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244)
마법소녀 아저씨 244화(244/671)
244. 남 뒤통수는 후리기 좋더라(1)
결국, 그들에게서 로니아의 본대에 대한 정보를 얻어냈다.
그렇지만, 그 방법이 내가 예상한 방향과는 조금 다를 뿐.
“자. 이걸 보시길. 제 방법을 다들 워낙 싫어하시는 것 같아. 그릭스 님의 이론과 마법 왕국의 이론을 복합하여 새로운 방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래, 그래 잘했다.”
적어도, 그 영혼을 빠는 듯한 쪽쪽 소리는 사라졌네.
그런다고 한들, 얼굴에 입이 닿아야 하는 것은 똑같은 것 같지만.
땅에 널브러져 있는, 어디 하나 부러진 소령들이 작은 동물들인지라, 대충 입안에 들어가는 건 똑같은 시점에서 뭔가 이상한 게 아닐까.
트라우마가 남을 만큼 악몽이었던 것이, 지독하고 끔찍한 악몽으로 변한 정도인 것 같은데 말이지.
그런 알’셸의 미묘하게 의미 없는 발전은 그렇다고 치고.
저 끔찍한 행위를 다시 봐야 하는 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여섯 번째 발걸음을 겪고, 뼈가 비명을 내지름에도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고.
그에 일곱 번째 발걸음을 내리쳐, 어디 한 군데를 부러트리거나 꺾어버림으로써, 그들 대다수가 기절했다.
그마저도 견딘 이들은 그 끔찍한 몰골을 보며 잠시 눈을 떨긴 했지만, 결국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기에 저들이 죽을 가능성이 있는 여덟 번째 걸음을 멈추고, 친히 머리를 후려쳐 기절시켜 주었으니.
그리하여 정보는 얻지 못한 채, 기절한 인원들이 알’셸의 쪽쪽이가 된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
“하아.”
“왜 그러세요?”
“아니, 별거 아닌데.”
정말, 별거 아닌 이야기다.
그렇지만, 내가 털어놓는 의문을 운호가 해결해 줄지 누가 아는가.
“왜, 쟤들은 ‘그’ 로니아에게 충성을 다하는 걸까.”
저들이 무슨 엄청난 정신력을 가진 초인도 아니고, 그럭저럭 힘이 있긴 하지만, 그조차도 우리 같은 재해에 비하면 한낱 동물일 뿐.
그렇기에 그들은 내게 공포를 품었고. 말을 더듬었으며,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했다.
심지어, 아무리 입을 다물어도 기절한 이에게서 기억을 뽑아낼 방법이 있기에, 그 행동은 아무런 가치를 지니지 못함을 알려 주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주었건만.
그들은 마지막까지 입을 다물었다.
잔뜩 겁먹은, 군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음에도.
그럼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정도.
하나. 군인으로서 정신 교육이 잘되어있다.
둘. 운호에게 물은 것처럼, 로니아에게 충성심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로니아나 운호처럼 도저히 군인답지 않은 이들이 널려있으니, 첫 번째는 기각.
그렇기에, 두 번째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아무리 그래도, 그 로니아잖아?
돼지인 데다가, 음흉하고, 뒤끝 있고, 사람 앞에서 담배나 피우는 데다가, 말투도 재수 없고, 협박까지 하는 녀석인데 말이지.
“음. 로니아 대장님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말이죵….”
그런 생각을 가지고 물어본 질문에, 운호가 답을 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종종 핵심을 찌르는 말을 하는 운호였기에, 귀를 기울였고.
“아마, 저분들은. 우리가 모르는 로니아 대장님에 대해 알고 있는 거 아닐까요?”
우리가 모르는 로니아 대장이라.
“…예를 들면?”
“그야 저도 모르죵. 아마, 저분들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 준다거나… 대충 뭐 그런 거용.”
부족한 것이라.
흐음.
그에 잠시 널브러진 이들을 바라보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까고 말해서 이리 보면 그냥 동물 농장 애들이니 말이지.
…모르겠다.
내가 언제부터 적 애들 정신 상태를 생각해 줬다고.
“알’셸! 로니아 본대 위치는 찾았냐!”
“예! 찾았습니다! 다만 뭔가 기억이 태양 아래라든지, 구름 아래 어딘가 이런 식으로 되어있어서 정확도는 좀 떨어지긴 합니다만…. 큰 문제는 없을 것 같군요.”
태양 아래는 대체 뭐야.
무슨 암호 같은 건가.
알아먹었다니 상관없는 것 같긴 하지만.
“그럼 이동하자! 앞장서!”
“흠. 조금 천천히 이동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이들도 파르 중장과 서로 간만 보고 있다는 것 같으니 말이죠. 본격적으로 그 둘이 맞붙으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흠. 그래?
그래도 말이지.
살짝 고개를 돌려, 저 위의 하늘을 힐끗 바라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서 빨리 벗어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이지. 쉴 거면 미리 가서 쉬자.”
“…위에 뭔가 있습니까?”
“아니, 뭐 대단한 건 아니고. 일단 가자고.”
그리 말하며, 한 번 더 하늘을 바라보고.
알’셸과 운호를 이끌며.
지금은 공터가 된 땅을 벗어나.
다시 숲으로 들어섰다.
상대가 들을 수 있으리라 믿으며.
뒤쪽을 향해.
정말 조그만 말을 남기고.
“그럼, 부상자들은 잘 후송해 주라고. 수호대님.”
* * *
“읏쌰.”
로니아의 본대가 보이는, 그렇지만 꽤 거리가 있는 언덕.
너무 가까이 있으면 발견될까 싶어, 좀 떨어진 장소에 자리하긴 했지만, 구릉 사이에 자리한 로니아의 진형을 살피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어디 보자, 쟤들은 뭉쳐있네.”
서서히 허공에 생성되고 있는 은보랏빛 기둥도 진영 후방에 자리해있고 말이지.
아무래도 파르 중장과 달리, 한 장소에 전원이 다 모인 모양이다.
그렇게 적진을 관찰하던 도중.
“저러면, 기습 공격 한 방에 몰살당할 텐데 말이죵. 저 뒤쪽도 비어서 들어가기 딱 좋아 보이네용. 포요.”
우리의 유격전 대가께서는 한 번 적진을 훑은 것만으로 로니아 진형의 약점을 입에 담으셨다.
“흠. 너라면, 저기 들어가서 뒤집어엎을 수 있겠냐?”
“음. 약한 애 몇이라면 해치우고 다시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용. 근데 로니아 대장이라든가…. 그런 분들까지 이길 수 있는진 모르겠네용.”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그렇지만, 아쉽군. 전장 상황이 그걸 받쳐 주질 않으니.
“이게 장기전이라면 밤을 기다려서 그렇게 하나씩 덮치는 것도 괜찮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 오래 갈 것 같진 않지?”
“으음. 로니아 대장님은 철저하게 수비로 일관하실 것 같은데, 그럼 생각보다 길어지지 않을까용?”
흐음.
그래도 규칙상 상관없나?
하긴, 시간은 안 정해졌으니 그래도 되긴 하는데….
뭔가 좀 그렇긴 하네.
고작 200여 명…. 아니, 아까 소령급 11명이 쓸려나갔으니, 이제 총 182명인가.
어쩌면 치고받느라 더 줄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파악한 숫자는 그 정도.
어쨌건. 182명이 치고받는 데 하루를 넘기는 건 좀 그렇지.
그런 장기전이 된다면 내가 빡쳐서 망치를 들고 쳐들어가지 않을까.
그나저나, 인원수를 생각하니 이제야 떠오른 것이 있다.
“야, 알’셸.”
“왜 그러십니까?”
얌전히 땅에 몸을 붙이고 적진을 관찰하던 알’셸은 내가 부르자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
“아까 우리가 기절시킨 그 녀석들 있잖냐. 그 녀석들 기억 속에서, 갸들 거기 있던 이유라도 있었냐?”
아무리 생각해도 그 녀석들이 숲에 있을 이유는 없어 보이는데.
“아, 그거라면 당연히 얻어냈습니다. 뭔가 마법적 촉매를 깔려고 했던 것 같더군요.”
“촉매?”
“예, 공원 전체를 가로지르는 대형 마법진을 만들 생각이었나 봅니다.”
대형 마법진이라.
“효과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촉매라고 해도 마력에 반응하는 큰 돌일 뿐이었으니 말이죠. 덧붙여, 해당 명령을 내린 로니아도 어떤 마법인지 알려 주지 않은 듯합니다.”
칫. 이러니저러니 해도 로니아인가. 정보가 샐 틈은 만들진 않는다는 이야기로군.
“그렇지만, 일단 대규모 마법진을 까는 건 확실하지?”
“예. 그런 쓸모없는 촉매를 놓을 이유라면 그것 말고도 없으니 하니 말이죠.”
그런가.
그렇다면, 저렇게 수비로 일관하는 이유도 짐작이 된다.
로니아는 승기를 잡기 위해 저렇게 콕 박혀 있는 것이리라.
자기가 믿고 맡긴 별동대가 마법진을 완성하리라 믿으며.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금까지의 MVP는 운호로군.
“잘했다 운호야.”
그 칭찬으로 운호의 털을 쓰다듬어 주며 입을 열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세요?”
그에 운호는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날 바라보았고.
“아니, 네 덕에 로니아의 사악하고 음흉한 계획을 분쇄한 것 같거든.”
운호의 그 괴상한 회전점이 없었다면, 숲을 싸돌아다니는 소령 동물 농장 녀석들을 못 만났을 테고.
지금도 활발하게 마법 촉매를 설치하고 있었겠지.
아마, 저들도 그들이 전장을 이탈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 추가 인원을 편성하겠지만.
그로 인한 시간 손해도 손해일뿐더러, 저 수비 진영도 인원이 빠지는 만큼 약해질 것이 분명하리라.
그러니, 아무도 모르는 장소를 쏘다니던 그들은 퇴치한 것은, 그 괴상한 회전점으로 그들을 찾아낸 운호의 공.
운호가 못 미덥고 얼빠진 것은 얼빠진 것이고.
공은 공. 그러니, 칭찬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
그렇기에, 멍하니 로니아의 적진을 바라보며, 토실토실한 살에 달린 부드러운 운호의 털을 쓰다듬던 와중.
…어라 잠깐.
갑작스레 좋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운호야.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어떤 거 말씀이시죵?”
“혹시 저기서 대여섯 명 정도가 빠져나온다면, 아무한테도 안 들키고 그 녀석들을 쫓아갈 수 있냐?”
“음. 상대방 실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지간한 애들이라면 가능할걸요? 아 물론 하람 님이 제 말을 잘 따라주신다면요.”
그거라면 걱정할 필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의 지시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그렇다면.
어디, 사냥을 해보자.
“그럼, 잠깐 쉬자. 쟤들한테서 움직임이 있을 때까지.”
“어떤 움직임 말인가용?”
어떤 움직임이긴.
“새로 마법 촉매를 설치하는 별동대가 빠져나올 때까지지.”
씨익.
그리 웃으며, 잠시 쉬고자 팔베개를 하고 눈을 감았다.
* * *
대충 30분 정도 지났을까.
잠시 눈을 붙인 나를 운호가 깨웠고.
운호는 적들이 빠져나간다며 나에게 상황을 고했다.
그에 나는 적진을 바라보았지만.
“어디냐?”
난 안 보이는데?
암만 봐도 적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저기 저 풀숲을 보세요. 저기 지금 4명 정도가 움직이고 있잖아요.”
운호가 내 머리 위에 올라타 마음대로 고개를 흔드는 무례를 저질렀지만.
대체 어느 풀숲을 말하는지 감도 안 잡혔기에, 그 무례를 용서하며 운호를 그냥 내버려 두었다.
그렇게 고정된 시야 속, 로니아의 기지 옆에 있는 낮은 풀숲.
그곳을 향해 감각 증폭을 걸고 잠시 관찰하였지만.
…진짜 모르겠는데?
아니, 저기 네 명이나 들어갔다고?
그냥 바람에 흔들리는 게 아니고?
“알’셸 너는 보이냐?”
“저도 모르겠군요.”
“그야 쟤들도 전문가니까 그렇죠! 그런데 진짜 네 명 들어갔어요!”
…어… 그래 운호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럼, 가자.”
“어딜용?”
어디긴 어디야? 아까 설명했잖아.
“쟤들 때려잡으러 가야지. 아마 다음은 안 되겠지만, 이번까지는 안전하게 잘라 낼 수 있지 않을까.”
한 번은 우연이고.
두 번은 필연이니.
“그러니, 추적 부탁하마.”
“음….”
운호는 빤히 풀숲을 바라보았고.
잠시 고개를 빙빙 꼬더니.
“맡겨주세요! 저 정도라면 추적할 수 있을 거예요!”
빙빙 꼬인 머리를 풀어내며, 자신만만하게 그리 답했다.
“그래, 부탁하마.”
“자, 그럼 따라오세용!”
그 말에 운호는 빠르게 대지를 내달렸고.
나도 그 뒤를 따르고자 몸을 숙이고 빠른 자세로 달리려 했으나.
“다녀오시길. 전 여길 지키고 있겠습니다.”
태평스레 그리 말을 내뱉은 알’셸 덕에, 잠시 그 행동을 멈추었다.
“넌 안 가고?”
“예, 적진에서 뭔가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죠.”
흐음.
흥미로운 일이라.
그에 빠르게 적진을 살펴보았지만, 내 눈에는 딱히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그에 알’셸의 설명을 요구하고자 했으나.
“빨리 안 오시고 뭐 하세용! 이러다 놓쳐요!”
저 앞에서 운호가 나를 불렀기에.
“흥미로운 건 나중에 와서 들으마. 잘 감시하고 있어.”
“맡겨 두시길.”
알’셸을 내버리고, 운호를 따랐다.
* * *
그리 두껍지 않은 숲 안쪽.
요정 둘과 동물 둘.
꽤 자유분방한 차림을 한, 아까 소령들보다 강한 이들이었지만.
“짜잔. 사냥꾼이 왔습니다.”
내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당당히 몸을 드러내었다.
“사냥꾼은 추적하는 도중에 몸 안 드러내요. 포요….”
그 와중에 국방색 무늬 운호가 분위기에 초를 쳤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즐거운 뒤통수 수확의 시간이 또다시 시작되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