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149)
마법소녀 아저씨 149화(149/671)
149. 마법소녀 비비드 큐어 스타(2)
“크리스? 애 이름이 뭐라고 했지?”
“스밀이요!”
여자애들이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찬 방 안.
“한번 만져봐도 돼?”
동물을 보고 흥미가 솟아오른 것일까, 백시현이 손을 내밀었다.
“그럼요! 여기… 에… 그러니까.”
그에 맞춰 크리스는 손에 매달린 매를 내밀었지만, 뭔가를 버벅댔고.
“백시현. 시현이라고 불러!”
“예! 시현 언니. 만져보셔도 돼요! 아. 다만 털은 반대 방향으로 쓰다듬지 마세요. 그건 싫어하거든요.”
“알았어!”
일련의 대화가 끝나자, 스밀이라는 이름을 가진 매는 조심스레 발톱을 벌려, 백시현의 팔에 달라붙었다.
“와.”
조심스럽게 매를 향해 손을 뻗는 백시현.
매가 식사 시간 내내 내 머리에 달라붙어서 발버둥 친 것처럼, 이번에도 매가 날뛰리라 예상했지만.
“찌짓.”
짧은 울음소리와 함께 매는 자신의 목을 기울여, 시현이가 자신의 몸을 만지기 쉽도록 자세를 바꿨다.
“똑똑하네?”
“그럼요! 제 부탁이 없어도 적을 찾아오는걸요!”
…그럼 왜 내 머리를 붙잡고 흔들었을까.
내 어디가 저 매에게 그리 거슬렸던 걸까.
“스밀 말고 또 있어?”
“예! 여우나 곰도 있어요!”
“정말? 아. 그런데 여긴 좀 좁겠네! 나중에 보여줘!”
“네!”
즐거워 보이네.
자기보다 10살 가까이 어린 아이와 저리 친해지다니. 정신연령이 비슷해서 그런가.
“…하핫.”
그리 생각하자, 입에 절로 쓴웃음이 지어졌다.
정신연령은 무슨.
정말로 정신연령의 문제라면, 한아빈 또한 친해지지 않아야 정상일 터.
그렇지만 한아빈 역시 크리스와 친해지지 않았던가.
그저, 내가 너무나도 뒤틀렸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옛 시대에 방영되었던 마법소녀 만화. 거기에 나올 법한 마법을 보고. 내가 머릿속에 떠올렸던 생각은 이런 것뿐이었다.
‘저걸 가지고 싸울 수 있는가?’
‘저 소환물의 전투력은? 설마 단순한 매와 비슷하진 않겠지?’
‘저것이 정말, 끝의 존재가 내려준 이야기인가? 그들은 무엇을 바라는 거지?’
순수하게 마법을 보고 즐거워하지 못했다.
신기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저 마법의 전투적 가치에 대해 생각할 뿐.
…마법소녀가 되기 전의 나라면 저걸 보고 뭐라고 했을까.
그런 내 지리멸렬한 생각의 흐름은.
“뭔가 생각하시는 표정이네요?”
한아빈이 끼어듦으로써 멈추었다.
“…그냥. 저 마법에 대해서 잠시 고민했을 뿐이다.”
“어떤 식으로요?”
“…한 번도 본 적 없는 방식이라고.”
전투력이 의심된다. 라는 말은 넣어두는 게 좋겠지.
“생각보다 많지 않나요? 무한성주 할아버지만 해도….”
“그렇긴 하지. 초능력자들도 그렇고, 마법소녀들도 자기만의 고유한 힘을 가진 애들은 많으니까.”
네 피의 마법처럼 말이다.
본인은 그런 힘이 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지만.
“그럼 선배님이 그렇게 고민할 이유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흠.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뿅.
허공에서 튀어나오는 고양이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 고양이가 백시현의 몸을 타고 어깨에 올라갈 때쯤.
생각의 정리가 끝난 나는 입을 열었다.
“표준 계통에 속하지 않는 힘은 한 가지 문제가 있지.”
“표준 계통이요?”
“강화, 염동력, 미래 예지. 치유. 뭐 그런 걸 말하는 거다. 어찌 되었건. 저런 고유한 힘은 그런 표준 계통에 속하지 않지. 뭐 나쁜 건 아니다만….”
“으음…. 무슨 문제가 있나요?”
내가 조금 말을 길게 늘인 탓일까, 한아빈 또한 조용히 그리 되물었다. 약간 심각한 감정을 담고.
그리 심각한 건 아니지만 말이지….
“아빈아. 저 힘이 어떻게 싸우고, 얼마나 강할지 예상할 수 있냐?”
“…어…. 평범한 동물들보다는 강하겠죠?”
“그럼 수치화시킬 수 있니? 뭐. 아무거나 좋으니까. 얼빠진 변신 전대가 슈츠 입고는 내 변신 후 힘은 백만 마력이다. 뭐 그런 식으로.”
참고로 저건 방송에서 직접 들었던 이야기다.
백만 마력은 무슨. 지나가던 말에도 치일 정도로 비실비실하더만.
하악-.
백시현이 꼬리라도 잡은 것일까. 저 멀리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저 고양이가 할퀴는 힘 정도는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크리스가 가진 힘 자체의 강도는 측정할 수 없지.”
“…그야 그렇죠.”
“그런 거다. 정확히 얼마만큼 힘을 가졌는지도 알 수 없고, 어떻게 힘을 강화해야 하는지 커리큘럼도 없고, 다른 영웅들과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도 알 수 없지. 아. 약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옥시모론이나 무한성주만 봐도 알듯이, 고유능력이라고 해도 성장할 수 없다는 소리는 아니니까.”
다만, 병사로 쓰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이야기다.
그리 생각하며 가르침 겸, 불평불만을 늘어놓았지만.
“선배님이 깊게 생각할 만한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돌아온 한아빈의 답변은, 무덤덤할 뿐이었다.
“크리스가 선배님 제자도 아니고…. 평범하게 이야기를 잘 진행하고 있잖아요. 저희처럼 강해져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
“그렇다면, 저런 귀여운 힘이 더 좋지 않을까요? 폭력적인 힘이라면 저 애 정신건강에도 별로 좋지 않을 테니까요.”
그 말에.
“….”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나와 그녀를 가르는. 명확한 선이 느껴졌기에.
기나긴 토론을 거치더라도, 절대 의견이 겹치지 않을 거라는 직감.
그렇기에.
“…그도 그렇군.”
나는 입술에 침을 바르고, 거짓을 내뱉었다.
“그런데, 넌 동물에 관심 없냐? 시현이처럼 같이 놀지 그래?”
그리고, 그 거짓을 감추고자 빠르게 말을 내뱉어 주제를 바꾸었다.
“시현이가 동물이랑 노는 것만 봐도 재미있는걸요.”
그런가.
하긴, 몸 전체가 동물에 둘러싸여 움직이는 꼴이 재미있긴 하군.
팔목에 매 하나.
머리 위에 부엉이 하나.
목덜미에 고양이.
양어깨에 이름도 모를 새.
오른손을 핥는 노루.
왼손에 들러붙은….
“…햄스터?”
햄스터가 시베리아 야생에서도 사나?
“운호 같네요.”
“아니 그건 아니지.”
한아빈의 말에, 나도 모르게 반박이 튀어나왔다.
운호라니. 저 나름…. 귀여운 생명체와 운호?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운호가 어때서요?”
“아니 그건 큰 실례지. 운호랑 저 생명체는 이계와 지구만큼의 격차가 있는데.”
지금 당장 저 햄스터에 대고 사과해야 마땅하리라.
지구상에서 가장까진 아니어도 어마어마하게 역겨운 생명체와 평범한 생물을 비교하다니.
“…선배님은 운호에 대한 취급을 좀 개선하실 필요가 있어요.”
나름 괜찮게 대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음식물 쓰레기와 같이 버려버리지 않은 것만 해도, 내 인내심과 아량이 우주만큼 넓다는 증거가 아닐까.
“운호 녀석 하는 거 보면 알잖냐. 걔는 그 정도 취급이 딱 좋아.”
“…그러다 마스코트가 도망가도 몰라요.”
걔가 도망가긴 어딜 가. 나 하나만으로도 자기 용량이 벅차다던 녀석인데.
그리 생각하고 잠깐의 미소를 지었지만.
곧 그 생각을 걷어내었다.
옆에서 느껴지는. 암울한 감정에 의해서.
…잠깐만. 설마. 나 지뢰 밟았나.
“…어…. 아빈아?”
“왜 그러세요. 선배님?”
“혹시나 하는 질문인데…. 네 마스코트는….”
“선배님?”
“…왜?”
“그 주제는 그만하죠.”
그 말만을 남기고. 한아빈은 백시현을 향해 몸을 옮겼다.
아마, 동물의 털을 만지기 위해서.
* * *
어젯밤은 정말로 조용했다.
예상과 달리 특별 출격도 없었으며.
방위대원들은 우리를 귀찮게 하지도 않았고.
시끄러운 포 소리도 없었다.
있던 거라고는, 내가 남자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크리스가 내 앞에서 옷을 갈아입을 뻔한 작은 해프닝 정도.
덤으로 뇌신과 린슈아에 맹세코, 그 장면이 나오기도 전에 방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후 백시현과 한아빈이 잘 타일렀으리라.
그 일이야 어찌 되었건.
생각보다 널널한 동원훈련이 되리란 기대를 안고, 첫 집합에 나섰다.
* * *
어제 입소식이 끝나고, 하루 만에 다시 들른 강당에서는 여기저기서 인사 소리가 넘쳐나고 있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무인 연맹 심인파. 리 슈광 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죠.”
그리고, 우리 앞에도 그런 사람이 한 명.
무인임을 나타내듯이, 창을 등에 메고 평상복을 입은 남자.
그가 고개를 숙이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리 슈광 뒤에 있던, 남은 다섯이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려요!”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잘 부탁하지.”
“잘 부탁해요!”
우리 또한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들처럼 깊게 고개를 숙인 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감정을 담은 모습으로.
서로에 대한 인사가 끝나고, 그들이 고개를 들자.
“그런데…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만.”
곧바로 리 슈광이 입을 열었다.
“뭡니까?”
“아. 혹시 대표자이십니까?”
“그렇습니다만.”
“아. 그럼 더욱 잘됐군요. 그… 분대 구성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뭔가 말을 고르는 듯, 이상한 손놀림을 보이며, 잠깐 침을 삼키는 그.
“실례가 아니라면, 분대를 구성하지 않고 저희 여섯, 마법소녀분들 넷으로 나누는 게 어떨까 합니다. 아 물론, 호출 시나 작전 시에는 분대로 다니겠지만, 훈련은 따로 하는 편이….”
호오. 꽤 흥미로운 제안이군.
나는 그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며, 남자 뒤에 있는 다섯을 훑어보았다.
정련되지 않은 기와, 삐뚤어진 자세.
흠. 대충 알겠군.
“대충 짐작이 가지만. 이유를 물어봐도 됩니까?”
“하하. 이미 눈치채신 것 같은데…. 제 뒤에 있는 다섯 말입니다만….”
말하기 껄끄러운 듯, 남자는 잠깐 말꼬리를 늘였고.
“제 제자들인데,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서 말이죠…. 그… 마법소녀분들은 이해하기 힘드시겠지만. 그 무인이라는 게….”
역시 그렇군.
이야기가 길어지기 전에 한 번 자를까.
“무인의 수련 방식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제 전우가 무인인지라. 그런 거라면 당연히 배려를 해드려야죠.”
알고만 있겠냐. 너희 총수장이 내 친구 놈이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내 대답이 그리도 기뻤던 것일까.
리 슈광은 아까 이상으로 고개를 숙이며 기쁨을 표해왔다.
조금 과하군.
“아. 그렇게 감사를 표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영웅끼리 돕고 살아야죠.”
“아닙니다. 무인인 이상 은을 입었으니 그만큼 답을 해 드려야 마땅한 일. 혹 원하시는 거라도 있으신지요?”
흠. 원하는 거라.
말에 답하기 위해, 잠깐 머리를 굴려보았다.
돈. 필요 없고.
노동. 필요 없고.
한 끼 사라고 해? 그것도 좀….
그렇게 생각을 이어 나가자. 하나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아. 혹시 이런 것도 가능합니까?”
“어떤 것 말씀이신지요?”
“그, 분대 업무가 있지 않습니까? 업무 일지라든지. 순찰 시간 기록이라든지. 출납 대장 작성이라든지.”
“그렇죠.”
“동원 기간 동안 그걸 전담하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뭐. 이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돈이 오고 가지도 않고. 크게 부담되지도 않으며.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양보.
솔직하게 말하면 저런 서류작업이 더럽게 귀찮아서지만.
능력이 생겼다 한들, 근본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정말 그걸로 괜찮으시겠습니까?”
“영웅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죠.”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또다시 포효가 터졌다.
뭐가 그리 기쁜 것일까.
고개를 숙이며, 내지르는 목소리.
모든 감정을 내뱉는 이들.
이래서 무인 녀석들이 싫더라.
인간성이나 그런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올곧은 행동이.
항상 묘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리 슈광은 고개를 숙인 채, 잠시 그것을 어리둥절하게 쳐다보았지만, 곧 이해한 듯.
“잘 부탁드립니다!”
손을 맞잡고 크게 흔들었다.
밝게 웃으며.
역시. 껄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