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Barbarian Warrior RAW novel - Chapter (76)
076 내 부인은 정말 귀엽네
성벽 근처는 여전히 사람이 복작거렸다.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다.
뒤늦게 온 사람들이 더해진 건지도 모르겠다.
보따리상처럼 거적 같은 걸 깔고 물건 파는 사람도 늘었다.
호객하는 이, 물건값을 흥정하는 사람, 기다란 나무다리를 짚고 돌아다니는 광대 비슷한 사람까지 있다.
호오.
이 세계는 유흥이 부족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눈이 그쪽을 향했다.
나무다리 때문이라 해도 나보다 눈이 높은 사람은 처음이다.
놀라서 두 번 봤네.
아, 내가 봐서 흠칫했던 걸까.
나무다리 광대가 문득 이쪽으로 시선을 주더니 깜짝 놀라 헛발질했다.
괜히 미안해졌다.
원래 내가 쉽게 미안해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지금 막 결혼해서 마음이 한없이 넓고 깨끗해진 것 같다.
미안해, 미안해, 광대야, 행복해라.
후후 내 마음이 그래.
지금은 빌어먹을 적한테도 행운을 빌어줄 수 있을 것 같아.
이 세상 모든 것,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고 오늘 하루 잘 보냈으면 좋겠다.
“라파 씨!”
아, 너무 기뻐서 잠깐 정신이 어디론가 갔다 온 모양이다.
타티아나가 내 옷을 살짝 잡아당기는 바람에 다시 정신 차렸다.
“저기요.”
타티아나가 가리킨 곳을 보니, 상당수의 시선이 먼 하늘을 향해 있다.
목을 잔뜩 빼고, 어떤 사람은 입까지 헤 벌리고 있었다.
“저거, 괜찮은 건가?”
“그러게. 저 새 계속 저기에 있는데.”
“마수 아니야?”
“굉장히 큰데.”
“몰이꾼에 내 아들도 들어가 있어. 괜찮을까.”
“괜찮아, 저건 드래곤 학살자님의 새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밤에 저 새가 여관 창문으로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있거든. 같은 새겠지.”
“그 왜 있잖아, 쬐끄만 새, 나도 그놈이랑 같이 있는 걸 본 적이 있어.”
사람들의 웅성거림을 듣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불사조가 먼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우와, 멀리에서도 눈에 살기가 도는 것이 보인다.
아마 렐라가 짐승한테 잡아먹힐 뻔한 것 때문일 거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가만히 시선을 주면 불사조의 동작이 어딘지 모르게 공격적인 게 보였다.
지금 당장이라도 공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느낌이다.
식은땀이 주룩 흘렀다.
사람들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새가 여기에서 난동 부리면 그야말로 어머니 꼴이 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공적이 되는 거야.
타티아나도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다.
긴장한 얼굴로 속삭였다.
“라파 씨, 서두르는 게 좋겠어요. 렐라를 빨리 찾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러게.”
스킨헤드가 우리를 방해하려고 날 찾은 건 분명하겠지만 그래도 이건 감사해야겠다.
불사조가 빙빙 도는 밑으로 몰이꾼들의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는 성벽 근처에 흩어져 있던 몰이꾼들은 상당히 멀리까지 나가 있었다.
이곳에서는 그들이 손톱보다 작게 보인다.
렐라는 그 사람들 앞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하아.
가자.
뒤늦게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여기저기에서 반갑게 인사한다.
그 사람들에게 머리만 살짝 숙여 답한 뒤, 나는 흐읍 숨을 들이마셨다.
“타티아나, 꽉 잡아.”
그렇게 말한 뒤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한없이 넓어 보이던 땅을 순식간에 지나 뛴다, 뛴다, 뛴다.
나는 필생의 힘을 이 순간 다했다고 생각해.
거시기에서 딸랑딸랑 소리가 날 정도로 정말 열심히 달렸다.
내가 몰이꾼이 있는 지점에 도착할 무렵이었다.
사방에서 숨 막히는 비명소리가 울렸다.
힐끔 보니 허공에 있던 불사조가 땅에 꽂히는 창처럼 하강하는 중이었다.
나는 타티아나를 내려놓으며 바닥을 박찼다.
바람 두른 다리가 허공을 밟듯이 몇 번 움직이면서 내 몸은 훌쩍 하늘로 떠올랐다.
이쯤 되면 진짜 허공답보, 아니 허공뜀뛰기다.
내가 로켓처럼 공중으로 몸을 쏘아 올리자, 사람들의 환성이 사방에서 울렸다.
막 아래로 꽂히는 불사조의 옆으로 날아가, 약간 힘을 뺀 주먹으로 한 방 때린다.
이놈아! 너 때문에 내가 지금 결혼생활 최초의 위기다.
마음의 절규를 담아 주먹을 날리자 불사조의 몸이 허공에서 뒤로 쭉 밀렸다.
한순간 너무 세게 때린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괜찮네.
멀리 바닥에 처박힌 불사조가 피이이 소리 내며 벌떡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튼튼하기는 정말 엄청나게 튼튼하다.
죽여도 죽지 않을 것 같아.
그래서 이름이 불사조인가.
바닥으로 내려오며 보니, 렐라가 늑대 같은 짐승한테 한입에 잡아먹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무섭지도 않은 모양이다.
렐라는 용감하게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늑대 비슷한 짐승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입을 향해서.
“….”
아마 저래서는 안 될 거다.
불사조가 공격하려고 한 걸 보면 저게 평범한 늑대는 아니겠지.
아무리 봐도 늑대처럼 보이지만 털이 흔들릴 때 이마 사이에 작은 뿔 같은 게 있었다.
그런 걸 달고 있는 걸 보면 늑대가 아닌 건 분명하고, 아마 렐라한테는 역부족인 상대일 것이다.
먹히면 바로 녹는다든가, 아니면 아직 어린 렐라는 저놈의 이빨에 씹힐 정도로 강도가 높다든가.
바닥에 발이 닿기 전, 나는 바람을 이용해 방향을 바꿨다.
뿔늑대한테 몸을 날린다.
막 렐라를 집어삼킨 놈이 이쪽을 눈치채고 훌쩍 몸체를 돌렸다.
그 순간 나는 놈의 옆구리를 향해 발을 쳐올렸다.
쿠엑, 괴상한 소리를 내며 늑대의 옆구리가 반으로 접힌다.
입이 벌어지면서 렐라가 톡 튀어나왔다.
다행히 방금 들어갔다 그냥 나온 덕분에 무사한 것 같다.
침이 조금 많이 묻긴 했지만.
바닥으로 떨어진 늑대 머리를 주먹으로 한 방 때려 죽이자, 렐라가 뒤뚱거리며 달려왔다.
“삐빗!”
아직 날지도 못하면서 열심히 날갯짓해 늑대 몸 위로 뛰어오르자 요란하게 삐빗거리며 빙빙 돈다.
내가 때려죽인 건데, 역시나, 자기가 잡은 셈 치는 것 같다.
정말 웃기는 놈일세.
누군가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저, 저거, 혹시 철갑늑대 아니야?”
“맙소사! 그걸 그냥 발로 차서.”
영주 더스티 백작이 말을 타고 달려오더니 팔을 위로 올렸다.
“이것은 이번 사냥의 길조다! 세상에 드문 철갑늑대가 나타나, 거기에 이토록 쉽게 잡히다니 이보다 더한 길조가 어디에 있을까!”
더스티 백작의 말에 몰이꾼과 사냥에 참여한 사람들이 환호성을 울렸다.
“우와아아아아!”
더스티 백작이 빙그레 웃으며 나한테 고개를 조금 숙였다.
내가 거기에 응해 고개를 숙이자 환호성이 더욱 커졌다.
사냥 축제의 결과에 이 도시와 근처 마을 사람들의 겨울 식량 사정이 달려있다고 들었다.
이 축제 기간 동안 남자들은 사냥에 동원되어 작은 짐승을 잡아 고기를 비축하고 털은 벗겨 팔거나 자신들이 사용한다.
다른 가족은 시장에서 물건을 팔아 돈을 만들었다.
물물교환으로 필요한 걸 얻는 일도 이 축제 동안 이뤄진다.
영주에게는 위험한 짐승을 숲 안쪽으로 몰아넣음으로써 도시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런 만큼 겨울 축제가 얼마나 성공하는지는 모든 사람의 관심거리다.
영주로서는 조금이라도 이 축제가 성공적이라고 보이는 것이 중요하겠지.
길조 운운하는 건 그래서일 거다.
생김새는 삼국지의 관우와 장비를 섞은 듯한 무장 스타일인데, 의외로 젓가락으로 좁쌀 집듯 세심한 성격인 것 같다.
“철갑 늑대는 나중에 길드를 통해 그대 몫으로 처리할 테니 걱정 마시게.”
더스티 백작이 씨익 웃는다.
“감사합니다.”
나는 감사를 표한 뒤 재빨리 몸을 돌렸다.
어쨌든!
나는 이제 안녕이다.
앞으로 중요한 일이 있는 거야.
혹시라도 뭔가를 빌미로 이 자리에 눌어붙게 되면 곤란하니 재빨리 이 자리를 떠나자.
“….”
왠지 모르지만 타티아나도 사람들 틈에 섞여 손뼉을 치고 있다.
눈이 반짝반짝하는 게 정말 기쁜 것 같다.
철갑 늑대라는 게 비싼 걸까 아니면 단순히 내 활약이 기뻤던 걸까.
어쨌든 그녀가 좋아하니 나도 기쁘다.
“타티아나, 가자.”
내가 다가가 손을 잡자, 타티아나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손을 빼지는 않는다.
빼지 않아.
중요한 거라 두 번 말했다.
후후후후.
그녀의 귀가 빨갛다.
머리카락 틈으로 살짝 보이는 그녀의 목덜미도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여러분! 이 사람이 내 부인이에요!
세상에 소리치고 싶은 걸 꾹 참고, 나는 그녀의 손을 잡은 채 걷기 시작했다.
안고 가도 되지만, 손잡고 나란히 걷는 것도 버릴 수 없지.
사람들한테 내 여자라는 어필도 되고.
부러움의 야유라든가, 비명이라든가, 뭐든 하나 정도는 들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그게 이상해서 뒤돌아보자, 사람들이 입을 크게 벌리고 우리를 보고 있었다.
특히 더스티 백작의 얼굴이 완전히 굳었다.
저 아저씨는 왜 충격받는 건지 모르겠네.
설마 타티아나를 첩으로 노리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
그녀를 노리던 남자는 여럿 있을 테니 당분간은 열심히 손잡고 다녀야겠다.
이 도시에는 중앙광장 외에도 몇 개의 광장이 있다.
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 뿐 광장을 중심으로 복잡한 골목이 거미줄처럼 퍼진 형태라, 도시의 짜임새는 지구보다 조밀하다.
그중에서도 중앙광장에는 가장 중요하고 월세가 높은 건물이 몰려 있어, 귀족이 종종 머무는 고급 숙소도 한 군데 있었다.
내가 머무는 싸구려 숙소와는 간판부터 다르다.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내부도 분명 큰 차이가 있겠지.
나는 그곳으로 타티아나를 데리고 갔다.
“여긴 너무 비싸요.”
타티아나가 소곤거리며 들어가지 않으려고 버텼지만, 미안해, 이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적어도 첫날밤만큼은 그럴싸한 곳에서 보내고 싶어.
평생 기억에 남는 거잖아.
제대로 된 청혼도, 교제 기간이나 선물도 없었으니 적어도 첫날밤만큼은.
남자의 자존심이라는 게 있는 거다.
그렇게 설득하자, 타티아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오늘만이에요. 이렇게 비싼 곳은 좀 무서우니까.”
그렇게 다짐하는 타티아나가 너무 귀엽다.
내 흉악한 얼굴을 받아들이는 대신 사치나 돈, 혹은 엄청난 아집을 모두 받아들이라고 요구해도 나는 할 말이 없는 처지다.
타티아나처럼 예쁜 여자라면 그 이상을 요구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다.
영주 딸인 불마법사가 하는 행동이 어떻게 보면 나를 향한 이 세계 여자의 표준이겠지.
한데 그런 태도나 요구는커녕 이렇게 전방위로 알뜰살뜰 겸손 상냥한 대접이라니, 나는 전생에 나라를 세 개 정도 구한 것 같다.
아니 전생은 그냥 회사원이었구나.
그렇다면 전전생에 아마 나라를 열 개쯤 구했을 거다.
내가 과장하는 게 아니라 현실이 그래.
‘잘하자. 타티아나한테 정말 잘하자.’
원래도 잘할 생각이었지만, 두 배로 잘하자.
나는 굳게 다짐했다.
고급 숙소지만 여기도 1층은 술집이었다.
이 세계의 여관은 대부분 그런 모양이다.
다만 저렴한 곳과 달리 이곳은 1층의 인테리어가 바로크 양식의 요정 같다고 해야 하나, 고급 술집 같다고 해야 하나, 암튼 화려하다.
그리고 왠지 모르지만 예쁘게 차려입은 여자가 두 명 있었다.
옷차림 자체는 보통 여자와 비슷한 긴 치마인데, 화장이 화려하다.
우리를 보고 그중 한 명이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두 분이시네요. 식사나 술을 하실 건가요, 아니면.”
이 여관의 종업원인 모양이다.
여자가 살짝 웃으며 시선으로 계단을 가리켰다.
아, 그렇구나.
우리가 낮에 왔기 때문에 남녀 사이의 묘한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한두 시간 잠깐 쉬고 나가는, 조금 야리꿀딱한 거.
‘이 세상에도 그런 게 있구나.’
왠지 조금 충격이다.
이 세상 사람들은 먹고살기 바빠서 그런 시스템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타티아나는 종업원의 눈짓이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은 것 같다.
무희 생활을 그래도 몇 달은 했을 텐데 너무 순진하다.
내 행동이 조금만 느렸으면 정말로 나쁜 남자한테 속아 넘어가 큰일 났을지도 모르겠다.
“….”
좋았어, 정말 좋았다. 잘했어 나.
나는 안도의 숨을 길게 쉬었다.
“하룻밤 잘 생각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혹시라도 오해가 일어나 타티아나의 명예에 금이 가지 않도록 덧붙인다.
“우리는 부부예요. 오늘 결혼했죠.”
“어머! 손님, 축하드려요.”
여자가 자기 일인 것처럼 기뻐하며 말했다.
“그러면 두 분께는 저녁노을방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우리 여관에서 가장 깨끗하고 예쁜 방이죠. 침대도 크고 벽에는 특별히 예쁜 융단이 걸려 있어서 분위기도 매우 좋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카펫을 땅에 까는 게 아니라 벽에 건다.
물론 땅에도 까는데, 벽에서 바람이 숭숭 들어오기 때문인지 거는 경우가 많다.
내가 지내는 저렴한 숙소에도 거적 같은 것이 걸려 있었다.
그건 이름은 융단인데 융단이 아니었어.
어머니는 짐승털을 벗겨서 벽의 빈틈이 없을 만큼 많이 걸어두었다.
물론 바닥에도 양탄자처럼 여기저기 깔려 있었다.
모두 추위를 많이 타는 아버지를 위해서였다.
문득 부모님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라, 나는 얼른 그걸 지웠다.
앞으로 첫날밤인데 아버지 어머니 얼굴을 생각하면 왠지 죄의식이 생겨 거시기가 죽을 거야.
확실하게 기가 죽는다.
지금도 잠깐 부모님 얼굴을 떠올린 것만으로 반쯤 죽어버렸다.
“저희 숙소에서는 손님께서 원하시면 방으로 식사를 갖다 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서비스 비용이 조금 들어가긴 하는데, 저녁노을방의 경우에는 그 요금을 안 받아요.”
아, 비싼 방이라는 뜻이구나.
타티아나도 그건 알아들은 것 같다.
슬그머니 내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괜찮아.
오히려 그런 특별한 방이라면 환영이다.
종업원은 재빨리 나와 타티아나의 표정을 살핀 뒤 빙긋 웃었다.
나를 향해 말한다.
“2리라를 내시면 목욕하실 수 있도록 방에 뜨거운 물을 준비해 드려요. 혹시 향유를 원하시면 그것도 약간의 비용으로 추가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 목욕을 방에서 할 수 있다고?
그건 좋다.
내 표정을 긍정으로 읽었는지, 종업원이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0.5리라를 더 내시면 침대의 시트를 더 부드럽고 좋은 것으로 바꿔드립니다. 그리고 식사 비용은….”
지구의 호텔은 방값 안에 거의 모든 것이 포함되지만, 이 세상의 여관은 다르다.
방 하나 침대 하나를 기본으로, 필요한 걸 하나하나 돈으로 더 추가하는 시스템이었다.
초와 기름의 선택부터 시작해서 촛불도 고급과 저급 사양이 있고, 침대, 시트, 베게, 촛대도 돈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음식도 마찬가지였다.
빵과 치즈, 포도주, 고기의 종류에 따라 비용이 다르다.
그걸 모두 조금이라도 좋은 것으로 정해서 합산을 해보니 상당히 비싼 가격이 되었다.
그래도 지구의 고급 호텔 비용과 비교해 보면 그다지 비싼 것 같지 않다.
게다가 나와 타티아나는 부자였다.
이 정도 금액은 새 발의 피도 안 된다.
하지만 타티아나한테는 상당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중간에는 몇 번이나 가격에 관해 확인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부터 조용해서 얼굴을 들여다보자, 눈을 부릅뜬 채 종업원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 내 생각에는 노려보고 있었던 것 같아.
이 날강도야, 라는 표정으로.
하지만 그것마저 너무 귀엽고 예뻤다.
내 부인은 정말 귀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