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407)
마법소녀 아저씨 407화(407/671)
407. 막간 – 여름이었다.(中)
3초 인과삭제로 보안시스템에 걸리지 않고 잠입에 성공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거친 충격과 동시에 머리 위의 천장이 흔들리고 자잘한 돌조각이 쏟아져 내렸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천장은 그대로 균열을 만들었고, 균열 사이로 부식과 분해의 붉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에드워드는 지금 시작한 모양이네.
그리 생각하며 천천히 지하 통로를 내달렸다.
미리 상의해 둔 작전에 맞춘다면, 에드워드의 공격과 동시에 돌입해야 하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에드워드의 선제공격은 돌입할 틈을 만들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전에 잠입할 틈이 보였기에, 작전 개시 전부터 이미 목표 빌딩의 지하에 진입해 있었다.
그로써 나 자신에게 가해지는 위험도가 올랐지만, 결과적으로 진입에 성공했으니 모두 올라잇.
그렇게 내 행동에 자축하는 와중.
“습격이다!”
“관리국 놈들이 결국 본색을….”
통로 코너 너머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렸기에.
코너 직전의 벽면에 몸을 딱 붙이고 적의 규모를 확인했다.
느껴지는 숫자는 넷. 한데 뭉쳐서 달려오고 있음.
이어, 타이밍을 재기 시작했다.
코너 회전까지 3초.
2초.
1초.
그렇게 상대가 코너를 돈 순간.
웅.
급작스러운 위치 변동으로 인한 반고리관의 진동을 느낌과 동시에.
내 등 뒤로 사람들이 달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음. 아쉽게도. 성공했네.
이번에도 위험한 도박에서 살아남은 나를 불행히 여기며, 몸을 돌리며 그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아쉽게도, 네 명 전원 리스트에 올라있지 않은 상대.
정말 아쉽네. 한 명이라도 리스트에 올라온 상대라면, 위험을 감수하고 돌입했을 텐데 말이야.
오늘도 내 파멸은 먼 모양이다.
아직 내가 죽을 때가 아니기에 이 성공을 당연한 일. 그러니 그에 별다른 감정을 가지지 않은 채, 그들에게서 등을 돌려 복도를 걸어 나갔다.
이 집단이라면 날 파멸시켜 줄 수 있는 존재가 있으리라 믿으며.
포이틱 저스티스. 좋아하는 말이다.
옛 설화에 나오듯 악당은 파멸하고, 선한 자는 살아남아야 하는 법.
이것은 세상의 진리이니, 나는 언젠가 파멸할 것이다.
모든 것이 망가진 세상에서 태어난 나는 사람을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죽였으니. 나는 악행을 행한 자.
그런 내가 파멸하는 것은 세상의 순리이자 당연한 흐름.
그렇지만, 나는 계속해서 악행을 이어감에도 파멸하지 않았다.
옛날부터 나는 그것에 대해 고민하였다.
왜 나는 파멸하지 않는가.
그 해답은 어느 날 내게 주어진 힘과 함께 진리로서 머리에 내려 박힌 깨달음으로 주어졌다.
세상에 나보다 악한 존재가 더없이 많기 때문에 아직 내가 파멸할 순번이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악당이 파멸한다면, 더 강대한 악당이 먼저 파멸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니, 내가 파멸하기 위해서는 나보다 더한 악당을 지워야 한다.
이 결론에 따라, 악당으로서 악당을 죽이는 내 앞에, 우연히 문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금방이라도 파멸할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온 직감이 내게 속삭인다. 저 너머로 2.8초 점프하라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문 저 너머로.
나는 그렇게 눈먼 위치로 점프할 준비를 하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문을 닫고, 꼿꼿이 서는 정자세.
그것을 심상으로 그리고, 점프한다. 내부의 상황도 모르며, 점프 후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능력 연구자에 따르면 본래라면 이런 능력은 점프 후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것이 정상인 모양이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다.
그는 심리적 문제가 아닌가 하고 추측했지만, 그것은 틀렸다.
이 내 능력은 세상의 진리가 내려 준, 내 운명을 확인하는 힘.
그런 힘에 내 주관적 의지가 들어가선 안 되지 않은가.
그렇기에, 아무런 고민 없이 방 내부에 들어섰고.
윙.
반고리관의 떨림을 느낌과 동시에, 눈앞의 정보를 파악했다.
적이 있다.
홀로 방 안에서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손톱을 물어뜯고 있는 상대.
“누구….”
그녀가 소리침과 동시에, 나는 상대가 리스트에 오른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곧바로 1.5초를 점프했다.
목표는 대상의 목.
러프한 모습을 보아 하니, 마법사.
틀렸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틀렸다 해도 상관없다.
세상은 포이틱 저스티스.
상대가 나보다 악당이라면 나는 살아남을 것이고.
내가 상대보다 악당이라면 나는 파멸당할 것이다.
이것이, 세상의 기본이다.
점프한 나는 곧바로 손을 맞잡아 적의 목을 졸랐고.
검은 내 손에 대비되는 노란 피부가 점차 내 검은 손에 잠식되어 간다.
“으억 으거거극….”
목을 졸린 상대는 손발을 휘두르며 발버둥을 이어가지만, 약하디약한 악당의 몸은 내 손아귀를 견디지 못하고 생존에 필요한 요소를 잃어버렸고.
보랏빛 얼굴을 남긴 채 몸을 축 늘어트렸다.
그렇게, 내 손안에서 기절한 상대를 잠시 빤히 바라본 후.
우득.
곧바로 손을 뒤틀어, 상대의 목뼈를 꺾어 버렸다.
악당이 하나 파멸했다.
나는 악당이지만, 이자보다 선한 모양이다.
그리고, 나는 살아남았다.
아아. 오늘도 나 몬터규는 살아남았습니다.
아직, 세상엔 악이 넘치는 모양입니다.
* * *
“흐아아아암.”
하품이 나온다.
에드워드 커플이 위험한 일을 떠안아 준 덕에 돌입은 편했지만, 역시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
그렇게 멍하니 터벅터벅 걷는 도중.
“^%%$#&#@@@!”
지면 너머에서부터 에드워드의 절규가 들려온다.
뇌리를 뒤흔드는 포효는 내 혼탁한 졸음을 잠시 깨웠고.
그에 나는 조용히 혼잣말 하나를 내뱉었다.
“…저리 힘들다면 에드워드도 그냥 헨리에타를 죽이면 될 것을.”
사람을 죽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머리 위에 총을 올리고, 손가락을 굽히면 된다.
에드워드의 경우는 더 쉽겠지. 아예 손가락에 사람을 찢을 수 있는 손톱을 달고 있는데.
그렇게 쉬운 길이 있는데 왜 어려운 길을 걷는지 모르겠다.
그리 생각하며. 저 앞에서 달려오는 상대의 그림자로 이동했다.
상대방의 등 뒤로 이동한 나는 곧바로 총으로 상대의 미간을 겨누었다.
“흐아아암.”
퐁.
관리국이 만들어 준 소음기는 적절하게 총의 소음을 줄여 주었고.
발사된 총알을 영거리에서 미간에 얻어맞은 적의 몸이 쓰러진다.
자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도 인지하지 못한 채, 다급한 표정으로 달려가던 중 죽어 버린 그.
그렇게 한 명을 처리한 후, 얼굴을 바라보았으니.
“아. 목표가 아니었네요. 귀찮게.”
귀찮은 건 딱 질색인데….
왜 이하람 대장은 개별 침투를 하라고 제안했는지 모르겠다.
리스트 외 인물을 제압해야 한다면, 나에게 추가 인원을 붙여줘야 귀찮지 않게 되는 건데.
살인은 쉽고, 제압은 어렵다.
살인은 그냥 총 한 방 당기고 시체만 좀 치우면 끝인 쉬운 일. 경우에 따라선 시체마저도 안 치워도 된다.
그런데 제압은 상대방의 반응도 멈춰야 하고, 발버둥치는 무거운 몸뚱어리를 옮기거나 해야 한다.
살인에 비하면 몇 단계나 더 귀찮은 일을 해야 하는 것.
음…. 역시 그냥 다 죽이자.
이하람 대장이 나한테 추가 인원을 안 붙인 건 그런 이유겠지.
죽여도 된다는 허가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음. 그렇겠지.
그리 생각하며, 일단 밥값은 하기 위해 눈앞에 쓰러진 시체를 주변에 있는 아무 그림자로 이동시켰다.
일하는 것은 귀찮지만, 편해지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 아무리 나라지만 그 정도는 견딜 수 있다.
물론 귀찮아지지 않기 위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해야 하겠지만.
아무튼, 그 뒤 그림자화 한 상대를 해제하자.
뿌직. 뿌지지직.
“….”
좀 컸나.
대충 주변에 굴러다니는 로커에 시체 하나를 쑤셔 넣어 봤는데, 아무래도 로커가 감당하기에는 시체가 너무 컸던 모양이다.
로커의 틈과 구멍 사이로 뭉개진 살점과 피가 잔뜩 흘러내린다.
누가 보아도 괴기 살인 사건 현장.
“아….”
뒤처리를 위해서는 로커를 열고 시체를 다시 전송해야 하겠지만.
보기 싫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일까지 하기에는 수지타산이 안 맞지. 귀찮기도 하고.
그렇기에, 그냥 그것을 그 자리에 놔둔 채 앞으로 걸어갔다.
그림자 사이사이로 이동하며, 보이는 모든 것에 총알을 박아 넣는다.
타율은 약 50%.
아마 한 일곱 정도 죽였는데, 리스트에 오른 인물은 두 명.
음? 아닌가? 셋이었던 것도 같고.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일곱도 아닌 것 같긴 한데….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일이 귀찮다는 것이고,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 생각하며 손가락을 당겼다.
퐁.
눈앞의 상대에게 총알이 틀어박히고, 상대의 죽음을 확인한 후 계속 이동하려 했지만.
“너…!”
상대는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흩뿌리면서도 죽지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 투지를 불태웠다.
그제야 나는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았으니.
아. 리스트에 있는 얼굴이네요.
어디 보자, 무슨 조직 보스라고 했나?
그리 생각하며, 곧바로 그것의 머리통을 처 올렸다.
저 남자의 발밑에 있는 그림자로부터, 높게 솟아오른 그림자 창.
그것이 적의 턱과 입을 꿰뚫었고.
“으어브어어어…?!”
입과 턱이 창에 관통되어 입을 벌릴 수 없는 그는, 듣기에 짜증나는 소리를 내뱉었다.
“…귀찮게. 좀 죽어 주지.”
쓸데없이 튼튼하니까 더 오래 고통받는 거 아냐.
그리 생각하며, 날뛰려는 상대를 계속해서 그림자 창으로 꿰뚫었다.
손, 발, 내장, 팔다리.
움직일 수 있는 각종 부위를 꿰뚫어 행동을 멈추게 한 나는 그자의 머리에 다시 총을 들이밀었고.
“뇌는 무적 아니죠?”
그리 물어보며, 머리에 난 총상에 총구를 후벼 넣었다.
상대가 고통으로 몸을 떨며 무어라 설명하지 못할 비명을 내지르지만, 자업자득이다.
그냥 쉽게 죽었으면 이런 고통을 겪을 일이 없을 텐데 말이다.
사용하면 피곤해지는 그림자 창을 사용하게 하다니.
애당초 내가 총을 쓰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
피로하지도 않고, 귀찮지도 않기 때문 아닌가.
그림자 창은 날 피곤하게 만드는 데다가 형상화와 발동까지 집중력을 요구하는 귀찮은 능력.
그렇게 나를 귀찮게 만든 값은 네 고통으로 치러야지.
세상은 항상 이렇다.
나는 그저 평범히 조용히 살며 먹고 자는 삶을 반복하고 싶을 뿐인데, 세상이 날 내버려두지 않는다.
나한테 말을 걸어서 내가 말을 하게 하는 존재도 있고, 무언가를 할 때마다 돈을 요구한다.
그래, 후자는 그렇다고 치자, 야생 동물도 아니고 편의를 누리려면 무언가 대가를 제공해야 하는데, 통장에 적힌 숫자만으로 그게 처리되면 서로 귀찮은 일 없는 편의가 완성되는, 올바른 시스템이니까.
옛날엔 지옥이었죠.
뭐 하나를 먹으려고 해도 복잡한 일을 해야 하고, 제대로 팔다리 쭉 뻗고 잘 장소도 없었다.
거기다 각성자라느니 뭐니 하며 날 귀찮게 만들고 말이다.
나는 그래서 관리국을 좋아한다.
복잡한 일이라면 딱 질색이지만, 평범하게 쉬운 일을 준 다음 그냥 가서 해야 할 일 하면 뭔가 트집 잡아서 숫자를 깎지도 않고, 오히려 더 숫자를 올린 다음, 스베틀라나라는 내 이름이 적힌 통장으로 빠르게 발사해 주는 귀찮은 일 없는 직장.
심지어 이들이 그 숫자 사회를 다시 복귀시킨 일등 공신 아닌가.
귀찮은 나로서는 정말 좋은 사회지.
그러니 나는 오늘도.
“흐아아암.”
귀찮지만. 밥값은 해야지.
다만, 최대한 효율적으로.
그리 생각하며, 손가락을 당겼다.
자…. 그럼 다음은.
* * *
이 직장은 미친놈투성이다.
돌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로커 안에서 뭉개진 시체 덩어리를 발견했다.
대체 어떤 또라이가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대놓고 ‘나 미쳤습니다.’ 하고 광고라도 하는 건가.
아니, 애초에 에드워드가 그 짓을 한 시점에서 망하긴 했지.
대체 이게 무슨 암살이란 말인지 원.
조용히 죽이니까 암살 아닌가?
근데 이리 시끄러운 게 암살이라고?
그리 따졌던 적도 있지만.
우리의 무데뽀 일인자 피떡 대장님께서는.
‘결행 당일까지 아무도 모르니까 암살이다.’
라는, 말도 안 되는 답을 하셨다.
아니 그건 당연한 말이지, 세상 모든 나쁜 일은 상대가 모르게 하는 게 기본이잖아.
그러면 암거래는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 당일까지 거래를 모른 채 강제로 거래를 끝마치는 것을 말하는 건가?
진짜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매번 이 일을 할 때마다 생각하지만, 이런 직장에서 평범한 나는 계속 고통받는 느낌이다.
웃으면서 다섯 발이 장전된 러시안룰렛을 돌릴 놈.
평안한 일상을 위해 물 마시듯 남을 죽이는 놈.
미쳐 버린 연인이 사람 죽이는 것을 아름답다고 평하는 놈.
사람을 피떡으로 만들며 자신이 하는 일을 정의라고 믿는 놈.
직장에서 일하는 건 당연하다며 사람을 도살하는 놈에.
기타 등등 여러 놈이 있지만.
이 직장에서 가장 또라이는 우리 고기 요리사 대장님이시다.
저 모든 것을 혼합해 한데 담고 있는 듯한, 지독하기 그지없는 시궁창.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인다는 게 가장 악질이야.
어휴.
어쩌다가 내가 이런 직장에 들어왔을까.
그리 한숨을 내쉬며, 암살을 위해 환풍구를 기어 다니던 와중.
아. 찾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표를 찾았다.
부푼 근육이 인상 깊은 대머리.
그 거대한 근육을 어떻게든 양복 안에 쑤셔 넣고 있는 모습이 퍽 인상 깊은 남자.
그는 조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뭔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니.
아…. 이건 못 들어가겠네.
아무리 생각해도 일대일 상황이면 모를까, 일대다수 상황이면 좀 껄끄러운데.
그리 생각하고, 극단적으로 기척을 숨긴 채 적절한 암살 타이밍을 기다리며 환풍구 안에서 대기했지만.
도저히 일대일 상황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돌아갈까 하고 잠시 생각했지만.
아니, 아깝잖아.
리스트에서 저 남자를 볼 때부터 생각했었지 않은가.
저놈이 이번 내 목표라고.
이번 작전에서 내가 점찍은 상대라고.
이렇게 좋은 재료가 눈앞에 있는데 버려두고 갈 순 없긴 한데….
그렇게 잠시 고민에 잠긴 후.
곧 결단을 내렸다.
그래, 이만한 재료와 다시 만날 거라는 보장이 없잖아?
사람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그리 마음먹고 통풍구에서 뛰어내렸다.
적은 다섯.
근육 덩치와 그 부하 넷.
이런 상황에 익숙한지, 다섯은 내가 갑자기 나타났음에도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곧바로 각자의 기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 혀를 차고, 내 힘을 개방했으니.
“BONE.”
환풍구에 있을 때부터 준비해둔 마법의 기동어를 중얼거리자.
펑. 펑. 펑.
폭음이 연속해서 세 번 들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은 날카로운 흰 별사탕 세 개.
내부로부터 급속도로 자라난 뼈의 성장을 견디지 못하고 터져 버린 인간이 셋.
흠.
한 명만 죽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셋이나 죽다니.
다들 마법에 대한 대처법을 마련해두지 않은 건가?
이건 큰 수확이네.
그렇게 내 예술 작품을 바라보며, 이 상황에 당황한, 남은 한 명을 향해 손을 뻗었다.
파삭.
그자의 두개골이 박살나는 소리가 들린다.
내 손바닥을 뚫고 쏘아진, 내 팔뼈로 생성된 골창에.
이렇게 죽이는 건 본의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지.
사람 하나를 아까워해선 안 된다.
눈앞에 메인 디시가 있으니까.
그렇게, 아름답게 되지 않고 아쉽게 죽어 버린 한 명을 불쌍히 여긴 후.
메인 디시를 바라보았다.
그는 부하들이 죽었음에도 냉정히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으니.
“…너, 런던의 에디 게인이냐.”
칫. 싫어하는 별명이 나왔네.
날 아는 녀석인가 보네.
“그 별명으로 부르지 마. 그 새끼는 미친 살인마고, 난 아냐.”
그놈은 그냥 연쇄 살인마잖아.
나는 명백하게 악당인 녀석들만 죽이는, 상식인이라고.
민간인이나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을 죽이는 건 진짜 미친놈들이나 하는 짓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떻게 그렇게 살지.
뭐, 이 직장에 들어오고 나서는 좀 애매하긴 한데. 일단은 대부분 악당이지.
“…너 같은 녀석을 받아 주다니, 역시 관리국은 제정신이 아니군.”
야, 아무리 그래도 직장 험담은 못 참지.
살인 면허를 공식적으로 주는 직장은 여기 정도밖에 없다고.
나처럼 평범하고 소시민적으로 사는 사람은 이만한 직장이 없다니까.
“그래? 난 너희가 관리국을 부정하는 게 더 이상한데.”
그렇기에, 나답지 않게 그리 말 한마디를 건넨 순간.
“…지금 이 상황을 보고도 그런 말이!”
본래 뜨거운 남자지만, 강제로 그 분노를 참고 있던 것처럼 분노가 그로부터 쏟아져 나왔고.
그 직후.
팡.
폭발음이 방 안에 울려 퍼졌으니.
“예,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상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수많은 골창에 얻어맞아, 온전한 피부 면적보다는 골창에 꿰뚫린 부위가 더 많은 상대를 향해.
그는 그것으로 절명했는지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고.
나는 그의 부하 셋의 뼈로부터 만들어진 골창을 마법으로 소멸시킨 후, 본래 어찌 생겼었는지 짐작도 할 수 없게 된 엉망인 시체를 바라보았다.
피부는 엉망이 되었고, 살점은 뭉개져 쓸모가 없게 되었지만.
어차피, 살과 근육 그리고 피 따위는 내 전공이 아니다.
내게 있어 중요한 것은, 그것의 안에 깃든 순수한 뼈.
그 순백의 구조체는 나를 항상 흥분하게 만든다.
자…. 그럼.
이 사람의 근본은 나를 얼마나 감미롭게 해줄까.
아직 작전이 끝나진 않았지만, 나는 리스트에 오른 인물 중 하나를 처리한 것으로 충분히 내 할 일을 다 했다고 본다.
남은 건 다른 미친 녀석들이 처리해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