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48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47화
서로 상반되는 두 개의 힘이 있다.
그 힘이 그저 부딪친다면 그냥 서로의 힘에 의해서 소멸하고 흩어질 뿐이다.
하지만 만약, 굉장히 튼튼한 ‘용기’ 속에 두 힘을 가둬놓는다면?
두 개의 힘은 서로 반발을 일으키며 소멸하면서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할 것이다.
그 에너지는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안에서 계속 유지될 것이다.
그렇다면. 상반된 두 가지의 ‘근원의 힘’이 로헨 이라는 ‘튼튼한 용기’ 안에 갇히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크워어어어!!”
[프로테나, 피하렴!]“꺄아앗!”
나는 그 순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예압 버디- 라잇웨잇-!!”
내 몸 속에서 용솟음치는 이 힘을 복근, 대흉근, 이두근으로 뻗게 두었다.
그리고 힘이 충만해진 두 팔로, 원판 달린 탄력봉을 들었다.
그리고, 입구를 가로막은 괄약근과, 몰려드는 촉수를 향해,
“베이베에-!!!”
휘두른다-!!
콰콰콰콰!!
원판 달린 탄력봉에게서, 엄청난 빛의 힘이 폭발하듯 방출되었다.
“아-.”
프로테나는 그 힘이, 모든 것을 박살내는 것을 보았다.
빠콰아아앙!!
“으헉!”
“무, 무슨 일이냐!”
“폭발?”
로헨이 일으킨 거대한 힘의 폭발은 마수들과 싸우고 있던 에이크들도 놀라게 만들었다.
“뭐지? 마법은 아니야. 정령술은 저런 강력한 공격을 쓰진 못해. 저건…… 근원의 힘?”
오랜 세월을 산 크레아 마저 처음 목격하는.
‘근원의 힘’이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광경이었다.
“크워어어! 베이베!!”
투퍼억!
그리고 성소를 가로막던 마도괴수의 잔해들을 발로 툭툭 걷어차는, 녹색의 거대한 근육.
로헨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헨?”
“그 오크…… 로헨이라고?”
새하얀 빛으로 이글거리는 눈, 온 몸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증기.
후욱-! 후욱-!
입에서 터져 나오는 거친 호흡.
핏대가 울긋불긋 솟아오르고, 터질 것 같이 펌핑된 빵빵한 근육.
마치 리미터를 떼어버리고 상정된 것 이상의 출력을 낸 뒤 과열된 엔진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로, 로헨……?”
“괜찮은…… 건가?”
그 심상치 않은 모습에 에이크조차도 이게 괜찮은 건지 판단이 안설 정도였다.
“트레이너……?”
[어서 가렴 프로테나…….]프로테나는 희미해져 가는 어머니의 형상이 하는 말을 들었다.
[저 오크…… 근원의 힘을 썼으니…… 반동이 와. 네가…… 도와야…….]“……네.”
그녀는 저며오는 가슴을 이를 악물고 참으며 떠나갔다.
“꼭 다시 돌아올게요. 엄마…… 꼭…….”
그녀의 말을 들은 프로렐라의 형상은 흐뭇하게 웃으며, 다시 빛의 형상으로 돌아갔다.
“트레이너……!”
“후욱……! 후욱……!”
프로테나가 본 로헨의 상태는 분명히 정상은 아니었다.
마치 주체할 수 없는 힘이 몸에서 터져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억누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마저도 방금 거대한 일격을, 힘을 뿜어 냈던 두 팔도 온통 피가 터져나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로헨 트레이너가 이런 모습은 처음 봐.’
그가 피를 흘릴 수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웠음에도,
지금 프로테나가 본 로헨의 몸은 만신창이 그 자체였다.
캬아아아!
쿠와아아아!
“헉!”
그리고, 더 많은 마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런!”
“로헨과 저 귀쟁이를 지켜!”
“프로테나!”
일행들은 계속해서 밀려드는 마수들과 맞서 싸울 태세를 갖추며 로헨과 프로테나에게로 향했다.
[상태 이상 : 힘의 폭주] [체내에 있는 근원의 힘이 폭주합니다.] [근원의 힘의 폭주로 인하여 내상이 지속됩니다.] [경고 : 체력 50%이하] [경고 : 생명력 50% 이하] [근손상이 일어납니다] [근손실이 발생합니다] [근손실이 발생합니다].
.
낮은 생명력과 체력.
전신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격통.
로헨은 더 이상은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고통스럽다.’
스쿼트를 하다 실패해서 짓눌렸을 때.
데드리프트를 하다가, 디스크가 터졌을 때나, 벤치 중 대흉근 파열이 일어났을 때.
과도한 고중량 고반복으로 호흡곤란과 산소부족이 와서 기절해 쓰러져 크게 다쳤을 때.
지금의 고통에 비할 바 가 아니었다.
‘너무 고통스럽다. 하지만 몸에 힘을 뺄 순 없어.’
전신에 들어찬 이 힘을 조금이라도 풀었다간, 그대로 폭발할 것만 같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면 이 고통을-.’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거지?
“로헨 트레이너, 개빡치지 않아요?”
고통에 이명만 울리던 귀에 프로테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진짜, 완전 개빡쳐서 미칠 것 같아요.”
프로테나는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저 마수들도, 나한테 말도 안하고 훌쩍 떠나고선 봉인을 해야한다며 자신을 희생한 엄마의 처지도, 그리고…….”
빠득!
프로테나는 눈물이 그렁거리는 눈으로 이를 악물었다.
“……엄마를 구하지도 못하고, 로헨 트레이너처럼 싸우지도, 저 마수들에게서 도망쳐야만 하는 제 처지가…… 너무 화나요. 개빡쳐요!”
“프로……테나…….”
“이 개빡치는 상황을 푸는 건, 운동 말고 또 하나 있죠.”
그래, 스트레스가 쌓여서 가슴에서 폭발할것만 같을 때,
우리들이 푸는 방법은, 운동을 제외하면 단 하나.
“소리질러, 소리질러요 로헨 트레이너!! 으아아아아-!!”
두근!
프로테나의 울분에 찬 외침을 듣자, 심장이 다시 크게 뛰었다.
“으아아아아!! X발!! 이 개XX같은 XXXX아아아악!!!”
엘프들은 전혀 쓰지 않는, 인간들의 온갖 욕을 프로테나가 마구 쏟아부었다.
언제 저렇게 찰진 인간의 욕을 배웠을까, 신기하기도 했지만.
“으, 으어어어……!!”
그녀의 그 찰진 욕의 포효가,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우어어어어-!!”
고통이, 눈 앞에 몰려드는 마수들에 대한 분노, 짜증으로 덮여진다.
횡경막을 크게 내려앉게 해서 허파를 최대로 부풀려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지금 느끼는 모든 분노와 짜증의 감정을 한곳으로 모았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스킬을 조합할 수 있는 것을 왜 몰랐지?’
오히려 감정을 가슴에 한데로 뭉치니고 고통을 잠깐 잊으니, 머리가 차갑게 움직인다.
그리고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스킬 : 근육조작] [세부 근육 조작-성대 조작.] [성대 최대 출력!]이건, 이 스킬을 극대화하기 위한 밑 작업이다.
왜 이 조합을 그동안 생각을 못했던가!
‘고맙다 프로테나, 덕분에 난 새로운 경지에 또 이른다.’
[스킬 : 전쟁함성] [근육조작-성대 최대출력의 시너지 효과로 스킬의 위력이 극대화됩니다.] [스킬 : 전쟁함성의 랭크가 상승합니다.] [스킬 : 전쟁함성이 랭크2가 되어 ‘속성함성’을 획득합니다]새로운 스킬을 얻었다면 남은 건 한 가지.
당장 써먹어 봐야지!
“당장 전부 꺼져버려라 더러운 XX에 XXX한 XXXXX들아아아아!!!”
쩌렁-! 쩌렁-! 쩌렁-!
로헨의 함성이 성소가 있는 곳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내, 내 귀!!”
“우어어억 시끄러워!!”
그 엄청난 굉음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귀를 움켜쥐고 움츠렸다.
콰아아아!
그런데다, 로헨의 함성에 실린 폭주하던 근원의 힘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빛의 링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 빛은 로헨 크루들과 다크엘프들에게는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고,
“응?”
“뭐지, 갑자기 왜 기운이 나는 것 같지?”
[속성함성-근력(根力)의 효과로 회원님들의 체력이 회복됩니다.] [회원님들의 근손실이 회복됩니다.]오히려 체력 회복과 근손실 회복의 효과를 보였다.
스화아아악!
키에에엑!
뻐어억!
쿠당탕탕!
반면 함성과 함께 퍼져나가는 근원의 힘-‘근력’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마수와 마도괴수들은,
마치 강한 타격을 맞은 듯 뒤로 나동그라졌다.
큰 타격을 준 것은 아니다. 조금 뒤로 밀려나 스턴에 걸렸던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변은 일어났다.
키, 키에에엑!!
끼아아악!!
마치 염산이라도 맞은 듯, 마수와 마도괴수들은 괴로워 몸부림쳤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의 변이의 근원인 뒤틀린 근원은, 정순한 근원의 힘과 상극.
마찬가지로 정순함의 속성을 가진 빛의 정령의 힘과 신성력처럼, 그 힘은 뒤틀린 근원을 살라버린다.
키, 키이이익……!
끼에에엑!
그 때문에 마수와 마도괴수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본능적으로 그 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다.
[속성함성-근력(根力)의 효과로 적들이 크게 약화됩니다.] [마수와 마도괴수들이 두려움을 느낍니다.] [마수와 마도괴수들이 공황상태에 빠집니다.]키에에엑!
끼에에엑!!
근태창의 알림대로, 마수들은 공포, 공황에 빠져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전쟁함성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 새로운, 속성함성의 능력이었다.
“크허억…….”
“로헨 트레이너!”
하체를 끝까지 털어버린 날처럼 다리의 힘이 쭉 빠져서 비틀거렸다.
프로테나가 그런 날 안쓰럽게 받치며 낑낑거렸다.
“괜찮으세요? 몸은요!”
“괜찮다……. 네 말대로, 신나게 소리를 질렀더니 속이 다 뻥 뚫리는군.”
몸 안에서 폭주하던 근력(根力)이 방금의 속성함성으로 모두 빠져나갔다.
다만 그걸 버텨내느라 소모한 체력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처음 스킬을 획득하면서 이 정도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기는 처음이다.
“마치 헬스장 첫날인 뉴비에게 삼대 측정부터 시키는 것 같군.”
“그게 저한테 시켰던 거 아닌가요?”
프로테나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나는 말할 기운도 없어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가요 트레이너. 다리에 힘 좀 넣어요! 아직 트레이너를 들고 스쿼트 할 정도의 근력은 없다구요!”
“오우…….”
“그래야, 다시 돌아오죠. 서둘러요. 놈들이 다시 돌아오기 전에.”
좀 더 늠름해진 프로테나의 말에 나는 다시 하체에 힘을 불어넣고 몸을 일으켰다.
프로테나와 함께 성소를 떠나가던 중,
“음……?”
문득 내 앞에 떨어진 쇳조각을 발견했다.
“아, 이건…….”
그건 내가 방금 전에 휘둘렀던 탄력봉-이었던 것 이다.
핏빛함성 부족의 아지트에서 발견한 이래로 쭉 내 전용 탄력봉이 되어준 것.
그 어떤 적에게 후려쳐도 멀쩡하고, 웨이트를 위해 건 무게도 버틴 녀석이.
어머니 로흐나가 남긴 물건이.
비참하게 부러지고, 깨지고, 비틀려서 잔해만 남았다.
아마도 내 최대 근력과, 그리고 내가 뿜어낸 속성근육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최후를 맞이한 것이리라.
“……지금까지 고생했다.”
하지만 난 차마 그 탄력봉의 잔해를 버리지는 못했다.
“로헨!”
“에이크?”
내게 달려온 에이크가 보였다.
그의 손에는, 탄력봉에 달려 있었던 원판 몇 개가 보였다.
“아직 살아있는 걸 주웠다.”
“……고맙다.”
“어서 떠나자. 녀석들이 언제까지 겁에 질려서 도망가진 않을 테니.”
“오우.”
“교대다.”
“앗.”
에이크는 프로테나를 대신해 나를 부축해주었다.
그는 잠시 프로테나를 내려보았고, 프로테나는 머쓱하게 그를 올려다보았다.
“고생했다. 잘 했다 프로테나.”
“아…… 네! 에이크 부 트레이너!”
에이크가 그녀를 인정해주며, 그 이름을 제대로 불러준 것에 기뻐하며 프로테나가 환하게 웃었다.
에이크는 대답하는 대신, 코웃음을 쳤다.
*
캬아아악!
키에에엑!
마수들이 공황과 공포에서 풀려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젠장, 이대로 사냥당하는 건 질색인데!”
“로헨 트레이너가 상태가 이러니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럼 힘 좀 더 써봐라, 귀쟁이! 너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
“아악! 또 그렇게 부르기예요!!”
힘이 전부 빠져 짐짝이 된 나를 간이 들것에 메고 함께 들고 있던 에이크와 프로테나가 설전을 벌였다.
‘제길, 유산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만 되었다면!’
단백질 보충제를 가져왔어야 했는데!
“큰일이군, 이 대로라면 포위되겠어.”
상황은 좋지 않았다. 크레아도 긴장을 얼굴에서 감출 수 없다.
‘확실히 위기 상황이다. 지금의 우리로는 몰려드는 마수들을 뿌리치기도, 맞서 싸워 해치우기도 힘들어.’
하지만, 내가 분명 말했을 거다.
언제나 모든 일의 최악을 염두해두고 있을 것.
우리 헬창들은 언제나 큰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그 부상들을 모두 회피할 순 없다.
그러니 그 부상이 일어났을 때 해야 할 대처법을 모두 염두하고 있어야 한다.
바로 지금처럼,
“깊은 광산 속 강철과도 같은 이들이여! 흑철 망치의 혈족들이여!”
후우-! 후우-! 후우-!
쿠웅! 쿠웅! 쿠웅!
“어?”
“이 소리는……?”
걸걸하고 강렬한 목소리, 두터운 쇠를 부딪치는 소리.
부우우우-!!
호스 이어 광산 안에서 울려퍼지던, 경고를 알리는 뿔피리의 소리.
와아아아아-!!
두두두두!
둔탁하고도 무거운 자들이 몰려드는 소리가 지축을 울렸다.
그리고,
“돌격하라-!!”
우르아아아아!!
콰아아앙!!
강철의 파도가 마수들을 들이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