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63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62화
공작 성의 뒤쪽, 설계상 병사가 지키고 서기 힘든 곳.
스스스슥-!
그곳에 다크 엘프들이 빠르고, 날렵하게, 무엇보다 소리 없이 이동했다.
“로헨 트레이너가 성으로 들어갔어요!”
그들을 따라잡은 프로테나가 말했다.
“저 검은 마법사, 육체만큼이나 마법도 강하군. 저렇게나 쏟아지는 화살과 발리스타를 마법만으로 버텨내다니.”
크레아가 프로테나의 말에 답했다.
“대단한 건가요?”
“적어도 내가 본 마법사 중에선 대단해. 저토록 마법과 육체가 강한 자는 손꼽히니까. 어쩌면, 역대 가장 강했던 인간 마법사의 순위를 바꿔야 할지도.”
“헤에, 그 정도구나…….”
그녀의 말에 프로테나가 감탄했다.
세일럼에게 약간의 경쟁심을 가지고 있던 그녀가 말이다.
물론 경쟁심이라고 해도 질투나 시기 같은, 사이가 틀어질 수 있는 부정적인 건 아니었다.
애초에 근육에 환장한 남정네들 사이에서, 그나마 같은 성별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했던 둘이었으니.
애환을 공유해서 사이가 좋았던 편이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것은, 순수한 운동으로써 경쟁심이었다.
“저 둘이라면 충분히 적의 수비군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거다.”
“예. 덕분에 아무런 방해 없이 들어갈 수 있겠죠.”
스릉!
프로테나는 보탄에게서 받은 우르할콘 단검을 허리에 찬 검집에서 꺼내려 했다.
“프로렐라의 아이야, 이걸 받거라.”
“이건?”
크레아는 문득 그녀에게 활 하나를 주었다.
그것은 기존의 단순한 나무 활과는 달리, 흑단 손잡이에 금속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재가 덧대어져 있었다.
그런 활대의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상아빛 무늬가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었다.
각 활의 끄트머리에는 도르래 같은 회전하는 구조물이 있고, 활줄이 거기에 연결된 특이한 구조였다.
이 세계에선 아직 명칭도 없어서 크레아도, 프로테나도 모르지만.
그 활은 원시적인 형태의 ‘컴파운드 보우’였다.
“뭐, 뭔가요 이 대단한 활은…… 어?”
그 순간, 프로테나는 그 활을 어디서 봤는지 기억해냈다.
“이건…… 설마?”
“그래, 이건 네 어머니 프로렐라의 활이다. 너의 조모이신 ‘프로게나’가 쓰던 것이기도 하지. 암흑 전쟁 당시 드워프들이 만들어준 신물이란다.”
그러며 크레아는 그 활을 프로테나에게 건네주었다.
“프로렐라가 자신을 희생해 근원의 성소를 봉인하기 전, 이걸 내게 맡겼다. 보탄이 이것을 고쳤지.”
“아…….”
“이제 네가 이 활의 삼대째 주인이란다.”
프로테나는 그 말에 활을 꼭 쥐었다.
치이잉-.
“앗!”
그러자 활에 희미하게 정령의 빛이 일어났다.
“그 활에는 빛의 정령 ‘아그니’가 깃들어 있단다. 지금은 잠들어있지만, 프로렐라 정도의 정령술을 가진 하이옌이라면 깨울 수 있겠지. 어쩌면, 너라면.”
“…….”
어머니가 남긴 물건이 쥐어지자 프로테나는 감격했다.
“고맙습니다 대장로님.”
“그래,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자꾸나.”
“네.”
프로테나는 크레아에게서 마저 활통을 받아 등에 찼다.
“지금!”
타앗!
크레아의 신호에 따라 다크 엘프와 프로테나가 성벽을 향해 뛰어올랐다.
콰악!
그들의 손가락이 성벽의 돌틈사이를 쥐었다.
프로테나의 광배근이 야수의 형상을 띄기 시작했다.
*
“저 오크 놈이 성안에 들어왔다!”
“놈은 한 놈뿐이야!”
“성 밖에 있는 저 마녀도 쏴 죽여!”
퓨퓨퓨퓩!
피유웅!
한 편, 성에 침입한 로헨과, 부서진 성문 바로 앞에 선 세일럼을 향해 수비군들이 석궁과 발리스타를 겨누고 쏴댔다.
“라잇 웨잇!”
붕붕붕붕!!
카카카칵!
로헨은 원판 달린 우르할콘 탄력봉을 마구 돌리며 날아드는 석궁의 볼트를 튕겨냈다.
“돌려받아라 베이베!!”
파카앙!
“으, 으아아악!”
꽈아앙!
공성용 발리스타 볼트는 받아쳐서 그걸 쏜 발리스타를 향해 되돌려 박살냈다.
“저 미친 오크가!”
“어쩔 수 없지! 저 마녀부터 죽여!”
로헨에게 석궁과 발리스타가 통하지 않자 그들은 목표를 세일럼으로 돌리고 발사했다.
퓨퓨퓽!
“하아, 아름다운 여자에게 남자 여럿이 그런 위험한 걸 쏴대도 되는 거야?”
부웅- 두쿠우웅!
퍼버버벅!
“으악!”
세일럼은 간단하게 자신의 중력 마법을 역으로 발산해 그 석궁과 발리스타들을 튕겨냈다.
중력 마법을 원래 중력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돌리려면 양팔과 온몸에 엄청난 부하가 찾아오지만,
지금 로헨의 크루로서 온몸의 근육이 단련된 세일럼에게 그 정도는 저중량 고반복만도 못했다.
“마, 마녀!!”
“예전엔 그 별명이 정말 치가 떨리도록 싫었는데, 이젠 마음에 드는걸!”
진정한 육체의 강함을 얻은 자의 긍정적인 자기애가 발휘되었다.
“내가 바로 중력의 마녀! 세일럼이다!”
후우웅!!
콰지직!
콰아앙!
“끄아아악!”
그녀의 중력 마법이 성벽 위에 있던 병사들을 짓눌러서 제압했다.
“저 마녀 년이!”
“저년이 마법을 소모하게 만들어!”
“투석기 가져와!”
“어머?”
쿠르르르!
그러나 당황하던 것도 잠시, 그들은 빠르게 대마법사 전술로 전환했다.
역시나 제국에서도 손꼽히는 용병단다운 노련한 대응이었다.
“대마법 장갑병 앞으로!”
대마법 주술이 걸려있어 마법 저항성이 큰 특수한 장갑을 입은 중장갑병이 앞으로 나섰다.
그 뒤로 공성용 투석기와 석궁 등의 원거리 병기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그녀를 향해 발사되었다.
“발사!!”
퍼엉!
퓨퓨퓨퓽!
“아아, 정말 귀찮네!”
투웅-! 투우웅-!
콰앙!
“크허억!”
중력 마법으로 적들을 손쉽게 무찌르던 세일럼이지만.
역시나 쉴새 없이 날아드는 원거리 공격들을 오로지 마법만으로 막아내기에는 상당히 버거워했다.
“크허어어…….”
“그, 그래도 저 마녀의 마법에 버틸 수 있다!”
“더! 더 몰아붙여!”
“크으으! 이 정도쯤 되면 크로스핏 하는 기분이네!”
아무리 강력한 마법사라도 결국 대 마법사 전술로 집단이 몰려들어 상대하면 중과부적으로 고전한다.
세일럼은 그것을 여실히 체감했다. 그리고,
‘더 몸을 단련시켜야겠는데!’
세일럼은 보통의 마법사가 내리는 결론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으악!”
“크헉!”
“응?”
그러다, 갑자기 성에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그녀에게 쏟아지던 공격들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이건-.”
“로헨의 작전이, 다크 엘프들이 성공했군.”
하켄 대장이 훗 웃으며 말했다.
“대장, 때가 왔군.”
“예, 곧 공작 전하의 성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마레스 공작에게 말한 뒤 하켄 대장은 허리에서 롱소드를 꺼내 들었다.
“자아, 가자 은색 방패 군단! 너희들의 차례가 왔다!”
오오오오-!!
라잇 웨잇-!!
““라잇 웨잇 베이베-!!””
그들의 전투구호가 어느 틈엔가 로헨의 것과 똑같아졌다.
*
“으, 으윽!”
한편 성안을 지키고 있던 검은 사자 용병단의 병사는 눈앞에 나타난 다크 엘프를 보고 낮게 신음했다.
“어느 틈에…… 아니, 어떻게!”
그리 높지는 않더라도 쉽게 올라올 만한 높이의 성벽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들이 눈치채지도 못한 사이, 신속하게 다크 엘프들은 성 위로 올라왔다.
“겨우 이 정도 성벽 따위, 우리에겐 계단 정도에 불과하지.”
“허억!”
퍼퍼퍽!
크레아 대장로는 인간 병사의 눈이 따라오지 못하는 속도로 달려들어 맨손만으로 그들을 제압했다.
이얍! 이얍!
끄아악! 끄아악!
다크 엘프들의 짧은 기합 소리와 퍽퍽 치는 소리, 단검이 공중을 휘두르는 소리가 스쳐 지나가면 여지없이 병사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시꺼먼 귀쟁이 놈들이 침입했다!”
“이쪽에 병력을 보내줘!”
처억!
다크 엘프들의 침입을 알아차린 정예 용병들은 빠르게 그에 반응,
석궁병들이 볼트를 재어 그들을 향해 겨누었다.
피융 피융 피융!
파각! 콰각! 콰직!
“허억!”
하지만 다크 엘프들, 특히 프로테나가 신속하게 화살을 쏴 그들을 맞춰 제압했다.
“고맙다 프로테나.”
“뭘요!”
“나머지 병력은 우리가 맡겠다. 아마도 저 안에 있는 반마수들을 상대하려면 너의 힘이 필요할 거다.”
그러며 크레아는 성벽 안쪽, 마레스 공작의 집무실과 방이 있는 중앙탑을 가리켰다.
“먼저 가거라! 그 오크의 힘이 되어주거라!”
“네엣!”
타닷!
후우웅!
프로테나는 곧바로 성벽을 점프한 뒤 바람의 정령의 바람을 타고 날아가 중앙탑의 벽에 매달렸다.
“자아, 저 인간 병사들에게 우리 검은 근육의 힘을 알려주자! 형제자매들이여!”
라잇 웨잇-!!
다크 엘프들은 로헨 크루의 함성을 외치며 우왕좌왕하는 성벽의 병사들을 향해 달려갔다.
“지금이다! 은색 방패 군단, 전진하라!”
라잇 웨잇-!!
성벽 밖에서도 은색 방패 군단들이 대열을 이루어 완전히 방어가 무너진 성을 향해 돌진했다.
“성안으로 먼저 들어가는 건 우리 실버 머슬 크루다!!”
“저, 저것들 막아!”
“막을 사람들이 없습니다!”
““라잇 웨잇 베이베-!!””
“허억-.”
콰콰아앙!!
중장갑을 입고 돌진한 실버 머슬 크루들에 지리멸렬해진 검은 사자 용병단 수비군은 한방에 나가떨어졌다.
와아아아!!
“적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 뒤를 이어서 은색 방패 군단의 본대는 박살난 정문을 뚫고 순식간에 쳐들어왔다.
허무하게 돌파당한 검은 사자 용병단의 수비군은 성안에서 군단원들과 다크 엘프들의 협공을 받게 되어버렸다.
“젠장! 레오넬들은 어디 있는 거야!”
“전부 저 탑 안으로 들어갔어!”
“누가 저 오크좀 막아 봐! 저 녀석이 탑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우오오오!!”
빠카앙! 퍼어억! 콰아앙!
붉은 안광을 흩날리며, 로헨이 원판 달린 우르할콘 탄력봉을 휘두르며 전진했다.
아무리 반마수 병사가 거대한 스투쿰으로 막건, 병사 여럿이 달려들건,
퍼버버벅!
콰지직! 퍼억!
그들은 로헨이 휘두르는 공격 한 번에 공중으로 튀어 오르고, 날아올랐다.
“안 되겠다, 그 녀석들을 풀어!”
그워어어어!!
철컹! 카라라랑!
검은 사자 용병단의 지휘관의 외침과 함께, 사슬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우어어어!!
그리고 짐승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흐음?”
쿵! 쿵! 쿵!
로헨의 앞에, 목과 양 팔다리에 사슬이 묶여있다 풀려난 검보랏빛의 거인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모두 뒤틀린 근원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폭주해 지성 없는 짐승이 되어버린 자들이었다.
“흥, 지성 없는 근육 따위, 나의 상대가 못 된다!”
저런 녀석에겐 내 우르할콘 바벨을 쓰는건 아깝지!
나는 바벨을 내리고, 두 손을 들었다.
“자, 어디 한번 와 봐라!”
크워어억!
나보다 머리 하나 정도 더 거대한 녀석이 내게 손을 뻗으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 근육은 그저 풍선처럼 부풀었을 뿐이며, 단련된 나의 근육에 비할 바가 아니다!
“라잇 웨잇!”
콰악!
콰드득!
꾸워어억!
나의 두 손은 놈의 두 손과 맞잡자마자 악력으로 놈의 손을 부서뜨렸다.
“베이베!!”
콰아앙!
그리고 팔을 아래로 내리자 놈의 상체에 비해 나약해 빠진 하체가 바로 부러지며 바닥에 납작해졌다.
“흥! 상대할 가치가 없고! 먹을 수도 없는 쓸모없는 단백질이로군!”
크워어어!
쿠오오오!
동료가 한 방에 박살난 것을 보고도 나머지 마수들이 덤벼들었다.
“정말이네요. 저런 근육 따위 볼품없어!”
후웅- 콰아앙!
우드드득!
내게 달려들던 마수들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에 짓눌렸다.
“세일럼!”
나의 앞에, 자신만만하게 야수와 같은 등근육을 선보이며 양팔을 들어 올린 세일럼이 있었다.
“저런 하찮은 근육들을 상대해 봐야 유산소밖에 더 되겠어요? 근손실 날테니까!”
후우웅!
콰앙! 콰앙!
크어억!
쿠어어억!!
세일럼의 중력 마법이 달려드는 다른 마수와 다른 레오넬 병사들을 짓눌러 제압했다.
“빨리 들어가서 고중량 고반복이 될만한 녀석을 상대하시죠. 저는 저 정도 숫자를 상대해야! 흐읍!!”
콰드드득!!
우드드득!
세일럼이 양팔을 케이블 크로스오버 하듯 교차하여 모으자 그녀의 중력마법에 짓눌린 마수가 꽈배기처럼 뒤틀려 끔찍한 꼴이 되었다.
“고중량 고반복이 될 것 같거든요!”
“좋아, 맡기겠다.”
“너무 하면 오버트레이닝 할거 같으니 빨리 좀 끝내주시죠! 로헨 트레이너!”
나는 그녀를 뒤로하고 눈 앞에 있는 중앙탑의 문을 향해 돌진했다.
“예압 버디-!!”
콰콰앙!!
몸통 박치기만으로도 성문보다 약한 중앙탑의 정문이 부서졌다.
“흐음!”
지난번 찾아온 탑 내부를 올려다보았다.
휘우우우- 쿠쿠웅!!
탑 안의 긴 계단 가운데의 빈공간에 있던 나무로 만들어진 엘리베이터가 쿵 하고 떨어졌다.
“이래서 엘리베이터는 절대로 타면 안 되는 법이지. 들어가서 좋은 꼴은 절대로 못 보거든.”
그보다, 내가 엘리베이터를 탈 거라고 생각했던 건가? 지난번에 찾아왔을 때도 난 엘리베이터 안 탔는데?
‘난 하체 부상을 입었을 때도 엘리베이터를 탄 적이 없다!’
유산소면서 하체 근육 단련도 할 수 있는 계단을 피한 자, 강력한 하체를 만들 수 없을지니!
“놈이 들어왔다!”
크워어어!
크아아아!
“흐음.”
그리고 계단에는 역시나, 레오넬의 반마수들이 계단을 가로막아 섰다.
“계단 오르기 유산만 하지 않아서 제법 재미있겠군.”
하체를 비롯한 전신에 펌핑될 것을 기대하며 우르할콘 탄력봉 대신 양 손에 60kg 케틀벨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