 제조한 특수 독을 복용시켰지. 그 독은 내공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산공독의 성질도 있지만 혈도가 풀리면 그대로 독성이 퍼져 죽고 마는 특징도 있다. 아마 저대로 두면 일각 안에 모두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원래는 즉사하게 되어 있는데 인원이 워낙 많아 용량을 적게 썼기 때문이지. 이제 네놈들을 죽여주마. 아까는 내가 방심해서 당했지만 아무리 청옥자 네놈이라도 삼만 무사를 당해내지는 못할 것이다. 뭣들 하느냐? 저놈들을 죽여라!”
구진해가 소리쳤다.
당장 백리사초, 비룡검객, 묘약란 주위에 있던 마교 무사 백여 명이 공격을 개시했다.
백리사초가 사자후를 터뜨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우우우!”
옥녀심경에 수록된 음공으로 그 명칭은 옥녀절대음(玉女絶對音)이라 했다.
백리사초도 익히기만 했지 실전에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 특징은 적의 병력이 많을 때 일시 그 움직임을 제어하는 것이었다. 포로들의 목숨이 일각밖에 안 남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백리사초가 본능적으로 이 옥녀절대음을 펼친 것이었다.
“우우우!”
사자후가 일정한 음률을 가지며 길게 이어졌다.
마교 무사들이 흠칫하더니 이내 몸을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내공이 약한 자들은 벌써 피를 토했다.
구진해를 비롯한 삼백여 마교 지휘부 고수들 또한 음공에 대항하여 그 자리에서 가부좌하고 운기행공을 하는 자가 속출했다.
백리사초가 미소를 지었다.
생각보다 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옥녀절대음은 마교 무사들 외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있었다.
다만 삼만여 명에 달하는 마교 무사들 모두에게 적용하다 보니 개별적으로 가해지는 음공의 위력이 약해 아직 죽는 자는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정말 내공이 형편없는 자들은 즉사한 자도 있었으나 그 수는 수백에 불과했다.
백리사초가 안색을 굳혔다.
‘옥녀절대음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각 역시 일각 정도에 불과하다. 그전에 마교 놈들을 처치해야 하고 포로들도 해독시켜야 한다. 시간이 없다.’
백리사초가 결단을 내려 매화폭잠공을 일으켜 잠력까지 일으켰다.
순간 옥녀절대음의 음파가 열 배 이상 강해지며 간신히 버티던 마교 무사들이 우수수 쓰러지기 시작했다.
“으윽!”
“크윽!”
단숨에 삼만 마교 무사 중 일만여 명이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즉사했다.
하지만 그것이 옥녀절대음의 한계였다.
나머지 비교적 내공이 강한 마교 무사 이만여 명은 아직 잘 버티고 있었다.
구진해가 소리쳤다.
“조금만 더 버텨라. 놈의 내공이 거의 다 소모되었다.”
백리사초가 지풍을 날려 포로들의 해독을 시도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해독지풍(解毒指風)이란 것으로 매화검보에 수록되어 있는 것이었다.
이 지풍은 매화공력이 담긴 것으로 해독을 주 위력으로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풍으로 가볍게 혈도를 점하거나 푸는 것과 달리 내공 소모가 심했다.
특히 만여 명이나 되는 포로들을 한꺼번에 해독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지풍을 한꺼번에 날리는 십지풍(十指風)까지 함께 펼쳐야 했다.
십지풍은 손가락 열 개로 지풍을 날리는 것으로 한 번에 열 명을 공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십지풍은 분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지풍이 다시 여러 개로 나뉠 수 있었다.
그런 식으로 지풍 열 개가 수십, 수백, 수천, 수만 개로 늘어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개수가 무한정일 수는 없고 역시 내공에 비례했다. 백리사초의 경우 마침 매화폭잠공을 일으킨 덕분으로 가까스로 만여 개에 달하는 지풍을 날릴 수 있었다.
피피피픽.
쓰러져 있던 포로들의 몸에 해독지풍이 격중하자, 실로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해독지풍이 몸에 닿자 곧바로 마교의 특수 독이 해독되었고, 공력을 되찾은 포로들이 일제히 일어나 마교 무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마교 무사들은 음공에 대항하느라 대부분 병장기를 땅바닥에 놓고 있었다. 포로들이 그 병장기를 주워 가차 없이 놈들의 목을 베었다.
하기야 그들은 겉으로는 정신을 잃은 것으로 보였으나 청력이 살아있어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해독까지 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마교 무사들을 처단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미 음공에 당해 만여 명의 마교 무사가 죽었기 때문에, 포로들 한 명이 두 명의 마교 무사를 처단하기만 되었다.
그 때문일까.
살아남았던 마교 무사 이만여 명이 오히려 자신들이 처형을 당하는 방식으로 몰살되고 말았다.
이제 남은 것은 구진해를 비롯한 마교 지휘부 삼백여 명.
그들은 고수답게 아직 옥녀절대음을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포로들이 닥치는 대로 수하들을 죽이자 그들 또한 당황하고 있었다.
그렇게 마교 일반 무사들이 모두 죽었을 때, 옥녀절대음 역시 소멸하였다.
백리사초의 내공이 일시 바닥을 보인 것이었다.
아무리 내공의 극한에 도달한 그라고 해도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구진해가 소리쳤다.
“청옥자 저놈부터 죽입시다!”
와아아.
분노한 마교 삼백여 지휘부 고수들이 백리사초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삼만 명에 달하던 수하들을 모두 잃은 그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백리사초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성이 차지 않을 터였다.
비룡검객과 묘약란, 그리고 내공을 회복한 포로들이 백리사초를 도우려 했으나 마교 지휘부 고수들의 기세가 너무 강했다.
공격 속도 역시 너무 빨라 백리사초를 돕기에는 너무 늦었다.
특히 비룡검객과 묘약란은 포로들과 합세해 마교 무사들의 목을 베고 있었던 터라 백리사초와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조심하세요!”
묘약란이 안타깝게 소리쳤다.
기적적으로 대세를 뒤집었으나 백리사초가 죽게 되면 상황은 또 어찌 될지 몰랐다.
마교 지휘부 고수들의 수가 비록 삼백여 명에 불과하나 지친 포로들을 몰살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하기야 포로들 대부분이 마교 무사들을 몰살시키느라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는 혈도가 풀린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원래 무공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신력으로 극복했고 이미 대단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게 가능했던 것은 당연히 백리사초 덕분이었다.
한데 그런 백리사초가 위기에 처했다.
다들 안타까워하며 일제히 백리사초 쪽으로 신형을 움직였다.
백리사초가 무명검으로 원호를 그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바로 그동안 가공할 위력을 보였던 삼재일통 초식을 펼친 것이었다.
쓸만한 내공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던 그가 삼재일통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반지 덕분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백리사초가 절망할 때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에서 기이한 힘이 흘러나와 그의 단전에 모였던 것.
백리사초가 기뻐하며 곧바로 삼재일통을 펼친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쏴아아아.
콰콰콰쾅.
마교 지휘부 고수들을 포함해 단상 전체가 거대한 폭발과 함께 잿더미가 되어 버렸다.
포로들은 물론이고 멀찌감치 물러나 전투를 관전하고 있던 군중들이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먼지가 가라앉은 후 드러난 것은 수천 조각으로 찢긴 마교 지휘부 고수들의 시체였다.
구진해 역시 마찬가지로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다른 시체들과 차이점이라면 깨끗하게 목이 잘려져 있다는 것이었다.
와아아.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거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장사성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마교 병력이 몰살되었기 때문이었다.
함성은 계속 이어졌다.
포로들의 환호성은 말할 것도 없고, 군중들의 함성 또한 대단했다.
군중 속에 숨어 있던 정파 무림인 천여 명이 나와 포로들과 합세하자 함성은 더욱더 커졌다.
한편 비룡검객, 묘약란, 비룡문주 등 장사 무림인들 중 지휘부 고수들은 백리사초를 찾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순간부터 백리사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청옥자님!”
“청옥자님!”
청옥자를 부르는 소리가 애타게 들렸으나, 청옥자, 즉 백리사초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