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64)
마법소녀 아저씨 64화(64/671)
64. O급 전투기록 『전뇌황제 콜로서스』 중(中)편
“레드!”
블루의 외침을 듣고 콜로서스를 향해 빠르게 도약했다.
블랙이 중력장으로 적을 붙들고.
옐로가 전기장 캐논으로 원거리에서 지원한다.
가장 효과적인 공격은 블루의 냉각기와 내 화염검을 이용한 온도 차 공격.
내 화염검도, 블루의 냉각기도 그 자체로 강력한 무기지만, 둘이 합쳐진다면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되니까. 우리의 상대가 정밀한 기계들이 주력이었기에 더더욱.
“43 615 612 64.”
콜로서스도 그것을 아는지, 얼어붙은 오른팔을 뒤로 숨기고 왼팔을 내 쪽으로 뻗었다.
화염검을 방어하기 위해서일까.
상관없다.
그르르륵.
콜로서스의 구릿빛 피부와 내 화염검이 맞닿았다.
압도적인 온도를 가진 화염검이 콜로서스의 팔을 들끓게 만들고, 겉면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절단은 힘든가.
콜로서스는 여태껏 싸워온 모든 적의 대장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나타내는 듯, 화염검을 정면으로 막고도 팔이 절단되지 않았다.
구릿빛 표면이 녹아내리며 푸른 회로가 잠시 점멸하긴 했지만, 그뿐.
하지만, 상관없다.
우리 또한 사천왕을 겪으면서 몇 번이고 겪은 일이니까.
“블루!”
내가 그의 이름을 입 밖으로 다 꺼내기도 전에, 블루가 냉각기를 뽑아 들며 내 뒤에서 튀어나왔다.
녹아내린 콜로서스의 팔을 향해, 푸른 안개를 내뿜는 그의 모습.
순서는 상관없다.
내가 공격하고, 블루가 공격하건.
블루가 공격하고, 내가 공격하건.
중요한 것은, 거기서 만들어지는 온도의 차이니까.
기긱. 기기기긱.
금속이 뒤틀리는 불길한 소리가 울리고.
첨벙.
콜로서스의 왼팔이 바닷속으로 떨어졌다.
“57 68 79?”
당황한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
콜로서스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아니, 감정뿐만이 아니다. 행동에또한 적극적이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공격하지도 않고, 달라붙는 벌레를 털어내듯.
방어할 때는 적극적이긴 하지만, 그 또한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행동으로 보였다.
“그린은?”
“위험해.”
얼핏 바라본 그의 얼굴은 확실히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헬멧의 무게조차 견디기 어려운지, 헬멧을 벗어 던진 그의 얼굴.
머리카락이 땀에 절어 눌어붙고, 피부의 창백함은 바다와 같았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어두운 바다가 연상되는 어둑함.
옐로와 블루가 앞으로 나가 콜로서스와 싸우는 동안, 블랙이 부축하는 그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버틸 수 있어? 이게 마지막이다.”
“레드! 지금 그린은….”
탁.
그린은 하나 남은 팔로 자신을 부축하던 블랙을 밀어냈다.
남은 팔에 녹색 방패를 채우고, 가까스로 일어서며.
“날 뭐로… 보는… 거냐.”
“…알겠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그.
그 말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다 위에서 퍼져나가는 수없이 많은 물기둥을.
각성자들이 막아주는 콜로서스의 함대를.
“포메이션 G로 간다. 준비해.”
“마지막까지… 부려먹을 속셈이냐….”
“그게 가장 빨라.”
“그렇…겠지….”
고개를 들자, 저편에서 마지막 남은 팔이 부서진 콜로서스가 보였다.
정확한 시간에 기회가 돌아왔다.
모든 것을 끝낼 기회가.
손목 위에 장착된 브레스를 향해, 코드를 입력했다.
“포메이션 G. 실행한다.”
“포메이션 G! 실행!”
“실…행….”
모두의 목소리가 겹치고, 콜로서스와 맞붙던 옐로와 블루도 빠르게 우리를 향해서 달려왔다.
그렇게 다섯이 자세를 잡은 순간.
철컹.
끼리리리릭.
갑자기 하늘에서 나타난 거대한 톱니바퀴.
그것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철컹. 철컹.
허공에 나타난 톱니바퀴 주변에 계속해서 부품들이 나타나고, 톱니바퀴가 회전하는 속도는 더욱더 빨라졌다.
그런 기계음이 끝남과 동시에.
쿵.
우리의 어깨 위로 거대한 무게가 내려앉았다.
도저히 무기로 보이지 않는, 톱니바퀴로 구성된 대포.
“큭….”
“그린! 힘주지 마! 상처 터진다!”
“닥쳐…블랙. 이건…내 기술이야.”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줘.”
“레드!”
“잘… 알잖아… 리더….”
네 명의 힘을 모아. 한 명에게 집중하는 전대의 최종기.
그리고 G는….
“플러그인!”
“플러그… 인!”
끼리리릭. 철컹.
각자의 눈앞에 무기를 박아넣는 구멍이 생겼다.
“삽입!”
마지막이기 때문일까. 그린조차 힘을 짜내 모든 기술명을 외쳤다.
모두의 무기를 장착한 포대가 에너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충전!”
내가 충전을 시작하고.
“제어!”
블루가 제어를 시작했다.
“조준!”
옐로가 목표를 겨냥하고.
“응축!”
블랙이 에너지를 고정했다.
이제. 마지막.
“발사! 초전도분해장!”
그린이 방아쇠를 당겼다.
가장 뒤쪽에서.
모든 반동을 끌어안을 자세를 취하고, 모든 반동을 떠안으며.
이것은, 그의 분해장 방패가 주축이 되는 기술이기에.
“47 72 65 65 614?”
녹색의 빛기둥이 콜로서스에게 발사되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 듯 멀뚱히 서서 빛을 바라보는 그것을 향해.
빠드드득.
물질이 깨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양팔을 잃어버린 콜로서스와 녹색 에너지장이 충돌했다.
분해장과 충돌한 콜로서스 뒤편의 세계가 깨져나간다.
저것은 실수가 아닌, 혹시 있을 다음 상황을 위한 포석.
제발. 이걸로 끝나다오.
기리리리리릭.
톱니바퀴의 회전속도는 더욱더 빨라지고, 포대에서 뿜어져 나온 분해장의 굵기는 더욱 커져간다.
그와 동시에, 포대의 반동은 더욱 심해졌다.
제발… 그린이 죽기 전에 끝나다오. 제발.
제발.
철퍽.
하지만, 세계는 잔혹했다.
철퍽. 철퍽.
물소리가 들린다.
철퍽. 철퍽. 철퍽.
콜로서스가 바다 위를 한 걸음씩 걸어오는 소리가.
철퍽.
분해장에 직격당해, 몸이 분해되면서도 우리를 향해 걸어오는 소리가.
“파워…. 업.”
“그린 그만….”
“주도권은. 내꺼야….”
그린이 방아쇠를 다시 당겼다.
뒤를 돌아볼 순 없다.
이 포메이션을 깨트린 순간, 콜로서스가 우릴 향해 달려올 것이기에.
찰칵.
방아쇠가 당겨지는 소리로, 그가 파워를 올렸음을 알았다.
빠직. 빠드드드득.
그것이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더욱 짙고 굵어진 녹색 분해장에, 콜로서스의 몸이 분해되기 시작했다.
철퍽.
앞으로 향하던 콜로서스의 발소리도, 뒷걸음질 치는 소리로 변했다.
“414 65 78 74.”
콜로서스의 마지막 단말마.
그것이 들림과 동시에, 녹색 분해장은 콜로서스를 관통하며 뒤편으로 나아갔다.
어두운 바닷물을 밝게 비추는, 한줄기의 광선이 되어.
“끝났…나?”
나를 포함한 모두가 침을 삼키고 콜로서스가 있던 장소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장소.
그렇지만, 모든 것이 끝났다는 실감이 나지 않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순간.
풍덩. 풍덩.
거대한 물소리가 우리의 귓가를 울려왔다.
함선들이 가라앉는 소리.
콜로서스가 인양한, 수많은 전함이 다시 바다 밑바닥으로 돌아가는 소리.
“이겼어….”
“끝났어! 끝났다고!”
팀원들이 기뻐하기 시작했다.
나 또한 웃는 얼굴로, 가장 뒤쪽에 있는 동료에게 달려갔다.
“그린! 우리가 이겼….”
죽었다.
눈과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들이쉬는 숨도, 내쉬는 숨도.
뛰는 심장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린의 희생으로. 승리한 것이다.
“….”
동료들이 그린을 둘러싸고 입을 다무는 사이.
다른 동료들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린은 죽었냐.”
“….”
“그렇군.”
그들 또한 우울한 표정이었다.
우릴 빼고 20명 가까이 있던 각성자 중. 남은 숫자는 10여 명.
그나마도 대부분은 중상을 입거나, 쓰러지기 직전.
그 이하람조차 팔 하나가 날아가서 옷으로 동여매고 있으니.
“돌아가자. 그린을 묻어줘야지.”
누군가 그렇게 입을 열었다.
살아남은 것을 축복하고, 죽은 자를 보내기 위해.
그리고, 이 악몽에서 모두가 탈출하는 것을 축하하도록.
【기계는 혼을 담으니】
풍덩.
물소리가 들렸다.
모두가 소리가 나는 장소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작은. 사람 머리 크기의.
구리 구슬.
우우우웅.
구리 구슬 위에, 파란 선이 새겨져 나간다.
아직, 끝이 아니다.
우리의 적은 둘로 나뉜다.
필살기를 맞고 소멸한 적.
필살기를 맞고도, 버팀과 동시에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해방하는 적.
아무래도, 콜로서스는 후자인 모양이다.
“기계전대! 합체!”
“합체!”
한 명의 목소리가 빠진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다.
적들의 방해로 한둘이 빠진 상태로 합체한 적은 처음이 아니니까.
상황을 파악한 각성자들이 빠르게 전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는 우리의 방해만 될 것을 알기에.
빠드드드드드득.
쾅.
분해장의 충격으로 깨져나갔던 공간이 폭발했다.
문이 열린 아공간 저편에서, 우리의 마지막 병기가 달려왔다.
전투기 엑스 럼버
초중전차 엑스 아줄
열차포 엑스 브리드
전략위성 엑스 플라브
잠수함 엑스 아트라
“레디!”
네 명의 목소리가 겹치고, 각자의 조종실로 순간이동 되었다.
번쩍.
어두운 실내에 불이 켜지고, 나는 조종석에 앉아 숨을 가다듬었다.
진정하자.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조종간을 잡았다.
합체를 실수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을 건 마지막이니까.
콕핏 위쪽에 펼쳐진 캐노피로부터, 여러 광경이 보여온다.
다시 부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콜로서스의 인도에 따라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수많은 전함.
물 위를 달리는 녹색 기차와 푸른 전차.
하늘에서 떨어져 인간의 형태로 변하기 시작한 노란 위성.
멀리서 항해해오는 검은 잠수함.
머리에 쓴 바이저에서부터 수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합체 중이라는 글자에서부터, 남은 에너지 잔량.
상대방의 추측 에너지.
빠르게 지나가는 수많은 경고문구.
붉은 경고문구 중에서 유난히 시선을 붙잡는 문구가 있었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문장.
엑스 브리드 – 탑승자 없음.
…그래.
조종간을 강하게 밀었다.
모든 마음을 담아서.
기수가 아래쪽으로 향한 엑스 럼버는 빠르게 하강하기 시작했다.
아직 모자라다.
타이밍을 맞추지 않으면.
스로틀을 당겨 출력을 올렸다.
약간의 오차는 상관없다. 최대한 빠르게.
바이저 위쪽으로 너무 빠르다는 경고문구가 나타났지만, 지금 그것을 지킬 때가 아니었다.
시야 한쪽에 보이는 거대한 구조물.
콰득. 쾅.
콰드드득.
콜로서스를 중심으로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전함들.
그것들이 중앙을 향해 돌진하며 뭉치기 시작했다.
충돌하여 구부러지고, 부서지고, 일그러진 그것들은 천천히 거대한 형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전뇌황제 콜로서스의 마지막 형태.
수많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고철의 거인.
지금 만들어진 것은 허리 정도지만. 곧 그 거대한 모습을 만들 것이다.
그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합체를 끝내야 한다.
-레드. 너무 빠르다!
“할 수 있어!”
블루의 호통이 들려오지만. 괜찮다.
할 수 있다. 수없이 해본 합체.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빠르게 하강하는 내 눈앞에, 거대한 로봇이 보였다.
노란색의 인간형 위에, 검은색의 장갑을 두른 로봇.
주변에는 분해되어 파츠가 된 파란 금속이 떠올라 회전하고 있다.
쿵. 쿵.
강렬한 증기를 뿜어내며, 푸른 장갑 일부가 로봇의 등에 달라붙었다.
철컥.
가까이 다가간 탓일까. 큰 소리가 들렸다.
검은 장갑과, 푸른 갑옷의 커플러가 서로를 강하게 맞잡는 소리. 이 타이밍에 이렇게 가까이 와본 적이 없기에,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소리.
이제는 내 차례.
조종간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기수가 역풍을 받아 위쪽으로 솟아오르고, 몸이 강하게 짓눌러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속도 변화에서 일어난 피 쏠림.
이어지는 블랙아웃.
한순간 시야가 검게 변했다.
-레드!
나를 찾는 소리.
괜찮다.
겉멋으로 몇 년이나 전대의 리더를 해온 것이 아니니까.
눈이 보이지 않더라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는 알고 있다.
왼손에 잡히는 레버를 몸쪽으로 잡아당겼다. 출력이 약해진다.
오른손으로 조종간을 약하게 밀자. 기수가 직각으로 서기 시작했다.
역풍을 받아 왼쪽으로 기운 것이 느껴졌다.
발아래의 페달을 밟았다. 평형을 되찾았다.
기기기기기기긱.
엑스 럼버의 바퀴가 엑스 아줄을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금속음.
나머지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철컥.
연료 노즐 연결.
푸쉬이이익.
유압 실리더 해방.
철컹. 철컹.
커플러 작동.
쿵.
서로의 커플러가 강하게 맞잡으며 생긴 충격이 몸을 울렸다.
그 덕에 다시 시야가 돌아왔다.
마지막 프로세스는 제정신으로 하라는 배려일까.
레버를 강하게 밀었다.
최고출력으로.
위이이잉.
엔진이 가동하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내 좌석이 미끄러져 이동하기 시작했다.
동료들을 향해, 거신의 콕핏으로.
“레드. 이 무모한 새끼야아아아!”
콕핏에 도착한 나를 반겨준 것은 옐로의 욕설.
“성공했으니 다행이지, 죽었으면 어쩔라고 그랬냐!”
실패할 리 없다… 라고 말해도 의미가 없겠지.
나는 조용히 적을 바라보았다.
이제 가슴까지 생겨난 콜로서스를.
“합체는?”
“이제 엑스 브리드만 남았다.”
“그래.”
마지막 파츠인 엑스 브리드.
지금 조종사가 없으니, 자동으로 합체를 진행할 것이다.
느리긴 하지만. 자동조작이 실수할 리는 없다.
위잉. 위잉.
그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콕핏은 경고음으로 가득 차올랐다.
정말… 최악의 하루다.
붉은 경고등과 동시에, 경고문구가 스크린에 나타났다.
엑스 브리드가 합체할 수 없다는 문구와 함께.
“어째서?”
“…바다 위라 추가조작이 필요하다는 모양이다.”
가장 먼저 상황을 파악한 것은 블루. 언제나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는 만큼, 이번에도 로그를 살핀 모양.
추가 조작이라니.
그린은 이미 없잖아.
“다른 방법은? 내가 가서 조작한다거나….”
“그런 기능은 없다. 합체를 풀고 싸우거나. 자동조작이 실패함을 알고도 실행할 수밖에.”
“….”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마지막 순간. 우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그린의 부재.
내 탓이다.
내가 한눈만 안 팔았어도.
자괴감에 휩싸여 절망에 떨어지려는 순간.
“까짓건 합체해 보지 뭐.”
“그래. 어떻게든 될 거다.”
정적을 깬 것은 옐로와 블랙이었다.
“처음 합체 때도 성공률 1.4%니 뭐니 떠들었는데 성공했잖아.”
“지금 화면에도 4.5%라고 나오는데 저 정도면 할 만하지.”
그들은 웃으며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니까 혼자 땅 파지 말고, 고개 들어라. 리더.”
“너답게 말이지.”
“….”
“자동조작. 실행하겠다.”
블루가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지막 합체가 시작되었다.
전뇌황제 콜로서스의 강림까지 머리만 남은 상황.
열차포 엑스 브리드는 반으로 갈라지며 다리로 접촉을 시작했다.
바다를 달려온 탓일까, 내부에 찬 바닷물을 뿜어내는 엑스 브리드의 모습은 대충 봐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연결한다.”
블루의 목소리만이 콕핏에 흐르고.
쿵. 팅.
합체 실패.
다리와 엑스 브리드의 연결 부위의 삽입이 실패했다.
“다시!”
쿵.
합체 실패.
커플러의 연결이 실패하여 다리가 벗겨졌다.
“다시!”
또다시 실패.
콜로서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다 위에 선 거대한 강철신.
썩어버린 철들을 달고.
흉한 요철들을 내비치며.
둔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흉물.
키기기기기기키잉.
콜로서스가 움직일 때마다 흉한 금속음이 콕핏에 울려온다.
대충 철끼리 뭉쳐놓은 탓에 금속끼리 긁히며 생기는 불쾌한 소리.
몇 번째 실패일까.
“다시…”
나조차 이미 성공을 믿지 않는다.
기기기기긱기.
콜로서스의 주먹이 휘둘러진다. 그 덩치만큼이나 느린 속도지만. 우리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
끝이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조종석에 머리 박고 뭐 하는 짓거리냐 너희들은.】
철컹. 쿵.
마지막 충격음과 동시에, 콕핏을 비추던 붉은 경고등이 사라졌다.
기이이이이이이잉.
로봇의 엔진이 가동하기 시작했다.
다섯 기계의 엔진이 공명하며 에너지가 증폭되는 소리.
나를 포함한 모두가, 비어있는 좌석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린이 거기 앉아있었다.
투명하지만, 거기 있는 그린이.
【가자.】
이계의 힘일까.
이계의 힘인들 무슨 상관일까.
그린이 돌아왔고, 마지막 합체가 끝났다.
그럼 이제 시작하자.
“기계왕! 엑스 마키나!”
우리들의 마지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