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04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03화
“누, 누가 네가 하자는 대로 해 준대?”
“무슨 잠꼬대 하냐고!”
프로테나의 선언에 세 엘프가 까칠한 반응을 보였다.
“읏…….”
“네가 어떤 녀석이 됐든! 이젠 대장로님의 자식도 아니고, 공동체의 일원도 아니야! 그러니 네가 무슨 말을 하건 넌 절대로 바람걸이 공동체로 돌아오지 못해!”
레나의 앙칼진 말에 프로테나는 조금 주눅 든 모습이었다.
좀 전에는 울컥 치밀어 오른 감정 때문에 튀어나온 말이었던 것 같다.
‘좀 끼어들어야겠군.’
사실 상대가 내가 제안하는 내기에 따라주도록 만들 땐 정말로 간단하게도, 딱 한 마디만 붙이면 된다.
“쫄?”
“……뭐?”
갑자기 끼어든 오크가 툭 던진 한마디에 레나는 뜨악하단 표정을 지었다.
“쫄리냐고.”
“뭐, 뭐?”
“프로테나가 너희들보다 더 강해져서, 그래서 이길까봐 쫄리니까 안받아주는 거지?”
“뭐어?!”
“저 더러운 오크가 무슨-.”
“오크는! 더럽지 않다!!”
쩌렁거리는 나의 포효에 세 엘프는 겁먹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전쟁함성 스킬 따위 쓸 필요도 없지.
“너희들은 분명 그게 두려운 거다! 당연하지 그 근육이라곤 이빨에 낄 만큼도 없는 그런 몸을 가졌으니! 그렇게 나약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밖에!”
“뭐라고!”
“이거로 확실해졌다! 프로테나는 분명 너희보다 더 강해질 거다! 딱 열흘이면 충분하지!”
“으, 으으으……!”
“우리가 저 방구석 프로테나보다 약해?”
“엘프로서 이 숲의 가호를 받으며 숲을 뛰어다니는 우리가!”
역시, 귀쟁이가 어쩌고 하는 말처럼. 엘프들은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자존심이 깨지는 걸 참지 못하는군.
“그게 아니라면 증명해라! 열흘 뒤, 프로테나가 너희들 보다 더 강해져 있다면! 그렇다면 그녀를 인정하고 그녀를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라! 아니, 그것도 모자라! 그녀를 새로운 너희들의 대장으로 섬겨라!”
“으……!”
내 말에 세 엘프들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트, 트레이너…….”
“뭐하나 프로테나, 네가 원하는 바가 아니더냐.”
“그, 그렇긴 하지만…….”
“여기서 네가 할 말은 딱 한 마디 뿐이다.”
나와 눈빛을 교환한 프로테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하고 있는 세 엘프의 앞에 척, 하고 섰다.
“……쫄?”
그러며 프로테나는 조금 어색하게 헷! 하고 비웃었다.
그 순간, 세 엘프들은 커다란 귀까지 빨갛게 물들었다.
“조, 좋아! 열흘이지! 어디 한번 해 보자고!”
“네가 무슨 짓을 해도! 정령의 가호를 받는다 해도 우리에게 미치진 못해!”
“방구석 프로테나 따위 방구석 먼지로 만들어 주겠어!”
역시, ‘쫄’의 위력이란 대단하군.
‘하지만 겨우 이런 거론, 프로테나의 잠재력을 다 끌어내지 못한다.’
원래 잃을 게 있는 자만이 절박하게 위를 향하는 법!
“좋아, 그럼 이쪽도 뭔가를 내거는 게 예의지.”
“네?”
나는 프로테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만약 열흘 안에 너희들보다 강해지는 것에 실패한다면, 프로테나를 너희들의 부하로 부려먹어도 된다!”
“……뎃?”
이젠 프로테나가 뜨악한 표정을 짓고, 세 엘프들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번뜩일 차례였다.
*
트레이너는 역할이 하나 있다.
회원님이 운동에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회원님이 성공적으로 운동에 열정적인 의욕을 가지게 된다.
이후 회원님이 본인만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전력으로 회원님의 결심과 의지를 서포트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회원 프로테나의 의지를 북돋는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제 그 의지에 화답할 때다!’
허억! 허억! 허억! 허억!
지금 내 앞에서, 네 명의 엘프 들이 거친 숨을 토해내고 있다.
“대체! 이걸! 왜! 해야! 하는! 데에!”
바닥에 두 손을 짚고 엎드렸다 일어서서 점프를 하는 동작을 하던 레나가 우는 소리를 했다.
‘나도 얼마 전에 저런 말을 했지.’
그 옆에서 같은 동작을 하는 프로테나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그들이 하는 것은 푸시업 후 일어나서 제자리 점프를 하는, 버피 테스트였다.
“아침에 근육을 깨우고 펌핑을 하는데 버피 만한 게 없다! 자, 속도 유지해라!”
버피 테스트는 단순한 유산소가 아니라 상 하체 등 전신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는 최고의 맨손운동 중 하나다.
물론 유산소로서 지방 연소에도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지방이 더 필요한 엘프들에겐 그 점은 필요 없겠지.
“하악! 하악!…… 크윽…… 하악!”
10회 1세트인 네 엘프들의 버피 테스트가 3회가 되면서, 예상한 대로 프로테나의 움직임이 느려졌다.
“흥…… 거 봐.”
“좀 나아졌다고 해서…….”
“평생을 숲 속에서 짐승과 마수들과 싸워온 우리에 못 미치지!”
‘그 말이 맞다.’
비록 급성장을 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프로테나의 신체능력은 아직 저 세 엘프들에 미치지 못한다.
“허억!…… 으욱…….”
다섯 세트째가 되면서 프로테나는 눈에 뜨게 몸이 느려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를 악물고 멈추지 않았다.
7세트, 9세트가 지났다. 세 엘프들은 조금 힘들어 하긴 해도 계속 했다.
물론 내 협박이 좀 들어가기는 했다만. 그래도 역시 숲을 뛰어다니는 엘프 답게 유산소 능력만큼은 좋군.
“우욱!”
그 순간, 프로테나는 순간 움직임을 멈추더니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우웨에엑…….”
결국 프로테나는 구역질을 하며 아침 먹은 것을 게워냈다.
‘일부러 빡센 강도를 시키긴 했지만.’
솔직히 힘들면 스스로 멈출 거라 생각했지만, 토가 나올 정도로 계속하다니.
“그만.”
“아, 아뇨…….”
“음?”
프로테나는 퉤 하고 침을 뱉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물로 엉망이 된 눈엔 아직 빛이 돌고 있었다.
“끝까지…… 세트를 끝내겠어요! 하앗!”
그러더니 프로테나는 마지막 세트까지 모두 마치고 나서야 털썩 주저앉았다.
“제가 신성력으로 치료를-.”
“아니, 카이란.”
나는 신성력으로 프로테나를 치료해 주려는 카이란을 멈춰 세웠다.
“앞으로는 프로테나는 신성력 치료를 하지 않는다. 저 세 엘프들도 마찬가지다.”
“네? 하지만…….”
영문을 모르던 카이란은 로헨의 눈빛을 읽고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테나, 진정됐으면 일어나라.”
“네, 네엣……!”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붉나무 드링크를 마시고 30분 휴식한다. 이후 지정된 숲 속의 코스를 달린다. 1km 코스 총 5주회다.”
아예 극한까지 유산소로 조져버릴 루틴을 짜 주었다.
그 말을 들은 프로테나의 얼굴에 순간 그림자가 어렸다, 다시 의지에 찬 표정이 되었다.
“넷!”
“참고로 숲에 들어갔다고 도망칠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다.”
크르르르…….
“읏…….”
나는 내 곁에 온 레타와 그가 이끄는 늑대들을 눈짓하며 말했다.
“우리도 너희들을 지켜볼 것이다.”
“도망친다면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그 발목의 힘줄을 끊어서 질질 끌고 데려와 주지.”
“으…….”
스카와 그가 이끄는 고블린들이 살벌하게 경고하자 엘프들은 주눅 든 표정을 지었다.
“자, 그러니 달려라! 가장 늦게 들어온 자에겐 벌칙이 있을 것이다!”
“큭!”
“저 오크의 말에 따르는건 굴욕이지만…….”
“대체 지금보다 어떤 괴로운 일을 시킬 것인지 짐작도 안 가니까!”
“이 기회에 프로테나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우리보다 못하단 걸 알려줘야지.”
세 엘프는 그런 꿍꿍이를 품고 달려나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30분이 지났다.
“자아, 그럼 충분히 쉬었으면! 출발!”
타닷!
“하앗!”
먼저 빠르고 민첩하게 달려 나가는 세 엘프의 뒤를 프로테나가 쫓았다.
네 엘프는 순식간에 숲 속으로 사라졌다.
“자, 그럼 우리는 근력 운동을 한다!”
“저 엘프들을 따라가지 않습니까?”
“그동안 프로테나 때문에 유산소 주간을 보내왔지만 이제 근력 운동에 집중해야 한다.”
유산소가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아니지만!
[근육량이 줄어듭니다.] [근육량이 줄어듭니다.]계속 근태창이 근손실을 알리는 것을 이 악물고 참아내느라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아느냐!
[근지구력이 향상됩니다.] [근지구력이 향상됩니다.] [유산소 능력이 향상됩니다.] [유산소 능력이 향상됩니다.]그나마 오르는 스테이터스도 있어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프로테나고 엘프들이고 뭐고 다 집어던질 뻔했다.
“균형은 맞춰져야 하지만 우리에겐 근육이 더 중요하다. 그러니 근력을 더 키운다! 기구를 사용할 수 없으니 오늘은 바벨 프리웨이트다!”
오오오!
‘그거나 이거나 똑같이 싫어.’라고 표정으로 말하는 세일럼을 제외한 모두가 환호했다.
“주님을 섬길 근력이 더욱 커지겠군요!”
“그럼 주군, 저는 이만 귀쟁이들의 감시를…….”
“잠깐, 어딜 가나 스카.”
“예?”
나는 떠나려는 스카를 멈춰 세웠다.
“오늘은 너도 근력 운동이다.”
“주, 주군?”
“요 근래 네가 호위와 정찰 임무를 맡느라 근력 운동을 집중하지 못한 것을 안다. 어차피 엘프 녀석들 감시는 네 부하 둘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근태창으로 본 녀석의 근육량은 분명히 줄어 있었다.
“와라. 오늘은 내 보조를 해다오. 그리고 내가 네 운동을 봐주마.”
“주, 주군…… 정말로 고맙습니다!!”
“날 주군으로 섬기는 녀석이 근손실 나서야 내 체면이 깎이지. 그럼, 내 전용 탄력봉과 모든 원판을 준비해다오.”
“네엣!”
내 말에 감격한 듯한 태도의 스카는 즉시 탄력봉과 원판을 헐레벌떡 가져왔다.
“야 로헨, 오늘도 바벨 운동은 네 독차지냐!”
“우리도 좀 쓰게 해 줘라!”
“난 나보다 삼대가 약한 자의 말은 듣지 않는다!”
나는 짐짓 심술궂게 말했지만, 이내 피식 웃으며 둘에게 이유를 말해주었다.
“나도 덤벨로 운동을 하고 싶긴 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덤벨로는 내가 원하는 무게가 나오질 않는다.”
“끄응.”
“그리고 아직 세일럼이 덤벨에 정확하게 중력마법을 걸 만한 정밀도를 내지 못한다.”
“그건…… 윽! 미안하게 됐네……요!”
철컹! 쿵!
처음엔 시큰둥하면서도 막상 운동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기구를 차지하려 드는 세일럼이다.
이번에도 그녀는 가장 먼저 케이블 머신을 차지해서 케이블 푸시 다운을 하며 삼두와 등 근육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래, 어차피 신체를 단련하면 저절로 해결 될 문제 아니냐. 더 열심히 근육을 키워라 세일럼!”
“지금……! 큭! 그러고 있잖아……! 요!”
철컹! 쿵!
“집중해라. 이제 자극이 가해지는 근육에 더욱 신경 쓰며 자세에 신경서야 할 레벨이다.”
내 말에 대한 대답인지 세일럼은 입을 다물고 집중한 태세로 케이블을 잡아 내렸다.
‘삼두의 매스가 나오기 시작하는군. 좋다.’
점점 의식하면서 고기를 먹는 양을 늘리기도 하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미 훌륭한 헬창이다.
“후욱! 후욱!”
“오.”
거세게 내쉬는 숨소리와 함께 카이란은 늘 들고 다니는 거대한 앙크 십자가의 다리를 지면에 놓고,
앙크 십자가의 다리를 다리 사이에 놓은 뒤 십자가 머리를 양 손으로 쥐고 당긴다.
그가 커다란 십자가를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내가 가르쳐준, ‘티바로우’란 운동이다.
‘이 운동으로 광배, 척추기립근 뿐만 아니라 소원근, 대원근, 능원근 등 대부분의 상체 뒷면을 단련할 수 있지.’
“좋군 카이란. 하지만 좀 가벼워 보이는 군. 거기에 쇠사슬로 남는 바벨을 매달아 무게를 늘리면 더 좋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마르두크시여, 당신이 짊어진 무게를 조금이나마 어린양이 느끼나이다! 라잇 웨잇!”
카이란은 몸을 단련할수록 그가 섬기는 신과 더 가까워진다고 느낀 것인지, 우리 오크들에 가까울 정도로 운동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 같다.
아주, 흐뭇하다!
“좋아, 오늘은 모두가 후면을 공략하는군. 그러면 오늘은 나도 후면을 공략하지! 스카!”
“넷, 주군! 모두 준비가 되었습니다!”
스카는 모든 원판을 탄력봉에 끼운 300kg에 육박하는 바벨을 가리켰다.
“음! 좋아!”
나는 손목에 맨 스트랩을 더욱 조이고, 탄력봉을 잡았다.
“크으, 아주 좋은 무게다!”
1RM을 도전할 정도의 중량은 아니지만, 고반복에는 문제없다!
“라잇 웨잇!!”
철커엉!
내 손에 그 바벨은 여지없이 들렸다.
바벨을 뽑아 든 상태에서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약간 굽힌다.
카이란과, 세일럼이 하듯! 삼두와 등을 모두 조질 수 있는 손꼽히는 등 운동!
“바벨로우 베이베!”
카랑! 철컹!
거대한 무게의 바벨이 내 손에 잡아당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