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250)
마법소녀 아저씨 250화(250/671)
250. 제한 없음.
내 힘의 원천은 감정이다.
어찌 보면, 무한한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스승인 천마검신의 스트레스보다도 간단한 조건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장점이 아닌 단점이 되었다.
나는 그 힘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모든 것이 힘으로 환산되고, 그것이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나에게는.
그렇기에, 그것을 제어하는 법을 익혔다.
상대의 힘을 측정하는 법을 익혔다.
감각을 지우는 법을 익혔다.
정밀하게 타격을 조작하는 법을 익혔다.
정신에 일정 이상의 자극을 단절하는 개념을 심었다.
그런데도, 내 힘은 상식을 벗어나기 시작했기에.
근본됨인, 감정을 막았다.
내 손이, 이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됨을 막고자.
모든 것을 절삭했다.
설령, 내가 죽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모든 감정의 근원인. 끝을 눈앞에 두었을 때도.
마지막, 최후의 것은 풀지 않았다.
내 힘이 어디까지 미칠지 몰랐기에.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있었다.
하나가 떨어져 내렸고.
지금. 하나가 또 떨어져 내렸다.
내 손이 아닌, 타자의 손에 의해.
그렇다면, 그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니, 의미는 있다.
내 손은 지키는 손이기에.
파괴밖에 할 줄 모른다 하더라도.
내가 그리 정했기에.
그렇지만.
지금은 괜찮겠지?
지금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그렇지, 운호야?”
돌아오지 않는. 이에게.
질문을 던졌다.
모든 연결이 끊어짐을 이해한.
내 반신에게.
답은 없다.
그렇기에.
막아 줄 답을 돌려주지 않았기에.
막아 줄 이가 없었기에.
나는 모든 것을 풀어헤쳤다.
“하하하하하하하!”
분노가, 내 안에 차오른다.
수십 년간 쌓이며, 일정 이상 표출해 본 적이 없는 감정이.
아니, 다른가.
표출한 적은 있다.
그 무덤에서, 그 어두운 손길에서.
나는 그때 망가졌던 것이다.
* * *
우우우우우우웅.
손에 들린 망치가 미친 듯한 엔진 소리를 유발한다.
망치는 어마어마한 마력을 빨아들이며, 그 힘을 불리고 있다.
마치, 담(淡)과 접했을 때처럼.
아니, 조금 다른가. 지금은 그때보다는 망치가 먹는 양이 적다.
단기 결전이 아니기에, 자연스레 이후 있을 전투를 위해.
망치가 그것을 조율한 것일까. 내가 조율한 것일까.
그것은 알 수 없지만, 그렇다 한들, 겪어 본 적 없을 수준의 어마어마한 마력임은 확실.
그리고, 그때는, 모든 마력이 한순간에 동났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든 제한을 해제하며, 퍼 올려지는 끝없는 마력.
마치, 우물을 가로막던 암반을 파괴한 것처럼.
망치가 그것을 계속해서 퍼 올려도, 계속해서 넘쳐 나온다.
“하하하하, 재미있지 않아?”
“…%$#^#^#….”
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니, 답은 돌아왔지만.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다.
그렇지만, 상관없다.
나는, 대화할 상대가 필요한 게 아니니까.
“이래도, 아직 제쓰가 줬던 것에 비하면, 부족한 것 같거든?”
대체, 끝이란 어떤 존재일까.
한계를 돌파해도, 아직 난 끝에 도달하지 못하였다.
“^%^&&@@@.”
저 앞에 있는, 보랏빛 폭풍이 뒤틀린다.
“그래도 말이지.”
쿠웅.
망치가 붉게 달아올랐다.
제 자신의 열을 식히지 못하여.
주변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살점이 타오른다.
대지를 뒤덮던 진홍빛 살이.
매캐한 탄내를 풍기며.
“이 사태를 일으킨 주범들은 때려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담(淡)이 되려 한다.
내 안에 타오른, 꺼지지 않는 불꽃을 태우며.
그 결과가, 어찌 되건.
나는 이 불꽃이 향하는 대로 나아가리라.
위이이이이이잉.
끝없는 소리가 세상을 장악하고.
끝없는 망치의 무게는, 마침내 내 육체에 ‘무겁다.’라는 감상을 취하게 하였으니.
이것으로, 예열이 완료되었다.
그렇기에, 상대에게 입을 열고.
발을 옮겼다.
“이봐. 파르.”
“^%$&$**.”
뭐라고 하는 걸까.
상관없다.
“난 네가 싫지 않았어.”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다.
파르의 성질은 나와 비슷하였으니.
그리고, 파르 또한 우리에게 악의를 내비치지 않았으니.
파르는, 그저, 자신이 제어하지 못하는 힘에 휘둘리는.
자신조차 모르는 사이, 이 세계의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누군가였으니.
“그렇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한들.
파르의 손에 묻은 것은 피이다.
내가, 복수해야 할 피.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이거든.”
복수란, 그런 것이다.
피란, 흐른 뒤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이기에.
넘쳐흐른 물은 주워 담을 수 있다.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면.
그렇지만, 피는.
가진 이에게서 벗어난다면 그 의미를 잃기에.
피는 주워 담을 수 없고.
그러함으로 인해, 핏값은 그리도 높은 가치를 가지기에.
사람은, 복수가 무의미함을 이성으로 알아도 복수를 행한다.
“너도 알잖냐.”
쾅.
땅을 박찼다.
대지가 부서져 나간다.
균열을 만들고, 돌이킬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그로서 생성되는 돌격의 속도는 망치 탓에 평소보다 떨어지지만.
그 무게감이 다르다.
한 발짝 다리를 내디딜 때마다 땅을 파괴하고 충격파를 일으키며.
망치의 무게는 그 주인인 나를 제외한 주변 모든 것을 지연시킨다. 자신의 중심으로, 모든 것을 끌어당기며.
그것은 우리의 세계가 가진, 기본적인 힘.
설령 이계의 힘에 의해 물리적인 근본이 뒤틀리더라도.
내가 망치를 잡고 있는 한.
최소한의, 우리가 가진 세계의 법칙이 통용되기에.
그렇기에.
이 돌진은.
느리지만, 느린 것이 아니다.
저 앞에 존재하는 파르가, 나에게 주먹을 날리듯.
늘어진 시간 속에서.
다가오는 주먹에 맞춰, 망치를 휘두른다.
쿵.
끝없는 무게와 주먹이 충돌한다.
공간에 고정되어, 물리력을 무효화하는 존재. 아까 전, 저것이 완전 무효화인지, 일정 무효화인지 생각했던가.
그 대답이 여기 펼쳐졌다.
파르가 가진 보랏빛 폭풍은, 모든 물리력을 무효화한다.
설령 그것이, 내 망치라고 한들.
그렇지만, 그것은 물리력을 무효화할 뿐.
그에 수반되는 참사를 막는다는 이야기는 아닐지니.
“꺼져.”
파득. 파드드드득.
검은 구멍이 생겨났다.
내 힘을 견디지 못하고, 공간이 뚫려 나간다.
그 구멍은 조금씩 금을 만들며 크기를 키웠고.
그에 말려든 파르의 보랏빛 폭풍은, 처음으로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균열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이미 한 번 깨져 나간 공간은 세계를 수복하고자 주변의 것들을 빨아들였고.
그것은 파르의 폭풍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후웅.
바람이 불었다.
공간이 수복됨으로써 생겨난 폭풍.
그것은 망치의 열기를 받아 열풍이 되어, 주변을 뜨겁게 만들었고.
주변 모든 것을 태워 나가기 시작했다.
검붉게 물든 세계를.
그 안에 쓰러진 한 명의 요정을.
자신의 몸에 돋아난 보랏빛 존재의 반신을 잃고. 반쯤 색이 돌아온 눈으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파르를.
“&&&^%%%.”
그가 무슨 말을 내뱉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이계 번역이 망가진 것일까.
그렇지만, 그 표정을 통해 무슨 뜻인지를 유추할 수는 있었다.
미안하다, 뭐 그런 의미가 아닐까.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파르가 끝이 아니기에.
“미안하다.”
그대로 망치를 들고. 내리쳤다.
쿵.
막대한 무게감이 손에 전해진다.
무언가를 파괴하는 감각.
이것으로 끝났으면 좋으련만.
“그럴 리 없지.”
넷이 나타났다.
파르와 나 사이를 가로막은, 푸른 장벽을 친 리나.
뭘 하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내 등 뒤에 나타난 웨이터.
저편에서 파이프 담배 하나를 꼬나물고, 단안경을 쓰고 있는 호랑이 한 마리.
로니아의 본모습으로 추정되는.
순백의 날개를 단 요정 하나.
그들이 나를 바라보며, 주변에 자리했다.
이 모든 사태의 원흉들.
“배우가 다 집합하셨구만 그래?”
그리 비꼬며, 망치로 어깨를 두드렸다.
그 행동만으로 충격파가 일어나, 땅이 갈라져 나가고 주변에 새로운 균열을 만들었지만.
그래도 대장과 수호대라는 것일까.
충격파에 자세가 흔들리는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옷이 흩날리는 이는 있었지만.
“…&%^%그 힘을$$거둬 주시길.”
리나가 입을 열었다.
여전히, 무표정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그것이 나를 분노케 하였으니.
“하하하. 거둬 주란다. 왜? 이게 파르를 죽일 수 있는 힘이라?”
아니, 너희를 죽일 수 있는 힘인가?
그런데 말이지.
“이미 한 명 죽었거든? 사고도 아니고, 명확하게 살의를 담은 공격으로?”
왜 너희는 그에 대처하지 않았지?
반응하지 않았지?
내 공격도 막을 수 있는 존재잖아. 지금 이 망치의 일격을 막을 수 있는 존재잖아.
왜, 관여하지 않았지.
“$@그것이라면 설명드리겠습니다. #납득할 수 있….”
“설명? 설며어어엉? 아, 그래서 운호는 살아 돌아오냐?”
“…그것은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
쾅.
곧바로 망치를 휘둘렀다.
이런 내용은, 몇 번이고 들었기에.
한 치의 예상도 벗어나지 않는 내용들.
그럴지는 몰랐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
노리고 한 일은 아니었다.
우리 선에서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들을 필요조차 없는 문장들.
그렇기에 휘두른 망치는 내 분노를 타고, 주변 모든 것을 날려 버렸다.
수호대도, 바닥에 나뒹구는 파르도.
로니아도.
파르가 펼친 이계침식도.
모든 것을 날려 버리고, 갈색 땅을 되찾으며.
대지를 뒤엎었다.
손대중 없이, 그저 파괴만을 바라고 휘두른 망치.
주변 모든 것이.
심하면 공원 전체가 갈아엎어질 거라 믿었지만.
그 충격파는 크레이터 내부를 벗어나지 않았다.
수호대 셋이 만들어 낸 보호막으로 인해.
“간만에 호출돼서 뭔가 했더니, 괴물이 나타났군, 그래?”
“화신체보단 약하니 괴물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아마 브시 님이 말씀하신 것은, 존재 자체에 대한 평가겠죠. 화신체의 힘엔 불필요한 것이 많아 그것이 온전한 전투력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저분은….”
그런 셋은 마치 나를 평가하듯 한마디씩 내뱉었고.
“야. 그딴 소리 할 시간이 있냐?”
웨이터가 잠시 호랑이를 향해 시선을 돌린 순간.
이미 나는 땅을 도약해, 웨이터의 앞에 도달했다.
“잡담을 할 거면, 끝나고 해라.”
니들이 죽어서 못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쾅.
곧바로 망치를 때려 박았다.
그 무게 탓에, 기술이나 형조차 내보내지 못하는. 회전의 힘만이 존재하는 극한의 타격.
망치의 힘은 웨이터가 급히 만들어낸 노란 보호막에 닿은 순간 잠시 그 힘을 잃었으나.
까득. 까드드득.
궤도를 따라오는 검은 반점들.
깨져 나간 공간들이 망치를 따라오며 세계를 긁어 나갔고.
쿠웅.
그 충격이 제2파가 되어 보호막을 파괴했다.
“…정정하죠. 순수한 물리력은 이미 어지간한 화신체 이상입니다.”
자신의 보호막이 뚫렸음에도, 그리 말하며 자세를 유지하는 웨이터.
내가 인지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 모든 일의 시작.
그자를 쳐 죽이고 싶지만.
내 한계인 물리력이, 그것을 막았다.
공중에 있는 존재에 대해. 한 번만 공격할 수 있는 나의 한계.
“씨발 새끼야아아아아아!”
그렇기에 나는 멀어져가는 그 존재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떨어져 내렸고.
내 안의 분노는, 더더욱 커져 갔다.
세계에 대한, 눈앞에서 멀어지는 적에 대한.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분노.
그것을 곱씹으며, 이를 악물었고.
그것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되었을 때.
【의지는 힘으로 화할지니】
내 안의 무언가가 답했다.
쿵.
발판이, 생겨났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딴 건, 내게 있어 아무래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나는 다시 도약할 힘을 얻었고.
내 앞에, 적이 있다는 사실 하나뿐.
“죽어어어어!”
쾅.
발아래에 자리한 발판이 부서져 나갔다.
그렇지만, 상관없다.
그 발판은 내 온전한 힘을 견뎌내 주었고.
자신의 역할을 다했으니.
그리하여 도달한 웨이터의 앞.
웨이터는 기묘하게 뒤틀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먼저 가겠습니다.”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나? 아니면, 자신의 동료들?
그게. 무슨 상관일까.
붕.
망치가 휘둘러졌다.
막대한 힘을 담은, 무한의 망치가.
콰득.
살점이 날고, 연미복이 붉게 더럽혀졌다.
하나의 사체가 지상으로 추락했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