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233)
마법소녀 아저씨 233화(233/671)
233. 선거 운동(3)
계좌 동결 사건은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었다.
웨이터가 우린 도망갈 사람들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인지, 근처의 해당 은행 분점에서 계좌 동결을 풀고 오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던졌다.
우리의 잘못이 분명하건만, 손님을 무안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뭐라 이루 말할 수 없는 프로 의식이 느껴졌다.
그렇기에 우리도 뭔가 보증이 될 만한 걸 두고 가려 했지만.
그런 것은 우리 수중에 존재하지 않았고.
난처해져 어떻게 해 줘야 할까 고민하려는 찰나.
“제가 남겠습니다. 저 웨이터분과 이야기라도 하고 있으면 되겠죠.”
그리 말하며, 알’셸이 스스로 가게에 남았다.
웨이터 또한, 지금은 손님이 없는 시간이니 말벗이 되어주겠다며 그에 동의했고.
우리는 빠르게 식당을 나와 은행을 들렀다.
은행 또한,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또다시 습격이 있을까 싶어 주변을 훑어보고 있자, 우릴 수상하게 여긴 경비원이 말을 걸어온 촌극이 있었을 뿐.
운호의 개인 증명은 마법으로 순식간에 처리되었고, 혹시나 하여 추가로 진행한 군부대와의 연락 또한 연락을 받은 아프 대장이 증언해줌으로써 말끔하게 해결되었다.
그렇게 동결된 계좌를 해제하여, 마침내 다시 손님이 될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해, 돈을 안 내는 시점에서 손님이 아니라 단순한 무전취식범이니 말이다.
아무튼, 그런 무전취식범까지 손님으로 대우해 주신 웨이터님 덕분에 우리는 큰 소란 없이 음식점을 빠져나올 수 있었고.
겸사겸사 자금 문제도 해결되어, 꽤 비싼 호텔 하나를 잡았다.
* * *
마침내 찾은 평화로운 숙소 안.
운호 말대로 비싼 호텔이란 게 정말인지, 내부는 깔끔하기 그지없었다.
그렇지만 그것을 살펴보는 것은 나중 이야기.
스파이 교육에서 배운 것처럼, 방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창문이나 출입구의 잠금장치가 망가졌는지 확인한 후 커튼을 쳤고.
이어 방 여기저기를 살펴보았다.
흰색의 침구류로 뒤덮인, 푹신한 싱글 사이즈 침대가 둘.
그 위에 어디에 사용하는지 모를 갈색 천이 하나 놓여있었지만, 별달리 이상한 점은 없었다.
식탁 위에 놓인 과일 한 사발.
익숙한 냉장고가 보이지 않아, 찬장을 열어 보자 선선한 냉기와 함께 포장된 간식류 음식과 음료가 보았다.
아마, 마법적인 무언가로 보존하기 때문에 찬장이면 충분한 것이리라.
그렇게 한바탕 방을 모조리 뒤집어엎은 후, 물리적으로 이상한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했기에, 동행자에게 내가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뭔가 이상한 마법은 느껴지냐?”
“따로 없군요.”
“저도 못 느꼈어요!”
다행이군. 아무리 자주 내전을 하는 애들이라지만, 우리가 호텔 방을 잡은 순간 뭔가를 설치할 만큼 빠른 행동력을 가진 것 같진 않다.
정말 그랬다가는 일거수일투족을 주의해야 하니, 혼이 쏙 빠졌으리라.
자, 그럼 이제 좀 경계를 풀어도 된단 거지.
후우.
계속해서 경계하며 생긴 긴장감을 풀어내며, 나무 의자에 몸을 던졌다.
나무로 만들어진 만큼, 딱딱할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몸이 닿는 부위에 둘린 얇은 나무는 늘어나며 내 몸을 감싸 안았고.
푹신한 소파와는 다른 맛의 편안함에, 오늘 하루 있었던 피로감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다른 두 명 또한 내가 의자에 앉자 각자 여독을 풀기로 마음먹었는지. 흩어져 자기가 하고픈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알’셸은 이 세계에 흥미가 있는지 호텔에 구비된 책을 펼치곤 그 자리에서 읽기 시작했고.
운호는 탁자 위에 앉아, 과일을 씹으며 갈색의 네모난 뭔가를 꾹꾹 누르기 시작했다.
대체 뭘 하는 건지.
궁금증이 생기긴 했지만, 의자에서 몸을 일으킬 여력이 없어, 멍하니 그 행태를 보고 있자.
“…신제품! 집에서도 마력만 있으면 고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광고임이 분명한 활발한 목소리가 호텔 방에 퍼지고.
벽 한복판이 밝게 빛나며 영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 그렇지, 방송국이 있었으니, 당연히 저것도 있겠군.
“텔레비전 비슷한 거냐….”
“뭐, 그렇죵. 언제든지 보고 싶은 프로를 본다거나, 영상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다거나 하니 정확하게는 좀 다르지만요.”
요즘 텔레비전도 서비스만 신청하면 언제든 보고 싶은 프로를 볼 수 있단다 운호야…. 네가 기계를 잘 다룰 줄 몰라서 그런 거지.
다만, 영상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좀 신기하긴 하군.
이어, 자기가 한 말을 증명하듯, 운호는 갈색 널빤지를 탁탁 두드리며 이리저리 영상의 각도를 바꿔 가며 보기 시작했다.
일시 정지. 이어, 광고 모델을 지우고 제품만을 확대. 그리고, 천천히 기계가 화면 안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음. 이 제품 다 좋아 보이는데, 아직도 과일육은 안 되나 보네용…. 우웅…. 과일육….”
“내 입장에서는 마력만 있으면 고기를 무한히 뽑아낸다는 거 자체가 신기하거든….”
심지어 그게 무슨 특수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제품으로 판단다.
물론, 비슷한 것을 마열차에서 보긴 했지만, 적어도 그건 마열차라는 유사 세계가 가진 절대적인 시스템이고,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수준이 아니었지.
우리 집에도 저런 거 하나 있으면 좋겠네.
나야 마력을 못 뽑지만, 운호를 쥐어짜면 고기가 나온단 소리 아닌가.
“…과일육 나오는 모델 있으면 사서 가도 괜찮겠군.”
운호가 과일육을 정말 좋아하는 듯하니까 말이다.
물론 운호를 부려 먹어도 괜찮겠지만, 그랬다간 운호가 삐질 수 있으니 기브 엔 테이크 수준으로.
“음? 가져갈 수 있나요?”
“낸들 아냐, 알’셸이나 너네 여왕한테 물어보던가….”
작동하는지도 의문이긴 하지만….
뭐, 물리 법칙상 문제가 되면 안 될 것 같기도 하지만, 마법적인 것이라면 되지 않을까.
“으으. 정말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 과일육 생성도 가능한 모델이라. 있으면 좋겠네요. 포요.”
그래. 그거라도 건질 수 있으면 좋겠지.
그리 편하게 의자에 몸을 누이고 마음의 평온을 얻고 있자, 운호는 고기 만드는 기계에 관한 생각을 떨쳐냈는지, 다시 갈색 판을 흔들었고, 멈추었던 화면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다음 뉴스입니다.”
뉴스 시간이었는지, 말끔하게 정돈된 털을 가진 늑대 수인 하나가 허공에 뜬 글자를 흔들며 뭔가를 읽어 나가기 시작했고.
곧바로 화면이 바뀌자.
“…미친.”
화면을 본 나는 놀라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어디서 많이 본 인물이 화면에 나오고 있지 않은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 마스코트와 나 자신. 그리고 구석에 얼굴이 절반 잘린 문어가 하나.
“최근 거의 변동이 없던 군부 할당 의원이었습니다만, 큰 지각 변동이 예상됩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운호 준장이 출마를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각오하고 있던 일이긴 했지만, 막상 화면에 나오는 것을 보니 뭐라 할 말이 없군.
“와, 출마했다고 뉴스에도 내보내 주네요. 승전했을 때는 언급도 없더니만.”
운호는 그 화면을 보고는, 어린아이마냥 자기가 방송에 나오는 것 자체가 기쁜 듯 신난다는 목소리를 내뱉고 있다.
…그래, 별일 없겠지.
애초에 우리 출마는 추방당하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 아니었던가.
염탐하던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운호가 당선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떨어져 나가리라.
그렇게 선거철만 넘긴다면 우리가 추방당할 이유도 없어지니.
“…이와 관련되어, 이번 군부 의원 선출 위원회의 총 담당자. 아프 대장의 이야기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화면이 바뀌었다.
…댁은 또 왜 나와?
잠시 당황하는 사이, 아프 대장은 조용히 기자들 앞에 섰고.
“운호 준장의 출마는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허가되었으며, 이에 새로운 후보자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아프 대장은 그 말만을 하곤, 기자회견장에 놓인 단상을 내려왔다.
“그걸로 끝입니까? 사실상 당선인이 확정된 상황에서 새로운 출마를 허용한다는 것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운호 준장이 파견 나가기 전 아프 대장님 휘하에 있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만, 혹시 옛 부하의 편의를 보아주신 건 아니신지….”
“아직 시민권을 얻지 못한 외부인이 선거 사무소에 등록되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만, 이것에 대해서도 한 말씀….”
“오늘 시내에서 이와 관련된 폭발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만, 사실상 선거철이 종료된 시점에서 교전권은 아직 허가되는 게 맞습….”
아프 대장이 우리와 만날 때와 같이 너무나도 기계적으로 자기 할 말만 내뱉고 떠나는 탓일까.
기자들은 그저 소란스레 질문만을 퍼부을 뿐이었다.
“기자 놈들은 우리 세계랑 별로 다르지 않구만.”
“기자가 제 과일도 훔쳐 간 적 있는데요 뭐.”
…세계와 종족이 달라져도 기자는 똑같다니 아이러니하군.
그런 내 감상처럼 기자들의 소란스러움은 더욱 커졌고.
그런데도 아프 대장은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조용히 기자회견장 밖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긴, 그녀 성격이라면 그러겠지.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이건만, 그녀의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측면은 뼈저리게 알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나는 그녀가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리라 예상했으나.
그녀는 기자회견장에서 나가기 직전, 몸을 돌려 말 한마디를 내뱉었다.
“모두 합법입니다.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으신 경우, 위원회에 문의해 주시길.”
내 예상보다도,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답을 하곤.
그것으로 기자 회견이 종료되었다는 의미일까.
곧바로 화면이 전환되었다.
그렇게 아프 대장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어처구니없어하는 표정의 늑대 수인 아나운서뿐.
“어흠. 어흠. 실례했습니다. 그럼, 이어 본래 당선이 유력했던 파르 중장과 로니아 대장의 발표를 들어보도록 하시겠습니다.”
이어, 그들의 짧은 발표가 이어졌다.
워낙 점잖았던 문장이라 해석하는 데 좀 시간이 걸렸지만.
요약하자면 이런 이야기.
‘지금 운호 준장이 싸움을 걸었다 이거지? 오냐 어디 얼마나 잘 싸우나 보자.’
즉, 투표고 뭐고 그냥 싸우겠다는 선전 포고.
“…이렇게 사실상 확정되어가던 군부 의원 선거는 다시 한 치 앞을 모르게 되었습니다. 두 파벌에 속하지 않던 중립 장성이나, 패배를 승복했던 파벌들은 운호 준장에게 한 표를 주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이상. 15년 만에 다시 한번 별들의 전쟁을 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안 돼. 그만둬. 우린 당선되려고 이러는 게 아니란 말이다.
그렇게 우리에게 불길한 뉴스만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와중.
나는 조용히 운호에게 말을 걸었다.
“운호야.”
“…눼에.”
운호 또한 불길함을 감지한 듯, 평소와 다른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기 아나운서가 말했다만, 사실상 투표가 종료되었다고 그랬지.”
“…그랬죵.”
“그럼 이미 파벌 싸움이 한차례 지나간 상황이고, 그 와중에 네가 출마한 거지?”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그리되었네용.”
“그럼 우린 사실상 ‘야, 너 못 받아들이겠다. 한판 싸우자.’ 하고 소리친 거고?”
이미 당선이 확정된 상황에서 새로이 불길을 던지는 우리는 두 파벌에게 그리 해석되지 않을까?
물론 그런 의도로 행한 것은 아니지만, ‘아 죄송합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요.’ 해 봐야. 쟤들도 ‘아, 그렇군요.’ 할 린 없지.
당장, 패배한 파벌이나 중립 파벌도 뭔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운호에게 표를 던진다고 하는 판에.
그 비율이 얼마나 될진 모르겠지만, 뜬금없이 출마한 이가 당선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단 이야기 아닌가.
“이런 상황 속에서, 운호 준장은 고대 마법인 기원의 노래를 사용하여, 파르 중장의 병사들을 잠재웠으며, 이에 파르 중장은 사망자라도 나왔다면 어떻게 할 거였냐는 분노를….”
“…고대 마법?”
“아, 제가 종종 쓰는 노래 마법 말하는 거예요. 뭐라더라, 저희 조상들이 썼던 마법 체계라던데, 마력 소비는 어마어마한 데다가,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는 불안정한 녀석이죠. 포요.”
“….”
“아, 전 그거 잘 써서 어지간하면 원하는 결과 나와요. 포요! 저런 불안정한 마법이 제 특기죠. 엣헴.”
즉, 이 말 아닌가.
운호 말로는 99% 안전한 마법이라지만, 다른 이가 보기에는 안에서 뭐가 나올지 모르는 폭탄을 내던졌다는 의미.
결국, 그 말 한마디로 내 인내심이 끊어지고 말았다.
“이 빌어먹을 운호가아아아아아.”
“꾸애애액. 간만에 느끼는 걸레 짜기이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