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490)
마법소녀 아저씨 489화(490/671)
489. 관점-광신.
그대들도 알다시피.
나는 광신이다.
아니, 파나티시즘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군.
현재 내 개체로서의 명칭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내 이야기를 듣는 이들의 인지에 악영향을 줄 다능성이 있으니 굳이 지금 내 호칭을 다시 한번 이야기 하겠다.
이미 말했듯, 내 이름은 중요한 것이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내 호칭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즉, 육하원칙이 나의 상황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니 말이다.
다만, 이 중 몇 항목은 고정되어 있을 테지만.
가령, 누가는 당연히 지금 이 이야기를 전하는 나를 의미하는 것이며.
왜는 이미 몇 번 과거에 설명했듯, 개념을 먹는다는 것 이외에는 공통점이 존재하지 않는 우리 집단에 공통적인 목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평면상의 구멍처럼 지성 없는 괴물이 단순히 생존을 위해 포식을 행하는 예도 있긴 하지만.
그런 존재조차 최초의 개체는 자신이 어째서 이것을 행하는 것인지 알고 있기에, 우리에게 왜라는 의문은 대부분 그러한 목적으로 귀결된다.
다만, 아쉽게도 이번 사항에 있어, 우리에게 대부분 고정되는 ‘왜’는 다른 이유인 상황이지만.
자 그럼, 독자들, 소수의 시청자들, 어쩌면 관객이나 참가자들, 복기자들, 연구자를 위해 여기서 설명해보도록 하자.
언제인가.
아마, 지금쯤 화신체 극(㘌)이 마법왕국의 주민 시안과 생체형인과조작차원종료선언기 양산용 제18개량형을 기본으로 원 오프 개조한 꼭두각시와 함께 전투를 벌이는 상황.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게 하기 위한, 밑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으로 한정한다면, 지금 눈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문의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있는 도중이다.
평범하게 부수고 지나가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인 관리국의 시선을 끄는 것은 아직 사양하고 싶은 상황이다.
생각해 보면 이것은 ‘이유’에 포함되는 내용이지만, 단순히 문 하나만을 위한 설명이니 다음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무슨 방법으로 어떻게 이 일을 하였는가.
사용한 방법이야 여럿 존재한다.
해킹, 공간이동, 육체 분산.
그렇지만, 폭력 사태는 일으키지 않았다.
평범히 이야기하자면, 지금까지 서술된 첩보 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가.
평범하게 생각하면 나 또한 전쟁에 참전하는 것이 옳은 결정이겠지만, 그대들도 익히 알 듯 우리는 끝과 의견 차이가 있는 편이기에 굳이 그 장소에 참전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 내 몸이 복구가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에 참전한다 한들 그다지 의미가 없을 것이기도 하고.
하지만, 내 특성상 내가 헌신한 시점에서 내가 먹는 것의 존재 탓에 간접적으로 전쟁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며, 기본적으로는 우리는 그들과 협력 관계이니 실제 지금 내가 행하는 행위도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이다.
사실 목적을 위해 혼란만 일어난다면 아무래도 좋은 일.
자 그럼 이 일을 행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설명이 더럽게 길었다.”
그 순간, 내 동행자가 이야기를 걸어왔다.
한없이 누군가와 닮은 그녀가 그리 말하며 쏘아붙였다.
“시끄럽다. 극(㘌). 묘사를 방해하지 말라.”
나는 그 화신체의 이름을 부르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건 육하원칙도 아니었다. 무엇이 ‘문을 열고 있다.’였는가. 거짓말로 접칠 된 설명이었다.”
그녀, 보랏빛으로 빛나는 중성형의 그것은.
아마 지금쯤 지면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그와 똑같이 생겼지만.
여성임이 묻어나는 얼굴형으로 그리 내게 이야기를 걸어왔으니.
나는 내 몸에 달린 수없이 많은 혀 중 하나로 혀를 차며, 그것에게 반론을 걸었다.
“몰입을 위해서는 완급이 필요한 법이다. 극(㘌)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패배하여 계획을 망치기나 하면 좋으련만.’
극(㘌)이 패배한다는 사실 자체가 거의 있을 리 없는 일이지만.
굳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혼란은 혼란대로 일으키고 패배하는 것이 내 쪽에서는 좋은 결과이다.
“묘사. 인지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관측자의 오류라 하는 것이지.”
‘약한 존재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거짓말쟁이.”
극(㘌)이 내게 악의를 말과 함께 내비치지만, 그 악의가 행동으로 변해 내게 향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내가 쓸모 있기 때문이다.
“즐거워해 주니 고맙군.”
기회가 왔으니, 그녀를 비꼬며 또다시 비밀번호를 입력하였다.
-비밀번호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다시 확인해 주십시오.
네 번째로 들려오는 합성음.
그것은 문장의 내용과 달리 지금 정확한 절차를 수행하고 있으며, 보안 해제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명이다.
그렇기에 소리를 청각에 담으며.
천천히 다음 비밀번호를 입력해 나갔다.
틀리지 않도록,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의 수장이 알아낸 비밀번호에 문제가 없기를 기원하며.
지금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한 번 틀리면 모든 것이 허상이니.
그렇게 나, 우리답지 않게 천천히 또 신중히 비밀번호를 입력하였다.
삑. 삐비빅. 철컹.
다섯 번째 입력.
허리를 펴고 금속 벽을 바라보았다.
계속해서 들려온 전자음이 들리지 않아 약간의 걱정을 품었지만.
문은 열리기 시작하였다.
“이게 마지막이었는가?”
거대한 금속음을 울리며 흔들리는 문을 보고, 여성형 화신체인 그녀가 그렇게 되물었다.
그에 우리는 말을 꺼내지 않은 채 턱을 들어 저편을 바라보라는 답만을 되돌렸다.
정보가 옳다면, 이 보안 장치가 마지막일 테니.
다행히, 얻어온 정보는 완벽했고, 문이 열렸다.
기계음과 진동.
그것의 결말은 이 세계의 표준적인 지성체 서너 명 정도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법한 조그만 틈.
우리를 환영하기라도 하듯, 천장의 기계식 광원이 빛나며 앞길을 비춘다.
지금 여기 둘에게 있어, 광원의 유무는 인지 능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에 어떤 의미도 없지만.
그리하여, 시야에 들어온 것은 꽤 대단한 물건들.
세계를 멸할 물건들이 여기저기 잔뜩 쌓여있다.
“멸망을 견딜 힘이 있었던 세계였었으니. 시선의 이유가 있었었다.”
쌓인 물건에 흥미를 느낀 것인지, 여성형 화신체는 근처에 있는 기계 장치를 집어 들곤 입을 열어나갔다.
“강제 구멍 개방 장치. 아포칼립스 메카닉의 코어. 이건 반응이 좋았었다. 멸망을 거부하는 존재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인기 있는 법이었다.”
설명하는 내용에 웃음을 띠면서도. 그녀의 눈길은 전혀 빛나지 않았으니.
“하지만, 멸망할 세계의 위업은, 과거의 기록에 불과할 뿐이었다.”
콰직.
그녀의 손이 구슬을 움켜쥔다.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이 세계의 기술로는 파괴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기계가 소멸하였다.
“사용하지 않는군?”
나는 극(㘌)의 행동에 의문을 느껴 그녀에게 되물었으나.
“아는 이야기의 막을 내리고 싶었었지, 그것을 위해 새로운 세력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오만의 극치가 느껴지는 답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그렇지만, 존재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그것은 자신감으로도 느껴졌으니.
극(㘌).
흐름과 인과를 초월한 존재기에 시간이란 개념이 옅은 그들 사이에서도, 암묵적으로 가장 오래된 존재 중 하나로 취급되는 이.
가장 유명한 이름은 멸망의 기수.
그것이 세계에 모습을 보인 순간, 멸망이 확정되기에 붙은 이름.
이름이 세계에 외쳐진 순간.
그 세계의 선택지는 멸망하거나, 정복당하거나, 극히 소수에 속하는 기적 외에는 없는 존재기에.
그렇기에, 그 오만은 그녀의 행동에 어울리기까지 하였다.
“이건 흥미로웠지. 이만한 힘을 가졌으면서 낙인이 안 찍혔었다.”
그런 존재의 화신체인 그녀가, 이번엔 다른 물건에 흥미를 내비치며 그 물건을 바라보았다.
표면에 구릿빛이 도는,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금속 구체.
그것은 푸른색으로 미세하게 발광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표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흥미롭다는 듯 구체에 손을 뻗었지만.
곧,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되돌리고 다른 장소로 향했다.
“뭐였지?”
궁금증을 감추지 내가 되묻자.
“아에게 ‘참가할 생각 없으니 관여하지 말길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그리 답해오는 그녀에게서 분노가 풍겨왔다.
그렇기에 의문이 사라지지 않은 나는 되물었다.
“왜 파괴하지 않았는가?”
분명 강한 힘을 가진 존재지만, 부수는 것이 어렵진 않을 터인데.
“그녀는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 말은 내게 있어 이해할 수 없는 이유였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없더라도 상관없다.
애당초 우리가 노린 것은 다른 것이었으니.
그렇게, 우리는 그들의 장소를 휘저었다.
기묘할 정도로 높은 기밀성과 보안 탓에, 적들이 들어와 있음에도 인지하지 못한 채 휘저어지는 장소.
그 속에서 극(㘌)은 여러 물건을 파괴하거나 손에 넣었고.
그 과정을 지나, 우리는 한 장소에 닿았다.
수많은 봉인이 걸린 장소.
살아있는 이계의 존재들이 대량으로 느껴지는 공간.
그 장소가 우리의 목표였지만, 나는 어느 시점을 경계로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무슨 일이었다.”
그 행동에 나보다 한 걸음을 더 내디딘 그녀가 내게 질문해 왔다.
“봉인이 있다. 매우 강력한.”
이러한 봉인의 존재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봉인이 과하게 강력했기에, 그 안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였다.
그렇지만, 봉인의 존재 자체는 이미 예상했던 것.
그렇기에, 이 봉인을 깰 방법 또한 마련해 왔다.
“봉인이 있었다? 이거였었다.”
그 방법은, 그제야 봉인을 눈치챈 듯, 잠시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손을 뻗었고.
“공간, 왜곡현실, 죽음, 영혼, 무대.”
말 하나에 하나의 파괴가 이어지고.
돌파할 수 없으리라 인지되던 봉인이 모두 철거되었다.
그에 대해 감탄하고, 한마디가 담긴 입을 열려 하였으나.
“….”
봉인을 모두 파괴하고 나를 기다리던 극(㘌)은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지은 채 지상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잠깐도 아니고 십여 초 간 이어졌기에.
“무슨 일이지?”
그녀의 발작에 견디지 못한 내가 질문을 던지자.
“극(㘌)이 죽었다.”
그녀는 곧 흥미롭다는 듯, 답변을 되돌렸다.
“호오.”
그 말을 들은 나는 반사적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들의 패주를 바라는 내게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그 극(㘌)이 쓰러졌단 사실 자체가 예상 밖의 사태.
흥미를 느끼고 말을 이으려던 순간.
“재미있었다. 이래서, 재미있었다.”
웃는 표정의 그녀는, 계속해서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체크메이트 용도일 줄 알았던 아의 역할이 반격의 시작이 되었다. 예외는 일어나는 법이었다. 이러니, 세상은 재미있었다.”
그녀는 웃으며 모든 봉인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지나가는 발걸음엔 무수한 이계의 존재들이 피어났고.
“첫 전투는 아의 패배였다.
인정한다.
그럼, 다음을 시작하였다.”
그녀는 웃으며, 새로운 군세와 함께 손을 펼쳤다.
이 세계의 요충지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공격.
그것은, 그들에게 있어선 새로운 악몽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극(㘌)은, 처음부터 둘. 어쩌면 셋. 아니면 둘일지도 몰랐으니.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눈먼 이들은 이 공격을 예상치 못하였다.
그들은 첫 승리를 축하할 시간도 없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은, 내가 일으킨 것이긴 하지만.
나는 광신. 파나티시즘.
이것은 개체의 이름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우리가 가진 특성의 묘사.
믿음은 흔히 종교만을 이야기하곤 하지만.
무신론이건, 유신론이건.
신앙과 관계없이 모든 지성체는 버릴 수 없는 믿음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나의 원천.
그것이 내가 내려온 이후 배제되기 시작한 것.
나는 광신.
다양성.
변화.
개방.
앞선 셋을 잇는 네 번째.
의심을 먹는.
잘못될 리 없다는 신앙으로 세계를 몰아가는 자.
나는 광신.
그리고, 여기는 관리국의 심장부.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