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03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02화
“하난, 네이나이, 그리고…… 레나.”
손이 뒤로 묶인 세 엘프를 보며 프로테나가 중얼거렸다.
“아는 사람들이냐?”
“알다마다요…… 둘은 친구고, 한 명은…….”
“난 네 친구였던 적 없거든!”
“그래서 뺐잖아.”
프로테나가 볼멘소리로 투덜거렸고, 레나는 보기조차 싫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렸다.
“전부 네 그, 바람걸이 공동체의 엘프인가?”
“네. 그리고…….”
프로테나는 끙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절 공동체에서 내쫓은, 장로의 딸이에요.”
그 말에는 분명 어느 정도 원망이란 감정이 어려 있었다.
“야아! 말은 똑바로 해야지! 내가 내쫓았냐! 네 발로 나갔으면서!”
“……응?”
“잉?”
“어?”
뭔가, 내가 지금까지 프로테나에게 들은 말 하곤 다른데?
“프로테나…… 뭐가, 어떻게 된 거냐?”
“읍…….”
프로테나는 왠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시선도 피하고 싶었는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음, 일단 계속 말해봐라.”
일단은 레나란 엘프에게 상황을 좀 들어봐야겠다.
“나는 바람걸이 공동체의 장로, 바람인도자 레니의 딸 레나! 어머니 레니의 명예를 걸고 진실만을 말하는 건데! 저 방구석 프로테나가 제 발로 공동체를 나간 거라고!”
“제 발로라. 프로테나는 쫓겨났다고 들었는데. 무능력한 자신을 비난하며 쫓아냈다고.”
“아니, 분명 저희가 프로테나를 비난한건 맞긴 한데!……요오…….”
녀석은 문득 내 인상을 보다 갑자기 존대로 바뀌었다.
뭔데, 뭐.
나 한 거 없는데 왜 그러냐고.
“그, 그건! 프로테나가! 정말로 무능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잘도 프로테나 비난하는 말은 잘 하네. 일단 한번 들어보자.
“대장로의 딸이라며! 사냥도 안 하고, 농사도 짓지 않고 하다 못 해 나무에서 자라는 열매를 따오는 것도 안 하고!”
“윽…….”
“그렇다고 정령과의 교감을 하는 것도 아니고! 나 같은 장로들의 딸들도 모두와 함께 평등하게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는데!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는데도! 150살이면 충분히 일을 할 나이인데도 안 하고!”
“으우우…….”
“하루종일 먹고 자고 뒹굴고 낄낄거리며 일하는 우릴 놀리기나 하고! 저런 식충이! 밥벌레한테 밥벌레라고 하지 않으면 대체 누구한테 하는 건가요! 사지 멀쩡한 애가!”
결국 나한테 잠깐 차리던 예의도 사라진 채 거의 울분을 토하듯이 레나는 프로테나를 노려보며 말을 쏟아냈다.
“그래 맞아! 나 보곤 땅이나 파먹으니 손이 그 모양이지라고 했어!”
“나한텐 짐승을 사냥하고 다니니 몸에서 피 냄새가 그치질 않는다고도!”
“으으으…….”
“전부 대장로인 프로렐라의 딸이란 이유로 용납 받고 있었는데! 대장로님께서 인간들과 화평을 이룬 뒤부터 갑자기 실종되신 뒤에도 계속 똑같은 짓을 20년도 넘게 계속 하고 있어!”
“허.”
“그래도 20년 동안 우린 참아왔어! 그래도 대장로의 딸이라고 존중해주고 편의를 봐 줬다고! 그런데 그럼! 엘프가! 좀!! 바뀌어야지!!!”
“히이잇…….”
세 엘프들의 울분에 찬 비난에 프로테나는 뭐라 말도 못하고 그저 움츠러들었다.
“정말이냐 프로테나?”
“저, 전…… 그게…….”
아니, 고개를 제대로 들지도,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지금 태도를 보아하니 사실인 것 같다.
“어째 내가 들은 것과는 좀 사실관계가 다른 것 같다.”
“그, 그게…….”
프로테나는 우물쭈물하다 간신히 입을 떼었다.
“저, 전 그렇게 밖에 살지 못해서…… 그, 그래서 그렇게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어, 어머니가 제게 그런 걸 시키지 않아서…….”
“그렇다고 변할 생각조차 안 하는 건 말도 안 되잖아!”
“우리가 너한테 얼마나 좋게좋게 말했는데!”
“15년 동안 참고 참은 뒤에야 우리가 널 욕했지! 그게 잘 했단 건 아니지만! 네가 변화를 보여줬어야지!”
“게다가 누가 널 쫓아내?! 우리가 그렇게 널 비난하기 시작하니까!”
『다들 나만 미워해! 날 괴롭혀! 이런 공동체에 내가 더 있을까봐?』
『두고 봐! 내가 어머니가 없더라도 충분히 능력을 가진 바람걸이의 엘프란 걸 증명해 보일 테니까!』
“라고 하면서 네가 멋대로 떠나간 거잖아!!”
“그, 그때는…… 그, 뭐냐, 나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랄까…… 욱한 마음이 있었달까, 아, 아무튼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프로테나.”
“히잇! 네, 네엣!”
“내가 듣기로는 분명 네가 공동체에서 쫓겨났다고 들었는데.”
“그, 그게…… 사실상 쫓겨났다고 해야할까, 그, 다들 절 너무 죽일 듯 욕해서 목숨에 위협을 느꼈다고나 할까…….”
“뻥 까지 마!”
“대부분은 널 그냥 지나가는 사슴 보듯 취급했고 욕한 건 그나마 너랑 친구 비슷한 거라도 되는 우리뿐이었잖아!”
“히이잉…….”
그들의 고발에 의해 낱낱이 거짓이 밝혀지자 프로테나는 거의 울상이 되어버렸다.
“끙, 프로테나.”
나는 프로테나의 앞으로 와서 그녀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근육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고통스럽게 찢긴 만큼 성장해, 그만큼 힘을 내 주지.”
“읏…….”
“그러니 근육을 키우는 사람도 거짓이 없어야한다. 그것이 근일체감이란 것이다!”
내 말에 프로테나는 순간 눈을 크게 뜨며 우러러보았다.
“그런 말이…… 있었던가?”
“몰라.”
뒤에서 투덜거리는 카카와 에이크의 말은 무시한다.
“……저, 무, 무서웠어요.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걸 한다는 게…….”
그러며 프로테나는 울먹이듯 말했다.
“사실 남몰래 정령술을 익혀보려고도 했어요…… 근데, 정령술도 제대로 안 돼서…… 남들에게 최하급 정령의 가호도 제대로 못 받는 엘프라고 비난받는 게 무서워서…… 그래서, 뭘 해도 잘 못하는 게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서…….”
‘은둔형 외톨이의 전형이로군.’
편안한 생활에 길들여졌다, 이제는 뭔가 해보려고 해도 실패를 한 경험 탓에 뭔가를 더 하기 무서워진 것.
게다가 다른 엘프들과 달리 편안한 생활을 한 것이 독이 되어서,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할 체력도, 근력도 갖춰지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 겹친 무기력증. 그런데다 어머니가 갑자기 사라진데에서 오는 두려움, 동시에 주변의 비난이 쏟아지는 환경.
이런 환경에서 자기 합리화와 도피에 빠지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
……물론 그게 15년 동안 일어난 일이 문제지만 뭐, 엘프의 시간관념이 우리하곤 좀 다른 것 같으니 그건 넘어가자.
어쨌든 도망이라는 행동으로 들어갔고, 숲으로 도망가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용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죄송해요…… 거, 거짓말해서…… 하지만, 전…… 전…….”
“사정은 이해했다. 너무 낙담하지 마라 프로테나.”
“엣…….”
그녀의 눈은 눈물로 그렁거리고 있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순 있다. 나태할 수도 있다. 모두 환경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니까.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어린 시절 널 그렇게 키운 네 어머니에게 있다.”
남의 어머니를 욕하는 탈룰라가 되어버리더라도, 이건 꼭 말해야겠다.
“그렇다고 네가 그렇게 나태하게 살아온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으…….”
“하지만 너는 어떻게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그리고 나를 만나고 내 말에 따라서 그것을 지금 증명해 보였다.”
“앗…….”
“그러니 앞으로 계속 이렇게, 근육을 키우고 자신의 능력을 키우면 된다. 거짓으로 가리던 것을 치우고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프론트 렛 스프레드 자세를 취했다.
불끈!
[스킬 : 포징] [모두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으아악!”
“악 내 눈! 더러워!”
“흉한 모습 보여주지 마! 이 오크!!”
엘프 녀석들, 아직도 근육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군. 불쌍한 것.
하지만 곧 너희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근육의 아름다움을!
“봐라, 근육은 한 점 가림 하나 없이 그저 그 스스로를 드러냄으로서 아름다움과 강함을 드러낸다.”
“으, 읏…….”
프로테나는 세 엘프와 달리 나의 근육에 눈을 떼지 못했다.
짧은 시간의 경험만으로도, 그녀는 근육의 대단함을 이해한 것이다!
“더 근육을 키워라. 그리고 강해져라! 근육이 되어라 프로테나!”
“네, 네에엣!”
[회원 프로테나의 의욕이 상승합니다.] [칭호 : 동기부여 전도사를 획득합니다.] [다른 지성체들이 당신의 말에 운동을 하고 싶은 의욕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됩니다.]허허, 뭘 이런 걸 다. 그래도 좋군. 설득하는 수고가 좀 덜겠어.
“그런고로, 너희 세 엘프.”
“읏!”
“이번에 너희가 겪었다시피, 프로테나는 강해졌다. 그러니 이제 공동체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췄음을 인정할 수 있지 않나?”
“뭐?”
그 순간, 세 엘프들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우린 인정 못 해!”
“뭐? 프로테나가 능력이 있어?”
“이번엔 허를 찔렀지만! 프로테나의 능력은 아직도 100살도 안된 엘프 걸음마 수준에 불과해!”
“허어.”
저 녀석들의 반감이 생각보다 좀 강한데?
“아무리 그래도 욕먹어서 상처 받고 공동체를 나간 녀석에게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그렇다고 죽이려 드는 것까지는 좀…….”
“뭐? 무슨 소리야?”
“우리가 왜 프로테나를 죽여?”
“응?”
뭐야, 저 녀석들 프로테나한테도 활 쏘지 않았나?
“너희 프로테나를 공격하지 않았나?”
“그건 그냥 짜증나서 그랬어……요.”
“멋대로 공동체를 빠져나온 것도 모자라서 오크에게 잡혀서.”
“그걸 구출하느라 우리를 수고하게 만드는 게, 짜증나서…… 겁 좀 먹어보라고…….”
“너, 너무해…….”
이건 프로테나도 꽤 상처받았는지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아, 아무튼! 우린 프로테나를 인정하지 못해!”
“저 오크 놈의 힘을 빌린 게 아니라! 정말 온전히 자신만의 힘으로 우리보다 강하단 걸 증명해야 인정할 거야!”
아무래도, 정말로 근육의 힘으로 자신을 증명하지 않으면 프로테나가 공동체로 돌아가는 일은 요원할 것 같군.
“……그리고, 우리가 지금 당장 인정한다고 해도 공동체로 돌아갈 순 없어.”
“뭐?”
“사실…… 우리 바람걸이 공동체는 지금 내전중이야.”
“내전?”
“그게…… 무슨 말이야?”
이건 프로테나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듯 어? 하는 표정이었다.
“사실 그동안 대장로인 프로렐라 님이 인간과 공존과 화평을 했던 것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어.”
“사실…… 절반 이상이 불만이었지.”
“절반 이상이 아니라 10명 중 일곱은 불만이었을걸?”
“어……?”
“너는 왜 또 그걸 모르고 있다는 눈을 하고 있어!”
동감이다. 대체 얼마나 방구석 폐인 생활을 했던 거냐, 프로테나.
“지금까지는 그래도 어떻게 참았는데…… 프로테나 네가 뛰쳐나간 걸 계기로 그 갈등이 폭발해버렸어.”
“내…… 내가?”
“그래, 너 때문에! 네가 아무리 쓸모도 없는 식충이라고 해도 넌 대장로님의 혈육이야! 그런 네가 있으니까 그나마 대장로님을 따르던 모두가 불만이어도 대장로님의 유지를 따랐던 거라고!”
“솔직히! 네가 정신만 차렸어도 아마 모두 대장로님의 결정을 납득하고 지켰을 거야!”
“으으…….”
“하지만 네가 나가고나선 이제 아니게 되었어. ‘어차피 대장로님의 혈육도 남아있지 않은데, 우리가 왜 그 결정을 지켜야 하지?’라고 반대파가 들고 일어났어.”
“우린 대장로님의 화평에 찬성했었으니까, 결국 우리야말로 진짜 공동체에서 쫓겨난 거야.”
“그, 그럴 수가…….”
이번엔 또 다른 의미로 프로테나가 하늘이 무너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내가 나간 것 때문에 그런 일이…….”
“그래서, 솔직히 네가 산에서 죽건 말건 상관없는데 굳이 널 찾은 건, 그런 상황에서 너라도 돌아와야 공동체를 다시 하나로 뭉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어.”
레나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났고, 반대로 프로테나는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레나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경멸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근데, 그런 널 데려와 봐야 어차피 글렀네. 넌 저 더러운 오크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약해빠지고, 무능하고, 쓸모도 없는 방구석 프로테나니까!”
“읏…….”
“거 말 좀 예쁘게 하지, 아직 너 묶여있다?”
“윽…….”
예전의 프로테나였으면 이 상황과, 이 매도에 일어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내가 키운 프로테나는…… 다르다!’
“……그래, 내가 잘못한 거야.”
“응?”
프로테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니, 이젠 내가 바로잡겠어.”
“뭐……?”
“내가 너희의 인정을 받을 거야. 그 정도로 강해질 거야! 그래서…… 그래서……!”
일어선 프로테나는, 결의에 찬 얼굴로 눈앞의 레나를 노려보았다.
“우리 어머니의 공동체를, 되찾을 거야!”
나는 삼대 500을 성공시킨 회원님을 트레이너처럼 훗,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