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Barbarian Warrior RAW novel - Chapter (25)
025 도적이 나타났다
상인은 마을 몇 군데의 특산물을 큰 도시에 가져다 파는 사람이었다.
호위라고 해서, 나는 영화처럼 사방을 경계하고 빈틈없이 뭔가 두리번거릴 거리며 다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별거 없었다.
그냥 마차와 수레 앞뒤를 걸을 뿐이다.
가끔 짐을 오르고 내리는 걸 돕는 게 추가될 뿐, 하는 일은 정말 단순했다.
하루 종일 걷고, 밤에는 모닥불을 켠 뒤 한 명씩 돌아가며 불침번을 선다.
밥은 하루 두 번.
모닥불에 상인이 가지고 다니는 큰 솥을 걸고, 각자가 가진 육포나 먹다 남긴 뭔가를 넣어 꿀꿀이죽 같은 스튜를 끓인 것이다.
거기에 각자 가지고 온 음식을 추가로 먹었다.
“….”
첫날 나는 거기에 끼지 못했다.
모험가들이 맛있게 퍼먹는 걸 보고 토할 뻔했어.
내가 거기에 끼지 못하고 혼자 육포를 따뜻한 물에 불려 뜯어 먹는 걸 보자, 스킨헤드와 모험가는 물론 상가 직원들까지 배꼽 잡고 웃었다.
하지만 나, 곰팡이 핀 육포가 들어간 걸 본 거야.
누군가의 이빨자국 있는 딱딱한 빵과 시커멓게 변한 야채도 던져졌다.
누가 던졌는지 몰라서 가만있었지, 알았으면 멱살 잡고 싸웠을 거다.
둘째 날은 토하지 않았다.
묵묵히 모닥불 근처에 앉아 불린 육포를 뜯어 먹었다.
셋째 날은 모두가 함께 먹는 걸 보고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지.
넷째 날엔 나도 스튜를 먹었다.
뭐, 끓이면 다 소독되는 거고, 먹어도 죽지 않는 건 며칠 동안 알게 되었으니까.
열흘째 된 지금?
후후후.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꿀꺽꿀꺽 누구보다 많이 먹는다.
의외로 맛있는 거야, 이 스튜가.
깊이 우러나는 육수의 맛이 기막혔다.
아직도 단둘이 숲에서 살고 계신 어머니 아버지가 보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어머니야 긴가민가 싶지만, 아버지는 확실하게 운다.
숲속의 우리 집이, 지금 보면 엄청나게 깨끗했던 이유도 아버지 때문이었던 것 같고, 굉장히 높은 신분의 귀족이었다고도 하고, 이런 스튜를 먹어보기는커녕 존재하는지조차 모를 아버지는 분명히 지금의 날 보면 마음 아파하실 거다.
숲에서 살 때는 잘 몰랐지만, 나는 꽤나 사랑받으며 귀하게 자랐던 거지.
이 세상에 나와 며칠 굴러보니까 알겠다.
말할 틈도 없이 네 그릇을 후딱 비우자, 스킨헤드가 감개무량한 듯 나를 보았다.
“자네가 이렇게 잘 먹다니, 내 마음이 다 뿌듯하구만.”
나와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숟가락으로 퍼먹던 모험가가 우물우물하며 말했다.
“그러게. 처음엔 무슨 귀족 집 나부랭이가 온 줄 알았어. 스튜 보고 토하다니.”
토하지는 않았다.
구역질만 했지.
“크하하하하. 나는 그거 보고 먹던 게 다 튀어나왔다니까. 정말 웃겼지.”
“얼굴은 썩은 고기도 먹어 치울 것처럼 생겨서.”
그런데, 댁들 입에서 지금 음식이 막 튀어나오고 있거든.
더럽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묵묵히 다섯 그릇째 스튜를 덜었다.
저 정도에 일일이 잔소리하고 반응하다가는 한 걸음도 걷지 못하고 날이 샌다.
이 세상은 말하고 입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방이 모두 더럽다.
타인이 보는 앞에서도 바지 벗고 똥 싸는 사람이 수두룩하니까.
도시에서는 그나마 안 보이는 곳에서 하지만, 도시 밖으로 나오면 그런 수치심도 없어지는 모양이다.
하아.
늑대나 짐승한테 습격당할까 봐 사람 있는 곳에서 하는 거라고 스킨헤드가 말해줬지만, 내가 볼 때는 딱히 그런 이유도 아닌 것 같아.
그래도 뭐, 그런 것 자체가 친해졌다는 증거다.
첫날에는 다들 날 피해서 한 것 같으니까.
이젠 스스럼없이 농담이나 야유도 하고, 정말로 보통 사회생활을 하는 것처럼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스튜를 보고 구역질하는 내 약한 모습을 보고 모두 마음이 놓였던 것 같다.
저런 면상의 야만인도 인간이었구나, 하고.
“….”
깊이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그만두자.
나는 모포를 몸에 두르고 바닥에 누웠다.
렐라는 아직 놀고 있는 중이다.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횃불 앞에 붙어 앉은 채, 가끔 불꽃이 튀면 그걸 따라 폴짝 뛰었다.
사람들은 용감한 새라고 추켜세우지만, 불사조의 다른 이름은 불새라고 한다.
어쩌면 그래서 불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스킨헤드가 눈을 가늘게 뜨고 렐라를 보고 있다.
원래 작은 걸 좋아하는 모양이다.
가끔 렐라가 내 머리에서 내려와 바닥을 돌아다니면 지금처럼 빙그레 미소 지으며 보곤 했다.
나는 누운 채 스킨헤드의 얼굴을 보다 물었다.
“그런데… 왜 가끔 렐라를 보고 입맛을 다시나요?”
“… 내가?”
스킨헤드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몰랐던 건가.
“가끔 그러던데요.”
“흠… 글쎄, 모르겠는데.”
스킨헤드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렐라를 가만히 보았다.
그리고 손등으로 입가를 닦는다.
문득 자기 손을 보더니, 스킨헤드가 다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하구만. 왠지 저 녀석을 보면 침이 고이는 것 같아. 귀여워서 그런가?”
“….”
어이, 너는 다음부터 렐라 근처로 가지 마라.
내가 렐라를 잡아 내 앞에 갖다 놓자, 근처에 앉아 졸던 상인이 와하하 웃었다.
“거참, 라파 씨는 보기와 다르다니까. 이런 새를 귀여워할 사람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데, 의외예요.”
“그렇지요. 이런 새는 그냥 밟아버릴 것 같은 얼굴인데.”
“정말 그렇지. 덕분에 이번 길은 정말 편했어. 다들 저 얼굴만 보면 얼어붙어서 덤빌 엄두도 내지 않으니 말이야. 내가 상가 호위로 여러 번 일했지만 이번처럼 쉬웠던 적이 없었다니까.”
스킨헤드까지 끼어들어서 실례되는 이야기를 즐겁게 한다.
하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제는 귀가 단련되었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어느새 잠이 든 무렵이었다.
투둑투둑, 어딘가에서 나무 화살 십여 개가 날아와 바닥에 꽂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떨어진 건가.
화살이라는 게 의외로 강하지는 않은 건지, 아니면 쏜 사람의 실력이 없는 건지, 바닥에 꽂히는 게 아니라 그냥 흩어진다.
스킨헤드가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도적이다!”
나도 벌떡 일어나며 렐라를 머리 위에 올렸다.
다른 손에는 이미 도끼가 잡혀 있다.
“짐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도적이 도발해도 이곳을 지켜야 해. 멀리 가지 마!”
대장이 버럭 외쳤다.
저 사람, 지금까지는 존재감이 전혀 없더니 이런 데서 뭔가 활약하는구나.
월급 도둑인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대장이 마차 옆에 가 서고 호위들이 무기를 챙기는 동안에도, 화살은 몇 개씩 계속 날아왔다.
촉은 달려있지 않았다.
단순히 대나무를 깎아 뾰족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바닥에 꽂히지 않은 건가.’
다행히 화살은 사람에게서 약간 떨어진 장소에 꽂히고 있었다.
맞은 사람은 없었다.
이곳은 숲 한가운데에 나 있는 길이다.
나무는 드문드문 나 있고 경사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았다.
도적이 어디에 있는 건지, 수는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려웠다.
대장이 다시 외쳤다.
“모닥불에서 멀어져야 해! 표적이 된다!”
마부와 상점 점원들이 마차와 수레에 달라붙었다.
겁먹은 말을 달래며 움직이려고 애쓴다.
어딘가에서 와아아,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도적이라면 몰래 접근할 것 같은데, 이 세상의 도적은 고함을 울리며 쳐들어오는 모양이다.
대장이 다시 외쳤다.
“저건 짐을 빼앗으려는 수작이야! 마차에서 떨어지지 마!”
흠, 그런가.
도적들도 우리가 그냥 도망쳐 주면 그게 좋은 모양이다.
대장이 의외로 많이 아는 것에 조금 놀랐다.
무력보다는 저런 면 때문에 고용되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빌어먹을, 이쪽 길에서는 한 번도 도적을 만난 적이 없는데 어째서….”
대장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중얼거리는데, 모험가 한 명이 사방에 귀를 기울이다 당황해 소리쳤다.
“저 외침 소리를 봐요! 수가 너무 많아! 우리만으로는 상대할 수 없어. 살고 싶으면 짐을 버려야 한다구!”
“닥쳐! 짐은 못 버려!”
상인이 모험가를 향해 외치자, 다른 사람이 다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우리는 고작…”
그 말을 덮어씌우는 것처럼, 스킨헤드가 모험가들을 향해 울부짖듯 외쳤다.
“도망칠 놈은 도망쳐라. 하지만 우리는 호위로 고용되었어. 돈을 받았으면 그 값을 해야지. 여기에서는 목숨 걸고 싸우는 수밖에 없다구!”
그렇게 말한 뒤 스킨헤드는 무기를 빼든 채 마차 앞에 우뚝 섰다.
어둠을 노려보는 표정이 험하다.
도적들의 고함과 발소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스킨헤드는 죽음을 각오한 듯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흠, 모두 비장한데 미안하지만 나를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나는 머리를 양옆으로 가볍게 움직여 푼 뒤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도적들은 내가 나가서 상대할 테니, 여러분은 짐을 지켜주세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상대는 수십 명이야. 자네가 얼마나 강한 지는 몰라도 혼자서는 상대할 수 없어.”
스킨헤드가 험한 얼굴로 말했다.
“괜찮아요.”
내가 어둠 속으로 한 발 나가자, 스킨헤드가 다급하게 말했다.
“그러다 죽어버린 사람을 내가 한둘 보는 줄 알아? 신참은 이래서 안 돼. 무서워서 움직이지 못하거나 겁대가리 상실하고 무작정 덤빈단 말이야. 라파, 거기 서!”
문득 뒤돌아 보자, 모닥불이 흔들흔들 스킨헤드의 얼굴에 불을 비췄다.
“괜찮아요. 저런 도적놈들한테는 안 죽어요.”
“빌어먹을! 멍청한 소리 말고 여기 있으라구! 신참이면 신참답게 선배 말 들어!”
그가 말하는 사이, 멀리서 도적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짐이나 잘 지켜 주세요. 도적을 막아도 짐을 뺏기면 끝이니까.”
나는 그렇게 말한 뒤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이, 이봐! 라파! 그러다 자네….”
스킨헤드의 목소리가 뒤에서 울린다.
저 사람은 정말 마음이 착하구나.
생긴 것과는 정말 다르다.
나는 곧바로 도적을 향해 달렸다.
도적은 사방에서 쏟아져오고 있었다.
아니, 사방은 아니고, 삼방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가 도망갈 구멍은 남기고 앞과 양옆에서 달려온다.
내가 정면을 향해 달려가자 제일 앞에 있던 도적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외쳤다.
“죽여라아아아! 한놈도 살려두지 마라!”
어쩌면 저놈이 두목인 모양이다.
놈이 외치자 사방에서 우와아! 함성이 올랐다.
흠, 미안하지만 죽는 건 너희들이다.
이건 내가 받은 최초의 호위 일이고, 여기에서 실패하면 다음에는 일자리를 얻지 못할 거다.
전생에서 일자리 때문에 고생했던 일을 떠올리고, 나는 바람을 이용해 속도를 올렸다.
‘다시 그런 꼴이 되는 건 절대 사양이라구.’
도적 두목의 눈이 등잔만큼 커졌다.
내가 너무 빨라 놀란 모양이다.
두목 근처에 있던 놈이 히이익, 비명을 질렀다.
나는 앞으로 달리며 그대로 도끼를 그었다.
툭, 툭, 두목과 비명 지른 놈의 머리가 거의 동시에 떨어졌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으아아아아!”
근처에서 요란한 비명이 울렸다.
두목 근처에서 달려오던 한 놈이 도망치려고 몸을 돌리고, 다른 방향에서 두 명이 나를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흠, 하지만 느리다.
도적이라고 하면 굉장히 거칠고 뭔가 대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싸울 줄도 모르는 것 같고 왠지 어설프다.
가볍게 도끼로 세 놈을 쪼개버리고 옆으로 방향을 튼다.
바로 근처에 있던 놈이 재빨리 몸을 돌렸다.
도망친다.
놈은 미끄러질 뻔하면서도 용케 균형을 유지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꽤 빠르다.
하지만 나는 숲에서 자란 사람이다.
이놈들보다 훨씬 빠르고 숲길에 익숙했다.
나는 한달음에 놈을 따라잡아 등 뒤에 붙었다.
내가 도끼를 쳐드는 걸 느낀 모양이다.
놈이 잽싸게 몸을 앞으로 숙여 데구르르 굴렀다.
‘눈치 빠른 놈일세.’
여기에서 도끼로 놈을 죽이려고 하면 백 퍼센트 땅에 박힌다.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대로 내달렸다.
바람을 두른 발이 훌쩍 허공을 날아 놈의 어깨를 눌렀다.
그대로 힘을 줘 땅을 박차자, 놈은 그대로 땅에 얼굴을 박았다.
인간의 두개골은 의외로 단단하지만, 녀석의 얼굴은 바닥에 닿자마자 뭉개졌다.
확실하게 죽이기 위해 바람을 이용해 몸을 회전한다.
크게 빙글 돌면서 나는 발로 놈의 몸을 차올렸다.
“크헉!”
놈이 허공을 날아 나무에 박힌다.
피범벅 된 얼굴에서 비명과 함께 피가 왈칵 튀어나왔다.
죽은 것 같다.
“이노오오오오오오오몸!”
나무 사이에서 한 명이 튀어나왔다.
거대한 칼을 든 놈이다.
방금 죽은 놈과 친한 사이였던 것 같다.
아니면 두목이 죽었기 때문이던가.
놈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나는 몸을 돌려 놈을 향해 달렸다.
쿵쿵쿵쿵, 나를 향해 달려오는 놈의 발소리가 무겁게 숲으로 울려 퍼졌다.
콰직!
놈의 칼과 도끼가 부딪치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놈의 칼이 반동강이 나 날아갔다.
“흡!”
놀란 모양이다.
놈의 눈이 튀어나올 만큼 커졌다.
미안하지만, 내 도끼를 그냥 도끼라고 생각하지 마라.
바람을 두른, 아마 이 세상 유일한 도끼인 거야.
놈은 반토막만 남은 칼로 내 머리를 노리고 들어왔다.
비록 짧아졌지만 워낙 큰 칼이라 그런지, 허공을 가르는 바람 소리가 무겁다.
그걸 피하면서 나는 도끼를 옆으로 그었다.
놈의 몸뚱이를 도끼날이 지나간다.
서걱, 하는 감각과 함께 허리가 반으로 잘리며 크게 벌어졌다.
사방에서 비명이 울렸다.
도적들이 갑자기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쩌면 방금 죽인 놈이 이 무리에서 가장 센 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유난히 덩치가 컸던 것 같아.
그래, 나보다야 당연히 작았지만, 보통보다 머리 하나는 컸다.
‘하지만 정말 웃기는 놈들이네.’
싸운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도망치나.
도적 무리는 대강만 봐도 서른 명 이상이었다.
적어도 강도질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숫자로 밀어붙일 기개 정도는 있어야지.
눈에 보이는 놈을 하나씩 쫓아가 도끼로 내리찍는 동안, 어느새 숲에는 나밖에 없는 듯 정적이 찾아왔다.
몇 놈 놓치기는 했지만 거의 잡은 것 같다.
내가 뛰는 내내 삐비비비 소리치던 렐라도 지친 모양이다.
어느새 내 머리카락에 달라붙어 얌전히 앉아있었다.
나는 도끼에 묻은 피를 툭툭 털어 떨군 뒤 마차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짐을 빼앗으려는 도적이 몇 놈 있었던 모양이다.
스킨헤드와 모험가들의 무기도 피로 젖어 있었다.
“모두 괜찮습니까?”
“….”
“….”
“….”
내가 물었지만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 얼어붙은 듯 나를 보다 시선이 마주치면 얼른 고개를 돌렸다.
“….”
어라.
이상하네.
약간의 정적이 흐른 뒤, 스킨헤드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다, 당신… 엄청나게 강하군.”
스킨헤드의 얼굴이 잔뜩 굳은 것이, 왠지 나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