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Magical Girl RAW novel - Chapter (666)
마법소녀 아저씨 외전 63화(666/671)
063. 매직 카르텔(14)
적.
65급 둘.
93급 하나.
아군.
83, 72, 66, 64.
‘옵시디언. 오른쪽으로 G.D.S.(Great Dimension Schnitt).’
‘다이아. 모드 레드, 이어서 모드 크림슨으로 전환대기. 예열 시작.’
‘쿼츠. 타겟 A,B 역장. 둘을 보호하는 형태로.’
‘지르콘. 대정체 시전.’
『로그 기록. 시작.』
무수한 정보 속에서 내린 결론을 통해, 각자가 가진 상급 기술들이 발현된다.
다이아의 크림슨 모드는 막대한 패널티를 동반하는 양날의 검이지만.
불만도, 되물음도 돌아오지 않는다.
나에 대한 믿음 하나로.
빠드드득.
특출난 능력은 없지만,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수정 역장을 어디서든 소환하는 쿼츠의 역장이 적을 보호하는 형태로 둘러싸고.
옵시디언의 G.D.S.가 우측으로 휘둘러졌다.
검은 허무가 옵시디언의 손 경로를 따라 크게 휘둘러졌고.
우측에 있던 타겟 C는 반응조차 하지 못한 채, 허무에 삼켜져 이 세상에서 소멸했다.
포획 완료.
‘옵시디언. 포획.’
G.D.S.
옵시디언의 큰 마력 통조차 70%가량을 소모하는, 옵시디언의 필살기.
공간 저항에 실패한 범위 내의 상대는 옵시디언의 공간에 빨려 들어가고, 옵시디언이 공간을 폐쇄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생존이 갈린다.
포획 용도로도, 처형 용도로도 편리한 물건.
옵시디언의 의문이 텔레파시를 타고 흘러들어온다.
‘보스는 왜 저런 잔챙이에게 G.D.S.를?’
하지만, 불만은 아니다.
단지, 의문일 뿐.
‘크림슨…이 필요한가?’
다이아 또한 마찬가지.
의문을 품고 있다.
지르콘이 대정체를 사용한 것도.
쿼츠가 굳이 적을 지켜 주는 형태의 역장을 펼친 것도.
그 의문은 상식적으로 당연한 수준.
하지만, 곧 이해하게 될 것이다.
콰득.
“예?”
쿼츠가 놀라는 소리가 전장에 내린다.
자신의 수정 역장이 깨지는 소리에.
그것도,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시공간 조작을 통해 적대적 대상의 속도를 80% 이상 깎아내리는 지르콘의 대정체 속에서, 그게 가능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한 채.
그런 괴물 같은 일을, 타겟 A는 몸에 두른 초능력으로 실현하였다.
대정체가 적용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저, 그녀의 힘이 그 정도일 뿐.
하지만, 역장과 대정체의 시너지로 인해, 아직 행동이 둔하다.
그러니, 본래 목적. 남은 하나를 자른다.
‘지르콘, B 역장 해제.’
‘다이아. B 공격. 비살상 최대치.’
쾅.
명령과 동시에, 예열되기 시작한 레드 다이아의 팔꿈치 치기가 B의 몸을 꿰뚫었다.
육체를 강화하는 모드 레드의 예열이 부족하기에, 명백한 힘의 차이에도 B는 이론상 회피가 가능했지만.
대정체의 효과가 아직 남아있는 이상, 피할 방법은 없다.
명치가 함몰되며 날아가는, 살아있는지가 의심되는 타겟 B.
하지만, 필요한 일.
A를 상대하며, B, C 하나라도 있는 것은, 너무 큰 변수.
휙.
A가 염동력으로 내던진 금속조각이, 내 머리로 날아온다.
적중 시, 즉사.
‘지르콘, 역장.’
팡.
눈앞에 생겨난 수정 역장에, 금속조각이 튕겨 나간다.
“반응도 빠르고…. 대단한 능력이네. 왜 저런 약한 존재가 매직 카르텔의 리더인가 했더니.”
“보스를 모욕하지 마라.”
“하. 보스라. 꼬맹이들 장난이네.”
“….”
“모르겠나? 그런 사고방식으로는….”
‘다이아. 풀 버스트.’
‘옵시디언. E.P.(Extreme Point).’
파득.
레드 다이아의 힘을 순간적으로 불태운 붉은 섬광이 곧바로 A에게 날아들고.
옵시디언의 양손에 생겨난 두 개의 검은 구체가, A의 몸에 동시에 틀어박혔다.
두 개의 구체가 맞닿으며 생기는, 순간적인 충격파.
둘 모두, 평범한 사람이 맞으면 흔적도 남지 않는 위력의 기술이지만.
피해는, 경미.
A는 몸에 두른 역장으로 공격을 버텼다.
“…말하는 도중에 공격하는 건 빌런의 특권이지, 영웅이….”
‘지르콘. 정신 강타.’
‘쿼츠. 결정창.’
케이프의 망토가 검은색으로 변하며, 톤파 또한 검게 물들었다.
다이아와 자신이 컨셉이 겹친다고 매번 싸우는, 몸에 두른 케이프의 변화와 동시에 특정 계통 마법을 강화하는 지르콘의 특징.
다만, 다이아는 모드 전환에 시간이 걸리고 예열이 필요하지만, 지르콘은 변화마다 약간의 시간 간격을 요구하는 것을 제외하면 그때그때 필요한 색으로 바꿀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파득.
“흣! …?!”
A는 자신의 초능력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지르콘의 톤파를 손에 두른 염동력으로 막았지만, 톤파에 담긴 정신 마력에 잠시 의식을 잃었고.
팡.
쿼즈의 결정창은, 요구한 대로 A의 머리에 박혔다.
잘못하면 빌런을 죽일지도 모르는, 강도 높은 지시였지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럼에도, A의 상처는 경미.
염동력 역장을 뚫었지만, 눈꺼풀 위에 긴 자상이 생겼을 뿐.
하지만, 이걸로 충분하다.
취합된 정보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A의 능력은 염동력이 메인인 초능력.
출력은 강하지만, 사거리가 짧거나 혹은 거리에 따른 출력약화가 강해 대부분 근접에서 육체 강화와 비슷한 용도로 사용.
시각 외적인 정보취득이 가능하다는 증거가 없기에, 정신, 시공간, 정보, 감각 계통 초능력은 없거나 미약한 것으로 판단.
그러니, 저 자상은 A의 주 정보취득 수단인 시각을 흐트러트린다.
계속해서 전투가 이어진다.
내 명령 하나하나에, 기계처럼 반응하는 매직 카르텔 동료들.
염동력으로 가속된 피할 수 없는 속도의 주먹을 피하고.
강화된 위력의 주먹 앞에 역장을 설치한다.
상대의 근육, 모여가는 에너지, 자세, 성격, 감정.
모든 정보가, 상대가 어떻게 움직일지를 알려준다.
강대한 힘에 저항하여, 여럿을 모음으로써 우리는 대항한다.
하지만, 명령에 따르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에 실수가 존재하지만.
그조차도 오차범위 이내.
완벽한 계획은 없다.
하지만, 극도로 높은 확률로 계획을 성공하게 하는 것이.
우리 매직 카르텔.
그렇게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피는 대체 왜 이렇게 끈적거려…!”
피가 눈으로 들어감으로써 생기는, 잠깐의 반사작용.
A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지르콘. 대정체.’
‘쿼츠. 수정 궁정.’
‘옵시디언. 다크 홀.’
이미 선보였던 지르콘의 시공간 복합마법.
쿼츠의 수정 미로.
옵시디언의 움직임 봉쇄 마법.
셋이 동시에 A에게 내려서고.
‘다이아. 크림슨. 해방.’
숨겨두었던 비장의 카드를 열었다.
다이아가 불타오른다.
붉게 물들어, 한계에 도달했던 다이아의 옷이.
썩어버린 핏빛으로 변하고.
“모드! 크림슨!”
온몸에 짙은 열기를 두름과 동시에.
땅을 박찼다.
지속시간은, 1초.
1초 동안 극한의 육체 강화를 얻지만, 지속시간 종료 시 곧바로 다이아 본인도 무력화되는 양날의 검.
모드 크림슨의 압도적인 육체 강화는, 제어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다이아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돌진해 상대와 충돌하는 것 하나.
그것이, 모드 크림슨의 전부.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앗!”
쾅.
이미 한참 전에 적과 충돌했음에도.
뒤늦게 기합 소리와 충돌음이 돌아온다.
극한의 속도에 도달했음을 증명하듯.
그렇게 충돌한 둘이. 쓰러진다.
쓰러진 것은, 둘이 아닌 하나이며.
쓰러진 것은, 다이아.
A는 왼팔이 소멸하고, 배 쪽의 살이 뜯겨나간 데다가 피부 또한 벗겨지고, 방어를 위해 올린 오른손 또한 염동력 역장이 깨어져 온전하지 못하지만.
아직 서 있다.
높은 확률로 무력화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오차범위를 꽤 벗어난 상황.
‘옵시디언…. U….’
그렇기에, 나는 다음 명령을….
핏.
정보가 끊어지기 시작한다.
연산속도가 떨어져 간다.
로도나이트 모드의 제한 시간.
내가 가진 인간과 영웅으로서의 모든 기능을 정보 취합, 연산, 사고 가속, 신체 재생에 사용하는 로도나이트 모드는 이론상 지속시간에 제한이 없어야 하지만….
알 수 없는 어떤 사유로 인해, 로도나이트 모드는 내 몸과 정신을 갉아먹는다.
반사 반응조차 차단한 내 몸은, 고통과 피로에 조금도 반응하지 않지만.
무수한 통각 경고가 정보 내역을 끝없이 뒤덮고, 재생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망가지는 몸은, 내 상태가 위험함을 정보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입에 쌓이는 핏덩이와, 피부 밖으로 흘러나오는 피로 붉게 물들기 시작한 마법소녀 옷.
하지만, 아직 모드를 해제하지 않는다.
지금, 이 상황을 버틸 수 있는 것은, 내 지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읏….”
갑작스러운 통증에,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았다?
빠르게 눈을 떴지만.
최신 정보보다 시점이 낮아져 있다.
온몸에 통증이 달린다.
내 몸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할 만큼.
그래.
난 지금 내가 만든 피 웅덩이 위에서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제어할 수 없을 통증에, 넘쳐나는 피로감에.
한계로 인한, 로도나이트 모드의 강제 해제.
마법으로 차단한, 인간으로서 생존본능의 발현.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한계네.”
눈앞에, 피투성이 여성이 나타났다.
곧 죽을 것처럼 몸이 엉망이지만, 아직 싸울 여력이 남은 상대.
“보스!”
쾅.
“…아?”
입 밖으로, 내 신음이 새어 나왔다.
내가 반응도 하지 못할 속도로, 빌런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 피부와 살점이 날아가고 뼈가 보이는 주먹.
공격을 막아준 것은, 쿼츠의 수정 역장.
기긱.
수정 역장에 금이 생기지만, 파괴되지는 않았다.
빌런의 힘도 크게 소모되었다는 듯.
“쯧. 피 값을 치르고 싶었는데. 너무 많이 바랬나.”
빌런은 그리 말하며, 빠르게 날 지나, 아래로 손을 뻗었다.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쿼츠! 역장! 난 괜찮으니까!’ 그런 말을 머릿속으로 내 머릿속으로 내뱉지만.
한계에 도달한 내 뇌는, 텔레파시조차 보내지 못했다.
빌런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 한다.
살점, 쪽지.
둘 중 하나.
어쩌면, 둘 다.
이런 참사를 일으킨 빌런이 찾는 물건이니만큼, 절대 빌런의 손에 넘겨선 안 될 무언가.
‘옵시디언! 가넷! 비리딘! 가넷! 쿼츠! 지르콘!’
누구에게 닿기를 바라며 의식을 울리지만.
돌아오는 것은 허무뿐.
그 속에서.
“멈춰.”
탁.
네펠린이 움직였다.
본래부터 여기 있던, 하지만 우리를 포함해 아무도 인지하지 못했던, 『마법소녀』 가.
허리를 굽힌 빌런의 머리를 향해, 대량의 마력을 때려 박으며.
“큿?!”
빌런 여성의 코가 부러지고, 피가 허공에 흩날린다.
아무런 이유 없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에 당한 듯.
“잘했어! 네펠린!”
울려 퍼지는, 가넷의 감사 인사.
빌런은 그냥 혼자 나가떨어졌을 뿐인데.
하지만,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
갑자기 이해하지 못할 무언가가 일어나면, 네펠린이 능력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네펠린은, 그런 힘을 지닌 동료다.
그렇게 급한 고비를 넘겼다.
네펠린의 순간적인 강타에, 빌런의 힘은 대폭 깎여나갔고.
빌런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지 못했다.
비록 내가 무력화된 상황이긴 하지만, 이 정도라면….
“목적은 달성했어.”
빌런은 그리 말하며, 자세를 다시 잡았다.
“…아으?”
‘…뭐?’
놀라 어떻게든 고개를 움직여 힙색을 바라보았지만, 힙색이 열린 흔적은 없다.
그렇다면, 대체.
“잘 싸웠어. 젊은 영웅치고는 각오도 훌륭하네. 몇몇 동료는 약속의 날을 위해 강자를 미리 무력화해야 한다고 시끄럽지만, 그럼 싸울 맛이 없잖아? 난 놔두자는 쪽이니까.”
빌런은 그리 말하며, 손에 든 물건을 품 안에 집어넣었다.
검은 사각형의 물체.
…핸드폰?
설마 내 핸드폰?
잠시 그런 의문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내 핸드폰의 디자인은 저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곧 알아차렸다.
빌런이 가져간 것은, 내 뒤편에 떨어져 있던, 누군가의 핸드폰.
그렇게 내 생각이 끊긴 사이.
나머지 동료들이 빌런 여성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고.
“그럼, 약속의 날에, 다시.”
쾅.
빌런은, 자신의 몸 전체를 염동력으로 내던지며 도주하기 시작했다.
‘잡아! 쫓아가!’
나는 그런 의식의 비명을 내질렀지만.
내 소망은 동료들에게 닿지 않았고.
동료는 멀어져가는 빌런을 잠시 노려본 뒤.
쫓아서 얻을 이득이 없다고 결론 내렸는지, 뒷수습을 우선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
굉장히 길었던, 하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