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53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52화
“이런이런, 미안하다. 세세한 부분을 내가 신경을 못 썼다!”
나중에 찾아온 카카는 곧바로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우리야 자신의 한계를 알고 조절하지만, 아직 미숙한 여기 사제들은 안전장치가 중요하니, 신경 써줘.”
“그렇군. 이것들을 보니 아직 세세한 부분에서의 가공기술이 떨어지는 게 보이는군.”
보탄도 카카가 복제, 양산한 머신들을 자세히 살펴보며 말했다.
“그렇다고 아주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야. 다만 이번엔 조금 운이 좋지 않았군. 내가 흑철 망치 혈족에게 전해져오는 세밀한 가공법을 전수해주지.”
“오우, 부탁한다!”
“그보다, 세일럼. 이제는 방향을 자유자재로 중력 마법을 쓸 수 있는 건가?”
“자유자재까지는 아니지만……요.”
후웅!
그녀가 벤치 위에 올려진 원판 끼운 탄력봉을 향해 두 손을 뻗었다.
“방향은 직선으로 밀어내거나 짓누르거나, 적당한 무게의 물건을 위로 들거나 하는 정도밖에 하지 못하지만요.”
카랑! 카랑!
그녀의 중력 마법에 벤치 위에 있던 탄력봉에 달린 원판이 밖으로 밀려나며 떨어졌다.
원래라면 원판이 떨어지면 무게가 불균형해져 탄력봉이 위로 튀어야 하지만,
으직!
원판을 밀어내던 힘과 별도로, 다른 중력 마법이 탄력봉을 짓누르고 있어서 그런 일이 생기진 않았다.
“이제는 양손으로 마법을 따로 구사할 수도 있는 거냐?”
“근력이 높아질수록 마법을 다루는 능력이 조금씩 개화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로헨 트레이너가 없을 때, 각잡고 근매스를 키우는데 집중했죠. 설마 이 잠깐 사이에, 이런 몸이 될 줄은 몰랐지만.”
세일럼은 팔에만 근매스가 거의 2kg은 불었을 법한 자신의 팔을 내려다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는 저 외의 다른 남자 수도사들도 그녀보다 무게를 더 들지는 못합니다.”
“그건 대단하군.”
그 말을 들은 세일럼은 복잡한 표정으로 끙 앓는 소리를 내었다.
“이번에 나는 근원의 힘이라는 것에 대해서 들었다. 이 세계를 이루는 근원의 힘이지.”
“마나…… 구나.”
“마르두크님의 신성력도 같습니다.”
“그래, 나는 그 근원의 힘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이 몸에 받아들였다. 그리고 더욱 강해졌지.”
나는 그 둘을 돌아보았다.
이제는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 따위 흔적도 없는, 근육 남녀를.
“너희들이 각자 부르는 법도, 쓰는 법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결국 그 모든 것은 근육의 힘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근력(根力)…… 근력(筋力), 과연. 말장난 같은 게 아니로군요.”
“마법사들 사이에서도, 인간의 마법이나 신성력, 엘프들의 정령술 같은 것들이 하나의 힘을 기반으로 둔 것이 아니냐는 학설이 돈 적도 있어.”
“아아, 들어봤습니다. 그렇게 주장하던 사람들, 마법사건 사제들이건 죄다 이단으로 몰려서 화형당했죠. 뭐 그것도 꽤 오래전 이야기입니다만…….”
“오래전도 아니야. 제길, 마르두크 교단, 네놈들이 그런 녀석들인 걸 까먹고 있었다니…….”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난 세일럼이 으르렁거리자 카이란은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움츠릴 수밖에 없었다.
“저도 언제나 고민이었습니다.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교단의 경직성이. 하지만 보십시오.”
그는 여전히 많은 수가 남아서 맨손 운동에 여념이 없는 사제들을 돌아보았다.
“이렇게, 새로움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생겨났습니다.”
그는 정말로, 자신들의 형제 수도사들이 자랑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로헨, 당신을 보고 느낀 겁니다. 종족도 다른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건, 당신이 일깨워준 근육의 힘이란 것을.”
세일럼은 낯간지러운 말이라는 듯 새침하게 고개를 돌렸다.
“정말로 믿어보고 싶군요. 말장난이 아닌, 세계의 근원의 힘이 곧 근육의 힘으로 이어진다는 당신의 생각을.”
“난 별로인데 그거…….”
조용히 투덜대는 세일럼의 말은 상큼하게 무시하고, 나는 카이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격려했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 교활한 흑마련에 맞서 싸울 수도 없을 테니.”
“그러니 반드시, 마레스 공작을 정상으로 돌려놔야죠.”
“그래, 그의 몸속에 잠들어 있는 근육을 깨워줘야지. 그걸 위해서, 이곳에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있고.”
“그렇습니다.”
음머어어-!
쿠웅!
마치 내 말에 답하듯, 소 울음소리와 함께 묵직한 쇳소리가 울려 퍼졌다.
“물론,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있지.”
“스타인!”
나는 내밀어진 녀석의 앞발굽(?)을 붙잡고 사나이의 악수를 나누었다.
꾸구구구국!
“흐음, 많이 강해졌군!”
“그래, 자네가 준…… 콩과, 우리들의 단백질 보충제를 먹으며…… 더욱 근육이 강해졌다! 음무우우웃!”
나와 스타인은 팔씨름 악수를 나누었다.
서로 덩치 차이가 상당했고, 스타인도 그 잠깐 사이 지방은 사라지고 근육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씹으면 육질이 질겨서 이빨도 안 들어갈 것 같은 그런 느낌?
“네놈…… 날 보고…… 음므읏! 매우 불경한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느냐앗!”
“그건, 오해다!”
콰아!
“크으!”
내가 최대 근력을 내자 맞잡은 스파인의 팔이 넘어갔고, 커다란 소 몸집이 휘청거렸다.
“크헉! 이런 젠장, 자네가 없는 동안 나름 열심히 근육을 키워왔다고 생각했건만!”
“너는 분명 훌륭한 몸을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실망할 일이 아니다.”
“제길, 순수한 힘으로 다른 종족에게 밀린 건 오직 자네밖에 없어. 아, 물론 드래곤이라면 당해내지 못하겠지만, 그건 종족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지.”
“드래곤? 드래곤이 있구나.”
역시 판타지 하면 드래곤이지. 오래 산 스타인의 입에서 나온다면 분명 있는게 맞겠지.
“그래서 그 드래곤은 삼대 몇 치냐.”
“……뭐 아무튼, 자네가 가르쳐준 몸을 단련하는 법을 열심히 행한 결과, 나나 다른 동족들의 단백질 생산량이 급격히 늘었다.”
“호오.”
단백질을 내려면 당연히 몸의 단백질도 충분해야 한다.
뭐든지 몸에 충분한 영양이 있어야 그 부산물도 내놓을 수 있는 법!
“예, 덕분에 저희 수도사들과 타우러스 족이 먹고도 더 남을 정도의 단백질 보충제가 쌓였습니다!”
“게다가 힘이 넘쳐나는 저 타우러스들이 밭을 아주 갈아 엎어놔서, 자라고 있는 콩들은 수확했고, 밭에 다시 온갖 종류의 콩들은 다 심어놨어.”
“좋군. 식물성 종류의 단백질 확보도 중요하다. 고기 만으로 모두가 먹을 단백질 확보는 어려우니까.”
“수도사들도 아직 고기를 먹는 것엔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남의 살만이 단백질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 고기를 먹지 않는 신념도 있고, 먹을 수 없는 사람도 있다.
단백질은 어디에서나 있다. 가리지 않고 모두 찾아내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지 주변의 다른 버려진 밭이나 숲의 화전민촌들의 밭들도 다 개간하고 싶습니다만, 그러면 일손이 부족하군요.”
“일손은 곧 해결될 거다. 가능하면 생산의 속도도 빨라지면 좋겠지만…… 이건, 확실하지 않군.”
나는 프로테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왜 절…… 아.”
프로테나는 머쓱하게 날 보다, 아-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야 정령술을 이용하면 작물의 성장을 빠르게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요……. 그걸 저 혼자 하려면 저 근손실 와요!!”
“아니, 너 혼자 하라고는 안 했다. 너만 정령술을 쓸 줄 아는 게 아니잖냐.”
“……설마?”
“그래, 다크 엘프들만 모여있으면 외롭지 않겠나?”
“허어…….”
프로테나는 그 말에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걸 설득하는 건 너다, 프로테나.”
“읏…….”
갑작스러운 임무에 프로테나가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너는 대장로 프로렐라의 딸이다. 그리고 하이옌 중에서 가장 강한 근력을 가지고 있지. 게다가, 너를 따르는 친구들도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
“…….”
“물론 무리를 이끄는 리더로서의 능력은 아직 부족할 거다. 하지만 처음 웨이트에 입문하면 트레이너에게 배우듯, 자신이 모르는 것을 타인에게서 배우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배우……라구요?”
“대장로로 엘프들을 이끄는 한 명이 가까운 곳에 있지 않나.”
“아-.”
그제야 프로테나는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게 할게요.”
나는 그런 프로테나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잘 단련된 광배와 척추기립근이 단단해진 것을 느꼈다.
“좋다. 필요한 대부분은 갖춰졌다. 그렇다면, 이제 모든 조각을 한데 모아서 하나의 바벨로 맞추는 것이다.”
나는 그 자리에 모인 모두를 불러서,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
“지금까지의 일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공작의 집무실에서 마엣센은 공작 부인에게 보고했다.
그녀는 침대에서 드러누운 공작에 무릎배게를 해주면서, 마엣센의 말을 들었다.
“현재 이곳을 비롯한 중앙지구의 경비는 모두 검은 사자 용병단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저희 본대가 도착하는 대로 바남 성 주둔군들 또한 저희 용병단으로 교체될 겁니다.”
“좋아요. 계속 그렇게 해 주세요.”
“저희 검은 사자 용병단이 바남 공국과 손을 잡는다면, 저희는 제국도 넘볼 수 있는 강력한 세력이 되겠죠.”
“그렇게 되면……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누구에게도 침략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죠.”
그러며 로라는 자신의 무릎 위에 잠들어 있는 마레스 공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은 살찌고, 피로와 무기력에 찌든 얼굴이나.
한때는 흘깃 보기만 해도 그녀의 가슴을 뛰게 만든 아름다운 미남이었다.
비록 지금은 그 흔적조차 없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공작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
“당신의 그 노고도, 끝이에요…….”
“…….”
마엣센은 그런 그녀를 보며 남몰래 이죽였다.
“하켄 대장이나, 그…… 오크 같은 자들은 어떤 움직임도 없나요?”
“흐음, 그게 말입니다…… 없습니다. 이상할 정도로요.”
그 말에 로라는 눈 사이를 찌푸렸다.
“묘하군요. 분명 반발이 심해서 어떤 행동이라도 하리라 생각했는데 말이죠.”
“저도 그렇습니다. 뭐…… 무슨 꿍꿍이가 있던 상관없죠. 조용히만 있어 준다면.”
그러며 그는 허리에 찬 사자머리 문양이 검두에 있는 롱소드를 만지작거렸다.
“제 직속 정예군, 레오넬 중대로 녀석들 쯤은 어렵지 않게 제압할 수 잇습니다. 그 오크만 강인한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알겠어요. 그 문제는…… 알아서 잘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엣센 대장.”
“아름다운 귀부인의 말씀, 받들겠습니다.”
늘 하는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마엣센 대장은 고개를 숙였다.
“……사육제.”
“아, 당신…….”
“사육제, 가야 하오…….”
누가 보면 죽은 줄 알 정도로 미동도 없이 늘어져 있던 마레스 공작이 별안간 몸을 일으켰다.
“사육제를, 마르두크님에 대한 경의를 표하지 않으면…….”
“아, 알겠어요. 제가 준비를 미리 해두겠습니다. 그러니 앉으셔요.”
로라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마레스 공작을 황급히 만류했다.
“사육제입니까?”
“이틀 뒤에 사육제입니다. 공작 전하께서는 늘 사육제를 에페소 성당에서 지내십니다.”
“뭐라고요?”
그 말에 마엣센이 보기 드물게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외람됩니다만…… 에페소 성당과 수도원이 그 오크 무리들과 꽤나 가깝게 지낸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다지 좋지 않을…….”
“나는!”
그 순간, 마레스 공작이 소리쳐서 로라와 마엣센을 놀라게 했다.
“그날, 대전쟁의 전쟁터에서 마르두크 님의 광휘를 보았다!”
“당신…….”
“사육제에서 인간의 죄를 마르두크님께 고하고, 그분의 섭리에 따르는 것에 예외는 둘 수 없다!”
“으, 음…….”
좀 전까지 폐인이나 다름없던 자라 믿기지 않는 기백에 마엣센은 입을 다물었다.
“……라고 하십니다. 에페소 성당으로의 행차는 결정된 사안입니다. 호위는 검은 사자 용병단에 맡길 테니, 신경 써주세요.”
“알겠습니다.”
귀찮은 일이 생겼군.
마엣센은 언제 기백을 뿜어냈냐는 듯 다시 로라의 품에 안긴 마레스 공작을 보며 속으로 투덜거렸다.
*
한편, 에페소 수도원의 수도원장 캠벨의 근육이 붙은 손이 편지 봉투를 펼쳤다.
“뭐라 적혀있습니까?”
“올해도, 사육제에 마레스 공작께서 찾아오신다고 하는군.”
그 말을 듣고, 나는 씩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