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02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01화
“크우우웃!”
젠장, 슈퍼차져 모드를 했는데도 역시나 제대로 된 엘프들의 달리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건가?
‘그럴 수밖에! 애초에 근육의 양과 몸무게 차이가 엄청난데!’
게다가 저쪽은 정령술이라는 도핑까지 쓰고 있다, 순수 육체로 달리는 나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자존심은 굉장히 상하지만! 완전히 다른 분야의 차이까지 인정을 안하는 어리석은 자는 아니다!’
유산소는 오직 근력운동을 보조하는 목적으로! 튼튼한 심폐력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만! 그 이상은 근손실이 나니까!
‘그나저나 아쉽군, 이대로 깊숙이 숲에 들어가는 것도 위험하고.’
이대로 추적은 단념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이야아아아앗!!!”
“응?”
투두두두두!!
그 순간, 마치 숲속에서 사람 크기의 고무공이 튀어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프로테나?”
“으아아아아!!”
그건 프로테나였다.
프로테나가 엄청난 속도로 숲속을 달리고 있었다.
심지어 자신의 속도를 주체하지 못해서 나무를 피해 달리는 게 아니라, 나무와 돌을 박차고 지그재그로 달리고 있다.
그렇지만, 진짜 빠르다! 물론 내가 잘 키우긴 했지만 아직 저 정도로 빠르게 달리지는 못할 텐데?
“-그렇군!”
프로테나는 자신이 하급 정령의 가호밖에 못 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프로테나는 상급 정령의 가호를 받는데 성공했다는 뜻이다!
“좋아, 프로테나! 가랏!! 너의 유산소력을 보여줘!”
‘으아, 으아아! 으아아아!!’
그 와중에도 프로테나는 입으로 채 나오지 못한 비명을 내질렀다.
자신의 질주를 주체하지 못해서 머리가 패닉에 빠진 프로테나였지만,
“너의 유산소력을 보여줘!”
라는 로헨의 응원만큼은 그녀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다.
그녀에게 무척 큰 힘이 되었다.
‘그래, 난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고!’
그녀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달려 나간다.
비록 주체를 못하고 있지만.
타닷 탓 탓!
자각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
그녀의 ‘반사 신경’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중간마다 돌출되어있는 나무에 부딪히기 직전, 몸을 비틀어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거나 뛰어넘어버렸다.
정면충돌하기 직전에 아슬아슬 피하는 프로테나.
그리고 점차 익숙해지던 걸까.
타닷! 타앗!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주체하지 못하던 속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마치 나무를 꿰뚫고 지나가듯이, 민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나무 사이를 통과해 나갔다.
프로테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이제 없었다.
가속하고 또 가속한다.
이내, 앞서 도망치던 두 엘프와의 거리가 빠르게 좁혀져갔다.
“허억!”
달려가던 두 엘프, 레나와 네이나이는 자신들의 뒤에 바짝 붙은 프로테나를 눈치 채고 숨을 삼켰다.
“뭐, 뭐야! 저 방구석 프로테나가 왜?!”
“어떻게 우리를 쫓아오는 거야!”
“거-기-서-어-!!”
프로테나는 아드레날린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를 내질렀다.
“오, 오지 마!!”
홰액! 피유웅!
그중 네이나이가 급히 몸을 돌려 쫓아오는 프로테나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바, 바보 녀석이!”
원래라면 팔이나 다리와 같은, 치명적이지 않은 부위를 노렸어야 했다.
하지만, 너무 다급하서 그랬던 걸까.
화살이 프로테나의 안면을 향해 세차게 날아갔다.
“흐읍!”
파앗!
“……!!”
그러나 프로테나는 그것조차 빠르게 회피했다.
심지어 회피했을 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서 빠르게 활을 꺼내어 들었다.
뿌드드득!
그녀는 순수한 자신의 힘만으로 화살을 당겼다.
그것도 더욱 강화된 그녀의 숏보우를.
“나무의 정령이여!”
화아아악!
그녀의 외침과 동시에 나무의 정령의 가호가 화살대에 깃들었다.
피유웅!
그리고 그녀의 손이 펼쳐지면서 화살이 발사되었다.
“꺅!”
콰악!
그러나 화살은 네이나이의 발치에 박혔을 뿐이다.
“……하!”
네이나이는 순간 겁먹었지만,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럼 그렇지.
뭔가 달라진 듯 보였지만, 자신이 알고 있던 그 프로테나였다.
“그래, 방구석 프로테나가 그럼 그렇지! 화살 하나 제대로 못 쏴서야-.”
“나무의 정령의 가호여!”
콰아악!
“어?”
하지만 그것은 프로테나가 일부러 노린 것이다.
프로테나의 외침과 동시에 네이나이의 발치에 박힌 화살에서 새싹이 돋아나더니 순식간에 넝쿨로 자라났다.
콰악!
“꺄악!”
그 나무 넝쿨은 폭발하듯 자라나 땅에 뿌리를 내렸고, 네이나이의 발목을 옭아매었다.
“이, 이게!!”
네이나이가 발을 빼려고 해도 단단하게 얽혀서 그럴 수 없었다.
그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이, 이 까짓! 드리어드님의 힘이라면-.”
“우오오오!”
“엑.”
빠가악!
하지만 그보다 먼저, 로헨이 나무를 부수고 들이닥치는 것이 먼저였다.
“잡았다아!!”
“으꺄아아악!!”
콰악!
“케엑!”
로헨은 발이 묶인 채 움직이지 못하는 네이나이를 붙잡아 땅바닥에 눕혔다.
“헬스장 트레이너류! 빠르게 짐 싸매기!”
그리고 무게추로 늘 차고 다니는 쇠사슬로 빠르게 포장하듯 묶어 결박했다.
“이, 이 더러운 오크가! 이거 풀지 못해!!”
“시끄럽구만, 단백질이나 좀 먹고 있어라.”
“뭐, 뭘 내 입에 넣으려는거야! 저리 치워! 안-으구우웁#$%!!”
나는 비상식량으로 늘 가지고 다니는 페미컨과 곡물 블럭을 대충 엘프의 입에 재갈 대신 우겨넣었다.
“프로테나!”
“트, 트레이너!”
“잘 했다! 하지만 아직 한 녀석이 도망치고 있다!”
“쫓겠습니다!”
“오우!”
프로테나는 답보다도 더 먼저 달려갔다.
‘달라졌군.’
이것이 운동, 그리고 운동으로 뿜어져 나오는 호르몬과 심박의 힘이다.
아무리 평소에는 소심하고, 유약하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한번 미친 듯이 뒤는 심박과 아드레날린을 맛보면 그 누구보다도 용기 있는 전사가 된다!
“하아아앗!”
“하악……! 뭐야, 프로테나…… 네가 어떻게…….”
한 편, 네이나이 조차 버리고 도망치던 레나란 엘프는 점차 대지의 정령 누옴의 가호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녀 또한 모든 육체적 능력을 정령의 가호에 의지하는 엘프. 실제 그녀의 체력과 몸은 크게 별 볼일 없었다.
‘이상해, 어째서 누옴의 가호가 갑자기 사라져가지?’
엘프들이 사용하는 정령술은 하나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물론 그것은 보통 엘프들 끼리 정령술을 써가며 싸울 일이 없었기에 엘프 누구도 크게 의식하지 못한 문제다.
바로, 같은 정령의 가호를 받는 두 엘프가 다투게 된다면-.
정령은, 자신을 더 확실하게 굴복시킨 자에게 가호를 몰아준다는 것을!
“내놔, 내놔 내놔! 네 가호를 더 나에게 내놔 누옴-!!”
[히이익 미친 엘프다!!]아드레날린에 눈이 돌아간 프로테나의 기세에 중급 대지의 정령 누옴은 오랜만에 공포란 감정을 느꼈다.
그 탓에 거의 떠넘기듯 그녀에게 모든 가호를 몰아넣기 시작한 거다.
하지만, 프로테나에게도 한계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끄아아아!!”
이젠 그 가호가 몸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몸이 가호로 인해 가속화된 몸이 버티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아파…… 다리가 찢어질 것 같아!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하지만…… 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은 공동체의 대장로의 늦둥이 딸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정령술도 서투르고, 다른 엘프들에게 밥만 축내는 공동체의 수치로 매도당했다.
어머니가 사라지고 난 뒤, 공동체에서 쫓겨난 것도 이제는 자신의 탓이란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모든 실수를,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고통을 넘어! 강해져야만 해!!”
뿌드득! 뿌드득!!
[회원님의 하체근육이 손상됩니다.] [회원님이 한계를 넘어선 오버 트레이닝을 하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모든 것을 근태창으로 전달받은 로헨은 조용히 미소 지었다.
“한계를 넘어 달려라!!”
“라-아-이이이이잇!!!”
뿌드드득!
“웨이이잇-!!”
투화악!
프로테나의 다리가 최후의 힘을 짜내 도약했다.
끼기기기긱!
동시에 그녀는 다시 한 번 활시위를 당겼다.
이미 레나는 숲의 골짜기 쪽으로 달려 나간 뒤였다.
이제 와서 활을 쏘는 자세를 풀기에는 늦은 상황.
하지만.
아드레날린으로 미친 듯이 돌아가는 그녀의 반사신경과 상황판단능력은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바람의 정령이시여!!”
놀랍게도, 그녀는 나무의 정령이 아닌 바람의 정령의 가호를 불렀다.
당연히 흉흉한 그녀의 기세에 당장 응하지 않을 바람의 정령이 있을 리 없었다.
화아아악!
빛의 정령만큼이나 부르기 힘든 바람의 정령의 가호가 활에 깃들었다.
그리고 그 가호는 활을 쏘려는 프로테나의 의지에 호응했다.
“맞아라아앗!”
피유우웅!
강궁에서 빠져나온 화살은 허공을 날아가다,
휘이익!
일순 바람을 일으키더니 좌로 홱 방향을 틀었다
“어?”
그것은 도망치는 데 성공 했다고 순간 안심했던 레나를 향해 쇄도했다.
콰악!
그리고 그녀의 어깨의 옷자락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꺄악!”
콰악!
옷자락을 꿰뚫은 화살이 나무에 박혀서 그녀를 나무에 완전히 박아넣었다.
“아-.”
[회원님이 오버워크 상태에 빠집니다.] [회원 프로테나의 상태 이상 : 현기증]한편 프로테나는 오버워크 상태에 빠진 반동으로 순간 현기증을 일으켰다.
몸을 날린 기세 그대로 순간 정신을 잃은 채 나무를 향해 곤두박질 쳤다.
이대로 나무에 부딪치면 정령의 가호가 없는 그녀의 몸은 크게 다치게 될 터.
“프로테나! 우오오오!!”
두두두두두두-!
나는 근육조작을 사용해 하체의 모든 근육의 최대출력을 낸다.
그것도 달리기에 최적화되게 순차적으로 근육의 최대출력을 내며!
“크아아아아!!”
심박수 250! 최대 스프린트!!
콰직! 으지지직 우직!
그대로 모든 나무를 부서뜨리고, 나무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프로테나를 향해 뛰어들었다.
콰콰아앙!
“……어?”
엄청난 굉음에 프로테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괜찮나.”
“앗…….”
프로테나는 자신을 감싸는 단단하지만 부드럽고, 뜨거운 감각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이 로헨의 품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 무무무무 무슨?! 앗…….”
프로테나는 로헨이 정신을 잃은 자신을 감싸고 대신 나무와 바위에 격돌한 것을 깨달았다.
어찌나 빨랐는지 나무는 죄다 부서졌고 마지막으로 그를 멈춰 세운 바위도 금이 가 쪼개져있었다.
“저, 저를…… 괘, 괜찮으세요?”
“내 근육은 겨우 이 정도로 어떻게 되지 않는다!”
“꺗!”
파스슥!
나는 프로테나를 안은 채 몸을 일으켰다. 온몸에 묻어있던 부서진 나무 잔해와 흙, 돌들이 떨어져 내렸다.
당연하지만, 이정도론 내 피부에 생채기 하나 낼 수 없도다!
“괜찮나? 일어설 수 있겠나?”
“네, 아마도…….”
프로테나를 가만히 내려놓자 그녀는 다행히 제대로 섰다. 다리가 좀 후들거리긴 하지만.
“나중에 카이란에게 치료를 해달라고 하지.”
“네에…….”
“자아, 그럼…….”
이 법석을 떨게 만든 녀석을 잡아야지.
“윽, 이게…… 왜, 왜 안 빠져……으윽!”
“겨우 그 정도 화살 하나 못 빼다니.”
“히익!”
엘프 레나는 자신에게 다가온 거대한 녹색의 오크를 보며 경기를 일으켰다.
“비겁하게 우리에게 화살을 쏜 데다, 맞서 싸울 생각도 안하고 도망쳤겠다?”
“으, 으으…… 오, 오크……!”
“그러고도 네놈들이 숲의 주인이라는 엘프놈들이냐!”
“히이이익!”
오만함으로 똘똘 뭉친 엘프라도 거대한 오크의 일갈에는 두려워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로헨의 눈에는 그녀의 가느다란, 근육이란게 있긴 한가 싶은 팔다리가 먼저 보였다.
“이런 근육 하나 없는 몸을 하고 있으니! 그렇게 비겁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무, 무무무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오크가!”
“네놈들의 그 썩어빠진 몸과 정신을 고쳐주마!”
“히에엑! 저, 저리 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이 더럽고 냄새나는 하등한 오크가!!”
뭐라 떽떽거리는 엘프의 말을 무시하고, 난 쇠사슬을 들고 엘프에게 다가갔다.
“시, 싫어! 오지 마! 안 돼! 꺄아악! 누구 없어요! 살려줘! 저 더러운 오크가 날 끔찍한 꼴로 만들려고 해! 꺄아아악!!”
*
“허어.”
먼저 돌아온 프로테나의 치료를 하고 있던 카이란과 곁을 지키던 세일럼은.
양 손에 꽁꽁 묶인 엘프 한 명 씩을 마치 잘 묶인 햄 덩어리처럼 들고 오는 로헨의 모습을 보고 탄식했다.
“전부 잡아왔다.”
털썩!
“끼약!”
“아악!”
로헨은 정말 쿨하게 두 엘프를 짐짝처럼 던져놓았다.
“이 더러운 오크가!! 엘프를 이렇게 짐짝처럼 던져놓는 경우가 어디 있어!!”
“우릴 사냥하려 든 녀석인데 여자고 뭐고가 뭐가 중요하나.”
“크…….”
분하다는 듯, 이를 악문 레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크게 입을 열더니.
“큭! 죽여라!!”
“……진짜네.”
“거 봐요, 내기가 성립 안 된다니까요.”
“이놈의 귀 큰 녀석들은 왜 자꾸 죽여달라는 거야?”
모두가 예상했던 첫마디가 레나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모두가 어깨를 으쓱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