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17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16화
“에에이, 그렇다고 해도 이 치즈만으론 필요한 단백질을 채울 수 없다!”
“그렇다!”
“이런 걸 먹으면 우리 어린 시절의 몸으로 돌아갈 것만 같다!”
“끄응! 이건 나도 동감!”
“저, 저는 이대로도 상관 없…….”
“카카! 에이크! 사슴 고기와 돼지 햄을 가져와라! 그리고 솥도!”
“오우!”
“거기, 안내해주는 사제!”
“네, 네엣! 저, 전 사제가 아니라…….”
“이곳에서 음식을 만드는 주방이 어디냐!”
“예에? 거, 거긴 갑자기 왜요?”
“안내나 해라!”
“으힉! 아, 알겠습니다!”
아드소란 어린 사제는 겁먹은 듯 앞서서 우리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왠지 겁먹게 만든 것 같아서 미안하군. 단백질에 관해선 우리가 좀 급발진 하는 경향이 있지.
“저, 저곳입니다!”
“음!”
나는 아드소가 안내해준 주방의 문으로 나아갔다.
“이따위 요리를 만든 건 누구냐앗!!”
콰앙!
“으헉!”
어이쿠, 그냥 옛날 본 요리만화의 빌런처럼 벌컥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문이 부서졌네.
“누, 누구…… 으헉! 오크!”
“미, 미안하다. 문은 나중에 고쳐놓겠다.”
“전능하신마르두크시영원한빛으로날보호하소서거룩하신지혜로…….”
“아니, 우리 손님인 거 알잖나. 뭘 어쩌려고 들어온 건 아니니 과민반응 하진 마라.”
“어, 네…….”
조리장은 머쓱하게 진정했다.
“그, 그래서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조리장을 좀 쓰고 싶다. 괜찮은가?”
“네? 직접 요리하실 겁니까?”
“이곳의 식사는 우리들의 성에 차지 않아서 말이다.”
“저희 교단 수도원의 식단을 외부인들이 그리 맘에 들어 하진 않죠…….”
보아하니 본인들도 식사의 형편없음을 알고 있긴 하나보다.
그래, 당연하지.
“하지만 그것이 저희 교단의, 그리고 교단의 사제가 될 이들을 위한 과정입니다. 검소함을 체득하고, 마르두크님의 은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체감하는-.”
“하지만 그렇게 먹어서는 너희들의 신이 내려준 몸을 상하게 만드는 일이다!”
“으힉?!”
“근손실 난 몸으로는 진정으로 강한 정신을 키울 수 없는 법이다! 자아, 들어와라!”
“오우!”
터억! 처억!
우리는 사냥한 고기, 염장 고기, 산에서 캔 산나물과 향신채 등의 식재료를 일행이 우르르 들고 왔다.
“으헉! 뭐, 뭡니까 이것들은!”
“지금부터 이번 식사는!”
“우리가 만든다!”
“자, 잠깐 아직 전 된다고 말 한 적이…….”
“라잇 웨잇!”
“라잇 웨잇!”
우린 우리보다 근력이 약한 자의 말은 듣지 않는다!
“걱정마라 조리장이여. 이것은 너희에게도 좋은 것이다!”
치이이익!
“고, 고기?!”
조리장은 커다란 솥에다 고기를 익히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너희에게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교리는 없는 것으로 안다!”
“그, 그건 그렇지만! 가능한 자신을 위해 다른 생명을 살해하지 말지어다 라는 계율이-.”
“이 고기의 주인은 우리의 몸에 근육이 되어 하나가 되어 살아간다!”
“그건 또 무슨 소립니까!”
“너희에게 먹으라고 강요하진 않는다! 그러니 우리가 먹는 것도 간섭하지 마라!”
부글부글!
지글지글!
우리는 늘 하던 대로 고기6 야채4 비율의 스튜를 끓였고,
향신료로 향을 입힌 고기와 햄을 얇게 썰어 가지고 다니는 프라이팬에다 구웠다.
이번엔 특별한 메뉴가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너희들의 흑빵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다음엔 거기에 견과류 등을 섞으면 더 균형 잡힌 빵이 나올 것이다.”
“엣, 뭡니까 그거. 굉장한데요.”
아니 빵에다 견과류 섞는 것도 모른단 말이냐 이놈들은?
“이런 번화한 도시조차 식문화가 겨우 이 정도인가. 가르쳐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군!”
“어, 엇…….”
조리장은 우리가 호밀 빵을 반으로 갈라 구우며 나는 고소한 냄새와,
막 끓기 시작한 스튜의 고기와 야채, 그리고 향채가 어우러진 미칠 듯한 냄새.
“아…….”
조리장은 어느새 자신이 입을 헤 벌리고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놀랐다.
“야채들은 준비되었나!”
“이미 오래전에 준비되었다!”
야생의 양파와 고수, 파 등을 잘게 다진다.
반으로 갈라 구운 흑빵 사이에 구운 고기들을 넣고,
“이 위에! 치즈를 뿌린다!”
“치, 치즈를 고기 위에?”
잘게 잘라놓았던 치즈를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고기 위로 뿌린다.
딱딱했던 치즈가 열에 녹아내린다.
곧 육즙과 어우러지며, 아주 먹음직스러운 노란빛을 띄게 되었다.
‘크흐, 전생에는 지방과 염분 함량이 높아서 거의 먹지 못했지.’
하지만 이곳은 뭘 하든 몸을 움직여야 하는 중세 판타지 세계!
이 정도 지방과 염분은 일상생활만으로 소모 된다!
“그리고 여기 위에 다진 야채들을 올리고, 마무리로 홀스 래디쉬 간 것과 붉나무 열매즙을 섞은 소스를 올리면!”
로헨 무리 특제, 호밀빵 샌드위치와 와일드 스튜 완성이다!
“허어억…….”
‘뭐, 뭐야 이 엄청난 냄새는!’
마치 코를 침략하는 것 같은, 생전 처음 맡은 좋은 냄새.
꼬르르륵!
분명히 식사를 먼저 마쳤음에도 조리장은 미칠 듯한 허기를 느꼈다.
“자아, 가자! 식사의 시간이다!”
“오우!”
“단백질이다!”
“얼마 만에 제대로 된 빵식이야, 이게.”
“고기~ 소화 잘되는 고기~”
세일럼과 프로테나도 이젠 고기 요리에 익숙해지다 못해 마음을 사로잡혔다.
쿵! 탕!
“어, 엇…….”
“뭐, 뭐지 저 손님들의 식사는?”
아직 식사를 하고 있던 사제들은 로헨 일행이 들고 온 식사를 보고 웅성거렸다.
“자아, 식사다!”
“잘 먹겠습니다!”
“오늘도 일용한 단백질을 충분히!”
“먹는 것도 훈련이다! 라잇 웨잇!”
갸아아악! 구와아악!
깨작거리는 자신들과 전혀 다른 격렬한 기세의 식사.
‘그 정도로 맛있는 건가?’
‘젠장, 냄새 죽인다!’
‘마르두크시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시나이까……!’
모두가 그들의 식사를 보고 있는 와중,
“훗.”
느껴진다. 그들의 뜨거운 시선을.
고기를 향한 그들의 미친 시선을!
“우리는 우리의 식사를 한다. 너희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앗?”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선언했다.
“하지만 너희가 우리의 식사를 함께하고 싶다면, 나는 너희를 거부하지 않겠다!”
“우, 웃!”
“그러니 먹고 싶다면, 강한 몸을 가지고 싶다면, 그리하여 카이란과 같이 너의 신을 더욱 잘 섬기고 싶다면! 얼마든지 와라!”
그것은 마치 잔잔한 듯 보이지만 아래론 들끓고 있는 수면에 돌을…… 아니, 고기 한 조각을 던진 격이었다.
“어, 어떻게 하지?”
“소, 손님이 나눠주는 음식을 나눠 받는 정도는 예법에 어긋나는 건 아니지 않나……?”
“하, 하지만 우린 검소함을 미덕으로 삼는…….”
“나, 나는 못 참겠어!”
한 명이 일어나서 우리에게로 다가온다.
“나, 나도!”
“젠장! 너무 냄새가 좋아!”
우르르!
유혹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 파문은 계속 커져만 갔고, 결국 절반 가량의 수도승들이 우리의 식탁으로 몰려오게 되었다.
“허, 허어억! 엄청난 맛이다!”
“고기가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야?”
“세상에, 이렇게 향긋한 향이 나는 스튜는 처음 먹어봐!”
“이 빵이 이렇게 고소했어? 게다가, 녹은 치즈가…… 마, 말을 못 하겠어!”
갸아아악! 구와아아악!
‘아아, 먹어라. 그것이 맛있다라는 거다. 몸과 정신에 모두 좋지.’
나는 ‘맛있다’를 알게 된 수도승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영양이 가득한 음식을 먹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에잉 쯧쯧…….”
“저런 육체적 유혹에 넘어가다니…….”
“저런 몹쓸 것들.”
“마르두크시여, 저 어린 양들에게 자비를…….”
그런 한편, 유혹을 꿋꿋하게 이겨낸 이들도 있다.
‘좋군. 단백질을 흡수한 집단과의 대조군이 유지되었다.’
안 그래도 카이란과 과거에 나눈 얘기가 있었다.
『저는 로헨 당신 덕분에 마르두크 님을 더 잘 섬기게 되었습니다.』
『바남에 있을 수도원의 분들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래, 카이란. 파문은 너와 내가 던졌다.’
이게 얼마나 파문을 일으킬진, 지켜봐야지.
*
“후우-! 후우-!”
“크음-! 으음……!”
우리가 점심을 먹고 돌아와도 여전히 두 사제들의 오체투지 상황은 큰 변함이 없었다.
카이란은 온몸에서 땀을 송골송골 흘리며 절을 계속했다. 지친 기색은…… 아직 없어 보인다.
캠벨 수도원장도 지금은 몸에 둘러진 신성력이 약해진 기색도 없고, 크게 피로한 기색은 없다.
하지만-.
‘녀석도, 땀을 흘리고 있다.’
나는 녀석의 이마에 한 방울씩 맺히고 있는 땀방울을 놓치지 않았다.
‘저 신성력으로 몸이 지치진 않는다고 했지만…….’
내 근심안으로 캠벨의 몸을 확인한 결과.신성력으로 보이는 힘이 몸을 대신해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 덕에 근육을 거의 쓰지 않는 거겠지.
그러니 체력적인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은 대가 없이는 얻어지지 않는다.
‘분명 피로가 쌓이고 있겠지.’
카이란의 말에 따르면, 저 신성력 또한 사람의 정신력 소모하는 것.
그리고 정신력은 인간이 어떤 식으로든 몸을 움직이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소모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외부의 힘으로 움직인다 한들, 몸의 피로가 제로는 아닐 터다.’
“두 시간 만에 벌써 둘 다 1100회를 넘겼다!”
“아니, 캠벨 수도원장님은 벌써 1300회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생각보다 차이가 커지는데?”
“차가 좁아지기는커녕…….”
두 시간 만에 1100, 음. 좋은 페이스다.
‘카이란 녀석. 근력은 우리 오크들보다 약하지만, 자신의 신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쓰는지 잘 알고 있지.’
일행에서 이번 승부의 방향을 이해한 건, 오직 나 한 명인 걸까.
나는 훗 하고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로헨, 괜찮은 거냐? 이 대로면 카이란이…….”
“이겼군.”
“뭐?”
“이 승부는 볼 것도 없다.”
그러며 나는 어리둥절한 일행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쪽 사제, 아드소, 였던가?”
“네, 네엣! 아, 아니 아직 사제는 아닙니다! 아직 서품을 받지 못했으니…….”
“그래, 아드소. 잠시 안내를 부탁해도 괜찮은가?”
“네? 아, 뭐 저는 여러분들을 오늘 하루 동안 안내해 드리는 역입니다. 얼마든지 말씀만 해 주십시오!”
아드소라는 어린 수도승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귀족가문 출신이라 그런지 귀엽고도 순수한 모습이다. 덕분에 이종족에 대한 편견도 별로 없는 듯했다.
“수도원의 어디를 안내해 드릴까요? 에페소님의 손가락뼈가 모셔진 수도원 기념관에라도…….”
“거 남의 손가락 뼈 봐서 뭐하게.”
“그거로 국 끓여먹을 것도 아니고.”
“구, 국…….”
“존경받는 다른 종족의 인물에게 무례한 발언은 좀 삼가라. 서로 존중을 하는 게 필요하다.”
내가 혼내자 카카와 에이크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보다시피, 아쉽게도 우리에겐 큰 의미는 없을 것 같다.”
“네에…… 그, 그럼 지하에 있는 ‘영원의 불’은 어떻습니까?”
“영원의 불?”
“네. 저희 수도원 지하에는 300년 전부터 영원히 꺼지지 않고 타오르는 불이 있습니다. 선지자 에페소께서 석장을 내려치자 땅이 갈라지며 그곳에서 나온 불이-.”
‘흐음, 일종의 천연가스라도 튀어나온 건가?’
“뭐, 그것도 흥미롭긴 하지만, 너에게 안내를 부탁하고 싶은 곳은…… 치즈를 만드는 곳이다.”
“치즈요? 치즈는 저희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목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좋군. 그곳에 안내해주겠나?”
“네, 어려울 것 없습니다. 따라오세요.”
로헨 일행이 아드소의 뒤를 따라 기도실을 빠져나온 뒤.
“이보게, 카이란.”
한창 절을 계속하던 캠벨이 문득 카이란에게 말을 걸었다.
“예…… 후우, 무슨 일이십니까.”
“이제 그만 다시 마르두크님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겠나.”
“…….”
켐벨은 호흡이 거칠기는커녕, 평온하게 말을 이었다.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던 아주 작은 땀방울을 슬쩍 닦아내며 말이다.
“보다시피, 자네는 육체의 정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마르두크님의 은총에게서 멀어진 듯 보이네.”
“…….”
카이란은 대답하지 않고, 캠벨의 모습을 곁눈질했다.
신성력으로 몸을 움직이는 덕분인지, 캠벨의 상태는 멀쩡했다.
절을 하고 있지 않는 게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에 반해 자신은 어떠한가,
신성력은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땀을 흘리는 육체뿐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네. 육체의 정념에 빠져있던 것을 회개하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읏……!”
“그리고 전 마르두크님의 품에서 나온 기억도 없습니다.”
캠벨은 묵묵히 절을 계속하는 카이란을 노려보았다.
“저는 제가 마르두크님이 내려주신 육체를 단련하는 것으로, 그분의 은총이 내리신 기적을 행했습니다.”
“뭐라……!”
“지금의 제가 그분의 은총을 쓰지 않는 것은, 그분의 앞에서 제가 그분이 내려주신 육체를 단련하는 것과, 그 결과 이루어낸 것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카이란 자네……!”
“저는 지금은 그저, 마르두크님을 섬기는 마음만으로 가득할 뿐입니다. 저는 제 나름의 방식으로, 그분을 섬길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카이란의 얼굴엔 어떤 사심도 없었다.
그저 반짝이며 흘러내리는 땀 뿐.
“크윽…….”
허나 캠벨은 순간 얼굴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내가 그 잘못된 생각을 고쳐주겠네!”
그는 엇나간 호승심을 느끼고 있었다.
절은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