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41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40화
‘갑자기 화살 비?’
“흐음!”
놀란 것보다도 빨리, 나는 온몸의 근육을 단단히 조였다.
[스킬 : 근육방어태세]퍼퍼퍼퍽!
끼아아아악!
“끄아아악!”
날아든 화살은 정확하게 마도괴수와 다른 용병들을 맞췄다.
“화, 화살이! 으아악!”
“방패를 들어!”
“……어라?”
갑자기 날아든 화살에 놀란 은색 방패 군단의 병사들은 이내 자신들이 화살을 맞지 않은 것에 어리둥절했다.
놀랍게도 쏟아진 화살들은 정확히 마수와 용병들만 맞췄을 뿐,
뒤섞여 있던 군단병들은 전혀 맞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티잉!
‘그런데 왜 나한텐 날아오는 건데!’
“흐음!”
파악!
나는 날아든 화살의 하나를 대흉근으로 붙잡았다.
“응?”
대흉근에 붙잡힌 화살을 뽑아보았다.
“이건, 엘프의 화살인데.”
다 자라 휜 늙은 가지를 똑바로 편 뒤 새 깃털 대신 질기고 날카로운 잎을 깃으로 달아놓고,
관통력 위주의 얇고 날카로운 촉. 분명 엘프의 화살이다.
피유웅!
태앵!
‘근데 왜 다른 녀석들에게는 화살이 안 날아드는데 나한테만 유독 날아드는 것 같지?!’
“에잇 귀찮게 왜 화살이 날아드는 거냐!”
태앵!
라고 생각했더니 에이크에게도 활이 날아든다.
보아하니 우리 오크들도 보자마자 적으로 간주한 모양인데.
“이런 종 차별주의자들 같으니!”
“자, 잠깐! 저 오크들은 공격하면 안 돼요!”
“응?”
분노해서 화살이 날아드는 곳을 향해 돌진하기 직전, 갑자기 들린 여자의 목소리에 정지했다.
엘프 특유의 방울이 울리는 듯한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본 기억이 있는 목소리다.
“너희는?”
그리고 불쑥 숲속에서 튀어나오는 엘프들. 나도 아는 모습이다.
레나, 네이나이, 하난.
바남으로 오기 전 프로테나와의 일 때문에 투닥거리던 그 엘프 삼총사들.
그녀들이 나타나자 날아들던 화살이 뚝 끊겼다.
이미 수 많은 화살들에 마수들은 전멸, 용병들도 죽거나 전투 불능이 되어 군단원들에게 제압당했다.
“레나, 였지 분명.”
“엣, 레나? 어쩐 일이야?”
“프로테나, 다시 보게 돼서 반가워!”
레나는 과거의 앙금은 남지 않은 듯 반가운 얼굴로 프로테나와 재회했다.
“그동안 또 커졌구나.”
“상체 위주의 근력 트레이닝을 했지! 어때, 내 한층 더 넓어진 상체 프레임이! 케이블 위주로 광배를-.”
“아, 알았어.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고.”
헬린이를 넘어서 완벽하게 헬창의 마인드가 된 프로테나에 지린다는 듯 손사래 쳤다.
“그래서, 어쩐 일이야?”
“저들과 먼저 만나보고 나서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러며 레나가 고개를 돌리자, 숲속에서 사람의 형상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으음?”
나타난 ‘그들’을 보며 나는 순간 놀랐다.
그들은 마치 크로스핏 선수들과 같은 몸을 가진 ‘여성’들이었다.
구릿빛을 넘어 검은색에 가까운 피부 덕분에 근육결과 컷팅이 잘 보인다.
그런 인상 깊은 몸을 가진 귀가 긴 ‘엘프’들이 7명이나 모습을 드러냈다.
“저들은…….”
“우리가 ‘드레카이’라 불렀던 자들, ‘높새바람 공동체’의 엘프들이야.”
레나의 소개를 받은 그들 중, 왼쪽 귀에 금색 귀걸이를 단 회색의 단발 머리카락을 한 드레카이 엘프가 왔다.
다른 엘프보다는 좀 더 나이가 있는, 20대 후반 정도의 나이로 보였다.
“나는 ‘시트라’라고 한다.”
그녀는 내게 다가와서 자기소개를 했다.
‘좋은 근육이다.’
근심안으로 볼 필요도 없이, 잘 발달한 광배와 삼각근 덕분에 딱 벌어진 상체 프레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체도 상체 프레임과 균형을 잘 맞을 정도로 잘 발달 되어있다.
단순히 크로스핏 같은 맨손 운동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분명히 중량 운동이 들어가서 자신에게 필요한 세부적인 근육을 키운 것이리라.
“로헨 코르막이다. 핏빛함성 부족의 대전사다.”
“로헨인가. 방금전은 미안하다. 우리 부족의 아이들은 오크를 적으로 알고 있어서 말이다. 솔직히.”
그녀, 시트라는 레나를 흘깃 곁눈질했다.
“레나가 미리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너희들을 적이라 간주하고 공격했을 거다.”
“이미 몇 발 맞았다만.”
“미안하군. 화살이 몸에 튕기는 걸 봤지. 역시, 레나가 말한 대로 엄청난 몸을 가진 오크로군 그래.”
시트라는 문득 무심코 로헨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으려 했다 흠칫 정신을 차리고 손을 치웠다.
“고도로 단련한 몸인 걸 알 수 있다.”
“그러는 너도 마찬가지로군. 우리가 만난 그냥 엘프들과 차원이 다른 몸이다. 다ㅋ…… 아니…….”
그러니까, 드레, 뭐시기였나? 들어보지도 못한 말이라서 입에 전혀 붙지 않네.
‘내가 본 판타지에선 검은 피부의 엘프는 그냥 다크엘프라고 불렀다고!’
하지만 이 세상에서 다크엘프라 부르면 그건 인종, 아니 종 차별적인 발언인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엘프들 간에 우리들을 일컫는 ‘드레카이’란 단어 쪽이 원래 비하적 의미가 더 강하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검게 물든 피부를 자랑스러워하고 있지.”
내 고민을 눈치챈 듯 시트라는 훗 웃으며 가슴에 손을 올렸다.
“편하게 우리를 다크엘프라 불러도 되네, 오크여.”
“음. 만나서 반갑다.”
나는 손을 내밀었고, 그녀도 스스럼없이 손을 맞잡았다.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힘에서 그녀의 발달된 근육의 힘이 느껴졌다.
“저 다크엘프를 따라잡으려면 근력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군 프로테나.”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트레이너.”
프로테나도 그녀의 몸에 눈을 떼지 못하며 호승심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데, 레나. 대체 어떻게 저분들과…….”
“이야기하자면 좀 긴데-.”
“빠른 요약 부탁한다.”
내 말에 레나는 빠르게 상황을 요약해 말한다.
우리와의 만남 덕분에 깨달음을 얻은 레나는 공동체의 반대를 무릅쓰고 하을바람 숲 너머 깊숙한 곳에 있는 다크엘프들을 찾아갔었다.
“다크엘프들은 과거 평범한 엘프들과 다른 길을 걷게 되어서 갈라진 분파예요. 정확한 건 지금까지 몰랐지만…….”
“나도 다크 엘프들을 직접 만나보고서야 알게 되었지. 그녀들은 신체를 단련하고 짐승들을 먹은 엘프들이었어.”
본디 엘프는 과거 어느 시점에서부터 숲과 자연의 동반자를 자청하면서부터 정령술을 발전시켜왔고.
그 반대로 짐승을 먹고 몸을 단련시키는 모든 행위를 멀리하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몸을 단련시키고 짐승의 고기를 먹는 것을 거리낌없이 하던 일부 소수의 엘프들이 무리를 떠나갔다.
그들은 ‘어둠에 물든 자’, 드레카이라 불리며 엘프 사회에서 배척되었던 것이다.
“장로들에게 들어왔던 것과 달리 그녀들은 우리에게 악감정이 있거나, 원망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어. 그저 조용히 숲속에서 몸을 단련하고 갈고 닦아왔던 거였지. 다만 우리와 달리 정령과의 교감은 포기한 거야. 그 이유는…… 아직 듣지 못했지만.”
“그런가.”
“그 이유에 대해선 나중에 말해 줄 것이다. 오크, 너라면 분명 우리를 이해할 수 있을 거니까.”
“으음?”
저요? 왜요?
“우선은, 자리를 정리하도록 하지. 이런 어수선한 곳에선 대화가 제대로 될 리가 없으니.”
“으음.”
하긴, 아직 살아 있는 부상병들의 비명이 들려오고 시체들이 가득한 여기서 대화를 하긴 좀 그렇지.
“로헨. 고생했네. 우리가 이겼어!”
“고생했다 하켄, 부상자와 포로를 수습해서 호스 이어 산으로 돌아온다.”
“알았네.”
군단원들과 로헨 크루들은 힘을 합쳐서 전장의 정리를 하게 되었다.
일단 다크엘프들은 숲에서 대기를 하기로 하고, 그들의 우두머리인 장로 엘프인 시트라 만이 우리를 따라왔다.
“어리석은 도핑을 해서, 아까운 명을 재촉했군. 그렉.”
이곳에 와서 가장 뛰어난 근육을 보이던 그렉의 비참한 시체를 보며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그의 시체를 옮기던 중,
찌익!
그의 시체를 너무 강하게 끌어오느라 얼굴에 피가 튀었다.
“앗, 트레이너 제가 닦아드릴게요.”
“그럴 필요는 없다.”
내가 이런 피 튀는 싸움을 한 두 번 한 것도 아니고. 대충 손등으로 튄 피를 닦았다.
뭔가 검보랏빛이 도는, 딱 봐도 인간의 피가 아닌…….
‘마수의 피인가, 이건?’
[스킬 : 섭취 분석]나도 모르게 무심결에 입 안에 튄 피가 들어가 섭취 분석 스킬을 써버린 모양이다.
[‘혼종’의 혈액을 섭취 분석하여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스킬 : ‘영양 조합’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또 예기치도 않은 스킬 획득을 하게 되었군. 이젠 새삼스럽지도 않다.’
[근육은 세심한 영양 조합으로 더욱 크게 만들어진다! 이 스킬로 최적의 영양 배합과 추출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일종의 패시브 스킬인가? 자동으로 지식을 전달해주는 건가?
‘음? 잠깐, 그렇다면…….’
그동안 내가 겁나 신경 쓰고있던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좋아, 오늘 바로 시험을 해 봐야지.’
“으흐흐흐…….”
“저 오크, 갑자기 웃고 있는데 말이다.”
“아 가끔 좋은 거 생각하시면 그래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너는…… 분명 프로테나라고 했지?”
“네. 시트라 장로님이시죠?”
시트라는 문득 프로테나를 바라보더니 뭔가 여러 감정이 뒤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래, 네가…….”
“?”
“아니, 너완 몸을 단련하는 것으로 많은 공감대와 대화를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네에! 저도 로헨 크루의 일원이니까요! 장로님 삼각근이 정말 대단하신데 꼭 단련법 좀 공유해주세요!”
“그러지…….”
그렇게 눈을 반짝이는 프로테나에게 시트라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인간에, 이젠 하얀 귀쟁이에 까만 귀쟁이 까지, 참 다양하게도 모였군.”
잡아 뜯긴 검은 수염의 드워프 ‘모루도’가 홀스 이어 산에 모인 인파들을 보면서 투덜거렸다.
“너무 그러지 말게. 마수와 검은 사자 용병단에 맞서 이곳을 지켜준 자들이 아닌가.”
“흥, 어느 종족이건 언제나 우리 드워프들을 등쳐먹으려는 놈들에 불과해.”
“그런 녀석들이 인간 녀석들을 끌어들이고 철광석과 철괴를 팔아먹고, 동족이 인간에게 착취당하는 것을 눈감고 있었나?”
내 말에 모루도는 할 말이 없어진 듯 멋쩍게 입을 꾹 다물었다.
“이곳에 있는 종족들 모두 자신의 신체를 단련하는 자들이다. 근육을 사랑하기 시작한 자들이다.”
엘프 프로테나도, 드워프 보탄도, 오크인 나와 에이크, 인간인 하켄과 군단원들도.
그리고 이미 몸을 단련하는 것을 알고 있던 다크엘프들도. 모두가 몸을 단련하는 것을 아는 자들이다.
“근육에는 계급도, 차별도 없다. 그러니 우리는 자신의 근육과 같이 어떤 종족이라도 차별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법이다! 라잇 웨잇!”
[스킬 : 포징] [당신의 말에 모두가 설득력을 느낍니다.]사이드 트라이셉스로 포징을 하며 모두의 마음을 근육으로 하나로 모은다!
“대단한 삼두로군.”
시트라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그래서 시트라, 갑자기 이곳으로 찾아온 이유가 무엇인가? 레나가 데려온 것인가?”
“아뇨, 저희는 딱히…….”
“우리 높새바람 공동체는 그동안 큰 위기에 봉착했다. 우리들의 성지를 ‘놈들’에게 뺏겨버린 직후, 우리 공동체마저 쏟아져 나오는 마수들을 간신히 격퇴하며 버티는 수준에 불과했지. 그렇게 포위된 채 우리의 터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응? 그런데 잠깐, 레나 너희들은 그럼 어떻게-.”
“며칠 전이었다. 갑자기 우리 공동체를 포위하던 마수들 중 강력한 마수들, 우리는 마도괴수라 부르는 놈들 중 일부가 갑자기 자리를 이동했어. 그 틈에 운 좋게도 레나 들이 온 거지.”
“며칠만 늦었으면 우리도 마수들과 마주쳐서 큰일 났을 거야.”
레나가 질린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즉각 레나들과 함께 마수들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이상하게도 레나가 프로테나의 정령술의 흔적이 남은 곳과 마수들이 향하는 방향이 같은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지.”
“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하위 정령들이 너한테 엄청 겁먹고 있더라고.”
“아, 하하하…….”
프로테나는 머쓱한 듯 머리만 긁적였다.
“잠깐, 그렇다면 혹시 너희 다크엘프들의 성소를 점령했다는 자들이…….”
“마수는 아니었어. 마수를 만든 자들이었지. 그들은 당신들 오크도, 인간도, 드워프들도 알고 있는 자들이야.”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흑마련, 그들이었어.”
역시 그렇게 된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