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402)
마법소녀 아저씨 402화(402/671)
402. 위대한 차 도둑(1)
한 남자가 자국의 안쓰러운 역사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나는 주변을 살피며 뭔가 얻을 게 있나 싶어 뒤적거림을 반복했지만,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결국 아무 수확도 얻지 못한 채 수색이 마무리되었다.
그렇게 나는 향후 행동에 대해 상담하고자, 설명을 끝낸 상쾌한 청년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으니.
“그 꼬락서니는 대체 뭐냐.”
이걸 물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뭔가 할 수 없을 것 같은, 아까부터 가장 궁금했던 것에 관한 질문.
분명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는데, 당사자를 포함해 백시현이나 한아빈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내가 이상한 건가 싶어 조금 상황을 살폈지만, 저 몰골로 이빨 미소를 보니 도저히 못 견디겠다.
대체 왜 얼티메이트가 스포츠 만화에나 나올 법한 적당한 근육을 가진 상쾌한 미남자가 되어있는 건데?
너 그런 종류의 인종 아니잖아.
분명 차에서 내리기 직전까지는 저게 어떻게 운전석에 들어가는 거지 의문이 들 만큼 숨 막히는 근육 덩어리였건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웬 청년으로 변해 있는 건 대체 뭘까.
그렇기에, 그 현상을 따졌지만.
오히려 그렇게 지적당한 당사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내보였으니.
“음?! 내 모습이 달라진 것으로 보이는가?”
더워 죽을 것 같은 말투는 그대로 남아있긴 하지만, 소리치는 것 같은 어투와 다르게 목소리는 그리 높지 않고, 그 목소리의 느낌도 근육남보다는 청년에 가까운 무언가.
거기서 오는 미스매치가 한없이 날 괴롭게 한다.
저럴 거면 그냥 어투도 좀 젊게 바꾸든가, 저게 무슨 짓이야.
“어. 니네 나라 폭력 축구에서 공 던지는 놈처럼 보이는데.”
과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의 근육이 몸에 붙은 데다가, 얼굴형은 나름 미남상이니 여자애들은 좋아하겠구만.
그리 생각하고, 대충 빈정거리는 말투를 내뱉자.
“역시! 크림슨★해머로군! 내 위장을 꿰뚫어 볼 줄이야!”
팡. 팡.
얼티메이트로 추정되는 청년은 웃으며 손으로 날 내려쳤다.
근육이 빠져 덩치가 작아진 만큼, 날 내리치는 손도 작아졌지만.
아프다 새꺄.
그 무식한 힘은 그대론지, 손바닥 한 방 한 방이 몸을 울린다.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위장?”
“그렇지! 내가 본모습으로 돌아다니면 내가 왔다고 다 눈치채지 않겠는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난 유명인이니 말일세! 그러니 잠입 작전을 하거나 평범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땐 이런 모습으로 살고 있지!”
어…. 그래. 뭐 이 녀석이니까 그 정도 초능력은 있겠지. 없어도 이 녀석 S급 능력 탓에 어떻게든 될 거고.
이걸로 저 녀석이 변한 건 설명이 되긴 하는데, 하나 문제가 있다.
“근데 왜 제자 녀석들은 모르냐.”
“음, 그건 내 변화를 수상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는 정신계 초능력이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지!”
“…엉?”
뭔 소리야.
“쉽게 말하면 이런 거라네! 내 이 모습을 보고, 얼티메이트를 떠올리지 못한다면 그들은 내가 얼티메이트가 분장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어렵게 되고, 내가 얼티메이트라고 인지한 사람은, 내가 본래 이리 생겼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
아…. 그러니까, 흰색 파랑 빨강 쫄쫄이에, 금발머리 남성이 설치고 있는데, 그걸 얼티메이트가 변한 거라고 생각 못하게 한다 이거지?
근육 좀 빠지고 좀 젊어졌다고?
“거 더럽게 편리한 초능력….”
…잠깐, 뭔가 이상한데.
아니, 잠깐, 설마.
아닐 것 같긴 하지만, 혹시나.
“너 지금 그 모습 환상이나 그런 게 아니라, 육체 그 자체가 그렇게 변한 거냐?”
“그렇지! 육체 변조를 사용해 다른 몸으로 변한 거라네! 내 탄탄한 근육이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힘도 그대로고 다른 특수 능력 사용에도 전혀 문제가 없지!”
“…완전한 육체 변이 능력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변신 계열이나 환상 계열은 흔히 있지만, 그것도 외형만이지 저렇게 아예 육체 자체가 크게 변하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물론, 영웅으로 한정했을 경우고, 괴인이나 그런 애들은 좀 보이는 편이긴 한데….
…황왕은 예외로 치자.
그래서, 얼티메이트의 한계가 어디까진가 조금 생각하던 찰나.
“물론! 한계는 있네! 변조라고 해도 내가 가진 유전자 풀 내부에서 한정된 범위만이지!”
얼티메이트는 그리 미소 지으며 내게 자신이 가진 밑천을 내보였지만.
“…이해하기 쉽게.”
내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얼빠진 표정으로 되물어보자.
“음, 직접 보여주는 편이 빠르겠군!”
얼티메이트는 이빨 미소를 지으며, 그리 소리치고 사이드 체스트 자세를 잡았고.
그 순간, 내 눈앞에서 청년이 중년 남성으로 변했다.
적당히 늙었지만, 젊은 시절에 운동을 좀 했는지, 여전히 탄탄한 몸을 가진 남자로.
그렇게 변한 중년 얼티메이트는 곧바로 또 다른 자세를 내보였고.
실루엣만 보면 말라보이지만, 실제로는 압축 근육이라 해도 될 법한, 울퉁불퉁한 근육을 가진 노인이 되었다.
다만, 그 모든 것은 하나로 이어졌으니.
그래, 그런 의미였군.
유전자 풀이라기에 이해를 못했었지만, 결국 이런 의미였다.
미묘하게 다른 색상이긴 하지만, 일단 금발이라 해도 될 머리색을 가지고.
그가 확실히 얼티메이트임을 인식하고 찬찬히 얼굴을 뜯어보면, 확실히 얼티메이트와 비슷한 외형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나이나 외형을 바꾸는 힘.
이것도 그가 가진 S급에서 파생된 물건인가.
그렇다면 나름 이해가 되는구만.
그리 생각을 끝마치고, 내가 가진 의문이 풀려.
“알았으니 청년으로 돌….”
얼티메이트에게 육체쇼를 그만두라고 말하려는 순간.
얼티메이트가 또다시 자세를 잡았고.
여태까지와는 자세가 다른데.
근육을 중점으로 내보이던 보디빌딩 자세에서, 뭔가 확연하게 이질적인 자세가 얼티메이트의 몸에서 튀어나왔다.
엉덩이를 쭉 빼고, 가슴을 앞으로 내민 후, 등으로 기묘하게 곡선으로 그리며, 손을 허리에 올린 자세.
뭐지 저거?
하고 생각을 한 순간.
눈앞에, 그 자세에 어울리는 존재가 나타났다.
여전히 쫄쫄이를 입은 채인지라, 그 실루엣이 크게 부각 되는 몸을 가진….
“씨발 예수님 부처님 염병 진짜.”
너 이 새끼 나 놀리는 거지?
그런 욕설이 자동으로 튀어나올 만큼, 짜증이 솟구치는 존재가 눈앞에 나타났으니.
금발 머리를 가진, 쫄쫄이를 입어, 잔근육이 드러나는.
여성.
씨발.
이러면 고자킥을 날려도 소용이 없잖아.
저 새끼를 매지컬 무성(無性) 성전환을 시켜야겠다고 다짐했건만, 스스로 해버릴 줄이야.
“어떤가! 이제 나도 그대와 똑같지!”
와, 저리 변해도 말투는 그대로야?
진짜 신이 세상을 버렸구나.
“조까.”
아니 까버릴 게 없구나.
염병 진짜.
“음? 번역에 문제가 생긴 것 같네만, 방금 무슨 의미지?”
마침 친절하게 번역 프로토콜도 조져진 모양이네 그래.
“뒤지라고.”
아니 제발, 진짜로 대장벽 밖에 나가서 한 180일 정도 단식 수련 좀 하다 와라.
거기서 깨달음을 얻은 다음 돌아와 그 자리에서 근육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 경전을 쓴 다음, 고대로 선종해 즉신불이 됨으로써 근육교라도 창설하라고.
아마 다들 평생 역기를 들며 너에 대한 그리움의 땀을 흘리는 신성한 체육관을 전 세계에 세울 거다.
운동 한 사이클 할 때마다 경전 한 줄씩 외우고 하면 딱 맞겠네.
“음. 마음에 들 줄 알고 준비한 녀석인데 하는 수 없군!”
얼티메이트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근육질 포즈를 잡았고.
곧바로 청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물론, 그렇다고 한들 내 화는 풀리지 않았지만.
“아아아아아아니, 씨벌 왜 이 새끼들 죄다 성전환을 처 하고 난리야!”
미친 거 아냐 진짜?
요즘 대체 왜 내 주변에서 맨날 이딴 일이 일어나는 거지?
심지어 이 새끼들은 죄다 가변형인 게 더 짜증 난다.
난 돌아가지도 못하는데, 이 새끼들은 다 돌아갈 방법이 있네.
“뒤져. 제발 좀 뒤지라고.”
그리 말하며, 청년 얼티메이트의 종아리를 계속 걷어찼다.
내가 상상하는 이상의 화가 내 안에 솟구쳐 올라버렸는지, 리미터도 살짝 풀린 모양이다.
팡. 팡. 팡.
얼티메이트 놈 종아리를 한 번 발로 찰 때마다 충격파가 퍼져 나가고, 땅에 금이 생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와중에도.
“하! 하! 하! 아프니 그만하게! 크림슨★해머!”
이 새끼는 말로만 아프다고 하지, 아픈 티를 내지 않은 채 금속 조각상처럼 버티고 있으니 도저히 화가 풀리질 않는다.
‘으어억 종아리가!’
하면서 넘어지기라도 하라고.
그렇게, 시간상으론 얼마 되지 않지만 영양가 없는 개짓거리를 하던 와중.
“음. 저기. 선배님?”
갑자기, 새로운 목소리가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고.
“뭐냐 아빈아.”
곧바로 화를 죽이고, 리미터를 강제로 다시 걸며 제자를 돌아보았으니.
“그, 저기 대화를 나누시는 와중에 죄송하긴 한데, 문제가 생겼어요.”
“뭔데.”
급한 일이면 그냥 말해.
그리 비비 꼬지 말고.
그리 내 안에 불타오르는 짜증을 입 밖으로 내뱉지 않고 삼키던 와중.
“자동차. 도둑맞았어요.”
…엉?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차가 왜 도난당해?
타이어도 터지고 문짝 하나 날아간 고물차가 왜?
아니 그보다.
“차를 어떻게 도둑맞아?”
아니 우리가 바로 옆에 있는데?
그리 놀라 되물어 보자.
“그 저기…. 저희가 알아차렸을 땐 이미 저렇게 되어 버린 상태라….”
아빈이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빠르게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고.
그 손가락을 따라 나와 얼티메이트가 고개를 돌리자.
영문을 알 수 없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디트로이트 도시 안쪽으로 향하는, 아스팔트가 다 파이고 돌 잔해가 가득한 큰 도로.
그 도로 위를 빠르게 내달리는, 우리가 타고 온 차.
“….”
진짜 우리 찬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머리가 따라가지 않아 1, 2초 정도 굳어 있던 찰나.
“그…. 저희 맘대로 저기 들어가도 될지 알 수 없어서….”
아, 그런 거였군.
백시현도 한아빈도 모르는 사이 차가 털렸고.
알아차린 건 이미 그 차가 디트로이트 내부 도로를 내달린 뒤.
백시현은 어쩔지 모르겠지만, 한아빈은 곧바로 자기 맘대로 행동해야 할 상황이 아니란 걸 알아차리고 우리에게 이상 상황을 알렸다.
뭐, 적절한 대응이다.
저거 따라갔다가 일행이 분리되어버리면 대참사나 다름없으니까.
물론, 한아빈과 백시현 기준으로는. 말이다.
“어떤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새끼가 우리 차를 훔쳐?”
곧바로 분노를 내뱉으며 도로를 내달렸다.
내 사유재산을 침범한, 극악무도한 악당에게 단죄를 내리기 위해.
타이어가 터지고, 유리창은 금가고, 문짝 하나가 날아가긴 했지만.
어찌 되었건 다시 관리국에 돌려줘야 할 렌트카 아닌가.
‘놔두고 내렸더니만 차 도둑에 도둑맞아 버렸습니다.’하는 어처구니없는 경위서를 내느니, 내 손으로 차를 뽀게 버리고 앰블램만 돌려주련다.
일단 차량이었던 것의 일부를 반납했으니, 나는 멀쩡하게 차를 반납한 것이 될 것이다.
그리 생각을 끝마침과 동시에.
쾅.
곧바로 망치를 내리쳐 차량 뒷부분을 날려 버렸다.
이로써 어떻게든 아슬아슬하게 차량이라는 범주에 들어갔던 물건은, 완전히 분쇄되어 과거 차량이었던 고물로 바뀌었고.
그 와중에도 도망가려 하는지, 악셀을 밟아 엔진 소리를 크게 높이는 놈을 운전석에서 발견했다.
“각오는 되었지?”
아무리 슬럼가 도둑놈이라지만, 손을 댈 상대와 안 댈 상대는 구분해야지 안 그래?
그리 생각하고, 유리창을 박살 낸 다음, 운전석에 앉은 놈을 강제로 끌어내려 했지만.
…뭐야 이거.
이상한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분명,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있다.
그렇지만, 그걸 사람이라 불러야 할지 약간 의문이 생겨났으니.
사람이 녹아있다. 진흙으로 만든 사람이, 흘러내린 것처럼.
눈 코 입이 모두 존재하지만, 그것은 흘러내려 이상한 장소에 위치해있고.
옷 밖으로 튀어나온 팔과 다리는, 피부가 길게 늘어져 마치 지느러미처럼 보인다.
뭐야 이건.
“내려.”
이 이상한 존재를 온전히 확보하고자, 유리창을 깨는 대신 문을 열었지만.
그 순간, 그 존재는 천천히 눈을 감더니, 움직임을 멈추었고.
놀란 내가 그를 운전석에서 강제로 끌어내린 순간.
“…죽었다고?”
그것은, 죽어 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할 시간조차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