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245)
마법소녀 아저씨 245화(245/671)
245. 남 뒤통수는 후리기 좋더라(2)
두 번째 녀석들도 순식간에 해치운 후, 수거하기 좋도록 평야에 내버리고 다시 언덕으로 복귀했다.
이로써 우리가 해치운 로니아 대장 측 인원만 열다섯.
더 깎아 내고 싶지만, 저쪽도 별동대를 노리는 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테니, 이 이상은 힘들겠지.
“다녀왔다.”
“다녀오셨습니까? 별일… 없으셨겠죠. 뭐.”
알’셸은 제대로 된 인사도 하지 않고, 여전히 적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손만을 흔들며 나를 맞이했다.
“그러는 너는 별일 있었냐?”
“별일까지는 아니고,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거라면 충분히 별일 아닐까.
“그래서, 얼마나 흥미로운 걸 발견했길래 여기 남겠다고 한 건데?”
알’셸 옆에 누워, 그리 질문을 던졌고, 솔직하게 말해 뭘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형식상으로 감각 확대를 켜 적 진형을 살폈다.
의미 없긴 하지만, 형식미라는 게 있지 않은가.
“음. 조금 의심스럽긴 합니다만, 로니아 대장을 포착했습니다.”
“응? 어디 어디.”
나도 아까부터 살펴보았지만, 그 돼지는 못 찾았기에, 어디 숨어있거나, 무슨 마법이라도 쓰고 있을 거라고 추측했었다.
“저기 기둥 앞에서 마법진을 그리고 있는 요정 있잖습니까. 그자를 로니아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은보라빛 기둥을 바라보자.
그 자리엔, 순백의 날개를 단 중성적인 분위기의 요정 하나가 눈을 감은 채 중얼거리며 마법진을 펴고 있는 장면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저게?”
아무리 생각해도 그 돼지랑 비슷한 건 비둘기 날개밖에 없는데?
“예,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자가 보유한 마력 파장이 로니아와 크게 달라 조금 의심했습니다만. 저 마법사의 실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런 대마법사가 저 파벌에 둘이나 있지 않은 한, 저자가 로니아라 예측하는 것이 타당하죠.”
흐음.
그에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분명, 파르 중장이 몇몇 이들을 제외하면 제 모습은 취향껏 바꿀 수 있다고 했지. 그렇다곤 해도, 긴 시간 사용하며 익숙해진 형태가 있어 그게 사실상 본 모습이라곤 했지만.
그럼 저 형태가 본모습인가? 아니면 돼지 형태가 본모습?
여기서도 돼지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면이 강하던데, 굳이 그런 모습을 취하는 이유는 뭐지?
파벌 애들이 로니아에 충성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저 겉모습도 모르겠고, 복잡하네 정말.
에이. 때려치우자.
요지는 그냥 저 녀석을 박살 내면 이 이상 볼 일 없는 것 아닌가.
그럼 더 이상 복잡하게 저 녀석의 형질에 대해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러니, 중요한 것은 한 가지.
“그래서, 저 녀석. 강하냐?”
알’셸 넌 쟤가 계속 마법 시전하는 거 봤을 거 아냐.
“솔직하게 말해 저 존재가 강한지는 모르겠습니다.”
“흠? 그래도 대장급인데?”
아무리 계급이 곧 힘은 아니라지만, 여기서 겪은 바로는 이 당나라 군대는 대체적으로 계급과 힘이 정비례하는 관계인 것 같고.
원수 계급은 본 적이 없으니, 대장이면 사실상의 최상위 계급. 그러니 약할 리는 없을 텐데.
“약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지, 잘 모르겠을 뿐입니다.”
“…설명.”
“마법의 구조와 형식이 지나치게 교과서적입니다.”
“그게 무슨 문젠데. 아프 대장도 교과서나 마찬가지잖아.”
거긴 니가 봐도 놀랄 정도의 효율 중독자라 혼자서 수백 명 분량의 마법사 일을 한다더니만.
“아뇨, 아프 대장은 그 효율이 자신의 아이덴티티입니다. 가령 교과서에는 이 부분은 컨트롤 하기 힘드니 안전장치를 반드시 걸어라. 라고 적혀있지만, 아프 대장은 자신의 실력을 믿고 그런 부분을 과감히 건너뜀으로써 압도적인 효율을 확보할 수 있었죠. 그런 식으로, 일정 경지 이상의 마법사는 자신의 개성이 마법에 드러나게 되어있습니다.”
아…. 그러니까 이 말인가?
아프 대장은 실력이 있어, 자신의 능력에 맞춰 모든 마법을 극도로 효율적이게 커스터마이징을 했고.
저기 있는 로니아 추정인 존재는 그런 것조차 없이 그저 교과서적인 마법을 구사한단 소리로군.
교과서적인 로니아라.
…갸 정치 깡패 수장 아니었나?
정말 안 어울리는데.
“로니아가 아닌 거 같은데?”
차라리 그냥 로니아급 대마법사가 하나 더 있다고 치자.
“그렇다기엔, 저자가 가진 마법적 능력이 너무나도 뛰어납니다. 너무나도 정석적인 마법이라 기교나 그런 것은 보이지 않지만, 그 마법을 사용하는 빈도, 세밀함. 마력의 분배 등. 마법사의 실력을 대표하는 기술들이 너무나도 뛰어나, 그 실력이 어마어마함을 알 수 있습니다.”
거 설명 더럽게 기네.
그러니까 이 말 아니야.
“마법을 사용하는 능력을 보면, 강자임이 분명한데, 그 마법 내용이 너무나도 초보자 같다 이 말이지?”
“아뇨, 초보자가 아니라. 교과서적이란 의미입니다.”
그거나 저거나.
어쨌건, 특이한 존재라는 것은 이해했지만.
그럼, 저자에 대해 마지막 한 명의 생각을 들어볼까.
“운호, 넌 어떻게 생각하냐.”
“뭐가용?”
그런 내 질문에, 주변 환경에 맞춰 털이 갈색으로 변한 운호가 빤히 적진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저 교과서적인 존재가 로니아일까 아닐까. 옆에서 알’셸이 실컷 떠들었으니 다 들었을 거 아냐.”
“아, 듣긴 했는데 말이죠.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겠어용.”
“넌 또 왜?”
“그야 전 그 교과서 기본 검증도 통과 못 했으니까요. 솔직하게 말해 알’셸 님이 그거에 위화감을 느낀다는 것도 잘 모르겠는 걸용.”
…운호야…. 그건 자랑스럽게 입 밖으로 낼 말이 아니란다.
그런 잡담과 적진 시찰을 한 채, 여전히 우리는 뭔가가 일어나길 기다렸다.
* * *
몇 번이고 은보라빛 기둥이 쏘아지고.
셀 수도 없을 만큼 은구슬이 로니아의 적진에 쏟아지는 포격전만이 반복될 무렵.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 태양이 조금 수평선 쪽으로 움직였고.
지루해져 적진을 관찰하는 것도 멈춘 채, 눈을 감고 돌을 베개 삼아 무한한 어둠을 탐험하던 와중.
“한판 붙을 것 같습니다.”
번갈아 가며 적진을 관찰하던 알’셸이 마침내 입을 열었고.
나는 빠르게 몸을 일으키며, 다시 적을 향해 시야를 넓혔다.
“어디냐.”
“저기, 언덕 너머에서 파르 중장과 그 일당 몇몇이 달려오고 있군요.”
그에 그 장소로 시선을 돌리자.
알’셸의 말대로 파르 중장이 눈을 붉게 물들인 채, 부하를 이끌고 달려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굉장히 수상한 점이 있었으니.
…왜 일렬횡대로 달려오는 거지.
중앙에 자리한 파르 중장.
그리고 그 양옆에 세 명씩.
그리 진형을 갖추고 로니아 대장의 진지를 향해 질주해 오는 존재들.
아무리 군기가 잡힌 이들이라고 해도, 저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쨌건. 그런 괴상함은 별개로 치더라도.
“…좀 많이 센데?”
“그렇군요. 저희가 먼저 공격하지 않은 게 정답이었습니다.”
“와, 저게 파르 중장 직속 부관들이에요? 말도 안 되네요. 포요.”
우리 셋이 무식하게 공격에 나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해주는 일곱 전사들.
첫 인원 체크 때는 그럭저럭 쓸 만한 녀석들이라는 생각이었지만.
막상 전투 상황이 되어 힘을 해방한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 말이 나오지 않았다.
“파르 녀석은 저리 힘을 뿜어내도 아직 그 끝이 안 보이고, 저 여섯도 너네 십삼 간부 수준은 되겠는데?”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실례되는 말이로군요.”
아. 그래도 알’셸 녀석이 즈그 조직에 애착이 있구나. 내가 그리 쳐준다고 바로 반박하는 것을 보니.
“저쪽이 아득히 강합니다. 저희 십삼 석 중 저, 퀼프, 세이니를 제외하면 저 여섯에 근접하는 존재가 없군요.”
방금 전 생각은 취소다 꼴뚜기야.
아무튼, A급 중위권에서 최상위급 존재가 여섯 정도인가.
변수 없이 전투력만 따지면 운호는 기껏해야 하나나 둘 붙잡으려나.
“몇이나 상대할 수 있겠냐.”
“파르 중장이 없다면 여섯 명 전원. 파르 중장이 낀다면 한 명만 더 추가돼도 힘들겠군요.”
“일단 나는 죽고 죽일 각오를 하면 일곱 다 붙잡아둘 순 있겠는데…. 이긴다는 보장이 없네.”
비살상이 기본인 전투라면 거의 확실하게 질 거고.
저 녀석들 상대로 손대중을 할 여유가 없다.
“전 셋까지 가능할 것 같아요!”
그 와중, 운호도 발랄하게 끼어들었지만.
솔직하게 말해, 그 말은 큰 도움은 되지 않고, 내 생각보다 운호가 직접 전투에도 강하다는 사실 정도만 알 수 있었다.
일단 파르 중장의 전투력이 상식적인 수준이라는 가정하에. 3:7 로 싸우면 이길 것 같긴 한데 말이지….
문제는 거기서 이긴다 한들, 파르 중장 파벌 80여 명과 로니아 대장 파벌이 남아있단 말이지.
역시 저 둘이 싸우면서 양측이 힘을 소진하는 게 베스트인가 .
“저기서 한 네다섯 정도 쓰러지고, 로니아 대장 애들은 절반 정도 날아가 주면 좋겠는데.”
“그럴 리 있겠습니까? 저들도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으니 어느 정도 손해를 보는 선에서 마무리하겠죠.”
내 소망에 대해, 알’셸은 격렬한 태클을 걸어왔지만, 말 중에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으니.
어라 잠깐.
“장기전이 되는 이유가 우리 때문인가?”
“당연한 것 아닙니까? 1:1 대결에서야 뒤도 안 돌아보고 치고받으면 되지만, 삼파전은 그리할수록 싸우는 양측만 손해니. 싸운다 한들, 최대한 손실을 줄이려고 하겠죠.”
…듣고 보니 그러네?
이제야 떠올렸지만, 생각해 보니 가장 기본적인 전략 아닌가.
삼국지에서도 나오던.
어… 그러니까…. 제갈량의 삼각대 이론이었나?
…삼 뭐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근데 로니아는 우리 쪽에 별 신경 안 쓰던데.”
“그조차도 위장일 가능성은 생각해 보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설령 로니아 대장이 실제 그리 생각한다고 해도, 파르 중장은 그리 생각지 않으시겠죠.”
파르 중장이 일렬횡대로 다가가는 와중에도 우리는 그렇게 작전 토론을 계속하였고.
어느 정도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나는 파르 중장이 멈출 것이라 예상하고 입을 열었다.
“그럼, 지금이 기회 아닌가? 우리도 갈라져서 각자 좀 갉아먹는 건 어때. 이미 유격전 체재로 하기로 한 거. 알’셸 너는 단독으로 파르 중장 좀 갉아먹고 오고, 나랑 운호는 로니아 대장 좀 갉아먹고….”
그리 빠르게 판단을 내려는 와중.
쾅.
막대한 소리가 들려, 곧바로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거기엔 마법 장벽에 그대로 팔을 박아넣으며 구멍을 뚫어 버린 파르 중장과 그 주변으로 마법진을 부착하는 직속 부관들이 있었고.
곧바로, 온 사방을 울리는 고함 소리가 주변을 장악했다.
“로니아! 어디 있냐! 군인이라면 당장 나와 싸워라!”
무협 소설에 나오는 사자후가 이런 느낌일까.
저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날아온 목소리건만.
그 목소리에 영향을 받아 몸이 저릿저릿해질 정도로 떨려왔다.
우리가 이런데, 코앞에서 저걸 맞은 로니아 본대는 어떤 상황일까.
그렇기에,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전투 관전에 들어감과 동시에, 내면에 떠오른 생각을 하나 입 밖으로 내뱉었으니.
“근데 아까 너, 파르 중장은 우릴 알고 있으니, 손해 볼 짓은 안 할 거라고 하지 않았냐.”
근데 지금 쟤가 하는 꼴을 보면, 그냥 돌격해서 다 쓸어버릴 기센데?
“…세상에는 제 예상을 뛰어넘는 존재들이 있기 마련이죠.”
하긴. 나도 파르가 저 정도로 분노 조절을 안 할지는 몰랐지.
그리 생각하며 바라보는 전투 장면은, 꽤 웅장한 장면이었다.
로니아 진형의 수많은 마법사가 모여, 푸른 성벽을 만들어 냈으나.
파르 중장과 여섯 직속 부하는 그 장벽을 힘과 마법으로 뚫어 버리며 들이닥쳤고.
장벽 근처에 있던 불쌍한 적을 붙잡아, 하늘 저편으로 날려 버렸다.
파르의 싸움 방식은 솔직하게 말해 마법사라기보다는 육체파에 괴수에 가깝긴 했지만, 그 돌파력은 나조차도 감탄할 수준이었고.
“…저만한 성벽이 뚫렸으니 로니아 측도 혼란스럽겠네.”
“수습 속도를 보아, 막을 순 있을 것 같습니다만…. 최소 열 정도는 더 희생되겠군요.”
“수습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냐?”
“로니아 파벌이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10에서 2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파르 중장 또한 그 시간쯤 공세 종말점에 도달할 것이 분명합니다. 당장 돌파력이 줄어든 게 눈에 띄게 보이니 말이죠.”
흐음.
10에서 20분이라.
짧지는 않지만, 길지도 않은 시간이군.
그럼, 유용하게 써야겠지.
“가자.”
“어딜 말입니까?”
“아까 말했잖아? 갉아먹자고.”
저 난장판을 틈타. 우리에게 유리하게 판을 짜야지.
“소수 인원의 장점을 살리자고. 유격전. 좋잖아?”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본래 유격전을 싫어했다.
이 큰 망치와 파란 옷을 입고 어떻게 빨치산 짓을 하란 말인가.
그렇지만, 전문가인 운호가 알려 주는 경로를 따라 뒤통수를 치는 쾌감을 느끼다 보니.
유격전의 매력에 눈을 떴다고 해야 하나.
“파르 중장님께서 저렇게 신나게 시선을 끌어주시니,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지.”
“바로 그 자세예요. 하람 님! 애들 더 잡으러 가죵!”
칭찬 고맙다 운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