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626)
마법소녀 아저씨 외전 23화(626/671)
023. 결사(13) – 2대/유밀
크림슨 나이트.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조직이었지만, 어떤 친절한 정보 제공자의 도움 덕분에 물꼬가 트이자, 차츰 여러 정보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역시,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이죠.
그리 생각하며, 수집되어 올라온 정보를 읽어 보았다.
현재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크림슨 나이트 정보 탐색 임무.
본래라면 이런 경우 신뢰성 높은 정보만을 추려서 검토하겠지만, 이번만큼은 그 정신 나간 망치쟁이가 얽혀 있는 만큼 한없이 루머에 가까운 정보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힘이야말로 모든 것. 개인의 표현을 힘으로 표출할 수 있는 세상. 모든 이가 힘을 손에 쥐는 미래. 그를 위한 대변혁….”
지금 확인한 것은 그들의 사상이 정리되어 있는 보고서.
한 존재만이 저러한 말을 한다면 개인의 의견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조금씩 뉘앙스가 다르긴 해도 포획한 모든 인원이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저런 사고방식으로 움직이는 조직인 모양.
즉, 뻘건 정신병자가 주장했던, 전 인류가 이계와 싸울 수 있게 되는 세계와 비슷한 뉘앙스이긴 한데….
“그래서 이 녀석들은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하려는 걸까요.”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알 수가 없다.
초월자에 오른 그는 자신이 세상을 그런 방향으로 흐르게 하겠다는, 너무나도 독선적이면서도 단순하며 직관적인 방법을 제시했었다.
이들에게도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어떠한 계획이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말단 조직원들에게는 계획의 자투리조차 공개되지 않았는지 해당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
“자신들과 함께하면 새로운 시대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과연. 이런 식으로 비 각성자 조직원들을 모은 것이군요. …어째 사이비 종교 분위기가 풀풀 풍기긴 합니다만…. 효과적이죠.”
첫 정보 제공자가 각성자였던 탓인지, 이런 정보는 얻지 못했다.
힘을 중시하는 조직이건만, 힘없는 일반 조직원들이 무엇을 보고 해당 조직에 가입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좀 있었지만, 이 정보로 인해 약간 해소되었다.
물론, 빌런 조직인 만큼 돈을 목표로 하거나, 힘에 굴복해 움직이는 존재들도 있겠지만….
“힘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각성…. 그렇지만, 아닐 가능성도 있으니.
천천히 키보드를 두드려, 그들이 말하는 힘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자, 그럼 다음.
“…크림슨 나이트는 크림슨★해머의 2차 침공을 위한 선발대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겠죠.
2차 침공 자체는 그 양반의 머리가 돌아버린 횟수가 횟수인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만, 그 성격으로는 일을 이렇게 복잡하게 할 리가 없습니다.
그냥 망치 하나 들고 돌격하거나, 저번 사태처럼 바로 전 세계를 향해 총력전을 걸어 버리겠죠.
다음. 다음.
“…관리국의 주요 경계 대상 리스트에 올라갈 정도로 힘이 있는 자들이 다수 목격되지만, 대부분은 관리국 데이터베이스에도 없는 이들이 대부분. 크림슨★해머의 힘을 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
이건 그나마 가능성이 좀 있죠.
그 양반이 타인에게 힘을 주는 게 가능한진 모르겠지만 일단 가능하다 치고, 아마 뒷일은 생각하지 않은 채 자신을 향해 아부하는 이들에게 기특하다고 힘을 줄 가능성은 분명히 있을법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추측의 영역이지만요.
“…1대 크림슨★해머는 공룡 시대부터 살아온 파충류 인간으로서, 미생물 외계인으로 이루어진 운석에 머리를 강타당한 후, 해당 외계인과 융합해 불로불사 되어 배후에서 인류를 컨트롤해 왔다. 그녀는 일루미나티를 시작으로 수많은 비밀결사를 창설하였으며, 과거 첫 구멍을 연 것도….”
…어떤 놈이 인터넷 음모론을 복사해서 보고서로 올렸답니까?
다른 건 아무리 말이 안 돼도 다 참아주겠지만, 이건 못 참겠군요.
당장 제 권한으로 과도 하나 들고 관리국 빌딩에 강도질하러 가라는 형벌을 내려야.
대체 누구….
‘작성자 : 프라그멘툼.’
‘승인 : 알’시린.’
“….”
제발 둘 다 구멍에 뛰어들어서 천년 정도만 정신 수양을 하고 왔으면 좋겠군요.
어차피 죽을 것 같지도 않으니.
후….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현재 크림슨 나이트 측도 우리 결사가 자신들을 향해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으로 추정. 크림슨 나이트의 위장 기업으로 추정되는 몇몇 회사를 습격하였으나, 수확은 없었음. 관련 인원들도 이미 종적을 감춘 상황.”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저희야 각 지역의 가장 큰 불법 향정신성의약품 유통 집단을 공격한 것이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저희가 그들을 눈치채고 신속하게 공격을 가한 것으로 보일 테니까요.
저희가 공격한 대상이 모두 그들의 위장 단체였다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겁니다. 그들이 불법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한 거대한 계획을 세계 단위로 진행하고 있었고, 그를 위해 각 지역의 유통망을 장악했기에 일어난 결과라 보아야 하겠죠.
문제는, 저희는 그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선제 타격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
당연히 그들의 움직임이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알아차려서 다행이라 생각해야죠.”
그리고, 그들의 유통망을 박살 낸 것도 위안이 됩니다.
각 지역을 그 정도로 장악했다는 것은, 불법 향정신성의약품 유통이 그들의 계획에 중요한 포인트일 테니 말이죠.
계획에 대처하기 위한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해도 되겠군요.
다음. 다음.
“…2대 크림슨★해머. ‘유밀’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 최근 연락이 되지 않는 것도 결사에 정보를 숨기기 위함….”
…흠. 그러고 보니 그 존재를 본 지 좀 되었군요.
본래 그리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못 봐도 별생각이 없었는데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일단은 2대 크림슨★해머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만큼, 연관성이 있을 확률도 높은 상황.
“…어디 한번, 만나 볼까요.”
조금 껄끄럽긴 하지만…. 개인의 감정 탓에 더 큰 측면을 외면할 만큼 전 어리석지 않습니다.
본래라면 저렇게 연락이 닿지 않는 강자를 찾는 것도 나름 힘이 드는 행동이겠지만, 그녀는 예외.
“오늘 방송은….”
그녀는 자신의 활동을 인터넷 방송으로 내보내고 있으니까요.
편집이나 선택 없이, 온전하게.
물론, 관리국에 의해 채널이 정지당했거나, 방송 중이 아니라면 조금 곤란하겠지만….
‘크림슨★풀★스위이이이잉!’
다행히도 신나게 은빛 망치를 휘두르며 어딘가의 전차를 날리고 있는 방송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것만 봐서는, 위치를 찾을 수 없지만….
전차의 기종, 태양의 각도, 그림자의 방향, 주변 환경.
이러한 정보가 조합되면.
“찾았다.”
다행히, 제 전이 마법 사거리 내에 들어오는 장소.
그럼.
* * *
“하나! 둘! 셋!”
쾅. 쾅. 쾅.
…상당히 초현실적인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전차 몇 대가 검은 마법소녀를 향해 질주하고, 그 마법소녀는 몰려오는 전차에 망치를 휘둘러 야구공처럼 쏘아 내는 상황.
저만한 무게의 물체가 저렇게 날아갈 정도의 충격이 가해진다면, 물리 법칙상 장갑은 일그러지고 내부 탑승자는 쏘아지는 순간의 충격으로 사망해야 정상이지만.
아무래도 저 공격은 날아간다는 현상에 집중되어 있는지, 전차는 원래 형태를 유지하며 저 멀리 날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날아가면서 생기는 가속의 충격까지 사라진 것은 아닌지, 전차 탑승자는 기절하거나 온 사방에 배설물을 흩뿌리며 무력화되어 있긴 합니다만….
…트라우마감이군요. 좁은 공간에 각자가 흩뿌린 오물이 흩날린다니.
저도 괜히 투시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이죠.
뭐, 어찌 되건 안 죽긴 합니다만.
아무튼, 그녀는 싸우고 있습니다.
한 무리의 집단을 향해 몰려오는 전차를 가로막음으로써.
아무래도 2대가 지키는 그들은 난민인 모양입니다.
오염 구역에서 장시간 거주한 탓에 몸의 형태가 일그러진 인간들.
어떤 사정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들은 대장벽을 넘어 안전 구역으로 들어올 수 있었고, 그들끼리 집단을 이뤄 나름대로 삶을 꾸리고 있었지만, 난민 집단이 자리 잡은 땅의 정부는 그들을 위험 분자라 판단한 것이겠죠.
최근 변한 관리국의 정책상 그들은 난민으로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지만, 뭐 세상일이 그렇게 잘 돌아가겠습니까?
관리국 직원이 파견되기 전에 싹 쓸어버리고 ‘몰랐다.’ ‘괴인인 줄 알았다.’ 이런 핑계면 귀찮은 일에서 싹 해방되는 법이죠.
관리국도 뭐 어쩌겠습니까. 시체 조각 말고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깊게 개입하면 내정 간섭이라고 미쳐 날뛸 텐데.
세상 일이 다 그런 법입니다.
안 보이는 데에서는 온갖 역겨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런 평범한 일상이 우리 2대째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입니다.
망치 하나 들고 모조리 날려버리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흐음.
놔두면 알아서 해결하겠지만, 시간도 아깝고, 관리국이 개입하면 귀찮아지니.
딱.
소리를 매개로 하여, 마법을 펼칩니다.
제 얼굴이 드러나지 않도록 카메라 오작동 현상을 일으킴과 동시에, 범위 내의 전 인원 의지 상실.
마법에 휘말린 모든 난민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전진하던 전차도 멈추기 시작합니다.
“어? 뭐야.”
“카메라가 갑자기…. 설마 관리국이 벌써….”
남아있는 것은, 둘뿐.
2대와 그 파트너…. 그… 이름이 뭐였죠….
총…. 아니 이건 무기…. 라이플…. 아니 이것도 무기….
…영웅명이건 이름이건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정보일 겁니다.
자. 그럼.
“잠시 시간 되실까요?”
2대 앞에 내려섰습니다.
“죽어! 문어대가리!”
곧바로 망치가 휘둘러졌습니다.
절 향해, 살의를 담고, 똑바로.
그에 반응해 곧바로 역장을 전개했지만.
…미치겠군요.
역장이 빠르게 깨지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를 생각하고 펼친 250중첩 역장이었건만, 벌써 백여장이 날아간 상황.
어중간한 역장을 폈다면, 이미 목숨 하나가 증발했겠군요.
“…저희 사이가 좋은 건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보자마자 죽일 정도로 나쁜 사이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죠.”
역장을 새로이 생성하며, 차분하게.
조금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누고자 그리 말을 꺼냈지만.
“다들 기절했고! 네가 나타났어! 그럼 뻔하잖아! 네 촉수처럼 음흉하고 불쾌하며 끈적거리는 이상한 계획을 꾸미는 거지?!”
“…아닙니다.”
정말로요.
“사악한 계획 꾸미는 녀석들은 다 그렇게 말해!”
쾅.
절 향해 내려치는 망치가 한층 더 강해졌습니다.
정말로, 진짜 제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대화 좀 하려고 온 겁니다. 일단 무기부터 내려놓으시고….”
“누가 봐도 기습하러 온 거지! 마법이 안 들으니까 당황한 거고!”
그렇게 말하니 왠지 그런 것도 같습니다만….
원인을 따지자면….
“연락이 안 닿으니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편지라도 보내야 했는지요.”
연락 방법도 없는 데다가 관리국도 못 잡을 정도로 신출귀몰한 상대를 만나려면 이 방법이 최선이죠.
물론, 린슈아님에게 현재 위치를 여쭤보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시간이 아까우니.
“연락이 안 닿을 리가! 핸드폰이 있는데!”
“그 핸드폰 안 받으시잖습니까! 몇 번이고 전화 걸었는데!”
“뭔 소리야! 여기 통화 기록에 아무것도!”
제 추궁에 2대가 망치를 멈추고, 핸드폰을 꺼내든 순간.
“그… 유밀? 우리 카드 정지당해서…. 핸드폰도 같이….”
“…아.”
“….”
이런 멍청한 사유로 제가 죽을 뻔한 건가요?
‘누가 자식 아니랄까 봐 이상한 데서 1대를 닮….’
“다 들려!”
쾅.
그렇게 전 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