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333)
마법소녀 아저씨 333화(333/671)
333. 세계는 되묻지 않는다.
“…공적 지정이라.”
오랜만이군요.
공식적으로는 최근 한 건이고.
그리고, 이걸로 두 건인가요.
둘 다, 그 멍청이가 관여했다는 것에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옛날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요즘은 보기 드문 경우.
그렇지만, 없는 것은 아니죠.
여전히 공적 지정은 종종 일어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관리국이 열심히 정보를 조작하여 표층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관리국도 힘들겠군요.
완전한 영웅의 이미지를 보여 주고자, 실패한 영웅의 대역도 만들다니.
그리 생각하며, 의뢰를 받아 짜 올리던 마법진을 힐끗 바라보았다.
유전자 기반 변형 마법.
대상의 유전 물질이 있다면, 일정 시간 동안 해당 인물의 외형을 따라 하는 마법.
유사한 변신 마법은 여럿 있지만, 다들 안정성에 여러 문제가 있던 덕에, 관리국이 제게 의뢰한 물건.
이거라면, 비록 발동에 유전 물질이라는 촉매가 필요하지만, 안정성은 몇 배나 뛰어날 겁니다.
지속 시간도 길고, 생체 물질 변형 기반 마법이니, 해제 마법에 맞았다고 본모습이 드러나거나, 목소리가 다르다거나, 광학 장비에 탐지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죠.
실패한 영웅의 이야기를 성공했다고 위장하기 위한 마법.
이를 통해, 실패한 영웅은 최종 결전에서 인류를 위해 장렬히 희생한 것으로 사망자 처리를 한다.
잘 짜인 각본입니다.
실력이 모자라 실패한 영웅을 고결하게 위장해 영웅의 위상을 높이는.
그나마 위안인 점은, 그렇게 어설픈 영웅은 매년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숫자밖에 없다는 점일까요.
죽은 이는, 말이 없으니.
실력 없는 이를 영웅으로 추대한다.
마음엔 들지 않지만 하는 수 없죠.
현실을 위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제 개인의 생각은 개인의 생각.
관리국과 모두가 행하는 일은 모두를 위한 일.
그러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저 또한 그런 뒷공작에 이렇게 힘을 보태 주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만.
“지금 이 마법은 쓸모가 없군요.”
그러니, 작업하던 것을 한구석에 밀어 넣고 방을 나섰다.
쾅.
제 연구실 구석에 자리한, 개인 작업실.
그 방에서 나와 새로이 들어선 제 연구실에는, 저를 도와주는 수많은 마법사가 있었으니.
“교수님!”
“교수님, 방금….”
그들은 곧바로 떼를 지어 몰려들어 저를 찾으며 입을 열었고.
그 몰골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후우.
그러고도 이 위대한 천재, 매직 위버의 제자입니까?
공적 지정 하나둘쯤, 자신이 처리하겠다며 나설 패기는 있어야죠.
그런 기세가 없으니, 매번 논문에 오탈자가 잔뜩 생기는 것입니다.
물론, 저와 비교하면 제자들이 너무 불쌍하니 아량을 베풀도록 하죠.
제가 세기의 천재이기에 그런 것이 가능하다지만, 평범한 마법사들은 천재가 아니니까요.
그러니, 제자들에게 평온함을 주고자, 뿔테 안경을 닦으며 입을 열었다.
뽀득. 뽀득.
“걱정하지 마시고 진정합시다. 아무리 상대가 ‘그’ 크림슨★해머의 적이라지만, 공적 지정 범위가 이리도 좁지 않습니까? 이는 상대가 강하기 때문에 내려진 공적 지정이 아니라, 단순히 그 본능에 충실한 물리적 짐승이 상대하기 어려운 적이기에 내려졌단 의미입니다.”
너무나도 기본적인, 조금만 생각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상황 설명을, 영창 가속으로 빠르게 내뱉으며 연구실을 가로질렀다.
지나가는 길 뒤편에, 아직 어린 마법사들이 병아리처럼 쪼르륵 따라오는 것이 조금 불만스럽지만.
천재로서 평범한 이들의 앞을 걸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
“그 멍청한 망치는 절대 퇴치하지 못하는, 두뇌 싸움일 수도 있겠고, 어쩌면 정말 완전한 물리 면역이라는 개념적 생명체일 수도 있겠군요. 그도 아니라면….”
잠시, 떠오르던 생각을 그대로 입 밖으로 내뱉는 것을 멈추었다.
크림슨★해머의 신변에, 무슨 문제가 생겼다.
그런 예상.
잠시 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이 가능케 하는 상황을 수없이 많이 고려해 보았지만.
흠.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그녀, 아니 그는 인류의 히든카드 중 하나.
인정하긴 싫지만, 그는 저보다 강하고, 저보다 높은 장소에 자리해 있습니다.
그것이 제가 그의 뒤를 좇는 이유.
지금 저의 제자들이, 제 뒤를 좇듯.
물론, 그 작자에 대한 제가 가진 혐오의 감정이 바뀔 리 없죠.
다만, 제 개인의 판단이 관리국의 의지와 다르듯, 그 남자가 해낸 위업과 그 남자의 저열한 성품이 별개인지라, 제 성질을 거스를 뿐.
그러니.
“그 남자에게, 빚 하나 지워 주는 셈 칩시다.”
“교수님. 방금 뭐라고 하셨….”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런, 또 생각이 입 밖으로 흘러나온 모양입니다. 고쳐야 할 버릇인데, 영 고쳐지지 않는군요.
그보다.
“의회는 소집되었습니까?”
“예, 그렇지 않아도 그 말씀을 드리려….”
“참석 인원은? 현재 제네바 지부에 의원은 몇 명이나 있었죠?”
“죄송합니다. 거기까지는 아직….”
내 질문에 답하지 못하자, 곧바로 고개를 숙이는 연구원.
그렇지만,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고개를 드시길. 참석 인원의 확인은 어디까지나 부가적 정보의 영역, 제가 질문했다 한들, 그 정보를 얻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항상 말했었죠. 마법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그래야,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그 너머를 바라볼 수 있으니.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그 너머에 있는 것을 소망하지 않도록 하세요. 그래야, 모든 것이 끝난 후,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웃을 수 있을 테니 말이죠.”
저 너머를 바라보는 것은, 안전 속에서라면 충분하다.
그 조언을 마지막으로, 연구실을 빠져나왔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한마디.
“그럼, 이제부터 저희는 교수와 제자의 관계가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호칭은 전우면 충분하죠.”
씨익 웃으며, 전이 마법을 발동시켰다.
목적지는, 대회의실.
점차 흐려져 가는 저의 전우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다음 출근 시간에 늦지 않도록.”
* * *
공적 지정이 발령되고 15분 후.
관리국 제네바 지부 지하 1층에 자리한 대회의실.
이 장소는 대회의실이라는 명칭과는 거리가 멀다.
어딜 어떻게 보아도, 어느 대학에서든 찾을 수 있는 일반적인 강의실. 이런 평범한 장소에 대회의실이라는 명칭이 걸린 이유는, 단순히 마법사 의회가 여기에서 열리기에 후에 명칭이 바뀌었을 뿐.
그리고 현재, 그 대회의실에 있는 의원들은 각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대체, 나머지는 언제 오는 건가?”
불만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저런 이유.
공적 지정이라는 대형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현재 의회에 참가한 인원은 터무니없이 모자라다.
총 43석으로 이루어진 마법사 의회건만, 현재 참가자는 16명뿐.
긴급히 개최된 회의니, 참가자 수가 적을 것은 예상할 수 있지만, 과반수도 채우지 못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라는 의견이 대회의실을 지배하고 있다.
그렇게 다른 참가자들 사이에서, 아직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이들에 대한 비판 의견이 거세질 때쯤.
달칵.
대회의실의 앞쪽에 자리한 문이 열리고, 한 마법사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한 손에 대전차 로켓을 지팡이처럼 쥔 채, 군복을 차려입은 그는 자연스레 의원들의 시선을 모았고.
본디 의장이 서야 할 강의대 앞에 자리한 그는, 마법사들의 시선을 마주하며 입을 열었으니.
“총원 17명. 이게 전부로군. 참여하지 못한 의장을 대신해 내가 회의를 진행하겠네.”
담담한,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은 말.
그에 대해, 다른 의원들은 의문을 품었다.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의장이 참여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총원 17명이라는 내용도.
그러한 상황이니.
“멕베스. 의회를 시작하기 전에 묻고 싶은 것이 있네만.”
빠르게 한 명이 일어서 입을 열었고.
“무엇이지?”
멕베스는 담담히 그를 바라보며 그에 답했다.
“의장이 불참할 경우, 그대가 의장 대행을 맡는 것은 인정할 수 있네. 자네는 여기 있는 그 누구보다 강한 데다가, 파벌에도 속하지 않았으니.”
대회의실에 자리한, 멕베스를 제외한 의원 다수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의장이 이번 의회에 불참한다는 공식적인 통지는 아직 내려오지 않았네. 그러니, 만약 그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면, 우선 그것을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이 옳다고 보네만.”
조금 전, 고개를 끄덕였던 의원들은 이 말에 찬동한다는 듯, 각자의 방식으로 동의를 표했다.
다만, 몇몇 마법사는, 그 말에 어떤 반응도 하지 않고 조용히 뭔가를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렇군. 잘 알겠네. 확실히 올바른 지적이야. 아무리 긴급 상황이라지만, 그러한 규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법. 그러잖아도 그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던 참이었네만….”
의원 다수에게 자신의 행동을 지적받은 멕베스는, 그 지적이 타당하다는 듯 동의하며 잠시 그렇게 말을 끊더니, 생각에 잠긴 의원들을 힐끗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몇몇 의원은 이미 알아차린 모양이군.”
“뭘 말인가?”
“그건….”
멕베스가, 입을 열려는 순간.
“…제네바 지부는 봉쇄되었다.”
한 마법사가 입을 열었다.
검은 뿔테 안경을 낀, 여기 자리한 그 누구보다도 여유로워 보이는 이.
그는 자신에게 시선이 모인 순간, 힐끗 천장을 바라보고,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으니.
“어디 보자, 공간 계열은 당연히 안 먹히고, 통신 마법이나 천리안, 사역마 계열도 안 먹히는군. 멕베스, 일단 혹시나 해서 하는 질문이지만, 물리적 통신도 차단되었나?”
“그렇다네. 매직 위버. 모든 통신이 먹통이 되었지. 제네바 지부는 현재 외부와 어떤 통신도 불가능하다네.”
그 말에, 대회의실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미 대략적이나마 상황을 짐작했던 이들은 역시나 하고 고개를 끄덕였고,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던 인원들은 빠르게 통신 마법을 짜 맞추기 시작하였으니.
각양각색의 마법의 대가들이 모인 만큼, 결코 실패할 리 없는 다양한 마법이 전개되었지만, 그 누구도 자신이 외부와 연결이 성공했다는 말은 내뱉지 않았다.
매직 위버와 멕베스의 대화로부터 약 40초.
그 짧은 시간 동안 각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 마법사들이 현실을 자각했을 때쯤.
“그럼, 다들 이해한 모양이군. 의회를 시작하도록 하지.”
멕베스가 그리 선언하고.
마법사들은 빠르게 그에 동의했다.
“우선, 의회가 소집된 이유를 모르는 이는…. 없군. 다음으로 넘어가지.”
간략하다 못해, 기본적인 형식조차 따르지 않는 진행. 그렇지만, 거기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는 없었다.
조금 전 멕베스가 내어 준 40초.
그 시간은, 단순히 현실을 자각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었다.
지금은 민간에서 마법학 교수, 혹은 연구자로 살아가며, 마법사 의회의 일원으로 파벌 싸움을 하는 이들이지만, 그들은 한때 전장에 몸을 담갔던 이들.
조금 전 40초는, 그들의 머릿속 스위치를 다시 전투를 위한 마법사로 바꿔놓기 위한 시간이었으니.
“그럼, 지금 모은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지.”
탁.
의장 역할로서, 의회를. 아니, 작전 회의를 진행하는 멕베스의 RPG가 바닥을 두드린 순간.
의원들의 앞에 영상이 비추어졌다.
현 상황에 대한, 간략한 요약이 담긴 영상.
봉쇄를 뚫기 위해 실험해 본 방법들, 공적 지정을 통해 내려온 정보, 해당 이야기를 진행하는 영웅에 대한 정보.
그리고, 지금까지 발생한 피해.
꽤 방대한 내용이 담긴 정보였지만, 그들은 극에 도달한 마법사답게 빠른 정보 처리 능력으로 나열된 정보를 순식간에 머리에 박아 넣었고.
그것을 모두 끝마친 순간, 모두의 머리에 공통된 의문이 내달렸다.
“…적이 도망쳤다고?”
“그렇다네, 해당 이야기에 나오는 적의 형태는 촉수형. 그러한 형태의 적을 보았다는 목격 보고는 여럿 있었지만, 모두 발견된 순간 어떤 피해도 끼치지 않고 빠르게 도망쳤다고 하더군.”
이미 영상에 있던 정보지만, 다시 한번 멕베스가 말로 확언한 순간, 마법사들은 다양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감염형, 시간제한, 특수한 조건, 어쩌면,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는 방식일지도.
다들 비슷한 생각을 뻗어나며 정답을 찾고자 나아갔지만, 곧 그들은 그러한 사상의 가지를 뻗어 내는 것을 멈추었다.
정답에 도달하기 위한 중요한 조각이 빠져있음을 알아차렸기에.
“이에 대해 당사자는 무어라 말했지? 크림슨★해머. 그자의 의견은 어떻던가? 아,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없군. 당사자를 회의에 참여시키도록 하지, 그럼 좀 이야기가 수월하게….”
그는 퍼즐을 해결하기 위한 너무나도 정석적인 의견을 입에 담았건만.
“그건 불가능하네.”
멕베스는, 그의 의견에 부정적인 답을 되돌렸다.
“어째서지?”
“크림슨★해머. 즉, 이하람 영웅의 마지막 기록은 지하 깊숙한 장소에 자리한 특수 실험실이었네만….”
멕베스의 얼굴에 그늘이 내렸다.
마치, 이 말을 꺼내기가 두렵다는 듯.
“…그 장소로 내려가는 것이 불가능함이 판명되었네. 특수 실험실은 이번 공적 발령과 동시에 생겨난, 알 수 없는 봉쇄 범위 외부에 자리해 있고, 이에 따라 통신 또한 닿지 않는 상황임이 확인되었지.”
그런 정보를 고하는 멕베스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낭패스러운 기색이 담겨있었다.
평소와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