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64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63화
피유우웅-!
퍼엉!
하늘 위로 솟구쳐 오른 쇠뇌의 화살이 공중에서 붉은빛을 내뿜으며 터졌다.
“흐음.”
그 빛을 지켜보고 있는 마도연금사가 탄성을 나지막이 내었다.
“이런이런, 벌써부터 우는 소리를 내면 어쩌나.”
마도연금사는 이죽이며 말했다.
끄르르륵.
꾸르르륵…….
키아아악!
마도연금사의 주변에 우글거리는 마수들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몸을 떨었다.
마치 마도연금사와 함께 비웃듯이.
“결국 바남을 그냥 멀쩡한 상태로 집어삼키는 건 포기한 모양인가? 뭐, 나야 실험체가 느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러며 마도연금사는 자신의 주변을 감싸는 마도괴수와 마수들을 돌아보았다.
“자, 드디어 때가 되었다 나의 아이들아. 저 나약해빠진 바남의 인간들에게, 다시 암흑신의 손길이 도래했음을 알려주어라!”
캬아아악!
쿠와아악!!
콰르르르!!
마도연금사의 지시와 동시에, 마수들이 바남의 북쪽 숲을 검보랏빛 파도처럼 덮어나갔다.
콰악!
“커헉!”
중앙탑을 지키던 레오넬 병사의 목에, 잘 갈라진 강인한 전완근이 휘감겨졌다.
“쉬, 쉬쉬…… 안녕히 주무세요…….”
아무리 인간보다 강한 반마수라 할지라도, 경동맥을 제대로 눌린 탓에 속절없이 당해버렸다.
그의 목을 조른 프로테나는 조용히 그 시체를 내려놓았다.
“흐음, 탑의 꼭대기는 생각보다 병사들이 별로 없네.”
라고 프로테나가 말하던 찰나,
“오크가 탑 안으로 들이닥쳤다!”
“목숨을 걸고 놈을 막아!”
“이크크.”
타앗!
갑자기 일련의 병사들이 달려나가서 프로테나는 급히 뛰어올랐다.
“서둘러!”
가벼운 몸무게 대비 강한 근력.
특히나 활을 다룬다고 자연스럽게 단련된 강한 악력 덕분일까.
프로테나는 천장이건 벽이건 조금이라도 손가락을 걸만한 틈이 있다면 충분히 매달릴 수 있었다.
그녀는 단번에 뛰어올라 천장에 매달렸다.
프로테나의 밑으로 레오넬 반마수 병사들이 중앙 계단으로 향해 달려갔다.
콰콰앙-
“어이쿠.”
프로테나는 굉음과 함께 탑 전체를 강타한 충격 때문에 매달리던 천장에서 순간 휘청거렸다.
타닷
그녀는 가볍게 천장에서 내려왔다.
“로헨 트레이너구나.”
이제는 그녀도 로헨이 발하는 엄청난 근력의 여파에 다소 무덤덤해졌다.
‘어떻게 할까, 도와주러 갈까?’
라고 생각했지만.
뻐어억!
카아앙!
“엑.”
갑자기 검보랏빛 피에 흠뻑 젖은 투구 하나가 튀어 올랐다.
심지어 그녀가 있는 곳은 탑의 꼭대기 층이었는데도.
“…….”
프로테나는 그걸 보고 잠시 뇌정지 왔다가,
“응, 도움은 필요 없겠네.”
빠른 결론을 내리고 최상층의 안쪽으로 나아갔다.
“흐음…….”
로헨을 막기 위해 거의 모든 반마수들이 계단으로 향했음에도, 공작의 옥좌가 있는 방으로 다가갈수록 지키는 병사들이 있었다.
크르르르…….
“으으…… 상체충들…….”
하나같이 상체만 비대하고, 인간으로서 지성이 남아있는지조차 모를,
고기방패로 써먹기 딱 좋은 녀석들 뿐이었다.
“흐흐음…….”
정면으로 상대해서 뚫고 들어가기는 버거울 터.
‘루민에게 부탁해서 모습을 가릴까? 아니, 이런 인공적인 곳 안에선 루민도 그 정도의 능력은 발휘하지 못해.’
천장으로 붙어서 갈까 했는데,
그헤에에~
천장에는 긴 혓바닥을 할짝이며 기묘한 소리를 내는 살가죽 벗겨진 인체모형 같은 반마수가 있었다.
“으히이…….”
이 정도로 삼엄한 경계를 한다면, 분명.
‘저 정도로 삼엄하다면 분명 너머에 로라 공작 부인이 있을 거야.’
로헨에 적들에게 지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지만, 혹시라도 공작 부인을 뒤늦게 인질로 삼는다면 골치 아파질 터.
지금 이곳에 몰래 잠입해 있는 그녀만이 로라 공작 부인을 꺼내둘 수 있는 상황이다.
‘어쩐다, 저 감시만 넘어가면 건너편에 있는 방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들어갈 방도를 궁리하며 주변을 살피던 프로테나는 문득 뭔가를 발견했다.
“…….”
그리고 잠시 뒤,
사사사삭-.
크르르…….
달칵.
“크륵?”
문을 지키던 반마수는 복도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나무상자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어디에나 있을 법한 상자이기에 곧 관심을 끊었다.
사사사삭.
그리고 그 나무 상자가 저절로 움직였고, 복도에 있던 기둥 너머로 숨었다, 잠시 빠져나왔다.
‘제발, 제발 눈치채지 말아주라!’
상자 안에 든 것은 프로테나였다.
상자 안에 들어가 모습을 숨긴 것이었다.
크륵?
다시 반마수의 눈길이 오면 잠시 멈춰서 나무상자인 척했다.
정말로 다행히도, 인간성을 거의 잃고 멍청해진 반마수들은 그 상자의 모습만으로 속아 넘어갔다.
‘저렇게 멍청해서야, 근육을 키울 훈련을 이해할 수도 없겠지.’
그러니 뒤틀린 근원 따위에 의지해서 저런 꼴이 되어버린 거다. 자업자득이다.
‘자아, 이대로 끝까지 들키지 않고 갈 수 있을까?’
사사삭- 사사사삭- 달칵, 사사사삭-
솔직히 이게 될까 싶었던 프로테나는 어느새 문 앞에 도착,
달칵, 끼익-.
문을 아주 살짝 열고 샤샥 몰래 들어갈 때까지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
너무 간단하게 감시를 피해 문 너머로 들어온 것에 오히려 그녀가 머쓱해졌다.
크워어어!
“힉!”
갑자기 들려온 고통에 찬 울음에 프로테나는 빠르게 기둥의 어두운 곳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고개를 빼꼼 내밀어서 고통에 찬 울음이 난 곳을 바라보았다.
“히이…….”
이번에도 그녀는 기겁하며 낮게 신음할 수밖에 없었다.
두쿵! 두쿵!
뿌드드득!
옥좌에는 그 마엣센이 앉아 있었다.
그의 등에는 주사가 꽂혔고, 옥좌 뒤에 있는 검보랏빛 기운이 가득한 실린더가 있는 기계와 연결되었다.
뿌드드득-찌직!
빠캉!
그의 몸 곳곳의 근육이 부풀어 올라, 검보랏빛의 거대한 근매스를 이루었다.
몸 일부만 부풀어 오르던 기존의 반마수와 달리, 그의 온몸이 균형 있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달랐다.
“후우, 그래…… 이 몸이다. 이 몸이라면……! 크윽!”
뿌드드득!
그의 승모근이 부풀어 오르고,다, 그의 얼굴이 보랏빛으로 물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이마에서 뿔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저건……!”
뚜드드득!
“크아아아!”
촤아악!
게다가 그의 등 근육이 기괴하기 뒤틀리더니,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마치 박쥐의 날개를 연상케하는, 피막을 가진 날개였다.
“저 모습은……!”
“크크크크…… 그래, 이거다!”
변이한 마엣센은 자신의 모습에 흡족해하며 옥좌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은, 프로테나가 알고 있는 ‘악마’의 모습에 가까웠다.
“이것이 암흑신의 은총으로 강해진, 진정한 신인류의 모습! 지금의 나는 신인류로 거듭났다!”
“오오……!”
미하일은 그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난 마엣센 대장을 보고 경이로워했다.
“우리 중 대장만큼 완벽한 모습으로 변모한 자는 없습니다……!”
“설마, 저 여자 덕분에 마지막 조각이 맞춰질 줄은.”
그는 기기와 연결된, 뚜껑이 투명한 관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돌아보았다.
“앗……!”
그리고 프로테나도 그것을 봤을 때, 놀라워했다.
그 투명한 뚜껑의 관에 든 것은, 다름 아닌 로라 공작 부인이었다.
“저 ‘오래된 것’에 깃든 정순한 근원의 기운이 암흑신의 은총의 부작용을 억누르다니. 덕분에 내가 ‘승천’하는데 성공한 거지.”
“정말, 바남은 우리에게 많은 걸 선물하는군요.”
그들이 낮게 웃는 사이, 프로테나는 그 투명한 관뚜껑 너머의 로라 공작부인을 보며 경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본 모습을 드러낸 로라 공작부인의 모습은, 금발에 긴 귀를 가진 엘프의 모습이었고.
그건 프로테나도 익히 알고 있는 모습이었다.
“-할머니?!”
프로테나가 자신도 모르게 뒤집어진 목소리를 내버렸다.
크륵!
“음?”
“헙!”
그 소리를 다른 반마수들이 듣고 반응했으며, 미하일과 마엣센도 그걸 듣고 반응했다.
프로테나가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지만 이미 늦었다.
“아무래도 쥐새끼가 하나 들어온 모양이군……!”
“힉!”
투화악!
“꺄악!”
프로테나는 튕겨 나가듯 몸을 날려 바닥을 굴렀다.
콰콰아앙!
프로테나가 방금 전까지 몸을 숨겼던 기둥이 박살났다.
그녀의 단련된 몸과 반사신경 덕분에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만약 반박자 늦었더라면, 그녀는 치명상을 입어 즉사했을 것이다.
“이거, 귀가 긴 쥐새끼로군.”
“으……!”
그녀는 악마와 같은 형상인 마엣센이 바로 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고 기겁했다.
“크읏!”
피융 피융!
그 짧은 순간에도 그녀는 빠르게 화살을 재어서 쏘았다.
투퍽! 퍼억!
“호오.”
그러나 그 화살은 그저 악마 마엣센의 대흉근과 승모근에 박힐 뿐이었다.
어지간한 인간의 맨몸은 갑옷을 입더라도 관통했을 정도의 강궁이었을 텐데도.
“이 몸에 화살을 박아 넣다니 꽤 강력한 화살이구나. 하지만!”
우드득! 뿌득!
“으익!”
그의 꿰뚫린 근육이 곧바로 오므라들며 화살이 저절로 튕겨났다.
“정말 내 엘프의 삶이 왜 이런 괴물들로 가득한지!”
프로테나는 절로 한탄이 나왔다.
“여기서 바로 죽이진 않겠다! 네놈도 우리들의 ‘승천’의 제물로 바치마!”
“으악!”
콰콰콰앙!
순간 마엣센의 거대해진 손이 날아들었다.
이번에도 간신히 피한 그녀가 있던 자리가 폭탄 터진 듯 박살 났다.
“요리조리 참 잘도 피하는군! 엘프 주제에 근육이 잘 발달해 있구나!”
“당신 같은 약빨로 부풀린 근육하곤 비교가 안 되죠! 시르페!”
투화악!
“크읏!”
그 순간 어지간한 성인 남성은 날려버릴 광풍이 마엣센을 휩쓸었고, 프로테나는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다.
마엣센을 피할 셈이었겠지만-.
“귀쟁이 놈이!”
“히엑?!”
화악!
마엣센은 등에 난 날개를 퍼덕여 순식간에 공중으로 치솟았다.
상상도 못 한 광경에 프로테나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로헨을 처음 본 그날처럼.
“어딜 도망치려 하냐!”
콰아!
“으, 으악!”
마엣센이 주먹을 쥐고 그녀를 향해 내리쳤다.
“꺄악!”
콰앙!
투화악!
퍼억!
그녀는 양팔로 마엣센의 일격을 막아내긴 했지만, 바닥을 향한 추락을 피할 수는 없었다.
재빨리 바람의 정령으로 에어쿠션을 만들어내어 가까스로 끔찍한 최후는 면했지만,
뼈가 부러지진 않았을까 걱정될 정도로 강하게 추락했다.
“끄으윽……!”
타닷!
그녀는 바닥에 튕겨졌다가 간신히 두 발로 착지하며 미끄러졌다.
“근육을…… 쿨럭! 키워두길 잘했지…….”
다행히 최근 웨이트에 집중하여 강화한 근육 덕분에 무력화되는 것은 피했지만, 상당한 충격에 신음했다.
“호오, 이걸 버티다니.”
쿠웅!
마엣센은 육중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내려와 프로테나를 향해 다가왔다.
“아아 정말, 옛날이었으면 도망쳤겠지만…….”
하지만.
더 이상 프로테나에게는 예전과 같이 도망친다는 선택지 따윈 없었다.
근육의 강인함이 그녀에게 나약함 대신 호승심을 심어주었다.
그래서일까.
프로테나는 저 상대에게 자신의 힘이 얼마나 먹힐지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보세요 엄마, 저 엄마의 활로 반드시 이길 테니까. 그리고…….”
끼긱!
프로테나는 화살에 활을 재며, 문득 마엣센의 뒤편을 곁눈질했다.
“도대체 왜 여기 있는지 모를 ‘할머니’도 꺼내서 돌아갈 테니까요!”
“네년도 기계에 처넣어서! 저 엘프와 함께 그 힘을 먹어주마!”
그러며 악마 마엣센이 프로테나에게로 달려들려던 순간,
쿠웅-
“웃?!”
“헤에…….”
쿠웅! 쿠웅! 쿠우웅-!!
탑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충돌음과 폭음, 그리고 진동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오셨네요. 트레이너.”
“라잇 웨이잇-!!!”
빠카아앙!!
폭발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충격과 함께.
공작의 좌가 있는 방의 문이 뜯겨나가, 프로테나와 마엣센의 사이로 날아들었다.
“후우!”
“로헨 트레이너!”
그 너머로, 검보랏빛 피를 워페인트처럼 온몸에 칠갑한 로헨이 나타났다.
당연히 그 피는 그의 앞을 가로막았던 불행한 반마수들의 피였다.
온 몸의 근육이 펌핑되어 핏대가 솟아오르고, 덩치는 1.2배 더 부풀어 있었다.
“응? 프로테나, 언제 여기 먼저 와 있던 거냐?”
“너무 늦었다구요! 정말, 유산소 너무 오래 하면 근손실 오실 거예요!”
라고 말하지만, 프로테나는 순간 눈이 촉촉해질 정도로 그의 등장에 감동했고, 안도했다.
“그래, 안 그래도 올라오느라 예정에도 없던 유산소를 너무 과도하게 했다.”
[스킬 : 근손실의 분노가 발동됩니다!] [스킬 : 근손실의 분노가 근태창 페이즈3의 효과로 강화됩니다.] [스킬 : 근손실의 분노-루징 머슬 에코] [스킬 : 근손실의 분노 상태일 경우 모든 종류의 스킬의 효과가 20% 증대됩니다.]순간, 로헨의 온몸에 근손실의 분노로 인한 붉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그래서 나는 지금, 아주 대단히 빡쳐있다!”
“자아, 가세요! 저 정도라면 고중량 고반복 되겠죠!”
“호오, 저 녀석, 마엣센인가?”
내 눈에 재수없이 잘생긴 용병대장은 어디로 가고,
이마에 뿔이 한 쌍 길게 뻗고, 박쥐 같은 날개가 생긴 악마나 다름없는 모습이 있다.
어휴 눈만 천으로 가리면 내가 동경하던 오크가 나오던 바로 그 판타지 게임의 만년동안 응어리진 분노를 토해내던 그 녀석하고 딱이네.
‘그나마 저 녀석은 상당히 좋은 근육이군. 상하체가 밸런스 있게 커졌다.’
하지만!
“그래봐야, 약빨로 키운 근육!”
처억!
나는 케틀벨을 허리에 차고, 원판 달린 우르할콘 탄력봉을 꺼내 들었다.
“과연 네놈이 고중량 고반복을 내게 선물해줄지, 증명해 봐라!”
“뭐라?!”
“증명하면, 약빨로 만든 근육이라도 인정은 해 주마!”
“-크하하핫!”
마엣센은 어이가 없었는지 광소를 터뜨리다,
“이 빌어먹을 오크 따위가 감히 신세계의 주인이 될 나를 모욕해!!”
투캉!
‘온다!’
나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쇄도해오는 녀석을 보고 직감했다.
이 녀석이라면, 고중량 고반복이 가능하다!
지이이잉-.
그 순간, 로헨의 손에 쥐어져 있던 우르할콘 탄력봉에 희미한 빛이 감돌며 떨려왔다.
로헨은 그저 흥분에 찬 자신의 근육의 떨림이라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