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369)
마법소녀 아저씨 369화(369/671)
369. 중립국.
자 그럼, 어떻게 나오시려나.
내 안에 있던 놈도 그랬고, 방금 옆구리가 날아간 황왕도 그렇고, 그 둘이 끝을 욕하자마자 의문의 공격을 얻어맞았던 것을 보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음증 환자들께서는 은근히 자기 욕을 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신 것 같단 말이지.
그렇기에, 내 쌍엿을 드신 그것들이 무언가 행동을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도 특별한 뭔가가 일어날 기미가 없었다.
“흠.”
욕설이 약한가?
이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아는 이름을 꺼내 볼까 싶어, 머릿속에서 욕설 베리에이션이 담긴 책자를 뒤적거리기 시작한 순간.
“그 행동이라면, 멈추는 게 좋다.”
황왕이 다급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왜?”
세계를 말아먹은 새끼들인데 욕 좀 드셔야지.
“그들이 너에게 간섭하지 않는 이유는 규칙을 지키고자 하는, 강제로 짜 맞춘 인공적인 이성뿐. 그것이 허물어진 순간, 그들은 제 본성을 드러내며 움직일 것이다.”
잘 이해가 안 되는데.
“규칙? 쟤들도 사회가 있나?”
“그들에게 있어 규칙이란, 그 무엇보다도 가볍고, 그 무엇보다도 무거운 것이다. 지키지 않고자 마음먹은 순간, 그것은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하지만, 규칙을 지키고자 마음먹는 동안에는 그 무엇보다도 강하게 그들의 행동을 옥죄지.”
뭔가 열심히 설명한 것 같은데, 우리한테도 비슷한 거 있지 않나?
“그냥 법 비슷한 거 아닌가?”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
“그것은, 그 규칙을 지키게 하기 위한 외부의 요소가 존재한다. 공권력이라는 힘. 그렇지만, 끝들 사이에는 우열도 없으며, 통일된 집단도 없고, 간섭도, 개인도 없다. 그렇기에, 규칙을 만드는 것도, 규칙을 지키는지 감시하는 것도, 규칙 위반에 대한 처벌도, 오롯이 하나의 끝 혼자만이 가지는 것.”
“…뭔 소리야.”
“이해하려 하지 마라. 그저 지식으로 마음에 품어라. 언젠간, 그 지식이 의미를 가질 테니.”
아니, 지식으로 알고만 있으라고 해도 정도가 있지.
“그건 규칙이 아니라, 단순한 신념이나 믿음 그런 거잖아. 그게 왜 규칙으로 성립되는 거지? 아니, 애초에, 황왕 너는 그런 각자가 가진 서로 다른 규칙을 어떻게 다 아는데?”
나는 황왕을 그리 쏘아붙였고, 그와 별개로, 또 다른 의문이 계속해서 내 안에 피어난다.
내가 알고 있는 끝의 존재. 마법 왕국의 얼굴 없는 여왕이 설명했던, 끝에 관한 이야기.
거기서 들었던 내용과 황왕의 설명은, 크게 다른 이야기였기에.
“그 사이의 모순이, 그들을 개체로써 유지시키는 가장 중요한 사유이기 때문이다.”
“…씨발.”
아까 끝 사이에서 개인이란 건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 끝이란 새끼들은 대체 뭐가 문제야.
누군가 거짓말을 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건 분명한데.
답을 유추하려 노력해도, 들으면 들을수록 내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이라, 답을 낼 수가 없다.
“그리고, 그와 다른 이유다만. 그들에 관한 언급은 적을수록 좋다.”
“…아, 갸들 시선 끌어서?”
꽤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그것들은 관음증이 있어서, 자기 이야기가 나오면 찾아와 개판친다며.
근데 이 이야기는 니가 먼저 꺼냈잖냐 황왕.
“그것은 이유 중 하나일 뿐. 내가 걱정하는 것은 다른 이유.”
“뭔데.”
거, 오늘따라 뜸을 더럽게 많이도 들이시네 그려.
“그들은, 개념적이며 관념적인 존재.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는. 과거엔 존재하지만, 현재에 존재치 않으며. 언젠진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반드시 올 끝. 그렇기에, 그들의 존재를 증명하는 발언은 그들의 발걸음을 빠르게 한다.”
“간단히.”
“그들이 실존함을 증명하는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그들이 제 몸에 걸친 규칙을 벗어던지고 현계 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실존함을 증명하는 이야기라는 건, 그들에 대한 언급이겠지?
그럼 현계는?
“…화신체?”
“본체의 이야기다.”
아니 씨벌, 그걸 먼저 말해 주라고.
지금 우리 있는 거 없는 거 다 나불댔잖아. 대체 얼마나 발걸음이 빨라진 거야 그럼.
어디 보자, 실존함을 증명하는 발언이랬지?
“그러니까, 끝이란 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였지?”
안녕하세요. 여러분, 전 그냥 꼴 받아서 하늘에 쌍뻐큐를 날린 미천한 생명체랍니다. 절대 누군가를 저격하고 날린 게 아니에요.
“…나름대로 생각하고 한 발언인 모양이지만, 그 질문만으로 그러한 개념이 존재함을 성립되게 하는 질문이 된다. 그러니, 그냥 입을 다물도록.”
“…기억 소거 못 하나?”
이렇게 된 거, 최대한 끝과 관련된 내용을 지우고, 알짜배기만 남겨서 머릿속 언급을 줄이고 싶은데.
“불가능하다. 그것이 실존함을 아는 존재가 세계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언젠가 이 땅에 올 것이다.”
“언젠지 아는 방법은?”
“그것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 한 번 우주가 멸망한 후, 새로이 우주가 재탄생할 때 인지, 내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내려올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미친 세계 멸망 폭탄이네 그려.
“미치광이 회귀주의자 테러리스트도 그것보단 자비롭게 폭탄 타이머를 설정하겠다. 야.”
뻑하면 관리국 어디다 폭탄 설치한 다음, 이계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지우고 순수한 인류로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미치광이들.
성공하는 꼴은 한 번도 못 봤지만, 무슨 바퀴벌레마냥 잡아도 잡아도 계속 튀어나오지.
그 빌어먹을 회귀주의자 새끼들은 그렇다 치고.
“그럼, 그 끝이라는 존재를 아는 애들을 모조리 말살하면?”
나를 포함해서 말이지.
그걸로 된다면, 나는 얌전히 내 목을 바치련다.
어디 보자…. 그거 관련해서 또 아는 애가…. 옥시모론이랑…. 뇌신이랑….
…씨발. 린슈아가 있네?
자살은 나 혼자만 하고, 나머지는 모조리 추방하는 방향으로….
“그 행동은 발걸음을 늦출 뿐, 이미 시작된 발걸음을 멈출 순 없다. 그것의 존재를 속삭이는 것은 우리와 같은 지성체뿐만이 아니다. 이계의 규칙에 더럽혀진 세계 그 자체도 그들에 대해 속삭이며, 저 너머에서 넘어온 힘조차도 그들에 관해 속삭이지. 그들은, 언젠가 올 것이다.”
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절대 멈추지 못하는 세계 멸망.
안 그래도 ㅣㅈ옥 같은 세계에 더 엿 같은 걸 한 스푼 올리는 정보네.
“…그래, 평생 몰라도 될 사실 알려줘서 고맙다. 황왕.”
“선택하지 않았기에, 알려 주었다.”
“…뭔 소리야?”
“보험이다.”
“…설명.”
“거부한다.”
아주 지랄이 풍년이시네.
“씨발, 왜 내가 알려 달라는 건 안 알려 주고, 몰라도 될 건 알려 주는데? 배신자 이름 까 쌔꺄!”
결국,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황왕 이 새끼는 알아도 쓸모가 없거나, 부정적이기만 한 지식을 나한테 떠넘긴 주제에. 내가 알아야 할 사실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이러고도 화가 안 난다면, 내가 부처님이나, 예수님이나, 나무박이 노루지.
…어째 마음속에 떠오른 라인 업이 영 이상한데, 그건 넘어가고.
“배신자 이름 뭐냐고!”
내 안의 분노를 포함한, 고함을 계속 내질렀으니.
그것이 서너 번 반복한 후.
“배신자는, 관점의 차이다.”
“좀 상대방이 알아듣게 풀어서 이야기하라고! 이 새끼들은 단체로 도덕 시간에 처 졸았나? 한 놈도 남들이 이해하게 말하는 새끼가 없어!”
끼애애애애액.
내가 듣기에도 거의 짐승의 울음소리에 가까운 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오자.
“배신의 이유가,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라면 어떻지?”
“그깟 거 알 게 뭐야. 배신한 놈들은 다 이유가 있어서라고 말하…엉?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한참 분노를 쏟아 낸 후에야, 나는 황왕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세계를 지키기 위한 배신? 어?
“그렇기에, 배신이란 관점의 차이다. 배신자는 자신이 그것을 해야만 세계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인류에게는 배신일 뿐이다.”
…어. 그러니까.
인류를 배신한 배신자는, 그것이 인류를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뭔가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판단하기 위한 정보가너무 부족한데.
“거기까지 알고 있으면, 이야기보따리 좀 풀어 봐. 무슨 배신을 했고, 그 이유. 넌 알고 있을 거 아냐.”
자, 조금씩 조금씩 진실에 다가서는 조각을 뿌려보라고.
배신자를 찾아서 일단 두들겨 패고 나서 죄질의 강약을 따져야지. 안 그래?
그런 흑심을 품고 입을 열었지만.
“거부한다. 그것을 바란다면 스스로 알아보아라.”
망할 놈.
결국, 끝까지 내가 원하는 정보는 하나도 안 줬군.
“더 할 말 없지?”
“없다.”
그럼 이제 어떻게 미국에 갈지 생각하는 게 좋겠어.
그리 생각하며, 황왕으로부터 멀어지려는 찰나.
곧, 좋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음. 아직 더 질문해도 되나?”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거 내로남불이 심하시네.
내가 말하는 건 안 되고, 자긴 내가 물어보지도 않은 것까지 죄다 말했으면서.
그러니까, 나도 내 맘대로 하련다.
“북아메리카 갈 건데, 비행기가 좋냐, 배가 좋냐.”
“…비행기는 그린란드에 불시착할 것이고, 배는 가라앉을 것이다.”
“도착 시간은?”
“…배가 더 빠르다.”
“그럼, 관리국에 이 대화 내용을 증거로 내민 다음, 순간이동 허가를 뜯어내면?”
“…관리국에 구멍이 뚫려 대참사가 일어난다.”
“…농담이지?”
“매우 높은 확률로 진실이다.”
어…. 내 인생은 대체 왜 이 꼬락서니인 거지?
아무튼.
그럼 배가 위험이 적고, 빠르다는 뜻이로군.
“답변 고맙고, 그럼 나중에 몸 건강히 다시 보자.”
“…우리는 그리 머지않은 때. 다시 볼 것이다.”
“그것도, 현재의 곁에 있는 미랜가 뭔가 하는 건가?”
“현재에 속한 미래. 거기까지 이르는 곁가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모여, 굵게 되었으니.”
“그래. 그럼 가급적 서로 얼굴 안 보게 노력해 보마.”
그리 말하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원상태로 돌아온 황왕의 집을 나섰다.
물론, 황왕의 말은 반 이상 걸러 들으며.
미래 예지? 제대로 맞추는 적이 없드만.
현재에 속한 미래고 뭐고, 결국 미래 예지랑 다를 것 없는 것 같은데 말이지.
그리 생각하며, 조용해진 폐허를 가로질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빠르게 내달리며, 품 안에서 핸드폰을 꺼냈고.
세 시간이라.
상상 이상으로 많은 시간이 지났음을 알았다.
그렇게 길게 대화한 것 같진 않은데 말이지.
시간 왜곡이라도 있었나.
아니면, 잠깐잠깐 보여준 미래가 그렇게 긴 시간이었나.
…아무렴 어떠랴.
걱정했던 황왕과의 대화는 어찌저찌 잘 마무리되었고, 새로운 정보도 잔뜩 얻었다.
대부분이 평생 알고 싶지 않은 정보긴 했지만, 정보는 정보.
어딘가 쓸모가 있을….
…아니, 없을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이거 남들한테도 말 못 하는 핵지뢰뿐이잖아.
끝 관련은 외부로 나불거리면 큰일 나는 이야기고.
하나는 ‘여러분! 크림슨 해머가 세계를 멸망시킬 괴인입니다!’ 하는 막장 미래 예지고.
황왕이 나한테 엿을 줬어.
시간 낭비도 이런 시간 낭비가 없구만.
그리 생각하고, 혀를 차며 검문소를 통과했다.
들어갈 때보다도 빠르게, 초고속으로 벗어난 검문소.
그렇게 황왕의 거주지를 벗어난 순간.
굉장히 이색적인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하.하.하.하. 아직도 있으십니까?”
혼이 완전히 나간 듯, 완전한 무표정으로 입만 달칵이는 메테오르.
“예! 그러니까, 해피니스 드롭이 만든 웃는 시체 천사는 지금도 제작법이 전해지고 있….”
말하는 게 즐거운지, 신이 나 손발을 흔들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백시현.
“아무것도 안 들려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뭔가 들어서는 안 될 걸 듣기라도 했는지, 구석에 틀어박혀서 와들와들 떨고 있는 한아빈.
“…포요?”
뇌의 퓨즈라도 나갔는지, 넋이 나간 얼굴로 꼿꼿이 선 채, 고개를 좌우로 계속 흔드는 운호.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마지막으로, 운호가 계속 그걸 반복하는 걸 뭔가의 놀이로 착각했는지, 박자를 맞춰 운호를 따라 하는 촉수가 한 마리.
그 광경을 본 나는, 곧바로 뇌리에 내달리는 생각을 입에 담았다.
“이게 대체 뭔 난리야?”
세상 그 누구라도, 이 광경을 봤다면 입에 담을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