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73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72화
쿠르르르르-.
산천초목은 푸르르게 자라나고, 운전석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싱그럽도다.
세상의 위기는 상관도 없다는 듯, 제국 동부의 산맥 지대를 벗어난 대초원은 자연으로 가득했다.
“그렇지, 야외 유산소의 묘미는 바로 이거지.”
붕붕붕붕붕붕!
“야외를 달리며 바람을 맞아 땀이 식는 시원함과 차오르는 숨의 희열을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야외 유산소다!”
“아 예에…….”
로헨의 바로 옆 조수석에 있던 세일럼은 야외 유산소 예찬에 들어간 로헨의 말에 심드렁하게 투덜거렸다.
“뭐 이렇게 될 줄 알았잖아…… 뭘 실망하고 있는 거람, 나는…….”
세일럼이 굳이 로헨의 바로 옆 조수석으로 와서 페달을 밟은 것은,
당연히 진심으로 로헨 트럭을 운전하거나, 유산소 훈련을 하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혹시나 로헨과 가까운 공간에 있으면 뭐라도 일어나려나 기대를 했건만-.
“세일럼, 페달 밟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페달 밟는 속도는 분당 90회전으로-.”
“아 알겠다고요! 정말이지!”
당연히 야외 유산소 예찬, 자전거로 운동하는 법에 대한 얘기만 늘어놓을 뿐,
그녀가 기대하는 그 어떤 종류의 분위기나 행동, 대화 따위는 없었다.
그걸 예상했음에도, 울컥 일어나는 짜증에.
콱! 콱! 콱! 콱!
세일럼이 짜증을 풀 듯 페달을 밟아댔다.
“그래, 그렇게 인터벌로 강하게 밟아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어휴, 진짜 어쩌다 저런 오크를!’
속도 모르고 자신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짓는 오크를 흘겨보며 세일럼은 페달을 밟아나갈 뿐이었다.
“처음엔 이 거대한 마차를 우리의 힘만으로 움직인다는 게 정말로 가능한지, 가능하다고 해도 괜찮은지 걱정이었습니다만.”
카카와 교대를 하고 난 뒤 붉나무 드링크를 마시며 쉬고 있던 카이란이 운전석에 고개를 들이밀며 말했다.
“생각보다 정말 잘 움직이는군요. 게다가, 딱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를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 로헨 크루의 정예들이 일곱이 모여서 밟는데 이 정도쯤 움직일 수 있는 게 당연하다!”
“오히려 나는 이 상자가 우리의 힘을 견디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다!”
에이크는 페달을 밟으면서 붉나무 드링크로 수분보충을 하며 말했다.
“전혀 고장 나거나 부서지는 곳 없이, 지금까지 잘 움직이는군!”
“우리 흑철 망치 혈족의 실력과 홀스 이어 산의 고순도 금속들, 그리고 나의 두뇌와 로헨 트레이너의 혜안이 합쳐서 만들어진 산물일세. 당연하지!”
모두의 평가대로, 로헨 트럭은 바남을 떠나고 일주일 넘게 여행을 해왔음에도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잘 움직이고 있었다.
비록 재료는 좀 다를지언정 어지간한 부분은 내가 기억하는 자동차의 구조를 하고 있고, 강도도 충분했다.
완벽하게 현대 자동차와 같은 스프링 구조와 의외로 상당한 내구도의 고무 타이어 덕분에 승차감도 좋았다.
게다가 이동하는 것만으로도 지속적인 유산소 훈련도 되고, 운동기구 등의 짐도 제대로 챙겨올 수 있으니.
“정말로 좋군.”
이렇게 로헨 크루들에 들어온 자들의 도움을 받아, 근성장에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크루원 들에게서 얻을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분한 보답을 받고 있구나.’
나는 그저 그들에게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조금의 지식과 방법을 가르쳐주고, 그들의 의지를 조금 북돋아 주었을 뿐이다.
그런 나에게 크루원들은, 이처럼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방법과 능력으로 많은 것을 내게 돌려주고 있다.
‘이 선순환이, 모든 회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모두가 강한 육체로, 저마다의 힘과 능력으로 서로를 도울 수 있다면.
‘나의 여행에, 나의 근육만을 키우는 개인적인 욕망보다 더 큰 의미가 붙게 될 거다.’
나답잖게 왠지 감상적이 되어 생각에 잠긴 채 가다 보니,
“로헨 트레이너!”
퉁! 퉁!
트럭의 운전석 위에서, 프로테나가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냐?”
“저 앞에 말이에요.”
운전석의 차 문에서 프로테나의 머리가 불쑥 내려왔다.
“왠 인간들이 잔뜩 모여있어요.”
“정말인가?”
운전석에 있는 내 오크-아이로도 사람의 형상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뭐야, 인간들의 마을이라도 나온 건가?”
“그건 아니에요. 인간들의 마을 같은 건 없이, 그냥 산 하나만 떡하니 있을 뿐인데, 게다가-.”
“게다가?”
로헨 트럭 위에 양반다리로 앉아있던 프로테나가 고개를 내밀며 손을 이마에 붙여 멀리 내다보았다.
그녀의 로헨 보다도 뛰어난 엘프-아이가 1km 밖에 있는 사람의 옷차림과, 뭘 들고 있는지도 포착했다.
“저 사람들, 머리까지 덮는 로브를 입고 손에는 뭘 들고 있네요. 아.”
운전석 창문에 들이밀던 프로테나의 머리가 쑥 들어갔다가,
“세일럼의 스태프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마석이 위에 박혀있는!”
“꺄앗! 깜짝이야!”
세일럼이 있는 조수석 창문에 불쑥 나타났다.
“아, 그럼 그 녀석들 마법사네.”
“역시, 세일럼과 같은 마법사 말이죠? 제가 세일럼 말고 인간 마법사를 본적이 없어서요.”
“그러고 보니 제국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길목에 있었지, ‘마탑’과 ‘아카데미’가.”
중얼거리는 세일럼의 얼굴엔 떨떠름함과 불쾌함이 가득했다.
“어떻게 할까요 트레이너?”
“인간 마법사들이 뭘 하든 우리와는 상관없다.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지.”
우리에겐 마도연금사를 쫓아서 놈의 음모를 막는다는 목표가 있으니까.
지금 마도연금사의 흔적을 뒤쫓아 갈 수 있는 것은 감응 능력을 지닌 프로테나 뿐이다.
“놈의 흔적을 쫓을 수 있는 건 너 뿐이니, 너의 판단에 맡긴다 프로테나.”
“흐음…… 일단 흔적은 정확히 저쪽 방향이에요. 일단은 그대로 계속 가 보죠.”
“알았다. 세일럼, 슬슬 뒤쪽의 카카와 교대하도록.”
“예이-.”
마음은 몰라도 표정에서 기색을 알아차린 로헨이 세일럼을 카카와 교대하게 했다.
쿠르르르-.
로헨 트럭은 쭉 문제의 마법사들이 모여있는, 평야에 불쑥 솟아 있는 기묘한 산을 향해 나아갔다.
“음- 로헨 트레이너. 잘 된 건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 마족 새X의 흔적이 저 산과 마법사 무리에게 강하게 남아있어요.”
“흐음.”
우연히 뭔가를 잡은 모양이다.
“예정 변경, 저 마술사들에게로 향한다.”
“하아…… 저 새X들 하고 결국 엮이게 되는 건가.”
세일럼은 땅이 꺼져라 한숨 쉬며 투덜거렸다.
*
“그래서, 어떻게 할까요? ‘학과장’님.”
화려한 보라색에 노란색 무늬의 로브를 걸친 다소 마른,
약간 신경질적으로 생긴 얇은 수염을 가진 중년 남성이 다른 마법사들의 시선을 받았다.
“걱정하지 말게나. 자네들은 준비된 대로 하면 되네.”
“하지만…… 이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무려 천년의 세월, 제국보다도 더 오랜 고대 시절부터 살아온 ‘블루드래곤.’ ‘카페리아’를, 사냥하는 일이니까요.”
웅성웅성-.
그 말에 다른 마법사들이 웅성거렸다.
“그런데, 정말 이게 맞는 건가?”
“그동안 우리 마법사들과 마탑은 그 블루드래곤에게 많은 마법 지식과 조언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갑자기 사냥이라니…….”
“확실히 블루드래곤은 지금까지 우리 마탑과 마법사들에게 많은 지식을 전해주었지. 그런데 과연 그게 얼마나 소용이 있었나?”
“읏…….”
신경질적인 중년 마법사가 마법사들을 돌아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10년이다! 최소 10년에 한 번! 고작 일 부분의 지식만 귀찮다는 듯이 대충 들려주고 그대로 다시 레어를 막아버리지! 심지어 그조차도 귀찮다고 10년이 15년, 20년! 심지어 30년이 된 적도 있다!”
왠지 그 목소리엔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녀석이 마법식을 알려주기도 전에 우리가 고대 도서관에서 찾아내서 복원한 게 어디 한두 번인가! 그러면서 온갖 종류의 아티팩트는 자신의 레어에다 무슨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넣고!”
“그렇다고 우리가 레어를 건드리거나, 아티팩트의 ‘배송’을 건드리면 귀신같이 알고 응징을 하니…….”
“저 게을러빠진 도마뱀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도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우리 인간이! 저런 방구석 폐인 도마뱀 따위에게! 휘둘려서야 되겠나!!”
오, 오오오!!
학과장이라 불린 남자의 울분에 찬 목소리에 모든 마법사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그래!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이!”
“기껏해야 조금 크고 오래 사는 도마뱀 따위에게 휘둘릴 순 없다!”
“온 세계의 마법사들이여 단결하라!”
“잃을 것은 무지요, 얻을 것은 무한한 가능성이니!”
“자아, 이 자연속성마법 학과장 ‘부테롤’을 따라라!”
“저, 저…… 학과장님?”
“대지 마법사 1진 앞으로! 이어 화염 마법사가-.”
“부테롤 학과장님!”
“뭔가! 이 중요한 출정의 순간에!”
“저기…….”
쿠르르르르!
“……뭐야 저건.”
마법사들이 가리키는 방향을 본 부테롤은 그들을 향해 달려오는 로헨 트럭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뭐죠? 수레?”
“수레치곤 너무 크지 않아?”
“공성병기처럼 생겼는데…….”
“어어, 이쪽으로 온다.”
“다, 당황하지 마라! 경계태세!”
부테롤의 말에 따라 마법사들은 스태프를 들며 잠시 경계태세를 갖췄다.
끼이이익-.
그들의 약 20미터 정도 앞에서 로헨 트럭이 멈춰섰고,
“인간 마법사들은 들어라!”
운전석에서 로헨이 나타났다.
“오, 오오 오크다!!”
“아니, 근데 저거 오크 맞나?”
“무슨 놈의 오크가 저렇게 커!”
당연하지만 모든 마법사들은 트럭에서 불쑥 나온 로헨을 보고 경악했다.
그리고 그 뒤로 줄줄이 나오는 나머지 두 오크를 보고 더욱 경악했다.
“작은 오크가 둘이나 더!”
“그래도 엄청나게 크다!”
“에에잇! 뭣들하고 있나!”
화르륵!
치이잉!
별안간 부테롤이 스태프에 화염구와 날카로운 얼음 수정을 만들어냈다.
“저놈들은 오크다! 과거 제국을 위협하고 흑마련과도 손을 잡았던 그 놈들이다!”
“흐음?”
어쩐지 우릴 보자마자 앞에 삼대 200도 못 칠 것처럼 생긴 마법사가 화가 잔뜩 나있군 그래.
“저 사악한 종족은 분명 드래곤 놈과 손잡고 온 걸 거다! 당장 해치워라!”
“아니, 그 학과장님 조금 진정을…….”
“닥쳐라! 잘 봐둬라!”
“어째 첫 만남이 조용히 말을 나눠서 끝날 것 같진 않다.”
“뭐 늘 있는 일 아니냐.”
나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조금 앞으로 나아갔다.
“내 이름은 로헨 코르막! 핏빛함성 부족의 대전사다! 우리는 너희들과 싸우러 온 것이 아니-.”
“보아라! 이것이 마탑 자연 원소 마법의 권위자이자 4속성의 마에스트로 불리는 클레인 부테롤의 마법임을!”
화아아악!
그러더니 스태프에서 일어나던 날카로운 얼음 덩어리와 불꽃이 소용돌이 치며 뒤엉켰다.
“얼음 마법과 화염 마법 두 속성 마법의 콤비네이션! 하앗!”
투화아악!
불꽃을 두른 아이스 볼트가 로헨을 향해 날아들었다.
“라잇 웨잇!!”
하지만 로헨은 피하지 않고, 오히려 프론트 랫 스프레드 자세를 취했다.
[스킬 : 근육조작] [대흉근, 복근 방어태세!]파카앙! 퍼엉!
얼음송곳이 부서지는 소리와 화염이 터지는 폭발음이 일어났다.
“로헨!”
카카와 에이크가 목소리를 높였다.
“멍청한 오크놈, 피하기라도 할 것이지! 어차피 피할 수도 없을 거지만!”
슈오오오-.
“응?”
자신만만하던 부테롤은 화염과 연기가 걷히자 얼굴이 굳어졌다.
“흥, 차갑고 뜨겁고 냉온탕 같군.”
웨이트 조지고 나서 근성장과 피로회복에 큰 도움을 주지!
“뭐, 뭣……!”
연기 너머로 등장한 로헨은, 그 마법을 정통으로 맞았음에도 로헨은 상처하나 없이 멀쩡했다.
굳이 상처라 할 만한 것은 대흉근에 조금 그을린 검댕과 복근에 남은 서리 자국 정도가 전부.
[스킬 : 마법 저항 발동] [근태창 페이즈3의 결과로 마법 저항의 랭크가 상승합니다] [스킬 : 마법 저항이 상급 스킬 : 마법 내성으로 랭크업 합니다] [당신의 근육은 사악한 마법이 침범하지 못하는 강력한 방벽이 된다! 모든 종류의 공격 마법, 상태이상 마법에 대한 막강한 내성을 가지게 된다!] [스킬 : 마법 내성의 효과로 얼음 속성과 화염 속성 공격에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어, 어떻게 내 마법을 맞고도 멀쩡할 수가…….”
“그것이 근육의 힘이기 때문이다. 세일럼!”
“예엡. 하앗!”
“읏!”
후우웅- 쿠우웅!
쿵! 쿠쿵! 쿵!
일순, 그 자리의 모든 마법사들이 중력의 힘에 짓눌려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