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le Spoon Orcs Hate Muscle Loss RAW novel - Chapter 176
근수저 오크는 근손실이 싫다 175화
“……뭔 개소리냐?”
“뭐라는 거야?”
세일럼과 에이크는 황당하단 반응이었지만,
‘나는 안다! 저 주문의 엄청난 위력을!’
그건 그 어떤 굳게 닫힌 문이라도 열 수 있는, 마법의 말.
타인을 좀처럼 믿지 못하는 의심암귀도 문을 열고,
세상 모든 죄악을 짊어지고 고뇌에 차 은둔한 은둔자의 얼굴에도 미소짓게 만들며 버선발로 문을 열어줄,
그야말로 마법!
저 마법의 주문을 설마 여기서 들을 줄이야!
“좀 기다려보게나, 지금이면 한창 자고 있을 때니까.”
“흐음.”
‘해가 중천에 뜬 지금, 자고 있다니.’
좀 전에 부테롤이 한 말로 감이 온데다, 아르길이 해준 이야기를 종합하니 확실해졌다.
‘저 안에 있는 블루 드래곤은, 방구석 폐인이다.’
오랜 방구석 폐인 생활로 타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몸은 운동 부족에 비만해져서 무기력증에 시달릴 터.
그리고 그 무기력증이 또 다시 박으로 나가는 것을 귀찮아하고,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있게 되는 악순환의 반복.
드래곤 또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 생물인 이상, 그 악순환을 피할 순 없을 터.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오직 하나 뿐이지.’
말해 무엇하나, 바로 운동이다!
[뭐야아…… 아르길이야? 이번엔…… 좀 일찍 왔네…….]“앗!”
갑자기 굴 너머에서, 앳된 소년인지 소녀인지 구분이 안 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려왔다기보단, 우리의 머릿속에 직접 울려 퍼진다고 할까.
“으하하! 그렇지! 10년 만인가? 너무 자주 찾아왔는가?”
10년 간격이 자주 찾아온 것인가? 오래 사는 것들은 다들 저런 시간 감각인가?
나중에 프로테나에게 물어봐야겠군.
[아니야…… 아르길 이라면 괜찮아…… 응…… 문 열어 줄게…….]나른한 목소리가 끊어질 듯 웅얼거리다 끊겼다.
치이잉!
그러자, 바위에 새겨진 마법진이 마법이 발동하는 특유의 맑은 소리를 내었다.
쿠르르르르!!
쿠득, 쿠드득, 쿠웅!
그러더니 여러 개의 기기묘묘한 조각으로 갈라지더니, 열렸다.
커다란 굴의 입구가 나타났다.
“호오.”
“신기하군.”
“우리 마탑의 정문도 이 기술을 응용했지. 아니지 응용은 무슨, 그냥 완전히 따라한걸세! 자, 들어가지!”
그러며 아르길은 유쾌하게 웃으며 앞장서 나아갔다.
“부테롤 어리석은 것. 마탑의 마법사들의 중규모급 마법이라도 이 레어의 입구를 부수려면 일주일을 계속 쉬지 않고 두들겨도 부수지 못했을 걸세.”
“과연.”
“아, 조심하게. 여긴 워낙 보안 마법이 잘 되어 있는 곳이라 이것저것 한부로 만지면 험한 꼴을 볼 테니까.”
치잉!
그 말대로, 동굴에 붙은, 마법진이 새겨진 동그란 장치가 마치 우리를 지켜보듯 우리를 따라 움직였다.
마치 감시카메라에 드론을 하나로 합쳐놓은 것 같았다.
“마법사의 공방, 드래곤의 레어, 리치의 던전…… 모두 자신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곳이라 엄청난 보안을 쳐 두었지. 애초에 들어가기도 힘들지만, 어설프게 들어갔다간 내부 보안장치에 순식간에 끔찍한 꼴이 되어버려.”
그러며 세일럼은 보석으로 이루어진 ‘카메라’로 자신을 보며 갸웃거리는 마법 보안도구를 곁눈질했다.
“뭐어 저런 마법 보안도구로는 로헨 트레이너 님을 어찌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요.”
“남의 집에 들어오면 뭘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게 예의다.”
내 안의 유교드래곤의 목소리를 설파하며, 우리는 아르길을 따라 드래곤의 레어 깊이 들어갔다.
“흐음.”
굴이지만 내부는 밝았다. 곳곳에 무슨 원리인지 모를 조명이 밝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온갖 황금과 보물, 여러 색의 보석이 박힌 스태프, 이상한 기운을 뿜는 검이나 창, 방패,
어디에 쓰는 건지, 대체 뭣에다 쓰는 건지 짐작도 안 되는 온갖 종류의 아이템, 아티팩트들이, 레어 안에 무질서하게 버려져 있었다. 전형적인 방구석 폐인의 방 풍경이다.
아티팩트와 아이템, 금은보화의 양은 엄청났다.
거대한 굴임에도 늘어진 아티팩트나 아이템을 건드리지 않고는 도저히 걸어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엄청나…… 마탑의 창고도 이 정도는 아닐텐데…….”
“호오, 역시 자네 마탑 출신이었군.”
“옛날 이야기야. 그리고 마탑 출신이라고 말하지 마, 역겨우니까. 빌어먹을 놈들…….”
세일럼은 옛날 일이 떠오른 듯 진심으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 입구에 있는 것들은 안쪽에 있는 것들에 비하면 그리 대단한 것들도 아니네.”
“허어.”
“이러고도 저 안쪽에 더 있단 말인가?”
“역시나 드래곤 레어…….”
모두가 감탄하면서 통로를 쭉 나아가고 얼마나 걸렸을까,
갑자기 굴의 공동이 확 넓어지면서 거대해졌다.
“오오…….”
“우왓, 저, 저기…….”
세일럼이 흠칫 가리킨 곳에, 거대한 그림자가 있었다.
후우욱- 쉬이이이- 후우욱- 쉬이이-
그것은 거대한 바람소리를 일으키며 들썩였다. 분명히 살아있는 생물이었다.
“저게…….”
“드래곤?”
[으음……?]쿠르르르-.
그 그림자가 몸을 일으키자 굴 전체가 진동했다.
굴 위에서 내리쬐는 인공조명 아래에 그 검은 실루엣의 모습이 드러났다.
[아, 안녀엉…… 아르길…….]마치 파란 보석을 온몸에 두른 것 같은, 아름-
-답진 않은, 배가 불룩 튀어나온데다, 팔다리는 가늘고, 턱엔 살이 쪄서 목이 어디 있는지 분간도 안 되는,
마치 우스꽝스럽게 만든 봉제인형 같은 네 발에 날개 달리고 양 같은 뿔이 두 개 난, 건물 5층 높이의 서양 드래곤이 눈앞에 나타났다.
[왜 이렇게 일찍…… 아, 그렇지…… 내가 구해달라던 그거…… 구해 왔어……?]아직 잠이 덜 깬 듯 블루 드래곤 카페리아는 반쯤 뜬 눈을 비비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애석하게도 나의 친구여, 그 물건은 이미 예전에 소실되었다고 하는군. 안타까운 일이야. 오늘은 그것보다 더 귀한 걸 선물하러 왔네!”
[으응…… 그래…… 사실 나도 별로 기대는 안 했는데……으응……?]드래곤 카페리아는 손등으로 눈을 비볐다.
[귀한 선물…… 어……? 그게 뭐야……?]“바로 ‘친구’일세!”
[……에?]그 순간 카페리아는 눈을 번쩍 떴다.
그제야, 허허 웃으며 손을 흔드는 아르길의 뒤편에 있는 로헨과 카카, 그리고 세일럼을 보았다.
“……엄청나게 안 좋은 예감이 들거든요 로헨 트레이너님?”
“나도 마찬가지다.”
아아, 저 표정 어디서 본 건지 알 것 같다.
집안에 나타난 바퀴벌레를 본 사람의 표정이다.
[아, 으, 어, 버버, 어버버버버…….]“카페! 이쪽엔 내 친구들인-.”
[끼야아아아악!!]끼아아아아-!!!!
“우와아앗!!”
“꺄아악!!”
갑자기 드래곤 카페리아가 귀가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었다.
그건 로헨의 생각처럼, 바퀴벌레를 본 사람의 반응 그대로였다.
“끄으으윽 내 귀…….”
“그어억…….”
미처 대비하지 못한 세일럼은 드래곤의 비명에 거의 혼절 직전까지 갔고, 에이크도 귀를 부여잡으며 괴로워했다.
나의 오크-이어는 고막도 근육으로 단련되었기 때문에 멀쩡하다!
“이런, 깜빡하고 말을 안 했군. 드래곤의 비명은 어지간한 스턴 마법급이니까 미리 대비하도록.”
“그걸 먼저 말하라고 이 망할 영감탱이야!!”
세일럼이 분노하며 꽥 소리쳤다.
[이, 이이익!! 다른 인간! 게다가, 오, 오크!!]“어어, 진정하게나 카페! 이 녀석들은 나의 친구일세! 위험하지 않으니 진정하게나!”
[아악! 오크! 싫어어!! 저리가! 죽어! 죽어버려!!]키이이잉!
“읏.”
카페리아가 난리 법석을 떠는 와중, 조용하던 보안 마도구들이 일제히 시동음을 내며 몰려들었다.
치이잉!
퓨퓨퓨퓩!
퍼퍼펑!!
그 보안 마도구들에게서 마법진이 떠오르더니, 우리를 향해 아이스 볼트와 파이어 볼트, 스톤 샤워 등의 공격마법을 발사했다.
“이게 경비장치인가보군!”
“치잇!”
치이잉- 후우웅!
퍼퍼펑!
세일럼은 중력 마법을 펼쳐서 공격을 방어하고 동시에 중력장으로 쇄도하는 보안 마도구들을 박살냈다.
“우오오오!!”
퍼억! 콰앙! 콰직!
에이크는 빠르게 좌우로 몸을 움직이며 공격을 피하고, 가까이 있는 보안 마도구들을 메이스로 박살 냈다.
“오오, 굉장히 반응이 빠르군 그래.”
“닥치고 영감도 좀 뭐 해봐!!”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퍼퍼펑! 쾅! 파치치칭!
공격 따위 피하지 않았다.
[어어어?]“겨우 이 정도 마법으론 내게 근손실을 일으킬 수 없다!”
이 정도 마법은 내 마법내성 근육에 상처 하나 입힐 수 없기 때문이다.
“흐음!”
붕붕붕붕!!
콰직! 콰앙! 퍼엉!
직후, 쇠사슬 달린 덤벨을 휘둘러서,내 주변에 몰려든 보안 마도구들을 순식간에 박살냈다.
[히이이…….]“이보게 카페리아 진정하게나! 진정하고 내 말을-.”
[으아아 저리 꺼져 좀!!]치이이잉!
콰르륵! 퍼석!
갑자기 레어의 보물 더미에서 마치 금속과 돌로 만들어진 약 2미터 크기의 인형 네 대가 나타났다.
콰악!
철컹!
인형들은 주변의 칼, 창, 도끼, 방패 등의 무기 형태인 아티팩트들을 장비하며 일행의 주변을 둘러싸며 다가왔다.
“고대 마도학으로 만들어진 골렘이로군. 조심하게, 저건 마법 내성이 있는 녀석인지라.”
“그렇다면 힘으로 두들겨 부술 뿐!”
끼리리릭!
방패를 든 녀석이 내게 덤벼드는 것으로 골렘들이 일제히 우리에게 덤벼들었다.
“라잇 웨잇!!”
부웅! 빠카아앙!
콰아앙!
하지만 내게 먼저 달려든 방패든 놈은 바로 우르할콘 탄력봉으로 후려쳐 날려버렸다.
내 힘을 정통으로 맞았는데도 한방에 부서지지 않았다는 것이, 꽤 튼튼한 것 같다.
‘그래 봐야 계속 두들기다 보면 부서지겠지만.’
내가 상대하긴 어렵진 않겠지만, 나머지 일행이 상대하긴 다소 버거울 수 있겠다.
“너희들은 골렘들의 발만 붙잡고 있어라!”
처억!
[히익!]나는 탄력봉을 카페리아에게 겨누었다.
“나는 저 방구석 폐인부터 진정시키겠다!”
우르할콘 탄력봉으로 이루어지는 참교육으로!
[누, 누가 방구석 폐인이야아앗!! 이 더러운 오크가!!]콰아!
녀석은 손에서 마법진을 발동, 얼음으로 앞발을 감싼 뒤 나를 향해 내리쳤다.
보기엔 참 멋지게 보이지만, 현실로 대입하면 바퀴벌레 잡겠다고 고무장갑 끼고 손바닥 휘두르는 거지.
화아악!
“라잇웨잇!”
빠카아앙!!
[꺄악!]날아드는 드래곤의 앞발을 우르할콘 탄력봉으로 받아치자 얼음이 깨지며 튕겨나갔다.
[아파아아아!!]크르르릉!
어지간히 아팠는지 한참을 크릉거리며 바닥을 마구 뒹굴었다.
저렇게 보니 드래곤이 아니라 드래곤의 팔다리랑 날개를 단 마약쿠션이 굴러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으으으으!! 짜증나 짜증나!!]“어이쿠, 이런.”
크르르르릉!
눈에 눈물을 그렁거리던 카페리아가 갑자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놈은 정확히 날 노려보며 입을 쩍 벌리기 시작했다.
“로헨, 이번 건 자네라도 꽤 막기 힘들지도 모르네!”
“허어.”
칭칭치잉!!
카페리아의 입 앞에 두 장의 마법진이 떠올랐다.
후우우웅!
그리고 열린 입에서 푸른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호오, 이건!’
이것이 바로 그 드래곤의 ‘브레스’ 라는 것인가!
“좋다! 1RM 측정의 시간이다!”
내 몸이 얼마나 강한 저항을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할 때다!
“아무리 로헨 트레이너님이라 해도 무모해요!”
“1RM 측정은 원래 한계에 도전해야 하는 법이다! 다들 내 뒤로 와라!”
“아악 정말 미치겠네! 하아앗!!”
“허허허! 이거 좀 재미있겠군! 흐음!”
두쿠우우웅!!
촤아아악!
끼기기긱!!
그 순간, 마치 짠 것처럼 세일럼은 중력파로, 아르길은 워터제트로 다른 골렘들을 뒤로 밀어냈다.
“다들 내 뒤로 와요!!”
“좀 도와주지!”
두쿠우웅!
콰드드득!
그리고 아르길은 흙과 돌을 끌어올려서 벽을 세우고, 세일럼은 중력파로 그 방벽의 뒤를 받쳤다.
“오크는 인간의 마법 따위에게 보호받지 않는다!”
“아 시끄럽고 로헨 트레이너님 보다 약하면 당장 내 뒤로 와요!”
“온다!”
[전부 다 죽어버려어엇!!!]치이이이잉!!
콰아아아아!!
마법진에서 엄청난 아이스볼트와 냉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예-압 버디!!”
붕붕붕붕붕!!
동시에 난 우르할콘 탄력봉을 마구 돌리기 시작했다.
[스킬 : 마법 내성] [스킬 : 속성근육과 스킬 : 마법 내성, 스킬 : 근육조작 스킬을 동시에 사용합니다.] [트리플 스킬 콤비네이션!] [스킬간 시너지 효과로 각 스킬의 효과가 150% 증폭됩니다!]근육조작 스킬로 전신의 근육을 완벽한 효율로 힘을 짜내고,
속성근육을 통해 마법 내성 스킬의 효과를 증폭시킨다!
나의 근육과, 근태창이 나의 의지에 따라 눈앞의 ‘아이스 브레스’를 막는데 최적의 효과로 조합이 된다.
이것이 근태창 페이즈3의 진정한 힘! 다중 스킬 콤비네이션!
“로헨! 아이스 브레스가 오네!!”
“좋다! 라잇 웨잇 베이베-!!”
콰아아아아!!!
투콰카카카칵!!
카페리아의 입에서 발사된 거대한 빙결의 폭풍이 로헨을 향해 몰아쳤다.