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46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45화
“그, 그게 무슨 소리냐?”
갑자기 엄마? 나도 이건 당황스러워서 말도 더듬게 되네.
“어머니…… 어머니의 기운이 저 너머에서 느껴져요! 이, 이상하다는 건 알겠지만!”
“잠시만 진정해봐라. 무슨 상황인지 정확히 알아야 어떻게 하든지 하지.”
앞으로 뛰쳐나갈 기세가 만만하던 프로테나를 붙잡아 눌러놓고 난 크레아를 돌아보았다.
“크레아! 뭔가 아는 바가 있다면 당장 말해라!”
크레아는 머뭇거리는 표정으로 입을 열지 못했다.
“뭘 알고 있다면 당장 말해라! 으라앗!”
퍼버버벅! 빠아악!
에이크는 몰려드는 마수들을 메이스로 다듬이질하듯 두들겨 패며 악을 썼다.
“그래야 우리가 여기서 나오든, 아니면 더 앞으로 나가든 할 것 아니냐!!”
“윽…….”
끼아아악!
키에에엑!
마수들이 사방에서 몰려들기 시작하는 급박한 상황. 크레아도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맞네.”
“뭐?”
“우리의 성소, 뒤틀린 근원을 흑마련에게서 봉인한 것은 바로 바람걸이 공동체의 대장로이자, 저 아이의 어머니…… 프로렐라일세.”
“아-.”
그 순간 나도, 그리고 프로테나도 순간 멍해졌다.
‘프로테나의 어머니인 프로렐라는 어느 날 갑자기 부족을 떠나 사라졌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게?’
“어, 엄마…….”
그 순간, 프로테나는 충격받은 표정을 지었다,
“윽-!”
순간 격앙된 표정으로 다시 활을 들었다.
“비켜! 비켜어!!”
“프로테나!”
그녀는 내 만류를 듣지 않고 빠르게 달려 나가며 마수들을 향해 활을 마구 쏴댔다.
퓨퓨퓨퓩!
퍼퍼퍽!
“젠장, 저 귀쟁이!”
에이크가 광분해서 달려 나가는 프로테나의 뒤를 재빨리 따라갔다.
“크레아, 지금 우리가 성소에 가야 할 이유가 뭐지?”
프로테나의 돌발 행동으로 인해 성소에 가는 것의 위험부담이 훨씬 높아졌다.
이제는 그냥 ‘이런 곳이 있구나’라는 관광 기분으로 가지는 못할 터다.
“아직 흑마련의 세력이 남아 있는 한 성소를 완전히 탈환하진 못하지만, 적어도 지금 그들이 뒤틀린 근원의 힘을 추출하는 짓을 늦출 수 있을 걸세! 그리고!”
그러더니 크레아는 문득 날 보았다.
“……어쩌면 로헨, 그대라면 그 근원을 너의 힘으로 만들 수도 있을 터.”
“흐음?”
그 말에 나는 직감했다.
크레아는 무언가, 나에 대해서 나 자신도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단 것을.
하지만 일단 그건 당장 내가 알아야만 하는 문제는 아니다.
‘나 자신에 관련된 문제는, 나 자신이 스스로 알아내면 될 일이다.’
“한 가지 더 확인할 게 있다.”
정말로 내가 지금 알아야 할 것은.
“프로테나의 어머니를 구할 수 있나?”
“…….”
크레아는 그 말에 잠시 말을 멈추었다. 길진 않았다.
“그녀는 뒤틀린 근원을 자신의 몸을 희생해 봉인하고 있어. 지금 당장 그녀가 없으면 봉인이 풀리며 큰일 나지만…….”
그러다 크레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로헨, 자네와 함께 그곳에 간다면 프로렐라를 구할 방도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네.”
“음!”
그 말에 결정이 내려졌다.
“라잇 웨잇!”
쿵쿵쿵쿵!
“엇!”
“비켜라, 프로테나! 에이크! 크오오오!”
나는 크게 원판 달린 탄력봉을 휘둘렀고, 기세를 계속 더했다.
붕붕붕붕!!
나는 거대한 회전 망치가 되어서 눈앞에 있는 마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콰가가가각!
퍼버버벅!
끼아아악!
로헨이라는 거대한 믹서기에 마수들은 순식간에 육편으로 갈려 나갔다.
“우와아…….”
“젠장, 너 혼자 다 잡아먹을래!”
“그래봐야 결국 고반복 유산소에 불과하다 베이비! 그리고 프로테나!”
“트, 트레이너! 죄, 죄송해요. 제가…….”
“약속하마 프로테나.”
“네?”
철컹!
나는 내 기세에 밀려서 움찔거리는 마수들을 향해 탄력봉을 겨누며 선언하듯 말했다.
“반드시, 네 어머니에게 데려다주겠다!”
“로헨 트레이너…….”
그 순간 울컥한 프로테나가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지만,
“눈물은…… 흘리지 않을게요.”
끼긱!
그녀는 울지 않고, 활을 들었다.
“울면…… 근손실 나니까! 저도 돕겠어요! 트레이너!”
“바로 그거다, 베이베!!”
나는 대답 대신 마수들을 향해 돌진했다.
*
쿵쿵- 쿵쿵-
스오오오-
“허어.”
“저게, 대체 무슨…….”
마수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문제의 성소에 도착한 우리들은 그 풍경에 할 말을 잃었다.
쉬쉬쉬식-
푸우- 카랑카랑카랑!
‘뭐야 이거, 무슨 호러 SF영화의 한 장면인가?’
진한 마기로 충만해서 뒤틀릴 대로 뒤틀린 자연.
그 한가운데 있는 석재로 이루어진 낡은 신전.
그리고 그 석재 신전을 마구 부수고 집어삼키듯 세워놓은.
훙훙훙훙훙-
기분 나쁜 검보랏빛의 마기를 뿜어내며 움직이고 있는 기괴한 기기들.
그 기기들은 마치 신전 아래에 봉인된 근원을 마치 펌프로 끌어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솔직히 이건 판타지의 풍경이라기 보단 SF인데.’
뭐 아무렴 어떠냐. 장르의 혼재는 가끔 있는 법이지. 그게 더 재밌고.
크르르르르…….
그르르르…….
“흐음.”
주변의 숲 속에서 마수는 함부로 주변으로 들어오지 않으려는 것 같다.
유적지에서 날뛰면 기기들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서 그렇게 명령이 내려진 것일까.
“흑마련 놈들, 이런 짓을…….”
“저 신전에 설치된 기괴한 기기들이 저 아래에서 뭔가를 퍼내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맞아. 저 신전 아래에는 뒤틀린 근원이 있어. 흑마련 놈들이 그걸 추출해서, 저 뒤틀린 마수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거다.”
“그런데, 봉인이 되어 있다면서?”
“봉인은 되어 있네. 분명히 프로렐라는 저 아래에서 뒤틀린 근원을 봉인시키고 있어. 내가 모두 지켜봤으니까.”
프로렐라는 자신을 희생하여, 근원을 막기 위해 자신을 하나의 ‘힘’으로 변화시켜 봉인했다.
하이옌이면서, 드레카이를 이해하고, 그들과 같이 몸을 단련하는 문화를 체득하였던 최초의 엘프.
자신의 동포들을 처음으로 이해해준 하이옌인 그녀를, 크레아는 누구보다 감사해했고,
누구보다 마음을 나눈 친구가 되었다.
『이걸 막을 수 있는건 오직 나 뿐이야.』
『나중에 내 아이가 엘프들의 통합을 이루려 한다면…… 그때는 나의 이야기를 해 줘.』
“그녀는…… 지금도 막고 있어. 하지만, 저 사악한 흑마련 놈들이…….”
크레아는 과거를 떠올리며 슬픔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너라면 들을 수 있을 거다 프로테나.”
“예…….”
프로테나도 이 악물고 울음을 참고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니의 기운이…… 슬프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느껴져요…….”
나는 느끼지 못하는 기운을 느끼는 두 엘프들을 보았다.
‘그렇다고 그 슬픔을 못 느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열심히 키워오고, 나를 따라주고 도움을 주는 그녀가 슬퍼하는 것을 보는 것은 나도 슬프다.
아무리 차가운 철을 들고 강한 몸을 가지더라도,
가슴 속에 휘몰아치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는 아니란 말이다.
“걱정마라 프로테나. 반드시 어머니를 구출해낼 거다.”
“예…….”
“그래서, 일단은 저 기기부터 치우면 된다 이거지!”
처억!
나는 원판 달린 탄력봉을 들고 신전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너희들은 주변을 경계하고 있어라. 저 빌어먹을 시설 철거는 내가 한다!”
“자, 잠깐! 분명히 놈들도 시설을 지키기 위해 어떤 짓을 해 놨을-.”
퓨퓨퓨퓩!
크레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접근한 로헨을 향해 화살이 날아들었다.
“흥!”
[스킬 : 근육조작 방어태세]터터터텅!
하지만 나는 등의 근육을 강화하여 백 랫 스프레드로 그것들을 모두 튕겨냈다.
콰아아!
“라잇 웨잇!”
빠카아앙!
이후엔 돌덩어리가 날아들었지만 전부 탄력봉을 휘둘러 박살 냈다.
콰콰콰콰!
“아주 별짓을 다 해라! 이 빌어먹을 기계인지 괴수인지 뭔지 모를 자식이!”
이번엔 무슨 재질로 만든 건지도 모를 인조 촉수가 나를 향해 날아든다.
“흐음!”
콰아악!
그 촉수가 나를 얽어맨다. 팔다리를 묶고 몸통을 휘감아 조이려 든다.
하지만!
[상태 이상 : 분노.]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됩니다.] [코티졸이 과다 분비됩니다] [근력 10% 상승]콰아악!
나는 내 양팔을 묶은 촉수가 잡아당기는 것에 저항해 내 팔을 안으로 모았다.
그 모습은 마치, 양 케이블을 쥐고 가슴 앞으로 모으는 케이블 크로스 오버였다.
“흥! 겨우 이 정도 저항감이란 말이냐! 라잇 웨잇!!”
빠지직!
꾸드드득!
내 팔힘을 버티지 못하고 그 인조 촉수들은 으직 거리며 부서지고 찢겨나간다.
“이 정도 부하는 나에겐 겨우 유산소밖에 되지 않는다! 감히 나에게 유산소를 하게 만들다니!”
[유산소성 운동이 누적됩니다.]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근손실이 발생합니다.] [스킬 : 근손실의 분노가 발동됩니다.] [근력 200% 상승]“근손실 났잖아!!”
설마 내가 근손실을 반기게 될 줄은 모르겠지만,
내 끓어오르는 분노를 다 토해내기 위해선! 슬퍼하는 내 회원님을 위해선!
“그까짓 근손실 쯤 견뎌주마!!”
콰드드득! 콰지직!
극대화된 근력으로 나를 옭아매던 인조 촉수들을 모조리 뜯으며 돌진했다.
콰콰콰!
뒤이어 다른 촉수들이 날아들지만,
“라잇 웨잇!”
콰앙! 콰직! 으직! 콰쾅!
날아드는 모든 촉수들을 탄력봉으로 후려갈겨 분쇄했다.
화살도, 돌도, 기괴한 뼛침도 날아들긴 했지만 모든 걸 근육으로 받아내고, 튕겨낸다!
쿠크르으으으!!
콰드드드득!
마침내 성소를 점거하고 있던 시설들이 몸을 들어올렸다.
기괴하게 뒤틀린 살덩이들. 그 시설들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마도괴수였던 거다.
캬아아악!!
마도괴수가 마치 살가죽이 벗겨진 악어 같은 주둥아리를 내게 들이밀어 물려 한다.
“어디서 더러운 입을 들이대!!”
빠카아앙!
“그 뻐드렁니! 죄다! 공짜로! 발치 서비스!”
콰직! 콰앙! 빠악! 빠가각!
“양악 수술은 덤이다 베이베에에!!”
콰아아아앙!!
분노에 찬 내 쇠질을 맞은 마도괴수의 머리통이 짓이겨졌다.
꾸르르륵!
놈이 최후의 발악을 하듯 살덩어리들로 성소의 입구를 틀어막았다.
“쓸모없는 짓을! 크우오오오!!!”
빠지지지직!!
하지만 내 손에 붙잡힌 살덩어리는 간단하게 찢겨나갔다.
아니, 솔직히 간단히는 아니다. 강한 부하의 케이블 운동 같은 부하가 걸렸으니.
“네놈의 나약해 빠진 괄약근 따위로 날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빠지직! 콰지지직! 빠지지직!
내 힘에 그 더러운 살덩어리들을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벌려졌다.
독이나 다름없는 마도괴수의 피가 몸에 튀거나 말거나, 내 근육은 아무런 해도 입지 않는다!
오히려, 마도괴수의 피와 계속해서 접촉하게 되는 것이.
[상태이상 : 마수의 혈액과 접촉합니다.] [마기 내성이 상승합니다.]그들이 내포하고 있는 마기에 더욱 적합하게 되는 결과를 불러올 뿐이다.
근육은 상처를 입으며 단련되듯, 그 어떤 독도 한번 경험해보면 내성을 얻게 되는 거다!
[저항성 근력운동을 했습니다.] [근육에 손상이 옵니다.] [근회복이 시작됩니다.] [유산소 운동 누적으로 인한 근손실이 회복됩니다.]좋군, 유산소와 무산소의 조합으로 근손실을 억제하는 것도 익숙해졌다.
“흐음.”
스오오오-
후웅후웅후웅-.
쿠르르르륵-.
성소의 안쪽은 검보라빛의 뒤틀린 근원으로 가득 찬 싱크홀을,
황금색의 빛이 그 위를 뚜껑처럼 덮고 있는 모양새였다.
마치 끓어서 증기가 일어나고 있는 냄비를 뚜껑으로 닫아 놓은 듯 보였다.
꾸륵! 꾸르륵! 쿠르륵!
그리고 거대한 파이프와 같은 마도괴수와 기기의 합성체는 그 주변의 대지에 구멍을 파고 들어갔다.
‘아마도 저것을 통해서 억지로 뒤틀린 근원을 추출하는 것 같은데.’
“일단 저것들부터 죄다 뜯어내야겠군. 라잇 웨잇!”
콰악!
콰드드드득!
나는 가차 없이 그 파이프들을 해체했다. 팔로 붙잡고 뽑아내고,
콰아앙!
탄력봉으로 후려쳐 부서뜨렸다.
그 안에서 뒤틀린 근원-즉, 마기의 근원이 뿜어져 나왔지만.
[마기의 내성으로 마기의 악영향을 받지 않습니다.]당연하지만 이미 마기의 내성으로 충만한 나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악 젠장, 기분나쁘게 따끔거려!”
단지 기운에 닿은 피부가 따끔거리는 정도의 피해가 있었을 뿐이다.
그 때,
[근섬유 활성화가 시작됩니다.]“흠?”
[근육이 새로운 가능성을 알아차리기 시작합니다.]불끈! 불끈!
‘뭐지, 근육이 갑자기 내 통제를 벗어나 불끈거리기 시작하는데.’
마치, 뭔가 탐나는 무언가를 만났다는 듯이.
[근육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맛보여주십시오.]“허어?”
근태창의 메시지에 고개를 갸웃거린 순간.
[당신…….]“목소리?”
가녀린, 고통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근원을 덮은 빛에서부터.
[당신…… 이 마기를 자신의 것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종족의 당신…….]그 빛에서부터, 흐릿한 여성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것은 마치 성장한 프로테나와 같은 이미지의, 엘프 여성이었다.
“당신이…… 프로렐라?”
[아아……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다행이에요. 그대, 이 마기를 버틸 수 있는 이종족이여…… 부디…….]흐릿한 프로렐라의 형체는 슬픈 표정으로 내게 애원하듯 말했다.
[이 힘을, 원래 있어야 할 모습으로…….]“엄마, 엄마-!!”
“엇?”
갑자기 들려온 프로테나의 목소리에, 나는 세 번째로 얼빠진 소릴 냈다.
정말이지 지루할 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