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13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12화
“크우어어!”
“으악 깜짝아!”
“로헨!”
“후우! 후우!”
이것이 독에 당한다는 기분인가, 정말 더럽다.
내 맘대로 근육을 움직일 수 없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더러운 기분!
“다시는 맛보고 싶지 않다!”
“아이씨 깜짝아! 사람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요!”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듯 가슴에 손을 올리며 헉헉 거리던 세일럼은,
“……흑!”
와락!
울컥 울음을 터뜨리더니 로헨을 꽉 끌어안았다.
“오오.”
“으잉?”
“어머…….”
그 갑작스런 행동에 로헨은 응? 하는 표정으로 얼었고, 다른 일행들은 저마다의 반응을 보였다.
“죽는 줄…… 알았는데…… 나 때문에…… 씨이…….”
“저기, 세일럼……?”
“후후, 역시…….”
“이, 이것이 도색잡지에 나온…… 인간들의…….”
카이란과 프로테나는 그나마 정상적인 반응이었지만.
“뭐하냐 세일럼.”
“떨어져라 인간 여자, 로헨 치료해야한다.”
당연하지만 오크들은 얘가 뭐 하는 거냐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세일럼…….”
“으, 미안…… 미안해요…… 나 때문에…….”
“근손실 난건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나의 책임이지. 그러니까 이제 떨어져라.”
“엇……?”
“그, 그렇지 않으면……!”
콰악!
“앗.”
갑자기 로헨의 두 손이 세일럼의 어깨를 붙잡았다.
거칠어지는 숨, 몸에 흐르는 땀, 그녀를 내려다보는 이글거리는 눈빛.
“세일럼……!”
“아, 앗…….”
세일럼은 그 눈빛과 기세에 압도되었다.
그저 얼굴을 붉힌 채 어버버 거릴 뿐이었다.
‘뭐야, 너, 너도 그런 마음이 있었던 거야? 날 지금까지 그런 눈으로? 그, 그치만, 어, 어차피 힘으로 뿌리치지도 못하는데, 어, 어쩔 수 없는 거지? 하,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남들이 다 보는 곳에서? 보여지는 거야? 나, 나 이런 거 처, 처음인데…….’
“크오오오!”
“히으읏!”
평소의 그르렁거리는 듯한 걸걸한 목소리가 아닌 소녀소녀한 비명을 지르며 세일럼이 눈을 감았다.
이후에 찾아올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두려워하며 눈을 꼭 감은 세일럼은.
휘익!
“비켜라! 방해 된다!!”
“어라?”
갑자기 허공으로 내던져졌다.
“어, 어? 꺄아악!”
“어잇차.”
내던져진 그녀를 붙잡은 건 카이란이었다.
“뭐, 뭐야? 어?”
“보시다시피, 차이셨군요.”
“하아?!”
“우오오오!!”
마치 방해된다는 듯 세일럼을 내던진 로헨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떨어트린 탄력봉이었다.
“제길! 이 무게가 아니야! 무게를 더!”
그러더니 로헨은 탄력봉에 모든 원판을 끼우고,
촤라락!
그것도 모자라 쇠사슬까지 추가로 감아서 더 무게를 더하더니,
“라잇 웨잇!!”
콰아!
데드리프트처럼 단번에 들어 올렸다, 바로 쇄골 앞까지 바벨을 들고 앉은 뒤 곧바로 일어났다.
‘이것이 클린!’
“베이베-!!”
그리고, 양 발을 앞뒤로 위치한 후 바벨을 머리 위로 힘껏 들어 올렸다.
‘이것이 저크!’
“크오오오!”
엄청난 무게감이 내 팔과 몸 전체에 쇄도한다! 하지만, 들 수 있다!
쫘아악!
쭈욱!
상처부위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독이 피와 함께 빠져나오다 금방 멈췄다.
뿜어져 나온 아드레날린이 피를 금방 멎게 한 것이다.
게다가 미쳐 날뛰는 성장호르몬이 근육을 초단위로 회복하게 만들어 상처가 아물기 시작한다.
‘내 용상 최대 무게가 갱신되었다! 뭐냐 이 상태는!’
“오오!”
“저 무게로 클린 앤 저크를 하다니, 저건 처음 본다!”
“어…….”
모두가 감탄하는 가운데 내던져진 세일럼만 그저 멍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크아아!”
콰앙!
로헨은 잔뜩 흥분한 기세로 바벨을 땅에 내던졌다.
“후우! 후우!”
“저기, 로헨 상태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평소대로의 로헨인데?”
“1RM을 갱신했을 뿐.”
“아니, 명백히 흥분해 있잖아요. 근육 펌핑 된 거랑 핏줄 튀어나온 거 좀 보세요.”
카이란의 딴죽대로, 로헨은 엄청난 흥분 상태였다.
[상태 이상 : 과흥분 상태] [마수의 독의 영향으로 아드레날린 부스트가 200%증가합니다] [심박수 증가, 혈류량 증가, 최대근력 10% 상승]“대단하다! 그래, 역시 마수는 정말 쓰임새가 대단해!!”
마수의 고기에 있는 영양뿐만 아니라, 그들의 독까지 이런 최고의 펌핑제가 될 수 있다니!
“으아아!! 라잇 웨이잇!!”
그러더니 갑자기 로헨은 자신의 온 몸에 쇠사슬과 덤벨과 바벨을 휘어 감기 시작했다.
“크아아아! 하체도 조진다! 베이베-!!”
“어어어, 어디 가십니까! 주군!”
덤벨, 바벨, 케틀벨 모든 무게를 쇠사슬로 감아 몸에 묶은 로헨이 미친 듯이 마을을 달려가기 시작했다.
“히익! 뭐야, 지진, 지진이냐?!”
“방금 마수가 쳐들어오지 않았어?!”
“마수가 아직도 날뛰고 있는 거야?!”
만티코어와의 격전보다 과흥분 상태의 로헨이 미친 듯이 달리는 게 마을을 소란스럽게 만들었다.
“허허어…….”
“만티코어의 독이 흥분 효과를 일으키는 건 맞는데요…… 죽다 살아난 사람이 저래도…… 괜찮은 건가요?”
“뭐, 로헨이니까.”
“괜찮겠지.”
“본인은 지금이야말로 근육 조질 시간이라고 즐거워할 거다.”
“에, 에에…….”
“나, 나는 차인 거야……? 저 쇳덩어리들 한테 차였어? 나보다 저 쇳덩어리들을 드는게 더 좋은 거야……?”
세일럼은 망연자실해서 주저앉은 채 중얼거렸고, 카이란은 그런 세일럼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해주었다.
“……뭐, 트레이너니까!”
이제는 로헨 일행의 마음가짐이 된 프로테나는 그냥 ‘로헨이니까’로 모든걸 이해하기로 했다.
그냥 이해하기를 포기한 것일 수도 있고.
“아 참, 레나도 풀어줘야지.”
“같이 가시죠, 프로테나 공.”
“네에, 스카!”
왠지 모르게, 스카는 프로테나와 조금 친해진 것처럼 보였다.
*
“으음, 내가 그랬었던가. 뭔가 기억이 좀 단편적인데.”
10시간 동안 완전 푹 자고 개운함과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고 일어난 뒤,
내가 뭘 했는질 녀석들에게 들은 뒤 내 감상은 매우 심플했다.
독에 당한 뒤로 뭔가 헛소리를 한 것 같고, 헛소리 한 뒤엔 갑자기 온몸에 엄청난 펌핑감을 느껴서,
‘왔다, 그분이 왔다! 이때를 놓칠 수 없다!’
라며 클린 앤 저크를 한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마치 술 마셨다가 필름 끊긴 것 같은 기분이군.’
숙취와는 달리 머리가 아픈 것 대신에 약한 정도의 근육통이 있다.
그것도 엄청나게 놀라운 일이다.
난 이 근수저 몸과 근태창을 갖게 된 이후로 다음날에 근육통을 느낀 적이 손에 꼽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로아노르 공방전 이후로 이 정도의 피로감을 느끼기엔 처음이다.
“이건…… 설마! 근태창!”
나는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근태창을 펼쳤다.
[기본 정보]– 이름 : 로헨 코르막
– 종족 : 하프오크
– 체력 : 78/100
– 키 : 198cm
[근육 발달도]-골격근 :78%(21%)
-체지방 : 4%(0%)
-목 : SD(19)
-가슴 : SD+(25%)
-왼팔 : SD++(28%)
-오른팔 : SD++(27%)
-복부 : SD+(19%)
-왼다리 : SS++(11%)
-오른다리 : SS++(10%)
-엉덩이 : SD++(21%)
[운동 능력]-최대 근력 : SS++
-순발력 : SC
-지구력 : SC+
-협응력 : SD
[방어 능력]-피부 강도 : A++
-마법 저항 : C+
[특수능력치]-카리스마 : A
-매력 : B
[스킬]-근육조작 : S
-카피 : C
-성분분석 : B
-포징 : S++
-위기 상황의 괴력 : S+
-전쟁함성 : B+
-머슬아머 : B++
-PT : S
.
.
.
“크하! 역시!!”
로아노르에 있던 때보다 짧은 시간에 극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바로 이거지!
짧고 굵은 성장! 마수라는 새로운 적을 상대하고, 그리고 먹은 덕에 이룰 수 있었다!
“으흐흐…… 그래! 먹는다! 해치운다! 마수 네놈들이 나의 새로운 득근의 희생양이 될 것이다! 크하하하!!”
“으에익 깜짝아! 쫌!……요! 로헨……님 때문에 심장이 매번 남아나질 않아요!”
그때, 스튜를 가지고 들어온 세일럼이 로헨의 사악한 웃음소리에 놀라 하마터면 스튜를 떨어뜨릴 뻔했다.
“아, 세일럼.”
“어우, 얼굴 돌려……요. 그 얼굴 심장에 미친 듯이 안 좋아……요.”
붉은 안광을 번뜩이는 그의 미소 짓는 얼굴은 다른 종족의 정신건강에 대단히 좋지 않은 수준이었다.
*
“큭…….”
“약속은, 약속이다.”
나는 레나와 세 엘프를 프로테나의 앞에 세우며 말했다.
“10일 이내, 프로테나는 분명히 너희 셋 누구보다, 아닌 셋 모두를 합쳐도 강하다.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겠지?”
“…….”
“이제는 약속대로, 프로테나를 너의 상급자로, 대장으로 인정해라.”
“윽…….”
레나는 아직 남아있는 엘프로서의
자존심 때문에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지만.
“레나?”
“힉……!”
레나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남은 자존심조차 박살 났다.
정작 프로테나는 어떤 위협의 의도도 없었기에 그런 태도에 오히려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오크들은 상급자로 상대를 인정한다면, 무릎을 꿇고, 땅에 이마를 대며 손을 모은다.”
“어, 어떻게 그런……!”
욱 하는 레나에게 나는 그저 목근육에 힘을 줘서 핏대를 새워 노려보는 것으로 답했다.
“크읏…….”
결국 레나는 이를 악물고, 땅에 무릎을 꿇었다.
“…….”
레나와 세 엘프가 차마 움직이지 않는 몸을 움직여 머리를 숙이려던 찰나,
“그만해.”
“어?”
프로테나는 그런 레나를 만류했다. 그녀와 같이 무릎을 꿇으며.
“우린 원래 친구였고, 같은 바람걸이 공동체의 엘프였잖아. 누가 누구의 위로 가고, 이런 건 역시 옳지 않은 것 같아.”
“프로테나…….”
“난 그저 너희가 나를 인정해주길 바랐을 뿐이야. 그리고 나도, 너희에게 인정받을 만큼 강해지고 싶었던 거고. 그러니까…….”
그러며 프로테나는 레나의 두 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 힘은 레나가 느낀 그 어떤 엘프보다도 강한 힘이었다.
“이제는 동등한 엘프로서, 바람걸이 공동체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자.”
“프로테나…….”
레나는 프로테나의 진지한 눈빛을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하다, 쓴웃음을 지었잖아.
“싫다고 하면 어차피 힘으로 누를 거잖아.”
“네가 나보다 강해지지 않으면?”
프로테나는 키득거리며 웃었고, 레나도 쓴웃음을 지었다.
“잘했다, 프로테나.”
나는 그런 프로테나를 칭찬해주었다.
“진정으로 큰 힘은 언제나 여유를 준다. 나에게도, 그리고 상대에게도. 오직 상대를 짓누르는 것만이 힘이 아니다.”
무언가를 들고 누르는 것만이 힘이 아니다.
무언가를 받쳐서 지탱하고, 버티는 여유를 가지게 만드는 것도 힘이다.
“저, 하마터면 저 아이에게 상처줄뻔 했어요. 나쁜건 저였는데…….”
프로테나는 간밤에 레나에게 한 일을 떠올리며 후회에 차 말했다.
“처음이었어요.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다, 내 손으로 어떻게 하려고 한 것이…….”
“운동을 하며, 몸을 단련하면 그런 충동을 느끼기 마련이다.”
운동하며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엔돌핀, 호르몬이 공격성을 충동질한다. 그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낼 정신력을 키워주는 것도, 근육이다.”
“트레이너…….”
“넌 그 충동을 이겨냈다. 그것을 후회하고, 진정한 강자의 아량을 보여줬다. 잘했다 프로테나.”
“네…… 트레이너!”
“앞으로 우린 더욱 강해질 거다. 그리고 약속하지.”
그러며 나는 훗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우린 반드시, 너희 바람걸이 공동체를 원래대로 돌려놓을 것이다.”
*
“저희 마을을 위해서 싸워줘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장로와 화전민들은 로헨 일행에게 거듭 감사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 준데다, 화전민들을 가장 위협하는 마수 만티코어를 해치워줬다.
아무리 이종족이라도 이 정도면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얻기에 충분한 위업이다.
“앞으로 마수가 있더라도 여기 세 엘프들이 마을을 지켜줄 것이다.”
그러며 나는 레나와 두 엘프들을 소개했다.
그녀들은 자유롭게 풀어주는 대신, 이 화전민 마을을 마수들에게서 지켜주는 파수꾼 역을 맡긴 것이다.
“엘프에게 약속을 지키는 긍지 정돈 있을 거라 생각한다. 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야…….”
“으…… 아, 알았어……요…….”
약간의 힘으로 압박을 좀 가하긴 했지만. 화전민으로서도 마수를 상대하는데 뛰어난 엘프가 지켜주면 그거대로 좋겠지.
“우리는 바남으로 향합니다. 혹시 바남으로 가는 길을 아시는 분이 있습니까?”
“안 그래도 저희가 모은 산의 임산물을 팔기 위해 바남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갈 수 있다면 저희야말로 든든할 겁니다.”
화전민 촌의 청년이 말하며, 각종 임산물이나 나무들로 가득 든 수레를 보였다.
“오호…….”
“이제 누가 수레 끌기 루틴으로 싸우지 않아도 되겠다, 그렇지?”
“허이구 진짜 뇌까지 근육인 오크들…….”
세일럼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었고, 프로테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 그럼 출발하자!”
안내역 겸 동행으로 화전민 촌의 청년들과 함께 화전민을 나와서, 엘프들이 하을바람 숲이라고 부르는 숲을 내려갔다.
역시나 숲을 내려가 평원으로 나오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기입니다.”
“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들 앞에 엉성한 목책이 아닌,
제대로 단단한 석재 벽돌을 쌓아 올린 20미터는 될 커다란 중세 유럽풍의 성이 나타났다.
“저기가 바로, 바남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