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348)
마법소녀 아저씨 349화(348/671)
349. 타인의 손에 맡겨진 소망이 무너질 때, 누가 그것을 받아 드는가?
“이…하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마법을 튕겨내는 나에게 쏟아지는 절규.
목소리는 하나만 들려오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감정에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수많은 감정이 내게 쏟아졌고.
나는 그것을 무시하며, 공격을 다시 한번 튕겨 낸 후 입을 열었다.
“병신같은 새끼들아. 지금 날 보고 뭐라고 할 때냐?”
붕.
말과 함께 휘두르는 망치 한 번. 그로 만들어진 충격파가 퍼져나갔고.
뿜어진 충격파는, 수많은 마법이 쏟아지며 뜨거워진 공기를 차갑게 식히는 바람이 되었으니.
“머리 좀 식혀라. 니들이 날 잡아서 익혀 먹든, 추방하고 기억에서 지워 버리든.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고.”
공기를 울리는 선언과 함께, 관성을 타고 허공을 떠도는 망치를 진정시키며, 손을 쭉 뻗었다.
그렇게 나와 적을 가로지르는 일직선이 완성되었고.
“저기 인류의 적이 있잖냐.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지.”
그 한마디를 내뱉으며.
마법이 정리된 대지를 내달렸다.
수많은 시선이 느껴진다.
가장 거대한 힘이 담긴 것은, 촉수가 빤히 날 바라보는 것.
나머지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자그만 다수의 시선.
거기에, 내게 우호적인 시선은 얼마 없다. 기껏해야 셋에서 넷 정도.
하나는 멕베스일 테고, 나머지는 누군지 모르겠다.
의회 녀석 중, 나와 그럭저럭 괜찮게 지낸 녀석들일지도.
그렇지만, 그것을 알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돌아보지 않고, 그저 망치를 든 채 정면으로 나아간다.
여기 있는 것은, 공적이자, 내 이야기의 적인 촉수.
여기 있는 것은, 영웅이자 영창과 전개라는 특성 탓에 근접계 영웅을 필요로 하는 마법사들.
나는, 언제나 그 누구보다도 선두에 서, 가장 먼저 앞으로 달려나가는 역할을 가진 각성자.
내 뒤에 서 있는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
나보다 늦는 이를 원망하지 않는다.
내가 겪는 고통의 이유를 타인에게 전가하지 않는다.
이것은 온전히 내가 해야 할 일.
그러한 힘을 가졌으니,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
설령, 그들이 나를 싫어하더라도.
설령, 내가 그들을 싫어하더라도.
우리가 영웅이라는 이름 아래 있는 한.
나는, 그들 또한 영웅이라는 깃발 아래 있으리라 믿는다.
그 정신이 뒤틀리고, 그 관계가 엉망으로 엉클어졌더라도.
그렇기에.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갔다.
망치를 들고, 촉수를 내려찍기 위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수록, 내 등 뒤에 힘이 모여든다.
과연 그 힘이 어디로 향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뒤돌아보지 않은 채, 시선을 앞으로 고정하며 한 발자국 더 나아갔고.
뒤에서 공격이 올 것이라는 가능성은 전혀 생각지 않은 채, 몸을 뒤틀어 망치를 흔들 준비를 하였다.
과연, 어떻게 나올까.
마법과 물리. 둘 모두를 어떻게 막을까.
이 공격이 성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히 막힌다고 생각하는 일격.
적의 능력을 분석하기 위한, 버림패.
물론, 그렇다고 한들.
내가 힘을 아낄 리는 없지.
한 방, 한 방에 최선을.
공격 한 번에 적을 증발시키도록.
온 힘을, 이 일격에 담는다.
모든 생각을 지워 없앤 채, 뒤튼 몸을 풀어헤치며, 망치를 휘둘렀다.
그저, 나를 빤히 바라보는 보랏빛 촉수를 향해.
몸에 달린 촉수가 장식이라도 되는 것처럼, 촉수를 움직여 방어하는 낌새조차 보이지 않는 내 적을 향해.
그렇게, 망치가 내려침과 동시에.
무수한 무언가가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약간의 통증이 몸을 내달린다.
피부를 핥고 지나가는 불꽃.
조그만 붉은 실금을 남기는 가시 창.
근육을 경직시키는 냉기.
그것들이 날 지나쳐 간다.
그렇지만, 그것은 날 노린 것은 아니다.
아마, 악의가 담기긴 했으리라.
그렇기에, 마법들이 나에게 자그마한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내가, 우리가 믿는 신념대로 눈앞의 적을 우선했고.
내 망치와, 수많은 마법이 촉수를 향해 내려친다.
현재, 제네바 지부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이들이 내려치는 공격.
자, 과연 이것을 어떻게 막을까.
그런 약간의 잡념을 담은 채, 공격이 내려치려던 순간.
【이하람을! 죽여라!】
그 목소리가 내 귓가에 내달리고.
한순간에,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나를 스쳐 간 후, 촉수를 향해 날아가던 마법들은 갑자기 경로를 뒤바뀌어 나에게 향했으니.
방어라는 개념을 머리에서 지운 채 공격 한 번에 온 힘을 담은 나는 그것을 몸으로 받아 내었다.
차가운 금속이 몸을 관통하는 감각과 뜨거운 열기가 몸을 그을리는 통증이 가장 많았고.
이어 둔해지는 냉기와 제멋대로 날뛰는 전기의 통증이 뒤따르는.
고통의 박람회 속에서.
“하하하하하, 그래! 전지전능은 아니라 이거지!”
나는, 수분이 사라져 갈라져 가는 목을 진동시켰다.
멕베스의 말이 맞다.
적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죽으라는 소망을 실현시켰지만.
그 소망은 날 죽이진 못했다.
내가 아니라면, 죽을 수 있을 현상이 일어나긴 했지만.
난, 죽지 않았다.
그리고.
“이깟 고통으로 멈출 것 같냐아아아아아!”
적은, 내 망치조차 멈추지 못했다.
비록, 수많은 마법 탓에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지만.
이미 가속한 망치는 여전히 처음 가리긴 방향을 향해 나아갔고.
뿌직.
역겨운 소리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둔해진 손을 타고, 둔한 감촉이 올라온다.
살을 짓이기는 감촉.
망치에 닿은 무언가가 폭발하여, 저항이 없어지는 감촉.
이는,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음을 의미하는 것.
그렇기에, 흐려진 눈으로 적을 바라보았고. 시선 속에서 짓이겨져 가는 촉수를 볼 수 있었다.
망치질 한 번으로, 몸 절반이 날아가 버린 거대 촉수 뭉치.
촉수 뭉치는 터져 나간 부위에서 푸슉거리는 소리와 함께, 투명하면서도 무지갯빛 색채를 담은 체액을 뿜었고.
남은 절반의 몸은, 빠르게 회색빛으로 변하며 주변에 바스락거리는 먼지를 흩뿌리기 시작했다.
어느 누가 보아도 끝난 상황.
적의 몸에 담긴 이계의 힘도, 빠르게 주변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 누구도.
방심하지 않았다.
나는 남은 적의 몸을 향해 망치를 치켜들었고.
내 등 뒤의 마법사들도, 또다시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미 한 번 저들의 마법이 내 몸을 강타했지만, 난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은 전투 과정에서 일어난 자그만 사고였을 뿐.
오히려, 그들이 그것을 신경 쓰다가 마법을 전개하지 않았다면 뭐 하냐고 소리를 내질렀으리라.
그렇게, 그 누구도 내면에 방심을 품지 않고 적을 끝장내고자.
각자가 가진 공격을, 또다시 공적에게 내리쳤다.
마법에 당한 탓에 조금 느려졌지만, 적을 날려 버릴 힘은 충분히 담은 망치가 휘둘러졌고.
조금 전 투사체를 사용한 탓에 마법이 역이용당한 것을 인지했는지.
빛의 속도로 내달리는 광선류 마법과 지정 지점에 그대로 내리치는 좌표 지정 마법.
그러한 방식의, 대처할 수 없는 공격들이 촉수의 몸에 내리박혔고.
그러잖아도 죽어 가던 촉수의 몸이 마법으로 잘게 찢어짐과 동시에.
뒤늦게 도착하여, 모든 것을 끝낼 망치가 적의 몸에 닿으려는 찰나.
【어째 영 몸이 찌뿌둥하네. 공적 탓인가? 하, 몸 좀 안 나아지려나.】
너무나도 일상적인, 이 전투에 어울리지 않는 태평한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으니.
“…미친.”
나는 망치를 내리꽂으며, 당황스러움이 담긴 말을 반사적으로 내뱉었다.
공격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분명한 감촉이 손으로 내달린다.
살을 짓뭉개는 감촉도, 몸이 터지는 감촉도.
그렇지만, 내 공격으로 적의 몸이 터져 나가는 것보다, 적의 몸이 재생되는 속도가 빨랐고.
“칫.”
혀를 차며, 곧바로 뒤로 도약했다.
내게 공격이 들어왔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있던 자리도 적의 몸이 생겨나기 시작했기에.
그렇게 내가 뒤로 도약한 것은 한순간이었지만.
그 한순간은 마치 내가 기절했다 깨어난 것은 아닌가 싶을 만큼 풍경이 뒤바뀌어 있었으니.
“복원 속도 미쳤네.”
앵무조개 새끼도 게임 이따위로는 안 했는데.
그 녀석도 재생에 몇 초는 잡아먹었건만, 이놈은 잠깐 눈 돌렸다고 완전 복구가 되어있네.
아까 들린 소망은, 너무나도 평범했는데 말이다.
그런 일상적인 소망을 처먹고 자기 완전 복구로 이용한다고?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안 되겠구만.
그렇기에, 이어가던 공격을 멈추고.
대신, 어떤 상황에서든 곧바로 다시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게 자세를 잡고, 입을 열었다.
“능력 파악 멀었냐!”
입 밖으로 나온 것은, 등 뒤의 마법사들을 향해 내지른 고함.
“이하람 너 따위 근육뇌에게 알려 줄 것 같냐!”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런 비난이 내게 쏟아졌지만.
“이건 혼잣말이다! 너 따위한테 알려 주려는 게 아니다!”
이어, 멍청한 문장이 이어졌다.
“아직 분석 중이지만, 소망 분석용 마법에 돌려 본 결과, 해당 발언을 한 마법사가 근래 존재했음은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해당 적은 과거에 흡수한 소망도 사용할 수 있….”
【마법소녀를 불태워라!】
마법사의 혼잣말 사이에 끼어드는, 높은 목소리의 분노.
동시에, 내 몸에 불이 붙었다.
전혀 자연적이지 못한 화염.
내 피와 살을 불태우고, 액체를 증발시키는 불.
당황하지 않는다.
자세를 바꾸지 않는다.
이를 악물고, 통증을 견뎌 낸다.
분석을 통해서가 아닌,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눈을 뗀 순간, 촉수는 내게 향한 시선을, 마법사에게 돌릴 것임을.
그래, 과거에 먹었던 소망도 상황에 따라 꺼낼 수 있다 이거지.
정말 아무 말이나 다 소망으로 취급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지금까지 촉수가 내뱉은 소망은, 어느 정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감정이 그 문장에서부터 드러나는 소망뿐.
그렇다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다른 이가 죽거나 다치게 만드는 소망은, 그리 흔한 소망이 아니다.
사회적 생물인 사람은, 그것을 입 밖으로 내는 것을 꺼릴뿐더러, 마음에 담는 빈도도 낮지.
물론,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율상 적다는 것은 확실.
그렇지만, 이번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네바 지부에서 바로 얼마 전에 일어났던 사건.
마법사들이 단체로 모여 분노한, 조직된 규탄.
그 안에서, 그들은 누군가를 향해 제어되지 않은 감정과 폭력적인 소망을 마음에서 퍼 올리지 않았던가.
그러한 소망의 당사자인 내가, 지금 촉수의 눈앞에 있다.
그리고, 조금 전 촉수의 행동으로 확실해졌다.
적은, 제 몸에 달린 촉수 하나조차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어떤 행동이든 소망에 기반하여 움직여야 하는, 비상식적인 생물.
그렇다면, 적을 죽이기 위한 탄창이 생각보다 적겠지.
단 한 명을 제외하고 말이다.
단기간에 그 누구보다도 많은 양의 부정적 소망을 끌어모은 이.
“와 보던가, 새꺄.”
마침내 내 몸을 태우던 불이 꺼지고, 거슬거슬한 목으로 적을 도발했다.
【이하람을 목매달아라!】
누가 내민 소망일까.
아마, 진심으로 그리 말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내가 그 정도로는 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고.
그저 그때의 분위기를 타고 그리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
정말 진심 어린 살의란.
소망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니까.
그렇지만, 적에게 있어 탄환은 그걸로 충분하겠지.
적은 소망에 담긴 마음이 아닌, 그 문장 자체에 담긴 뜻을 사용하니까.
“끄억.”
목이 졸린다.
실제로 목뼈가 어긋나진 않았지만, 마치 목뼈가 어긋난 것처럼 목 아래의 감각이 마비된다.
폐가 새로운 숨을 찾고, 오래된 숨을 내보내도록 요구한다.
육체적으로 필요 없음에도. 살아있음을 모방하고자.
그렇기에,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생물학적으로 마비된 몸을 마력으로 조정하며.
손을 뻗어 적에게 입을 열었다.
“몇 번 남았냐?”
나는 고통받는 데 익숙하다.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적을 쓰러트리기 위해.
인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