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06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05화
“윽, 저것 좀 봐…….”
“고기를 먹고 있어!”
“그것도 이 숲에서 살던 사슴을…… 어떻게 저럴 수가 있어!”
“그냥 쓸모없는 엘프로 남은 줄 알았더니…… 이젠 우리 바람걸이 공동체의 긍지도, 엘프의 도덕도 잃어버리다니…….”
“그래. 완전히 타락해버린 거야…….”
레나는 조소하며 과일을 한입 물었다.
“세상을 이루는 정령들의 가호를 저버리고, 그러고도 엘프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레나는 조소를 넘어서 혐오어린 눈으로 사슴 뒷다리 고기를 뜯는 프로테나를 보았다.
“종족의 긍지를 저버린 저런 년한텐 절대로 안 져.”
와삭!
으적!
고기를 뜯는 소리와, 열매를 깨무는 소리가 번갈아서 울려퍼졌다.
*
“허억…… 허억…….”
그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도.
프로테나는 숲 속에서의 달리기에서 세 엘프들에게 뒤쳐졌다.
“흥, 저것 좀 보라지.”
“고기를 먹고 나서 몸이 더 느려졌어!”
“거봐, 숲의 아이들을 먹고 숲에게 미움을 받게 된 거야.”
그 모습을 보고 세 엘프들은 경멸어린 태도로 험담을 했다.
그렇게 경멸어린 태도로 무시하다 보니, 그녀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프로테나의 몸이 조금씩, 아니 급격히 바뀌고 있는 것을.
“프로테나.”
“트레이너! 저, 이번에도…….”
“잘했다. 걱정하지 마라.”
“네?”
[프로테나 회원님의 근육량이 25% 증가했습니다.] [체중이 2kg 증가했습니다.] [근력이 7% 증가했습니다.]네가 자각하지 못해도, 남들은 몰라도 나의 근태창은 너의 성장을 정확하게 내게 알려준다.
그리고 나는 확신이 들었다.
“너는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네?”
“지금은 네 몸이 늘어난 근육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렇다. 이미 기반은 충분하다. 지금 숨이 찬가?”
“어…… 멀쩡하네?”
한참동안 숨을 헐떡이고, 심지어 토하기까지 하던 3일차까지와 달리 지금은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너의 유산소는 이제 충분한 정도까지 올랐다. 이제 다음으론 근육량을 키우고, 근육들이 힘을 쓰는 것을 배우는 거다.”
“네, 네엣! 트레이너!”
좋다. 처음의 건방진 엘프의 모습은 사라지고, 트레이너를 절대 신뢰하는 헬린이의 모습만이 남아있군!
“좋아, 그럼 식사준비를 하도록. 난 잠시 혼자 간다.”
“네?”
“혼자 가신다고요? 어디로요?”
“저 숲 안으로. 상대해야 할 녀석이 있다. 아니 정확히는…….”
나는 앞으로 상대할 녀석을 상상하며 씩 웃었다.
“구해야 할 고기가 있다. 너희 모두를 위해서.”
프로테나는 왠지 모르게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걱정 마라. 밥 먹기 전까진 돌아온다.”
*
[스킬 : 섭취 분석이 근태창 페이즈2의 영향으로 랭크가 상승합니다.] [스킬 : 섭취 분석의 하위 스킬, ‘성분 분석’을 획득합니다.] [오크의 감각으로 느끼는 모든 성분들을 분석할 수 있다! 미각, 후각, 촉각까지!]지난번 마수의 고기를 먹어본 뒤, 마수의 고기를 다양한 형태로 가공을 해서 먹어보았다.
말려서도 먹어보고, 훈제해서도 먹어보고, 물에 완전히 담갔다가도 먹어봤다.
물론 그때마다 진짜 맛은 차라리 구워서 먹는 게 낫거나, 차라리 짐승똥을 씹는 게 낫겠다 싶은 결과가 나왔지만.
그렇게 한참을 하다 보니, 마치 근태창이 ‘야 그런 거 먹는 거 아냐. 제발 다른 방법으로 좀 해 봐봐.’라는 듯, 스킬을 열어준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나는 냄새와 촉감으로 상대를 추적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짐승의 발자국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것을 만져 봄으로서, 어떤 덩치의 어떤 형태인 녀석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그곳에 남아있는 미세한 냄새를 맡아서, 그것이 어떤 생물인지, 그리고 어디로 향하는지를 추적할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지금 나에게 흔적을 발각당한 녀석이 내 추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리고 나는 얼마 전, 숲에서 한 발자국을 찾아냈다.
‘그것은 곰이라기엔 너무 컸다.’
내가 상대했던 핏빛털보다도 더 큰 발자국.
그리고 내가 마수의 고기를 맛보면서 기억한 냄새와 감각이 느껴졌다.
‘이건 마수다.’
확실한 마수의 흔적. 게다가 곰 형태의 마수라니.
‘아주 좋은 상대다.’
나는 두려움은커녕, 녀석을 만나서 싸워보고 싶어졌다.
안 그래도 마수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찰나다.
요약하자면 첫째, 마수의 고기는 필요하다. 둘째, 마수를 단독으로 이길 수 있어야만 한다.
‘마수의 고기에는 일반적으로 얻을 수 없는 영양소가 많아.’
거기다 펌핑을 일으켜서 순간적으로 근력을 올리고, 평소보다 더 높은 무게로 근력운동을 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높은 과부화를 일으켜서 근성장을 하게 만든다.
‘일단 그냥 먹을 것으론 못먹을 거지만, 이런저런 시험을 해 본 결과.’
말려서 분말로 갈아 약처럼 먹는다면, 이건 영양제로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영양의 손상도 최소한으로, 그리고 맛을 느낄 필요도 없이 삼켜버릴 수 있으니까.
‘이런 마수의 고기를 얻어 영양제를 만들려면, 언제까지 엘프의 정령술에 기대어서 사냥을 하는 거론 한계가 있어.’
더 상급의 존재나 여러 마리의 마수를 잡기 위해서는 엘프의, 프로테나의 정령술은 큰 도움이 될 거다.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아니지만……!
“내 순수한 근육의 힘만으로 뚜까잡아야지! 직성이 풀린단 말이다!”
쪼잔하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내가 근육을 키우는 이유는!
나를 위협하는 그 어떤 존재라도 근육의 힘으로 물리칠 수 있다고 믿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 정했기 때문이다!
“녀석을 단독으로 잡는다!”
원판을 끼운 바벨과 쇠사슬 케틀벨을 든 전투태세로 난 녀석을 추적했다.
내 새로운 스킬 덕에 녀석의 추적은 금방 끝났다.
크르르륵?
거대한 곰의 형상이었지만, 양 앞발의 손톱은 더 길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나있으며,
온몸에 마치 뼈갑옷 같은 갑각이 몸 곳곳에 붙어 있었다.
게다가 등줄기에선 검은 기운이 마치 휘날리는 털처럼 스멀스멀 거리는 불길한 외향.
감히 겁도 없이 등장한 나를 노려보는 이글거리듯 붉은 눈동자.
녀석은 씹어먹고 있던 또 다른 마수를 뱉어내며 나에게로 흥미를 돌렸다.
그리고 입을 벌려 포효를 하려 자세를 잡았다.
크워어-.
“선빵 필승!!”
부웅-빠가아악!
쿠어억?!!
녀석이 포효를 하려고 하기도 전 난 냅다 놈의 얼굴을 바벨로 후려갈겼다.
쿠억! 쿠어!
‘야이 예의도 없는 새X야! 왜 선빵을 갈기고 지X이냐!’
라고 말하는 듯 그 마수 헥스 베어가 울부짖었지만!
“라잇 웨잇!”
알 게 뭐냐! 난 계속해서 바벨을 휘둘렀다.
빠각!
쿠워어어!
녀석은 내가 휘두르는 바벨을 팔로 막아냈다.
갑옷을 두른 팔이지만 어차피 생체 갑옷! 여지없이 내 탄력봉의 원판에 닿자 박살났다.
“자아, 더 해 보자 베이베!!”
부웅! 뻐걱! 부웅! 빠각
크워어어억!
녀석은 마치 커다란 칼날 같은 손톱이 달린 앞발을 내게 연타로 휘두르고, 나는 탄력봉을 휘둘러서 놈의 공격을 맞받아치고, 다시 놈을 두들겨 팬다.
예전 핏빛털과 싸웠던 때와 비슷하지만, 상대의 힘도, 속도도 차원이 다르다.
‘하지만 그건 나도 마찬가지!’
뻐거억! 콰앙! 콰직!
크워어어!!
내 바벨은 녀석의 공격을 튕겨냄과 동시에 회전하여 녀석의 얼굴을 가격하고,
콰아앙!
털썩!
빠가아악!
녀석의 무릎을 내리쳐 녀석을 쓰러트린 뒤 녀석의 대가리를 한 대 또 크게 한방 먹였다.
크르르르…….
“허, 정말 마수란 것들은 회복력 하나는 장난 아니군.”
보통의 짐승이라면 이 정도 머리를 두들겨 맞으면 거의 빈사상태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녀석은 아직도 싸울 기세가 충만하다.
“하! 그래! 좋아! 이래야 두들겨 패는 맛이 있지!”
크워어어!
부웅
빠카앙!
놈의 공격을 맞받아치면 맞받아칠수록 강한 충격이 온다.
그 충격은 달리 말하면, 무게!
“고중량 고반복이 되는구나!”
쿠오오오!
빠캉! 빠악! 콰앙! 콰앙! 빠악!
녀석의 공격을 받아치고, 후드려팬다! 받아치고! 또 후드려팬다!
촤악!
“흥!”
녀석의 날카로운 발톱이 스쳤지만 그저 살갗이 찢어질 뿐이다!
자아, 더! 내게 더 고중량 고반복을 선사해라!
[근육에 과부하가 걸립니다] [근섬유가 손상됩니다.] [근력이 증가합니다!] [근력이 증가합니다!]마수 특유의 높은 회복력 덕분에 놈의 공격 기세가 오래 유지되고 있다.
덕분에 내가 받아치면서 오는 부하도 일정하다!
“라잇 웨잇!”
그야말로, 바벨을 머신으로 만들어 이용하는 것 같다!
‘어라, 그럼 그건 스미스 머신인가?’
이런 격전 속이지만 아드레날린이 뿜어나와 모든 게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덕분에 이런 한가한 생각까지 할 여유가 생겼다.
쿠헉, 쿠허억…….
하지만 상대 쪽은 여유가 없는 것 같다.
“흐음?”
녀석은 갑자기 헉헉거리더니 공격을 멈췄다.
“뭐냐, 더 해봐! 뭐 해!”
쿠워어어!
부웅!
다시 일정한 힘으로 공격을 날리긴 하는데 이번엔 한 번 하고 헉헉 거린다.
이건…….
“너 설마, 지쳤냐?”
크워어어!
부웅!
빠캉!
부웅! 빠캉!
내 말에 빡친 듯 마수 헥스 베어가 공격을 날렸지만 그것도 겨우 두 번 남짓, 다음엔 또 헥헥 거리며 멈췄다.
“허, 회복력만 좋으면 뭐하냐.”
신체의 회복은 회복이고, 동작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지구력과 그걸 받쳐주는 유산소 능력은 또 별개로군.
그러면 아무리 신체를 회복시켜 봐야, 이런 맞다이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흥, 그것이 유산소를 등한시 한 자의 한계란 거다!”
솔직히 나도 요즘 계속 유산소만 해가지고 불만이 많이 있긴 했는데!
“유산소 집중 주간을 가진 것도 나쁘지 않았군! 라잇 웨잇!”
덕분에 이 난타전에도 여유가 넘쳐흐르고 있다! 프로테나에겐 감사해야겠군!
빠카아앙!
쿠워어!
녀석의 대가리를 후려갈기는 거로 나의 일방적인 구타가 시작됐다.
비록 저중량 고반복이 되어버렸지만, 지루한 운동을 끝내고 마무리 지을 때는 오는 법이다!
“라잇 웨잇! 라잇 웨잇!”
빠캉! 쾅! 콰직! 으직! 빠각!
녀석은 일방적으로 구타당하는 것을 견디다 못해 결국 웅크렸다.
“어휴 두들길 면적이 더 늘어났군! 라잇 웨잇!”
빠악! 콰앙! 콰앙! 콰직! 우드득!
크르르륵!
“음?”
순간, 내 근심안이 녀석의 근육이 이상하게 움직이는 것을 포착했다.
뿌드드드득!
녀석의 등근육이 마치 군데군데 찍힌 점을 중심으로 오므라드는 것처럼 보였다.
어떤 짐승에게서도 보지 못한 괴상한 근육의 움직임.
“앗!”
하지만 순간, 마치 총의 강선처럼 꼬인 근육의 형태에서 난 녀석이 뭘 하려는지 알아차렸다.
녀석은- 등에서 침을 뽑아 발사하려 드는 것이다! 히X라리스크 처럼!
크워어어어!
퓨퓨퓨퓩!
녀석의 등에서 기다란 침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콰콱! 콰콱!
녀석의 침은 아름드리 나무는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뚫고 박힐 정도로 강력했다.
그 위력은 아마 튼튼한 피부도 뚫고 근육에 손상을 줄 정도이리라.
만약 내가 녀석의 근육 움직임을 제대로 읽지 못했더라면, 큰 부상을 당했을 거다.
“느려!”
크륵?!
나는 곧장 덤벨 낀 탄력봉을 장대 멀리뛰기처럼 하여서 공중으로 몸을 띄워 침을 피했다.
“그 몸을 가지고도 정면 승부를 안 하고 이런 야비한 짓을 하다니!”
부웅!
그리고 땅에 박혀있던 탄력봉을 공중에서 수레바퀴처럼 휘둘러!
“내 근육을 위한 단백질이 되어 반성하라!”
빠가아악!
척추 기립근, 상완근, 삼각근, 광배근, 삼두근! 여기에 중력까지 더해진 일격이 놈의 머리를 박살냈다.
녀석의 윗턱을 포함한 머리 윗부분이 날아갔다.
꿀럭! 푸헉!
그럼에도 녀석은 다시 회복하려 한다.
“그렇게는 못 하지!”
콰앙! 콰직! 으직! 빠각!
녀석의 머리를 집중적으로 확인 사살하듯 내리쳤다.
부들부들-털썩!
그렇게 완전히 머리가 없어지고 나서야, 녀석의 몸은 부들부들 떨다 축 늘어졌다.
“후우! 좋은 루틴이었다!”
그렇게 오직 내 힘만을 사용한 마수 사냥이 끝났다.
온 몸의 근육이 떨려오고 기분 좋은 뻐근함을 느끼며 희열을 맛본다.
하지만 오래 맛볼 순 없다.
“저녁 식사 전까진 돌아온다고 했으니까!”
촤라락!
난 허리에 매어 준비한 쇠사슬을 꺼내 들었다.
*
지이익-쿵! 지이익-쿵!
“허억.”
“히엑.”
“히이익…….”
막 식사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모두가 입맛이 뚝 떨어진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아! 기뻐해라!”
로헨은 머리를 잃고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 마수 헥스 베어를 질질 끌고 와 외쳤다.
“우리의 영양제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