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30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29화
“아침 유산소 시작한다! 러닝 중, 노래는! 근육 찬가! 시-작!”
헬창의 피가 근육을 펌핑하는 걸 어느 누가 막으랴!
근육근육 차차차! 근육근육 차차차!
싸워서 단백질을 쟁취하고 먹어라!
헤이 파파렐라! 헤이 파파렐라!
“뭐야 이 이상한 노래는.”
“제가 지었어요! 저희 엘프들은 노래가 특기거든요!”
“아니, 뭔가 좀 이상해.”
“좀 많이 이상하다.”
“원래 구보가는 이 정도로 이상한 게 좋다. 박자감만 살면 되고!”
바남 수도원의 새로이 거듭난 아침은 매우 시끄럽고 분주했다.
“허억! 허억!”
“으어어 힘들어!”
“마르두크 시여! 저에게 힘을!”
수도사들도 전에는 걷기만 해도 숨이 넘어가려고 하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평범한 인간이면 갑작스럽게 운동을 시작하면 며칠 정도는 근육통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로헨 트레이닝 센터, 줄여서 R.T.C에선 감히 근육통 따위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여유따위 주지 않는다!
단백질 드링크! 필라테스를 응용한 근육 스트레칭! 그리고 스포츠 마사지!
모든 회복 수단을 전부 동원한다면 바로 다음날에 더 강한 강도의 운동을 조질 수 있다!
“생각보다 아침 운동은 평범하군-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렇게 느낀다면 우리 오크들과 프로테나를 따라와 봐라!”
투확!
“으웃!”
자기들도 하는 아침 구보에 조금 실망한 눈치인 하켄을 비롯한 군단원들은 숲으로 데려가 고강도 트레일 러닝으로 조져준다!
“프로테나! 맘껏 달려도 좋다!”
“예엣 트레이너! 하앗!”
투다다닷!!
“허억!”
특히 엘프인 프로테나는 숲에 들어간 순간 차원이 다른 기동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나무 사이를 박차고 뛰어 오르기도 하고, 곤두박질 치며 가속하기도 한다. 튀어다니는 고무공처럼,
마치 숲이라는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는듯했다.
본인 왈, 엘프는 원래 숲의 자연과 감응하면서 강해진다고 하던가. 잘은 모르겠지만 정령술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엘프인 프로테나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애초에 그럴 수도 없고! 너흰 어떻게든 우리에게서 떨어지지 않는걸 목표로 달려라!”
“따라 올 수 있으면 와봐!”
“키얏호우!”
투화악!
우리는 한층 더 가속했다.
“크으윽!”
“오크에게 질 것 같으냐!”
역시나 어려운 상황에도 은빛 방패 군단에 계속 있기로 결정할 정도의 근성을 가진 녀석들이다.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입에 거품을 물고서라도 끝까지 우리를 쫓아왔다.
물론 당연히 우리가 숲을 빠져나갈 때까지 녀석들은 따라잡지 못했지만, 그 근성과 가능성만은 충분히 보여줬다.
“크허억! 허억!”
“우에엑…….”
“좋군, 토가 나올 정도로 달려야 아침이 잘 들어가도록 배가 비워지는 법!”
물론 그냥 하는 말이다. 토하고 난 뒤에 먹는 밥이 맛있을 리가 없지.
“과, 과연…… 평범한 아침 구보라고 얕봤던 것이 실수였네…….”
“나는 회원들의 수준을 세심하게 고려하여 운동 강도를 결정한다.”
조금 낙담한 듯 보이는 하켄에게 다가가 말했다.
“우리를 쫓아오도록 허락한 건, 그 정도 운동강도를 견딜 수 있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러며 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너희는 금방 우리를 따라올 수 있게 될 거니까.”
“허…… 이병 시절 교관님에게도 듣지 못한 위로를 오크에게 들을 줄이야.”
하켄은 허탈한 듯 말하면서도 내 손을 꽉 잡으며 힘차게 일어났다.
“유산소이므로 단백질 보충제를 당장 먹을 필욘 없다. 그건 오늘 루틴이 끝난 뒤에 먹는다. 붉나무 열매 드링크를 마셔서 전해질 보충을 하는 것으로 충분해.”
“아, 알았다.”
두두두두!
그렇게 지시를 내리는 와중, 지진이 난 듯 지면이 뒤흔들렸다.
음머어어! 음머어어!
‘저 광경은 익숙해지려면 아직 한참은 더 걸리겠군.’
2족 보행 젖소들이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뒤어가는 장면, 옛날에 했던 게임이 자꾸 떠오른단 말이야.
“우와아! 뭐야 저 젖소들은!”
“타우러스 종족이다. 우리와 함께 에페소 수도원의 일원이니 너무 두려워 말도록.”
“과연, 어쩐지 숲 속을 달리면서도 짐승은 물론 마수들의 기척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것 때문이었나.”
워- 워워.
내가 손을 들어 멈추라 신호를 보내자 선두를 이끌던 스타인이 멈추고, 나머지 타우러스 들도 멈췄다.
“아침 구보는 이정도로 충분하다. 몸 상태는?”
“더할 나위 없군! 이렇게 몸이 가볍게 느껴진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스타인은 커다란 콧구멍에서 김을 췩췩 뿜어낼 정도로 기세가 오른 모습이다.
가벼운 구보에 혈류가 좋아져 온 몸의 근육에 잔뜩 펌핑한 것이 보인다.
이런 말 입밖으로 내면 실례지만, 엄청 육질이 좋아 보이는군.
“무리의 상태는?”
“다들 활기가 넘쳐 흐른다! 나태하게 굴러다니지 않고 몸을 움직이고 싶어서 근질근질해 하더군!”
음머어! 음머어!
그건 뒤에서 들리는 흥분한 울음소리만 들어도 알 것 같다.
“아침 유산소로 몸이 풀렸겠다, 그렇다면 이제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이 있지.”
“흐음?”
“마침 저기 오는군.”
나는 카이란이 이끄는 저강도 유산소 그룹이 도착하는 것을 보았다.
“하아…… 하아…….”
수도사들의 무리 가운데 보탄이 있었다. 그도 내 지시에 따라 아침 유산소에 참여한 것이다.
“어떤가 보탄.”
“이렇게 뜀박질을 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 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다 따르면 그만한 효과는 있을 거다.”
“흐음…….”
아직 근력운동을 하지 않아서 뭔가 개선되었단 느낌을 받지 못한 보탄은 시큰둥한 태도였다.
“그나저나, 네가 고쳐달라고 했던 그 물건들을 오늘 내 공방으로 옮겨야 하지 않겠나.”
“그래야지.”
“생각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많던데, 어떻게 옮길 셈이지?”
“당연히, 이 몸으로 들쳐메고 가야지.”
“그럼!”
“그것 또한 근력운동의 과정!”
“중량을 실은 수레를 끌고, 밀고 가는 것으로도 전신의 근력을 단련시킬 수 있다!”
“……왠지 그럴 것 같았어.”
보탄은 질린단 표정으로 시크하게 말한다.
“아 물론 우리만 옮기진 않을거다. 나머지는 스타인과 저 타우러스 들이 도와줄 거니까.”
“응? 우리 말인가? 뭐 상관은 없지만.”
스타인은 그렇게 말하며 어디서 가져온건지 모를 순무를 우적우적 씹었다.
“물건을 옮기는 일이라면 우리도 도와줄 수 있다만.”
하켄이 말한다. 아무래도 군대니까 물자를 옮기는 방법 등을 갖추고 있긴 하겠지.
하지만,
“아니, 하켄. 너희들은 나중에 웨이트를 고강도로 시킬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 전투태세로 무장을 하고 황금모루 대장간으로 와라.”
“뭐?”
“검은 사자 용병단 놈들이 몰려올 테니까. 그때 너희의 힘이 필요하다.”
그 말에 하켄은 굳은 표정을 지었다.
“……알겠네.”
*
쿠르르르르!
나와 카카, 에이크는 바퀴가 달린 수레에 머신들을 싣고 끌고, 밀었다.
카카와 에이크는 끌고, 나는 상체근력과 척추기립근을 좀 더 단련하고 싶었기에 밀었다,.
음머어어! 음머어어!
그리고 우리 뒤에는 타우러스 들이 나머지 머신과 수리가 필요한 용품들을 들고 뒤따랐다.
쿵 쿵 쿵 쿵!
안그래도 무거운 발걸음이 무게가 더해져서 지축을 울리고 있다.
소리만 들으면 최소 수백 명 되는 완전무장한 군사들이 움직이는 소리다.
그런 와중에 나는 은색 방패 군단이 말을 타고 따라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라면 충분하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힘차게 수레를 밀었다.
슬슬 척추기립근과 팔, 그리고 허벅지에 좋은 펌핑감이 돌려 할 때쯤 우리는 다시 황금모루 대장간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로헨, 저거 봐라!”
“허어.”
황금모루 대장간에는 검은색의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몰려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황금모루 대장간 안에서 만들어지고 있던 온갖 무기류를 전부 끌어내가고 있었다.
완성되어 있던, 미완성품이건 상관하지 않고.
그뿐만 아니라 대장간에서 들고 나올 수 있는 건 모두 들고 나오는 듯했다.
“저, 저 인간 놈들이 내 대장간에!”
“워워, 보탄. 잠깐.”
당연히 열받은 보탄이 달려들려는 것을 말리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저, 저녀석들이!”
“빌어먹을 은색 멍청이들이 찾아왔다! 전원 방어 대형으로!”
검은사자 용병단의 병사들은 우리를 포착하자마자 곧바로 밀집대형을 이루었다.
처억!
긴 사거리의 창을 밀집대형으로 만들고 롱소드를 든 정예병은 그 앞으로 나섰다.
신속하고 정확한 방진이다. 그런데다.
“여기저기에 궁수들이 숨어 있어요.”
우리와 별도로 거리를 두고서 행동하는 프로테나의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서 들려왔다 이것도 엘프 특유의 능력중 하나라던가?
엘프의 민감한 감각이 모습을 숨기고 있는 적의 궁수들을 찾아낸 것이다.
“검은 사자 용병단! 우리는 바남의 수비군 은색 방패 군단이며, 나는 군단장 하켄이다! 즉시 적대 행위를 멈추고 무기를 내려라!”
“우리 검은 사자 용병단의 사유지에 무기를 들고 들이닥친 건 네놈들이 먼저다!”
“당장 나가라! 안 그러면 우리가 왜 사자로 불리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 건방진 자식들이……!”
“용병단 주제에 한 공국의 수비군에게!”
‘허어, 과연 인간 나라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용병단 답군.’
그래도 상대는 바남의 수비군. 어느정도는 꿀릴 만도 한데도 검은 사자 용병단은 전혀 신경쓰는 기색이 아니다.
“저 인간 놈들 싸울 기세 만만이다.”
“제법 깡다구가 있어 보이는데.”
오히려 그 점이 카카와 에이크 같은 오크들에게 마음에 든 모양이다.
“저 녀석들과 싸워야만 하는 건가?”
“기다려 봐라 스타인. 아직 싸울 거라 결정된 건 아니니까.”
사실 내 오크로서의 본능도 그냥 다 박살내버리고 치우고 싶다고 말하고 싶지만.
근심안으로 파악한 상대의 역량, 숫자, 기세 등등으로 볼 때, 정면으로 싸우면 우리들도 피해를 입을 거란 결론이 나왔다.
“이곳은 네놈들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바남의 적법한 법집행을 받고 싶지 않으면 즉시 물러나!”
“도대체 누가 그딴 소릴 하는거냐!”
“여기 있는 이 노……아니, 드워프 보탄이 증언할 거다!”
라며 하켄이 보탄을 가리키지만, 보탄은 어쩐지 미적지근한 태도였다.
“어, 음…… 뭐어, 저 녀석들이 멋대로 자기네 대장간이라 하긴 했지만…….”
사실 보탄 입장에선 오히려 검은 사자 용병단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대장간을 운용할 수 있었다.
연료에 필요한 철강, 재료들도 모두 대줬으니. 그로서는 오히려 호재였던 것이었다.
“이봐, 네가 그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가 뭐가 되나!”
하켄이 미적지근한 태도의 보탄에게 타박했다.
“역시! 네놈들이야말로 이 대장간의 주인을 겁박하고 강제로 뺏으려는게 아닌가!”
“어디 한번 덤벼봐, 이 약해 빠진 도시 촌놈들아!”
“크윽…….”
‘확실히 검은 사자 용병단에 비하면 아직 은색 방패 군단의 역량은 크게 떨어진다.’
용병들은 모두 상당한 수준으로 단련되어 있고, 근육도 상당한 수준이다.
단순한 육체적 능력으로 전력을 따져보면 1:3 정도. 게다가 전투에 익숙하니 실질 전력은 더 늘어날 터.
‘하지만 그런 게 무슨 상관이냐.’
여기는 내가, 우리들이 있다!
“네놈들은 착각을 하고 있다!”
목소리를 높이여 내가 나섰다.
“네놈들은 군단만 상대하는게 아니라, 나와 내 동료들을 같이 상대해야 할 것이다!”
쿠웅!
나는 이럴 줄 알아서 가져온 원판 꽂힌 탄력봉을 지면에 떨어트렸다.
“네놈들 따위 몇 마리가 있어도.”
“우리 상대는 안 될 거다!”
음머어어어!
“저, 저것들이 여길 지키던 녀석들을 모두 날려버린…….”
“게다가 저 젖소들은 대체 뭐야!”
“저, 저것들을 상대해야 한다고……?”
“저 소는 거의 오거 급이잖아……!”
그제야 우리와 뒤에 거느린 타우러스들을 보게 된 용병단 녀석들은 기겁하며 사기가 역력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그냥 물러났으면 좋겠지만 말이야.’
왠지 내 감이 그렇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단 말이지.
“호오, 네놈이 그 유명한 ‘슬란의 오크’ 인가?”
“음?”
굵직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용병단 병사들 사이에서 커다란 몸이 나타났다.
‘크다.’
키는 약 2미터 정도 될까. 전신에 검은 갑옷을 두르고 있다.
갑옷을 감안 하더라도 나와 거의 비슷한 상당한 덩치다.
“……나와 비슷한 덩치의 인간을 만난 건 처음인데 말이다.”
“나도 나와 비슷한 덩치의 오크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마치 헐리우드의 마초남을 그대로 갖다놓은 듯한, 갈색의 짧은 머리카락에 각진 턱의 남자가 말했다.
“소개가 늦었군. 내 이름은 그렉 코빅. 검은 사자 용병단의 부단장을 맡고 있다.”
그러며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날 보더니, 훗 웃었다.
“흥.”
나도 씩 웃어주었다.
“네놈은-.”
“네놈은 상당한 근육을 가지고 있군.”
“윽……!”
이 자식이 감히 내가 할 대사를 스틸해?
“나와 대등할 정도로 말이야.”
“……하!”
그 말에는 헛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