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412)
마법소녀 아저씨 413화(412/671)
413. 사회적 정리 정돈(5)
혼탁한 뱀의 붉은 안개 속에서 여러 생각이 오간다.
그중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이라면, 제자들은 괜찮을까 하는 생각.
내가 이런 기습 공격을 당했으니 찢어진 다른 녀석들도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었다.
그래도 걱정과 달리 아마 제자들은 괜찮을 것이다.
제자 녀석들은 얼티메이트와 동행하고 있으니, 적어도 이렇게 기습 공격은 당하지 않을 터.
그럼 다음 걱정은 다른 이들에게 옮겨진다.
지금 제자들보다 훨씬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옛 암살팀.
그 빌어먹을 녀석들 걱정을 해주는 것은 나도 좀 아닌가 싶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 지낸 사이이고 지금도 같이 일하는 사이 아닌가.
그래, 이것이 개별 행동에 따라오는 단점이긴 하지.
팀이 나뉘었기에 생기는 전투력 약화와 그에 따른 각개 격파.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런 작전을 수행한 이유는, 내가 파악한 미친 박사의 전투력을 통해 유추해 본 결과 개별 행동을 하다 박사를 마주쳐도 전원이 살아남을 수는 있는 실력자라는 예상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이거라면 좀 어렵겠는데.
예상 이상으로 내 상대가 너무 강한 녀석이 나왔다.
물론 O급 정도로 상식을 뛰어넘는 강함을 가졌다든가 나보다 강하다든가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허를 찔리면 암살팀이라도 곧바로 사망에 이를 정도인 전투력.
박사 녀석들보다 강한 거 아닌가 이거.
박사 녀석들도 밑천을 다 내보인 건 아닐 테니 확실히 판단을 내릴 순 없지만, 박사 녀석들도 육체 강화 계열이라 나랑 싸웠을 때 약해 보였을 뿐. 실제로 싸우면 하면 박사가 이 특수 능력 계열로 유추되는 적에게 승리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박사 녀석들은 비전투계라 오히려 부하가 더 강하다는 가능성도 존재하고 말이다.
과연 디트로이트가 적들 본거지긴 본거지인가보군.
상상을 초월하는 패가 나왔는데.
망할 부하들이 무사하도록 내 쪽에 최강의 패를 던지고, 다른 덴 이것보다 약한 녀석들을 보냈으면 좋겠군.
그리 생각하며, 계속 나를 파고드는 부패독과 오감 오염을 뿌리쳤다.
몸에서 썩은 살점이 떨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견딜 만한 수준.
오감 오염 또한, 그 감각 자체가 증발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거로 치환되어 혼란스럽게 할 뿐이니, 나에게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맛이 가서 오만 잘못된 정보를 뿜어대는 신경계는 때려치우고 마력만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듯 내가 전투를 수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약간의 걱정거리가 존재한다.
이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까.
적을 발견하면 전투를 이어갈 만큼의 힘은 남아있지만, 오감이 완전히 맛이 가버린 통에 이 현상을 일으킨 적의 위치를 찾을 수가 없다.
처음 이 현상을 내게 일으키기 위해 접근한 것이 이 능력의 발동 조건이라 생각될 만큼, 기이할 정도로 다가오지 않는 적.
초장기전으로 갈 생각인가.
그럼 내가 불리한데.
힘에 의존하는 나로서는 이런 공격의 해제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
일단 이게 정신계 공격으로 유추되는 만큼 머리를 내 터뜨려 버리면 해결될 것 같긴 한데, 안전한 상황도 아니고 그게 유일한 방법인 것도 아닌데 내 머리를 날려 버릴 만큼 난 미치지 않았다.
아니면, 애초에 날 잡기 위한 함정이 아닌가?
발동 시에는 극단적인 접근을 요구하지만, 발동에 성공한 후 해당 능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거리제한 조건이 훨씬 널널한 능력이라는 설.
그러니 나에게 이 능력을 거는 데 성공한 순간 공장을 벗어나 다음 사냥감을 찾으러 떠났다는 예측이다.
이 케이스는….
다른 이들이 이 적을 버텨 주라고 비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나.
오감이 맛이 가버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정확히 모르겠으니 원.
이 기습은 어떤 뛰어난 특수능력을 가진 녀석이 완벽한 기습으로 날 찍어 누른 적의 전략적 한판승.
전술적으로는 나를 쓰러트리지 못했지만, 날 이렇게 무력화시킨 것만으로도 전략적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아빈이 녀석 오감 장악도 그렇고, 추가적인 탐지 기술을 몇 개 더 생각해 봐야 하나.
약간의 이계의 힘 감지를 제외하면 적 탐지를 오감과 직감에 의지한 나인만큼, 이렇게 오감 전체가 맛이 가 버리면 탐지 능력이 극도로 떨어진다.
여태까지는 그런 약점을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오감을 망가트리는 적은 어마어마하게 많았지만, 대부분 오감을 지운다고 해도 다섯 감각 전부가 아니라 하나둘 망가트리는 정도였고, 심할 때라고 해봐야 촉감을 제외한 전부, 이런 식이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나는 촉감만 있어도 이계의 힘 탐지와 합쳐지면 별 상관없는 수준의 탐지 기술이 있었으니까.
뭐, 어쨌건. 지금은 망했다.
이 붉은 안개가 죄다 진한 이계의 힘 취급인지 내 정밀성 떨어지는 이계의 힘 감지는 사방에 적이 있다고 알려오고 있고, 마비된 건 아니지만 뒤죽박죽 섞인 오감은 제대로 된 정보를 보내오지 않는다.
망치가 닿는 범위라면 그 뒤죽박죽 섞인 오감으로도 어느 정도 상태 파악이 되지만, 그 너머는 너무 정보가 모호해 유추도 되지 않는 상황.
내가 아까 생각한 것처럼, 적의 전략적인 한판승인 상황.
그렇지만 포기하진 않는다.
한걸음 한걸음 걸으며, 내 발걸음으로 안개가 흩어지는 찰나 동안 적을 탐지한다.
그렇지만, 적의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었으니.
그저 인내하며 기다리려는 순간.
“빠득.”
갑작스레 등 뒤에서 감칠맛 나는 푸른색으로 혀를 어루만지는 이갈이.
그것에 반응해 망치를 휘둘렀다.
쾅.
적중했다.
급작스러운 상황이었던지라, 망치에 온 힘을 담진 못했지만.
충돌의 충격으로 안개가 흩어지고, 감각이 돌아온다.
안개가 흩어진 찰나 동안, 적을 강타한 손맛이 손을 파고들고.
내 뒤를 잡은 공격자의 정체를 마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공격자의 생김새는 내 예상과 전혀 다른 무언가 였으니.
…뭐야 저건.
에일리언이라는 영화를 아는가.
에일리언 1, 2 로 이루어진 시리즈물로, 검은색 갑피를 가진 기묘한 생김새의 인간형 외계인이 나오는 SF 호러 영화다.
이후 후속작이 나올 예정이었다고 공포 영화 마니아인 칼라베라에게 들었지만, 이계의 침공으로 세계가 개작살이 나는 바람에 프랜차이즈도 세계와 함께 날아가 버린 영화.
그 후 세계가 안정을 찾았을 때 후속작을 만들 예정이었지만, 그렇잖아도 세계가 꿀꿀한데 어두운 영화는 안 팔린다는 투자자들의 의견 덕에 프렌차이즈가 끝나 버린 전설적인 명작이라고 한다.
솔직히 나는 저 영화보다 더 심한 막장 상황을 현실에서 많이 만나본 덕에 칼라베라의 추천으로 영화를 보면서도 이게 왜 호러 영환가 싶은 물건이었지만, 영화의 내용 중 내 인상에 깊게 남은 것이 하나 있었다.
해당 영화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요 대적자인,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존재. 에일리언.
그 곡선적이며 뒤틀린 기묘한 디자인만큼은 내 인상에 깊게 남았고, 그 기억은 내 머릿속 어딘가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런데 왜 지금 그것을 떠올렸을까.
그것은 아마 눈앞의 존재가 너무나도 그것과 흡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 에일리언만큼 마른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인간이라기에는 상당히 말라 보이는 외모.
그 날렵한 몸은 살짝 붉은 빛을 띤 검은 무언가로 온통 뒤덮여 있어, 마치 날렵한 갑옷이나 근육모양 갑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저 호리호리한 인간상이지만, 그러한 몸 위에 달린 머리통이 한순간에 저 존재의 인간성을 불식시킨다.
뒤통수가 에일리언처럼 뒤로 쭉 빠진 것은 아니지만, 얼굴만큼은 앞쪽으로 쭈욱 튀어나와 있다.
늑대 같은 짐승처럼 말이다.
얼굴이 있어야 하는 머리 또한 에일리언처럼 반들거리면서도 입가만은 날카로운 형태로 되어있어 표정이라곤 전혀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도 눈은 있는지 그 사이로 붉은 안광을 번뜩이며 날 노려보고 있다.
그리 상대를 파악한 순간, 다시 붉은 안개가 날 감싼다.
그로서 상대의 모습은 오감이 뒤틀리며 다시금 제대로 포착할 수 없게 되었지만.
상관없다.
이미 내 머릿속에는 상대의 이미지가 명확하게 박혀있다.
에일리언을 닮은, 호리호리한 갑주형의 인간.
그러한 생김새를 내 머릿속에 박아 넣었으니, 약간의 정보로도 저것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느껴진다.
저 녀석한테는 재수 옴 붙은 셈이로구만.
하필 생긴 게 에일리언을 닮아서 한순간에 내가 저 녀석의 형체를 기억해 버리다니 말이다.
좀 더 평범하게 생긴 인간이었다면 한 번 본 것만 가지고 상대의 이미지를 이렇게 명확하게 그려내지 못했을 텐데 말이다.
자, 이제 도망쳐도 소용없다.
너의 색상과 형체를 알았으니, 이 망가진 오감으로도 널 찾을 수 있을 만큼 정확도가 올랐….
쾅.
달디단 충격이 내 얼굴을 강타한다.
적의 주먹.
그것을 인지한 순간, 곧바로 옆으로 몸을 내던지며 충격을 줄인다.
시끄러운 피가 내 뺨에 흐른다.
날카로운 무언가가 날 타격함과 동시에 할퀴고 지나간 증거.
그리고 그 상처는 빠르게 부패한다.
그렇게 내가 썩어 들어가는 것만큼은, 이 엉망진창인 오감에 섞이지 않고 명확하게 느껴진다.
뭐야 씨발.
그렇게 상황을 파악한 나는 그런 쌍욕을 속으로 내뱉었으니.
이것은 내가 다친 것에 대한 욕설이나, 붉은 안개의 뱀과 다르게 저 본체가 가진 독이 압도적으로 강한 것에 대한 불만이 아니다.
내가 이 욕설을 내뱉은 이유는.
저 새끼 왜 갑자기 전투 패턴을 바꾼 거지?
잠시 이 안개를 내게 걸친 녀석과 저 존재가 전혀 다른 이라는 의심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지만.
저 녀석이 내게 내린 부패가 안개와 똑같은 현상을 내 몸에 불러 일으키는 것을 보면, 분명 저 에일리언은 날 기습한 적과 같은 존재.
그렇게 장기전을 각오하고 날 습격하지 않던 적이, 갑자기 뜬금없이 근접전에 돌입한다고?
뭔 생각이야 대체?
설마 멀리서 지켜보다가 나 정도라면 근접전으로 죽일 수 있다고 보고 돌입한 건가?
아니면, 정체가 파악되었으니 다급해져 날 빨리 처리하려고 한 건가?
아니, 둘 다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쾅. 쾅. 쾅.
충격파로 안개가 흩어짐에 따라, 명확한 감각이 돌아온다.
붉은 손톱이 달린 적의 주먹과 내 망치가 부딪치는 사운드가, 선명해진 내 귓가를 울린다.
한순간에 뒤바뀐 전투의 방향성.
조금 전까지 안개로 날 갉아먹던 신중함은 어디로 간 것인지, 무식한 난타전이 이어진다.
그리고, 그리함으로써 적은 급격하게 약해졌다.
적이 육체적으로 약한 것은 아니다.
A급 중상위권의 육탄전 능력.
기술 또한 나쁘지 않은 수준.
어쭙잖은 영웅이라면 이자의 주먹 세 번 이내에 사망에 이를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근접전 능력도 방해만 될 뿐이다.
이 녀석의 강점은 붉은 안개에 있는데, 지금 그 붉은 안개를 스스로 흩어 버리고 있으니 말이다.
생각이 있다면, 이 공방 한두 번으로 그것을 깨닫고 도망쳐야 옳겠지만.
“끄아아아아아.”
눈앞의 에일리언은 기괴한 비명을 내지르며, 공격을 반복한다.
마치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듯.
몸 사이에 난 틈과 입가에서 더욱 진한 붉은 안개가 배어나오고 있긴 하지만.
그 또한 나와의 충돌을 통해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공기 중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자신의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전투 방식.
능력을 통해 유추해 보면, 이자의 전투 방식은 이런 식의 정면 전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 능력에 어울리는 방식은, 안개를 통해 적의 능력을 갉아먹으며 단기 결전을 통해 적을 사살하는 것.
그렇지만, 지금 행하는 전투는 그와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으니.
기본적인 지적 능력만 있어도, 뭔가가 잘못돌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행동을 멈추어야 할 상황.
그렇지만, 눈앞의 에일리언은 계속해서 공격을 수행한다.
붉은 손톱이 여기저기 솟아나는 주먹을 휘두르고, 송곳이 달린 발을 휘두른다.
나쁘지 않은 몸짓으로.
그렇지만, 그것은 내게 어떠한 상처도 내지 못한다.
안개가 흩어져 모든 제약이 사라진 나는, 그저 압도적인 전투 능력으로 적을 찍어 눌렀고.
“아우끄어어아아아!”
늑대가 우는 듯한, 사람이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를 내지르며.
적은 망치에 계속해서 얻어맞는다.
붉은 안개의 정체는 적의 피였나.
붉은 피가 내게 튀면 곧바로 감각 오염 현상이 다시 시작되지만, 이미 이렇게 근접한 상태에서 적을 명확히 포착한 이상 감각 오염은 내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마무리다.”
여기저기 몸이 뒤틀린 적을 향해 머리를 박살 내고자 망치를 내리치며, 승리를 확신한 순간.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난다.
적이 내게 달려들었다.
망치를 회피하려는 동작이 아니라, 뛰어드는 것처럼.
적의 그러한 행동은 내가 적의 머리통을 노리고 휘두른 망치를 조준이 빗나가게 만들었다.
칫. 간격을 뺏겼어.
적이 공격을 피하고자 내게 멀어지거나 고개를 낮추거나 하면 타격 지점을 바꾸면 될 일이지만, 이 상황에서 가까이 다가와 내게 파고드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내 방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이 단검을 들었다거나 하는 식으로 초근접 전투를 수행하는 녀석이라면 나도 당연히 적을 파고들 것을 예상하고 대비한다.
그렇지만, 적은 긴 팔다리를 이용한 격투계, 그런 존재가 가까이 달라붙어 내게 뭘 하겠는가.
그저 이승에 있는 시간이 잠깐 늘었을 뿐이다.
그렇게 빗나간 망치를 빠르게 되돌려 머리통이 아닌 적의 몸통을 후려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것을 수행하려던 순간.
콰직.
또다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내 몸을 달렸다.
어깨가 깨물렸다.
적이 날 물어뜯었다.
달콤한 통증이 몸을 달린다.
씹힌 부위가 썩어 들어간다.
그 어떤 때보다 강한 독이, 내 몸을 달린다.
…짐승새끼냐.
진짜, 말도 안 되네.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지.
지능적으로 움직이나 싶었더니만, 갑자기 폭주하기 시작하고, 사람처럼 격투술을 보이더니, 갑자기 짐승처럼 본능을 내보인다.
계속 전투 스타일이 휙휙 변하는 통에 당황해 몇 번이나 허를 찔렸지만.
그래도 뭐.
“이젠 못 피하지 새꺄.”
이런 내 말이 제대로 입 밖으로 나왔을지는 잘 모르겠다.
오감이고 뭐고 죄다 엉망이니까.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적이 내 어깨를 물었고.
내 손에는 금속 건틀렛이 둘렸단 사실이다.
그러니.
“뒤져.”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
머리통을 깨부수고자 날려버리는, 한없이 가까운 근접 거리에서 날리는 무거운 주먹.
이로써, 전투가 끝난다.
내가 절대 지지는 않겠지만, 생각보다 귀찮게 물어뜯긴.
발목을 잡혀 버린 전투가.
그렇게, 손 주변에 발생한 충격파로 붉은 안개를 날려 버리며.
깨끗하게 맑아진 시야로 검붉은 색으로 물든 적의 모습을 바라본다.
지금도 내 어깨를 씹으며 독을 불어넣고 있는 적을 시야에 담고.
머리통을 깨부수려는 순간.
-전투 중지! 우군입니다!
익숙한 목소리가 울린다.
그에 나는 에일리언 머리통 지근거리까지 다가간 주먹을 멈추었고.
“엉?”
짜증내는 소리를 내뱉으며, 그놈 머리통을 박살 내는 대신 헤드락을 걸고 연속으로 로우킥을 갈겨 다리를 박살 내 버린 후.
브랜틀리의 목소리가 들린, 허리춤에 매달린 작전용 휴대폰을 손에 들어 귓가에 붙였다.
“방금 뭐냐.”
“아. 연결되었군요. 다행입니다.”
“다행이고 나발이고, 저게 어떻게 아군이야.”
나는 그리 말을 내뱉으며, 다리가 박살나 땅바닥에서 꿈틀거리는 에일리언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인체 개조된 괴인이나 그런 거 비슷한 놈인데.
심지어 날 공격했잖아.
“아. 모습이 좀 달라지긴 했죠. 그렇지만, 대장님도 아시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브랜틀리의 목소리는 확실히 저것이 내가 아는 인물이라 지목했고.
“음?”
그렇게 내가 잠깐 생각에 잠기자.
뭔가가 붙잡힐 것 같은 아른거림이 내 머릿속을 내달렸다.
붉은 기운.
부패.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 같진 않은 행동.
이하의 정보를 통해 적의 정체를 유추해 보니 내가 아는 사람들 중 한 명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능력과 외형이 크게 달라지긴 했지만, 발전 계통수를 통해 생각해보면 분명 가능성은 있는 인물. 그리고 이 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
“…어, 저거 에드워드냐?”
“예.”
참으로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났으니.
나 지금 저놈 다리 박살 내 버렸는데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