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26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25화
실력 좋은 대장장이를 찾는 이유가 있다.
첫째, 에페소가 숨겨 놓은 그 운동기구들. 현대 운동기구 급으로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었지만,
역시나 수백 년 세월에는 장사가 없었는지, 군데군데 녹슬고 구조가 약해져 있었다.
나무를 거의 쓰지 않고 워낙 잘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 오히려 손을 대기 힘들게 된 것이다.
‘카카가 손을 볼 수도 있을까 했지만.’
“미안 무리, 이건 내 실력으로 어떻게 못 한다.”
카카의 반응은 매우 심플했다.
“엄청나게 강한 철이다. 강철같은데 열처리가 엄청나게 잘 되어 있다. 봐라 이 맑은 소리를!”
카랑! 카랑!
카카는 녹슬지 않은 멀쩡한 부분을 두드렸고, 맑다고 표현해야 할 쇳소리가 났다.
“게다가 이것들, 그냥 강철로만 만들어진게 아니다. 이렇게 하중을 많이 받는 부분은 우르할콘으로 만들어져 있다. 다뤄 본 적도 없는 재료를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내 능력 밖이다.”
“흐음.”
하긴, 알지도 못하는 걸, 그것도 재료조차 없이 어떻게 수리 할 수는 없는 법이지.
여기에 더불어 기구는 있어도 아직 무게추가 될만한 것들도 없고, 가장 중요한 원판도 없었다.
‘이러니 제대로 된 대장장이가 필요하지.’
대장장이가 아니라 이걸 전부 하려면 실력 있는 대장간 하나를 아예 대절해야 할 일이었다.
나름 공국이라 이름 붙은 바남이라면 이정도를 다룰 수 있는 솜씨 있고 규모가 있는 대장간은 있겠지.
“확실히, 분명 바남에서 최고로 뛰어난 대장간은 있네. ‘황금모루’ 대장간 이지.”
“그렇군. 거긴 어디 있나?”
“다만, 그곳을 찾아가는 건 좀 생각을 해 봐야 할걸세.”
“어째서?”
내 물음에 캠벨은 다소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검은 사자’ 용병단이 있네. 제국 전역에서 이름 높은 용병단이지.”
“그래서?”
중세 판타지 답게 이곳저곳 참 용병들이 많군.
“황금모루 대장간은 그 검은 사자 용병단의 소유일세.”
“흐음?”
“정확히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정은 모르겠지만 황금모루 대장간이 용병단에 저당이 잡혔네. 그 용병단을 위해서만 물건을 만드네. 하지만…….”
캠벨은 주저하다 이내 입을 떼었다.
“그게 황금모루 대장간의 주인인 ‘무르딧’의 의지인지는 모르겠네.”
“흐음.”
뭐어, 언제나 조폭들이란 골목상권의 선량한 자영업자를 핍박하기 마련이지.
“그런데 이상하군. 성 내에 주둔하는 공국군은 없는가? 왜 그런 용병단이 성 내의 대장간을 멋대로 자기 소유로 만들도록 두는 거지?”
“최근 공국군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 그렇네. 애초에, 최근 바남 공국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네. 관리들의 전횡과 부패는 심해지고, 그걸 제어해야 할 자들은 침묵하고, 공국군은 제대로 된 급여를 받지 못하고 기사들은 영지에 틀어박혀 있지.”
“흐음…….”
“그런 데다 최근 바남시 주변의 산에서는 마수들의 피해가 점점 급증하고 있는데다, 바남시 바로 인근인 수도원의 농장에까지 마수들이 튀어나오니, 이래저래 혼란스러운 상황이야.”
“이 바남시의 공작이 있을 것 아닌가. 대체 왜 이모양이 되도록 방치하는 거지?”
캠벨은 내 입에서 공작이 나올 줄은 몰랐는지 잠시 놀랐다 말을 이어갔다.
“……솔직히 지금 공작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이네.”
“허어.”
직무유기인가. 이거 안되겠군. 안 그래도 흑마련의 군세가 언제 쳐들어 올지 모르는데 말이야.
“뭐, 바남 시의 사정은 대충 알겠다. 그럼.”
“자, 잠깐만! 그렇게 말했는데도 정말로 갈 텐가?”
“혼자 가도 되긴 하지만, 역시 카카 너랑은 같이 가야겠지.”
“오우!”
“잠깐, 너희만 재미있는거 하러 가나?”
“에이크, 넌 손대중이 너무 심하다. 여기 있어.”
“어째서!”
에이크가 으르렁 거렸다. 바로 이런 것 때문에 어디 데리고 가겠냐.
“자아, 나머지는 카이란의 지휘 하에 수도사들의 회복을 돕도록. 카카, 너는 나와 대장간으로 간다.”
“당장 가자!”
그렇게 안달하지 않아도 간다.
“아드소, 혹시 안내를 해 줄수 있겠나?”
“네, 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역시 아직 젊은데다 원래 영양상태가 좋았던 덕분인지 아드소는 수도사 중에서도 가장 상태가 쌩쌩했다.
녀석은 단백질 보충제 덕에 순식간에 회복해서 벌떡 일어나 우리를 따라왔다.
“자, 자네의 강함은 알겠네. 하지만 조심하게! 검은 사자 용병단은 보통 자들이 아닐세!”
“그럼 더더욱 만나보고 싶군.”
제발 이 세상에 내가 상대할 만한 인간이 한명이라도 있길 바랄 뿐이야.
*
“저곳입니다.”
아드소와 함께 어느정도 시내 성벽 가까운 곳에 걸었을까,
탕 탕 탕 탕
후우욱 후우욱
“오호.”
과연, 장작이 더미로 엄청나게 쌓여있는데다 계속해서 강한 연기가 뿜어져나오는 굴뚝이 보였다.
그리고 쇠를 부수는 소리, 풀무를 부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커다란 대장간이 보였다.
“오오, 굉장히 크다!”
“그렇군. 확실히 로아노르의 대장간과는 비교가 불가능하게 크군.”
쓰는 장작의 양도, 연기의 양도, 그리고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역시 공국의 도시에서 이름 높은 대장간 답군.
“으음?”
그 대장간에 가까이 다가가보니, 건장한 검은 갑옷을 입은 남자들이 있었다.
저마다 롱소드를 차고 있고, 그들의 견갑에 황금색으로 사자가 그려져 있다.
‘과연, 저 녀석들이군. 근심안!’
근심안으로 녀석들의 근육을 보았다.
‘체지방 27%, 체지방은 꽤 있는 편이지만 근육량은 50%정도로 꽤 있는 편이군. 상당히 단련된 몸이다.’
괜히 제국에서 이름난 용병단이란게 아니군. 저 정도면 로아노르의 기사단원 보다 더 단련된 몸이다.
하지만, 결국 내 지도하에 성장한 그들보단 약하다.
결론은?
‘네놈들이 몇 명이든 내 상대는 안된다는 것이다!’
“카카, 넌 굳이 나설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래, 난 저 대장간이 더 관심이 있지!”
“네놈들은 뭐냐!”
“컥, 오크!”
녀석들이 다가오는 우리들을 발견했다. 당연히 놀랐지만,
“네놈들이 그 소문의 오크로군!”
녀석들은 역시나 베테랑 병사라는 듯 당황한 것도 잠시, 빠르게 자신의 허리춤에 찬 롱소드를 뽑을 태세를 취했다.
“네, 네놈들은 무슨 볼일이냐!”
“너희에게 볼일이 없다. 대장간에 볼일이 있다.”
“이 황금모루 대장간은 우리 검은 사자 용병단의 소유다!”
“당장 꺼지지 못해!”
“아니지, 우리가 왜 저딴 오크 놈에게 신사적으로 나서야하지?”
스릉!
녀석들은 참으로 판단도 빠르게 롱소드를 검집에서 뽑아냈다.
“화제가 되는 저 녀석을 해치우면 우리 명성도 올라가겠지!”
“엄청 큰 덩치! 엄청큰 근육! 내장도 엄청 크겠지!”
“베고 죽인다!”
“네놈보다 더 큰 와이번과 마수들도 얼마든지 사냥해온 우리다!”
‘자신감 하나는 인정할만 하네.’
타닷!
세 용병 녀석들은 곧바로 나를 향해 삼각 대형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맨손인 내게 칼을 들고 셋이나 덤비다니!’
“이런 뻐X 레이시스트에 스X헤드 같은 녀석들! 네놈들은 이 다종족 사회에서 살아갈 가치가 없다!”
“뭐라 지껄이는 거냐 오크 놈이! 자아, 간다 우리의 비장의 합동기! 제트 스트리-.”
빠카앙!
내게 가장 먼저 덤벼든 놈의 흉갑에 일단 한 방.
“컥-.”
내 주먹 한방에 놈의 흉갑이 우그러져들어가며 뒤로 날아갔다.
“으악!”
퍼억! 쿠당탕!
바로 뒤에 있던 녀석이 내 주먹을 맞고 날아간 놈과 부딪쳐 함께 뒹굴었다.
“이 오크 놈이!!”
부웅!
그 틈에 남은 한 녀석이 달려들어 롱소드를 휘둘러왔다.
터업!
“……어?”
내 목을 노리고 날아든 롱소드를 나는 한 손만으로 잡아냈다.
“뭐, 무슨……!”
“흥, 네놈이 휘두르는 검은 날카로움이 없이 그저 무식하게 휘두르는 거로군.”
“이, 빌어먹을! 움직일수가!”
지금까지 만난 검을 다룰 줄 아는 녀석들의 기교 어린 검술이 아닌, 그저 힘으로 휘두른 투박한 검술이다.
다른 인간들 보다 더 근력이 좋으니 할 수 있는 짓이겠지만,
“겨우 그 정도 힘으로는 이몸을 어찌할 수 없을 거다! 라잇 웨잇!”
“우와아악!!”
나는 붙잡은 녀석의 롱소드를 거꾸로 들어서 녀석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꽉 잡고 있어라 베이베!!”
부웅!
“히에에엑!”
빠아악!
난 롱소드 날을 붙잡고 야구방망이처럼 장작 더미를 향해 휘둘렀다.
빠악! 콰직!
“꿱-.”
콰직! 콰앙! 퍼억!
한 세 번쯤 휘둘러 치니까 검도 부러지고, 놈이 걸치고 있는 갑옷도 죄다 부서져나갔다.
“흠.”
인사불성이 된 녀석을 홱 내던지고 대장간을 향해 걸어갔다.
“이, 이 빌어먹을 자식!”
부웅!
쓰러져있던 또 한 놈이 다시 일어나 검을 휘둘렀지만.
텁!
“어어어!”
“후아아앗!”
나는 놈을 머리 위로 들어 프레스 자세를 취했다.
“흥, 네놈처럼 지방을 갑옷처럼 둘러봐야 내가 원하는 무게는 안나와준다!”
“익! 오크 놈이 뭐라는거야!”
“후웃!”
빠카앙!
“컥-.”
놈을 바닥에 내려치는 것으로 마무리. 놈은 꺽꺽대며 버둥거리기만 했다.
이거로 방해는 없어졌다. 나는 터벅터벅 대장간으로 걸어 나갔다.
피유웅! 퍽!
“흠.”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이 나의 가슴을 향해 날아들었다.
본래라면 내 가슴 중앙에 꽂혔을 화살이지만.
“겨우 이 정도 속도의 화살이라니. 얼마나 쓰레기같은 활을 쓰는거지.”
“뭐, 뭣?!”
날아든 화살은 내 대흉근의 가슴골 사이에 박혀서 피부조차 뚫지 못했다.
애초에 이 정도 장력의 활을 맞는다고 해도 내 피부에 긁힌 상처 정도만 날 뿐이다.
“프로테나의 활에 비하면 어린애의 활장난에 불과하다!”
“저 미친 오크가 뭐라는-끄악!”
빠악!
“흠?”
털썩!
대장간 지붕 위에 숨어 있던 저격수는 날아든 돌맹이를 머리에 맞고 내 앞에 떨어져내렸다.
“그래도 조금은 주변을 신경써라.”
“이젠 내게 잔소리를 할 정도가 되었군.”
돌맹이를 내던진 카카를 돌아보며 쿡 웃었다.
녀석의 힘으로 내던진 돌맹이라면 인간의 머리 정돈 터드릴 수 있을텐데, 적당히 힘조절 했군.
“자아, 그럼 따라와라. 이 도시 최고의 대장간을 보자.”
“오우!”
역시 카카는 대장간을 볼 생각에 눈이 반짝거리고 있다. 근 트레이닝 말고 흥미를 가지는 건 역시 이거지.
“그나저나, 그 인간 놈들 박살 냈으면 앞으로 시끄러워지는거 아니냐?”
“시끄러워지길 바라는 거다.”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우리의 근육은 트레이닝으로 완성되지만, 전투를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전투로 기분을 고양시켜 근육이 더 잘 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대장간에 들어가기 전, 카카를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는 근육도, 그리고 싸움도 강해져야한다.”
사실 그렇게 이유를 대었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제는 싸우는 것 자체가 즐겁다.
나보다 약한 힘을 가진 자를 힘으로 짓누르는 것도, 나보다 크고 강한자를 힘으로 두들겨 패는 것도.
상대와 목숨을 걸고 싸우는 그 모든 것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원래 나는 싸우는 것 자체는 별로 즐기는 게 아니었어. 단지 걸어 오는 싸움을 피하진 않았던 거지.’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이젠 나보다 더 강한 자를 직접 찾아가서 싸우고 싶다.
이건 단순히 남성 호르몬이 넘쳐흘러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그래, 이 오크라는 육체에 새겨진 본능이다.
전투에 대한 욕구. 강자와 싸워서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 그 모두가!
‘그래, 제발 덤벼와라! 인간의 강자들과 싸워 전부 이겨주마!’
흥분을 가슴 안으로 밀어넣으며 나와 카카는 대장간 안으로 들어왔다.
“으응?”
캉- 캉- 캉-
끼이익! 쿵!
그 안은 확실히 커다란 대장간인 만큼 상당히 커다라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건.
“으으으…….”
“으그윽…….”
하나같이 혹사당한 듯 말라 비틀어져서 괴로워하는 인간 대장간 직원들이었다.
“흐음…… 여기 있는 인간들.”
“강제노동을 한 모습이 역력하군. 모두 적절한 휴식과 영양섭취가 되지 않아 근손실 그 자체가 되어버린 모습이다.”
솔직히 이런 노예 같은 모습을 기대한게 아니라 나도, 카카도 실망했다.
“이 사람들은 단순 작업만을 하고 있다. 분명 숙련 작업을 하는 대장장이들의 우두머리가 있을 거다.”
그러며 카카는 근손실난 인간들을 헤치며 대장간 안쪽으로 더 나아갔다.
캉!
“……!”
그러자 갑자기 들려오는 강한 망치 소리에 카카가 귀를 쫑긋 세웠다.
캉! 캉! 캉! 캉!
“이 강력하고 리드미컬한 망치음…… 분명 대단한 솜씨의 대장장이다!”
“누구냐, 네놈들은.”
카카의 흥분 어린 말에 대꾸하듯, 망치 소리가 멈추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